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베를린 영화제의 화두는 전쟁과 인간, 베를린 영화제의 가장 충실한 원래 모토인 정치와 비판의 영화제로써 베를린의 0도에 다시 서자는 것인 것 같습니다.
그러한 면에서 왜 개막작인 프랑스 감독인 레지 바르니에의 < 맨 투 맨 >이었는지 이해할 것도 같았죠.
조셉 파인즈 (랄프 파인즈의 동생)와 크리스틴 스콧 토마스가 주연하는 이 영화는 1870년대를 배경으로 자신의 학설, 즉 아프리카의 피그미 족이 인간과 원숭이를 연결하느 고리가 될 것이라고 믿었던 학자와 그의 표본이 되었던 피그미 족 남녀와의 인간애를 그리고 있습니다.
철장의 이미지로 애워쌓여진 이 영화에서 결국 조셉 파인즈는 동료 학자들에게 피그미족이 인간과 짐승의 중간이 아니라 그저 인간임을 보여주려다 오히려 철장 신세에 갖히고 말지요.
영화를 보면서 생각했습니다.
잡아온 피그미 족은 다시 아프리카로 보내주는 백인 감독의 욕망이야말로 철저한 백인 환타지라는 생각. 이 영화에는 내부자의 시선, 아프리카 인을 아프리카 인으로 보는 시선이 없습니다.
아프리카 노예 사냥의 역사를 취소 시키고 싶은 제스쳐는 이해가 가지만 너무 상투적이라 현지에서 매서운 비평만을 받고 있을 따름입니다.
레지 바르니에는 원래 전형적으로 눈물을 자아내는 멜로 드라마, 일 예로 <동과 서>에서 수용소에 가게 된 프랑스 인텔리 부부의 이야기 등등이 장기인데 정말 자신의 신파에서 한 치도 벗어나질 못하는 군요.
너무 시간이 없어.. 본 영화의 소감을 간단히 적습니다. 좋았던 순서 대로요.
시간 되는 데로 보충해 놓겠습니다.
1. 커커실리.. - 중국.
티베트의 고원, 가도가도 끝없는 야생의 땅 커커실리. 그곳에는 일명 산악 순찰대라 불리우는 민간 환경 보호 단체와 밀엽꾼 사이의 피비린내 나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북경에서 온 기자의 시각으로 바라본 이 싸움은 단지 선과 악이라는 어떤 명분이나 환경 보호의 차원을 떠나 바로 삶과 죽음을 가르는 지난한 생존 싸움인 것입니다.
커커 실리의 장엄함과 광대함은 이 영화의 메세지를 압도적으로 전달합니다. 그곳에서 인간은 한 점에 지나지 않고, 말이 산악 순찰대이지 그들은 한번 가면 영원히 돌아 오지 못할 강을 건너는 것입니다.
대원들은 밀렵군의 총에 맞아 죽고, 연료가 떨어져서 고립되고, 모래 늪에 빠져 죽고 굶어 죽습니다.
한번 걸으면 300킬로를 걸어야 하는 야생 그자체인 곳. 그들이 그렇게 보호하려는 티벳의 산양은 밀렵 꾼들의 총에 차츰 사라져 갑니다.
한마디로 이 중국 영화, 압도적입니다. 흡인력이 있습니다.
이렇게 장대한 스케일의 영화, 존 포드의 서부극이나 아타나주아 이후 처음인 것 같아요.
2. 아그네스와 그의 형제들 - 독일
올해 에듀케이터와 함께 최고의 독일 영화라고 불리울 그런 영화입니다.
이제 마흔을 넘긴 오스카 뢸러의 두 번째 작품이 이 영화는 한 폭압적인 아버지 밑에서 상흔을 겪으면서 자라는 삼형제의 삶의 편린을 다양한 장르에 실어 나릅니다.
녹색당원인 큰 아들은 성공한 정치인이 되었지만 가족들에게는 전형적인 중년 독일 남자 취급을 받죠. 유일한 낙은 소세지와 개 기르는 것인데 그 마저 식구들은 소 닭보듯이 하구요. 환경을 보호하자는 녹색당원 답지 않게 화가 나자 무자비하게 나무에 화풀이를 하면서 싹뚝싹뚝 가지를 잘라내죠.
둘째는 여자들만 보면 오금이 저려오는 전형적인 소심남입니다. 여자들의 벗은 몸을 보기 위해 화장실에 들어가 자위를 하는 것이 낙인 둘째는 아버지가 자신을 성폭행 했다고 믿고 있죠.
성전환 수술을 해서 목숨이 위태로울 지경이 된 셋째는 아름다운 여장 남자입니다. 헨리라고 뉴욕에서 사랑했던 패션 디자이너도 아름다운 여자 아내도 그를 구할 수는 없었죠.
영화는 인간의 마음 안에 있는 오래된 상흔이 어떻게 죽지도 않고 또 와서 다시 인간의 일상속에 미세하게 스며드는지 웃기게 때론 애처롭게 때론 무자비하게 직설적으로 보여줍니다.
