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이 뭉개진 남자가 의자에 앉아 있다. 나란히 같은 표정의 여자, 그 누구의 여자인지도 알 수 없는 여자가 옆 자리에 앉아 있는다.
파리의 마지막 탱고의 첫 장면에 나오는 그림, 프란시스 베이컨의 그림이다.
철학자 베이컨과 달리, 이 화가 베이컨은 영국 출신의 화가. 그의 그림을 소재로 들뢰즈는 예리한 비평서 감각의 제국을 쓰기도 했다.
오늘 베를린 현대 미술관에서 드디어, 나는 프란시스 베이컨의 진짜 그림을 볼 수 있었다.
프란스시 베이컨의 인물들은 늘 어딘가 일상의 공간을 끊어 놓는 선에 둘러 쌓여 있다. 그 선의 고립감과 뭉개진 얼굴이 야수의 것인지 인간의 것인지 알 수 없는 그 얼굴이 늘 너무나 깊이 외롭게 느껴진다. 누구에게도 스며들지 않는 절대 고독같은 느낌들..
영화제가 카운트 다운 하기 전, 나의 순례는 박물관에서 박물관으로 그림에서 그림 사이로 이어졌다.
나는 진짜 그림을 보기를 열망한다. 어느 도시에 가건 기꺼이 시간을 내어 그림을 구경하러 간다.
화집에서 보던 진품을 보는 기쁨은 그 먼 곳까지 내 영혼을 이끌게 하는 에너지와 광휘를 내뿜는다.
베이컨, 코코슈카, 키르흐너, 벡맨, 클레, 뭉크...
그 숱한 그림중에 자석처럼 끌리는 그림이 있으면 그 곳앞에 가만히 서서 그 그림의 기를 받는 것이다. 일종의 일광욕같은 화광욕이라고 해야 할까?
뉴욕의 모마( MOMA: 모던 뮤지엄의 애칭) 에서 고호의 그림 앞에서 그랬듯이..
오늘 만난 독일 표현주의 화가들의 그림 사이로 순례하듯 돌아 다니며 베이컨의 그림 앞에서 정지한듯 그 기운을 빨아 들였다.
진짜 그림이 주는 경이로움은 크기에도 있지만 더 진한 경이는 바로 붓질에 있다.
저녁에 맞은 편에 있는 국립 독일 화랑에 가서 본 중세부터 근대까지 이어져 온 그 경이로운 작품중에서 특히 시선을 끌었던 작품, 바로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에 나왔던 네덜란드 화가 베르메르의 그림이었다.
진주 목걸이를 하고 멍하니 창문을 쳐다보는 부유한 네덜란드 여인을 그린 그 그림을 쳐다 보며 비로소 깨달을 수 있었다.
왜 미술사가인 곰브리치가 베르메르를 빛과 공기의 화가라고 했는지를..
창문, 그 사이에서 들어 오는 빛, 탁자, 여인들.. 실내. 이 모든 공통점에도 불구하고 베르메르는 그 사이에 없었다. 놀랍게도 고호의 붓질과는 정반대로 베르메의 그림에는 붓질이라고는 없었다.
그는 놀랍게도 자신의 그림 사이에서 분해된 듯 보였다. 그것은 완벽한 유령처럼 거의 투명에 가까운 자의식을 보려준다.
살아 생전 베르메르는 절대 남 앞에 나서는 그런 사나이가 아니였으리라..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촬영 기사 에두라르도 세라의 마법같은 촬영술이 다시 머리에 떠오르며, 나는 오래 그 그림 앞에서 진주 목걸이가 주는 공허함, 마치 모파상의 소설처럼 그 목걸이가 주는 공허감을 지금도 느낄 수 있었다.
국립 미술관에 걸려 있는 난다 긴다하는 수 백개의 작품중에서. 그러나 여전히 눈길을 끄는 것은 아 이건 뭐가 달라..하고 느낀 것은 역시
카라바치오, 보티첼리, 라파엘, 렘브란트 그리고 벨라스케즈의 그림이었다.
그들은 뭔가 다르다.
색이 다르고, 붓질이 다르고, 표정이 다르고 뭔가 달랐다.
종교화 이외는 어떤 누드도 그릴 수 없는 중세의 억압 사이에서도 여전히 라파엘 그림은 온화하고 인간미가 넘치고 색이 빛난다.
렘브란트는 속을 알수 없는 어둠이 분노를 감춘 일그러진 얼굴들 사이에서 정령처럼 떠돌고
카라바치오의 소년은 사악하고 장난기 넘치는 디오니소소의 얼굴로 보는 이를 매혹시킨다.
왜일까? 그들은 어떻게 저 무시무시한 중세의 윤리의식과 종교적 담론을 뚫고 자기 자신이 되었을까?
아무것도 따라하지 않은 그들의 그림은 확실히 달랐다.
특히 벨라스케즈.. 언젠가 그의 그림을 보러 난 마드리드에 갈 것이다.
그 곳에 그 앞에 서 있을 수 있다면 어떤 것을 가져다 바치더라도 상관하지 않겠다.
그래서 내게 진품의 그림을 보는 것은 진품의 연애나 진품의 인간이나 진품의 알콜 중독자나 진품의 슬픔을 보는 것과 같은 느낌.. 흔히 가장 진부하게 말하는 감동이란 저 숨길 수 없는 뭉클함의 기적을 만나는 흔치않은 순간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비로소 만난 연인처럼.. 진품의 프란시스 베이컨 앞에서 나는
뭉개진 심장으로 흐린 베를린 하늘아래 처연히 비를 맞고 결심한다.
사랑한다면 이들처럼...
