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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 감상

영원의 가장자리, 흰 외 1편 / 이명숙

작성자이명숙|작성시간26.06.21|조회수17 목록 댓글 0

영원의 가장자리, 흰 

이명숙


철새 한 마리 몸을 잃어버린 채
겨울을 기웃대다 들른 별빛 장례식장

홑겹의 옷을 걸치고
삶의 국물을 마신다


구름 위에 엎드려 귀를 열고 졸다가
제 죽음 앞에서 입술을 물고 운다

경계가 경계를 잃은 자리
작은 주먹을 펼친다


나의 만병통치약 비굴의 중심에서
공중에 숨은 채 나는 아무 데도 닿지 못한다

질문과 답이 어긋난 공중에서
바람을 듣는 작은 점 하나







낙원 상가는 퓨전 음악이다

이명숙


어느 날 낙원에 갇힌 상가로 간다

소년의 귓속말이 베이스로 울다가

홀린 듯 
계단 위에서 
드럼스틱을 휘두른다



꿈속의 기타들은 벽에 기대 숨을 고른다

낙원보다 늙어버린 
낙원상가 복도에서

소녀를 
부르는 숨결이 
내 심장을 만진다


낙원을 잊은 낙원은 도착하지 않는다

상가를 목에 두른 코드를 듣는 흰 국화

먼지 위
지문만 남아
조문하는 리듬 앤 블루스

 

 

ㅡ『성파 시조 문학』(통도, 2026, 재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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