사회적 위치와 성 정체성은 달라도 그들의 여자의 가슴에 대한 집착, 심지어 헤어질 떄 조차 자동차 안에서 아내와 섹스를 해야 떠나 보낼 수 있는 그들의 상흔은 오스카 뢸러의 손에서 68 세대와 단절된 채 자라는 독일의 전후 세대에 대한 성찰과 연민으로 가득차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 관음증은 아주 상징적이면서도 영화 곳곳에 웃음을 실어 나르죠.
아들이 찍어대는 몰래 카메라에 넌더리를 내는 큰 아들, 화장실에서 여자를 훔쳐 보는 둘째, 반대로 누군가의 관음이 되는 카바레 댄서 셋째 아들. 사생활이 없는 이들의 비극은 바로 아버지에게서 받은 분노의 악습을 되풀이하는 매개가 됩니다.
아주 정서적이면서도 정치적이고 심리적인 이 영화, 부산에 꼭 왔으면 좋겠네요..
영화의 마지막 음악은 바로 왕가위의 그 유명한 '해피 투게더 ! ' 랍니다.
3. 마틸데를 위해.. 클레어 드니
부산 영화제의 단골 손님, 프랑스의 여류 감독 클레어 드니가 이번엔 다큐로 베를린을 찾았네요.
실험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움직임에 대한 영화. (하지만 솔직히 전 이 영화 추천은 못하겠습니다. 지루해하실 겁니다. 84분임에도 불구하고)
색도 없고 줄거리도 없도 카메라의 움직임고 인간의 몸을 겹쳐 놓은 두 운동이 바로 영화의 축입니다.
움직임을 느껴라.. 이것이 클레어 드니의 메시지라고 할 까.
프랑스 현대 무용단을 이끄는 마틸데의 무용 연습을 세밀하게 스케치하는 영화는 시종일관 인간의 몸을 빅 클로즈 업하여 그 미세한 단초까지 샅샅이 훑어 나가는데요.
팽팽하고 부풀어 오르는 몸들의 교향악을..
즐기실 분들만 즐겨 주십시요.
이외에
엄지 손가락을 빠는 버릇이 있는 한 미국 청소년의 성장 영화, <썸 서커 > 와 부유한 정신과 의사 부인이 남편의 환자와 위험하 사랑에 빠지면서 벌어지는 슬픈 비극 <어사일럼 asylum>
등이 경쟁작에 올라와 오늘 월드 프리미어로 보았습니다.
시간 나는 대로 영화 소개 아주 간단하게라도 계속 올리죠..
아마 부산이나 전주 광주에서 꼭 다시 만날 그런 영화들입니다.
그러니 미리 맛 만 보시는 걸로 하세요. ^^
- 베를린에서 심영섭입니다.
그러한 면에서 왜 개막작인 프랑스 감독인 레지 바르니에의 < 맨 투 맨 >이었는지 이해할 것도 같았죠.
조셉 파인즈 (랄프 파인즈의 동생)와 크리스틴 스콧 토마스가 주연하는 이 영화는 1870년대를 배경으로 자신의 학설, 즉 아프리카의 피그미 족이 인간과 원숭이를 연결하느 고리가 될 것이라고 믿었던 학자와 그의 표본이 되었던 피그미 족 남녀와의 인간애를 그리고 있습니다.
철장의 이미지로 애워쌓여진 이 영화에서 결국 조셉 파인즈는 동료 학자들에게 피그미족이 인간과 짐승의 중간이 아니라 그저 인간임을 보여주려다 오히려 철장 신세에 갖히고 말지요.
영화를 보면서 생각했습니다.
잡아온 피그미 족은 다시 아프리카로 보내주는 백인 감독의 욕망이야말로 철저한 백인 환타지라는 생각. 이 영화에는 내부자의 시선, 아프리카 인을 아프리카 인으로 보는 시선이 없습니다.
아프리카 노예 사냥의 역사를 취소 시키고 싶은 제스쳐는 이해가 가지만 너무 상투적이라 현지에서 매서운 비평만을 받고 있을 따름입니다.
레지 바르니에는 원래 전형적으로 눈물을 자아내는 멜로 드라마, 일 예로 <동과 서>에서 수용소에 가게 된 프랑스 인텔리 부부의 이야기 등등이 장기인데 정말 자신의 신파에서 한 치도 벗어나질 못하는 군요.
너무 시간이 없어.. 본 영화의 소감을 간단히 적습니다. 좋았던 순서 대로요.
시간 되는 데로 보충해 놓겠습니다.
1. 커커실리.. - 중국.
티베트의 고원, 가도가도 끝없는 야생의 땅 커커실리. 그곳에는 일명 산악 순찰대라 불리우는 민간 환경 보호 단체와 밀엽꾼 사이의 피비린내 나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북경에서 온 기자의 시각으로 바라본 이 싸움은 단지 선과 악이라는 어떤 명분이나 환경 보호의 차원을 떠나 바로 삶과 죽음을 가르는 지난한 생존 싸움인 것입니다.
커커 실리의 장엄함과 광대함은 이 영화의 메세지를 압도적으로 전달합니다. 그곳에서 인간은 한 점에 지나지 않고, 말이 산악 순찰대이지 그들은 한번 가면 영원히 돌아 오지 못할 강을 건너는 것입니다.
