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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 감상

무명고지에 핀 산나리꽃 / 김술곤

작성자임성구|작성시간19.08.22|조회수95 목록 댓글 0




 

무명고지에 핀 산나리꽃

 

김술곤

 

 

순둥이 암소 같이 돌아누운 능선 쯤에

유난히 산나리꽃 붉게 붉게 흐드러져

한 걸음 옮길 때마다 서라 서라 외치네

 

암구호를 잊었다 흠칫하고 본 순간

깨알처럼 적어놓은 부치지 못한 편지

병사의 눈물 자국이 예 있는 줄 몰랐네

 

포성 울던 그 많은 밤 별무더기 불러모아

부모님 사랑해요 미숙아 보고 싶다

그렇게 촉촉한 사연 점점이 박힌 글자

 

누가 이 통점을 기억하고 만져주리

산나리꽃 장총 들고 그날의 불 뿜는다

이름도 군번도 몰라 불러 볼 수 없는 사람

 

숨 막히게 흐른 세월 훌쩍 넘은 반세기

아이들은 다 자라서 일터로 나가고

내 귀는 먼 산 어디쯤 바람 소릴 듣네요

 

 

나래시조2019.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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