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말리는 꼬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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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경
비화나 설화 없이 유일신이 탄생했다
믿어라 말씀 없어도 스스로 고개 숙여
머리나 몸통은 모른 채 꼬리만을 섬긴다
랜선의 광야에서 채집해 온 신기루
주는 대로 받아도 그득한 꿀맛이라
탐욕은 밤낮 구별 없이 맹신을 추종했다
씨앗 없는 땅에서 꽃 피우고 열매 따며
속도전에 몰입한 무한증식의 꼬리들
승천을 예약한 조회수에 또 하루가 헌납된다
일루셔니스트
김주경
남자의 머리카락이 뾰족하게 솟았다
기발한 생각이 자라는 중이란다
하늘의 기를 당기느라 손놀림도 날렵해진다
의심과 호기심을 번갈아 채워가며
소문의 높이만큼 올려보는 기대치
누군가 마른침을 삼키며 수위를 조절하는데
은밀히 깔아놓아 피하지 못한 마법의 덫
허상과 실상사이 환상이 차오르자
홀연히 남자는 사라지고 극치極致만 남았다
ㅡ계간 《시조21》(2026,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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