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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숙 시인의 시집 『바늘의 필적』

작성자홍외숙|작성시간26.06.17|조회수18 목록 댓글 0

 

 

박명숙 시인

1993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시조, 1999년 문화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 중앙시조대상, 이호우·이영도시조문학상, 김상옥시조문학상, 노산시조문학상, 성파시조문학대상, 한국단시조문학상 등 수상. 시집 「어긋나기」, 「맹물 같고 맨밥 같은」, 「그늘의 문장」, 「어머니와 어머니가」, 「은빛 소나기」, 시선집 「찔레꽃 수제비」.

 

 

시인의 말

 

 

  풍전등화 앞에서 시를 쓴 적 없다. 사즉생의 눈으로 세상을 본 적 없다. 변방의 병사는 시를 쓰는데 시는 왜 전장으로 나서지 못하는가. 빙충맞은 내 시의 쭉정이들이 하릴없이 세상을 떠돌게 될 것이다.

  백련재에서 쭉정이 원고들을 읽고 또 읽는다. 슬프다.

 

2026년 봄

박명숙

 

 

바늘의 필적

 

 

내 말을 밟지 말아요 부러뜨리지 말아요

 

침묵에도 바늘이 필요한 시간이니

 

내 입은 내가 꿰맬게요 슬픔도 맡겨주세요

 

뜯어진 슬픔들을 궁지로 몰지 않을게요

 

마음도 뚫리지 않도록 솔기를 이어가며

 

말 없는 말의 필적을 땀땀이 돌려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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