하나 빼놓고는 아무 것도 바라지 말자.
- 베를린에서.. 영섭.
파리의 마지막 탱고의 첫 장면에 나오는 그림, 프란시스 베이컨의 그림이다.
철학자 베이컨과 달리, 이 화가 베이컨은 영국 출신의 화가. 그의 그림을 소재로 들뢰즈는 예리한 비평서 감각의 제국을 쓰기도 했다.
오늘 베를린 현대 미술관에서 드디어, 나는 프란시스 베이컨의 진짜 그림을 볼 수 있었다.
프란스시 베이컨의 인물들은 늘 어딘가 일상의 공간을 끊어 놓는 선에 둘러 쌓여 있다. 그 선의 고립감과 뭉개진 얼굴이 야수의 것인지 인간의 것인지 알 수 없는 그 얼굴이 늘 너무나 깊이 외롭게 느껴진다. 누구에게도 스며들지 않는 절대 고독같은 느낌들..
영화제가 카운트 다운 하기 전, 나의 순례는 박물관에서 박물관으로 그림에서 그림 사이로 이어졌다.
나는 진짜 그림을 보기를 열망한다. 어느 도시에 가건 기꺼이 시간을 내어 그림을 구경하러 간다.
화집에서 보던 진품을 보는 기쁨은 그 먼 곳까지 내 영혼을 이끌게 하는 에너지와 광휘를 내뿜는다.
베이컨, 코코슈카, 키르흐너, 벡맨, 클레, 뭉크...
그 숱한 그림중에 자석처럼 끌리는 그림이 있으면 그 곳앞에 가만히 서서 그 그림의 기를 받는 것이다. 일종의 일광욕같은 화광욕이라고 해야 할까?
뉴욕의 모마( MOMA: 모던 뮤지엄의 애칭) 에서 고호의 그림 앞에서 그랬듯이..
오늘 만난 독일 표현주의 화가들의 그림 사이로 순례하듯 돌아 다니며 베이컨의 그림 앞에서 정지한듯 그 기운을 빨아 들였다.
진짜 그림이 주는 경이로움은 크기에도 있지만 더 진한 경이는 바로 붓질에 있다.
저녁에 맞은 편에 있는 국립 독일 화랑에 가서 본 중세부터 근대까지 이어져 온 그 경이로운 작품중에서 특히 시선을 끌었던 작품, 바로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에 나왔던 네덜란드 화가 베르메르의 그림이었다.
진주 목걸이를 하고 멍하니 창문을 쳐다보는 부유한 네덜란드 여인을 그린 그 그림을 쳐다 보며 비로소 깨달을 수 있었다.
왜 미술사가인 곰브리치가 베르메르를 빛과 공기의 화가라고 했는지를..
창문, 그 사이에서 들어 오는 빛, 탁자, 여인들.. 실내. 이 모든 공통점에도 불구하고 베르메르는 그 사이에 없었다. 놀랍게도 고호의 붓질과는 정반대로 베르메의 그림에는 붓질이라고는 없었다.
그는 놀랍게도 자신의 그림 사이에서 분해된 듯 보였다. 그것은 완벽한 유령처럼 거의 투명에 가까운 자의식을 보려준다.
살아 생전 베르메르는 절대 남 앞에 나서는 그런 사나이가 아니였으리라..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촬영 기사 에두라르도 세라의 마법같은 촬영술이 다시 머리에 떠오르며, 나는 오래 그 그림 앞에서 진주 목걸이가 주는 공허함, 마치 모파상의 소설처럼 그 목걸이가 주는 공허감을 지금도 느낄 수 있었다.
국립 미술관에 걸려 있는 난다 긴다하는 수 백개의 작품중에서. 그러나 여전히 눈길을 끄는 것은 아 이건 뭐가 달라..하고 느낀 것은 역시
카라바치오, 보티첼리, 라파엘, 렘브란트 그리고 벨라스케즈의 그림이었다.
그들은 뭔가 다르다.
색이 다르고, 붓질이 다르고, 표정이 다르고 뭔가 달랐다.
종교화 이외는 어떤 누드도 그릴 수 없는 중세의 억압 사이에서도 여전히 라파엘 그림은 온화하고 인간미가 넘치고 색이 빛난다.
렘브란트는 속을 알수 없는 어둠이 분노를 감춘 일그러진 얼굴들 사이에서 정령처럼 떠돌고
카라바치오의 소년은 사악하고 장난기 넘치는 디오니소소의 얼굴로 보는 이를 매혹시킨다.
왜일까? 그들은 어떻게 저 무시무시한 중세의 윤리의식과 종교적 담론을 뚫고 자기 자신이 되었을까?
아무것도 따라하지 않은 그들의 그림은 확실히 달랐다.
특히 벨라스케즈.. 언젠가 그의 그림을 보러 난 마드리드에 갈 것이다.
그 곳에 그 앞에 서 있을 수 있다면 어떤 것을 가져다 바치더라도 상관하지 않겠다.
그래서 내게 진품의 그림을 보는 것은 진품의 연애나 진품의 인간이나 진품의 알콜 중독자나 진품의 슬픔을 보는 것과 같은 느낌.. 흔히 가장 진부하게 말하는 감동이란 저 숨길 수 없는 뭉클함의 기적을 만나는 흔치않은 순간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비로소 만난 연인처럼.. 진품의 프란시스 베이컨 앞에서 나는
뭉개진 심장으로 흐린 베를린 하늘아래 처연히 비를 맞고 결심한다.
사랑한다면 이들처럼...
하나 빼놓고는 아무 것도 바라지 말자.
- 베를린에서.. 영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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