공복의 시간
유선철
선잠에서 깨어나 마당을 서성인다
적막의 정수리에 꽂히는 푸른 별빛
어둠도 움찔하면서
기슭으로 숨는다
비우라는 그 말씀도 이럴 땐 무거워서
뼈 없는 억새처럼 바람에 기대서면
옹이진 기억 하나가
비척이며 걸어온다
누구나 쓸쓸하고 모두가 아프다고
밤나무 휜 가지가 등을 쓸고 토닥일 때
희붐한 서쪽 하늘로
날아가는 새 한 마리
ㅡ웹진 《공정한시인의사회》(2026, 6월호)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