대원들은 밀렵군의 총에 맞아 죽고, 연료가 떨어져서 고립되고, 모래 늪에 빠져 죽고 굶어 죽습니다.
한번 걸으면 300킬로를 걸어야 하는 야생 그자체인 곳. 그들이 그렇게 보호하려는 티벳의 산양은 밀렵 꾼들의 총에 차츰 사라져 갑니다.
한마디로 이 중국 영화, 압도적입니다. 흡인력이 있습니다.
이렇게 장대한 스케일의 영화, 존 포드의 서부극이나 아타나주아 이후 처음인 것 같아요.
2. 아그네스와 그의 형제들 - 독일
올해 에듀케이터와 함께 최고의 독일 영화라고 불리울 그런 영화입니다.
이제 마흔을 넘긴 오스카 뢸러의 두 번째 작품이 이 영화는 한 폭압적인 아버지 밑에서 상흔을 겪으면서 자라는 삼형제의 삶의 편린을 다양한 장르에 실어 나릅니다.
녹색당원인 큰 아들은 성공한 정치인이 되었지만 가족들에게는 전형적인 중년 독일 남자 취급을 받죠. 유일한 낙은 소세지와 개 기르는 것인데 그 마저 식구들은 소 닭보듯이 하구요. 환경을 보호하자는 녹색당원 답지 않게 화가 나자 무자비하게 나무에 화풀이를 하면서 싹뚝싹뚝 가지를 잘라내죠.
둘째는 여자들만 보면 오금이 저려오는 전형적인 소심남입니다. 여자들의 벗은 몸을 보기 위해 화장실에 들어가 자위를 하는 것이 낙인 둘째는 아버지가 자신을 성폭행 했다고 믿고 있죠.
성전환 수술을 해서 목숨이 위태로울 지경이 된 셋째는 아름다운 여장 남자입니다. 헨리라고 뉴욕에서 사랑했던 패션 디자이너도 아름다운 여자 아내도 그를 구할 수는 없었죠.
영화는 인간의 마음 안에 있는 오래된 상흔이 어떻게 죽지도 않고 또 와서 다시 인간의 일상속에 미세하게 스며드는지 웃기게 때론 애처롭게 때론 무자비하게 직설적으로 보여줍니다.
사회적 위치와 성 정체성은 달라도 그들의 여자의 가슴에 대한 집착, 심지어 헤어질 떄 조차 자동차 안에서 아내와 섹스를 해야 떠나 보낼 수 있는 그들의 상흔은 오스카 뢸러의 손에서 68 세대와 단절된 채 자라는 독일의 전후 세대에 대한 성찰과 연민으로 가득차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 관음증은 아주 상징적이면서도 영화 곳곳에 웃음을 실어 나르죠.
아들이 찍어대는 몰래 카메라에 넌더리를 내는 큰 아들, 화장실에서 여자를 훔쳐 보는 둘째, 반대로 누군가의 관음이 되는 카바레 댄서 셋째 아들. 사생활이 없는 이들의 비극은 바로 아버지에게서 받은 분노의 악습을 되풀이하는 매개가 됩니다.
아주 정서적이면서도 정치적이고 심리적인 이 영화, 부산에 꼭 왔으면 좋겠네요..
영화의 마지막 음악은 바로 왕가위의 그 유명한 '해피 투게더 ! ' 랍니다.
3. 마틸데를 위해.. 클레어 드니
부산 영화제의 단골 손님, 프랑스의 여류 감독 클레어 드니가 이번엔 다큐로 베를린을 찾았네요.
실험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움직임에 대한 영화. (하지만 솔직히 전 이 영화 추천은 못하겠습니다. 지루해하실 겁니다. 84분임에도 불구하고)
색도 없고 줄거리도 없도 카메라의 움직임고 인간의 몸을 겹쳐 놓은 두 운동이 바로 영화의 축입니다.
움직임을 느껴라.. 이것이 클레어 드니의 메시지라고 할 까.
프랑스 현대 무용단을 이끄는 마틸데의 무용 연습을 세밀하게 스케치하는 영화는 시종일관 인간의 몸을 빅 클로즈 업하여 그 미세한 단초까지 샅샅이 훑어 나가는데요.
팽팽하고 부풀어 오르는 몸들의 교향악을..
즐기실 분들만 즐겨 주십시요.
이외에
엄지 손가락을 빠는 버릇이 있는 한 미국 청소년의 성장 영화, <썸 서커 > 와 부유한 정신과 의사 부인이 남편의 환자와 위험하 사랑에 빠지면서 벌어지는 슬픈 비극 <어사일럼 asylum>
등이 경쟁작에 올라와 오늘 월드 프리미어로 보았습니다.
시간 나는 대로 영화 소개 아주 간단하게라도 계속 올리죠..
아마 부산이나 전주 광주에서 꼭 다시 만날 그런 영화들입니다.
그러니 미리 맛 만 보시는 걸로 하세요. ^^
- 베를린에서 심영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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