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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숙 시인의 시집 『길 위의 생』

작성자홍외숙|작성시간26.06.15|조회수19 목록 댓글 0

 

정현숙 시인

1990년 <문학세계> 신인상, 1991년 <시조문학> 천료했다.
시조집으로 『화포리에서』 『늘 바라보는 산』 『뒷마당 생각』 『아침 우포』 『유모차와 해바라기』가 있으며, 동시조집으로 『둠벙에 살던 물방개』 『돋을볕 웃음소리』 『강물이 그리는 음표』 등이 있다.
성파시조문학상, 부산문학상대상, 한국문인협회 작가상, 한국시조시인협회 본상 등을 수상했다.

 

 

시인의 말

 

 

내 안에 푸른 싹을 틔우는

언어의 뿌리를 탐색하면서

간직하고 싶은

시조 나무를 마음에 심었다.

 

이 시조집에 심은

예순아홉 그루의 시조 나무

불편한 가지는 잘라내어 자유를 주었고

잘못 내린 뿌리는

과감히 도려냈다.

 

2026년 신록에

정현숙

 

 

 

길 위의 생

 

 

삶이란 뒷골목을 함께 해온 낡은 구두

가장 슬픈 순간의 자식을 두고 오듯

걸어온 날들과 함께 수선집에 맡겼다

 

여전히 아득하고 선을 긋는 길 위의 생

가출한 시간들이 더듬더듬 저러했다

언제나 벽 너머 세상 발자국만 찍혔다

 

울퉁불퉁 으깨진 맘 다독이며 달래주던

어스름 골목 어귀 집으로 가는 그 길

고요 속 빛을 삼키며 뒤따르던 저 소리

 

아직도 옛 기억들 지워지지 않고 살아

다 해진 널 붙들고 마음조차 둘 데 없어

가던 길 되돌아와서 다시 신는 눈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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