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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롬 영섭♡

[심영섭입니다]이즈음..

작성자Youngseop Sim|작성시간05.03.10|조회수283 목록 댓글 5
이즈음 새싹들은 ... 제 혓바닥으로 땅을 밀치고 올라와야 한다.

일단 한번 이라도 제 힘으로 세상의 빛을 받은 것들은 결국 나뭇잎을 치장을 하고 열매를 매어 달릴 수 있다.

손이 조그만 손이 힘껏 내어 달린다. 공기를 붙잡으려 저 깊은 암흑에서 손이 나온다. 스르륵..

그런 공포 영화 캐리의 마지막 장면이었잖어. 묘지에서 손이 나오는..

이런.

선생님이 비유법 다섯 개를 숙제로 내 주었다.

우리 아이가 이렇게 써 놓았다.

컴퓨터는 과거를 알려주는 타임머신이다.

뭐 그냥 그렇다 이건.

필통은 학용품의 감옥이다.
비닐은 물건을 감싸는 옷이다.


아들을 놀라 쳐다 보았다.

항상 부모 희망란에는 영화 감독 / 본인 희망란에는 과학자라고 쓰는 우리 아이한테 상상력이란 재주가 있구나..

그러고 보니 작년에 독서 감상문 대회에서 최 우수상을 탄게 그냥 탄게 아닌가? 갸우뚱.

아이는 아이는 지금 두 팔 두 다리 모두 들어 우지끈 용을 써서 힘을 내어 죽을 둥 살둥 땅위로 올라오려 든다. 땅은 얼어 있다. 얼어 있는 동안 세상의 모든 얼어 있는 것들은 땅위에 발을 붙일 수 없다. 그저 둥둥.. 언 것들은 얼어 있어서 땅이 지를 받아 주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모르는 거다. 땅이 얼어 있는지를 땅위에 앉아 본 적이 없는 그들은. 땅이 언 줄 언 땅 지만이 안다.

그래서 아이는 할 수 없이 제 힘으로 나무가 되어야 한다. 제 힘으로 햇살을 부여 잡는다.

남편을 닮았다고 생각했다. 헤어진 전 남편을..

식성이나 얼굴이나 찔찔 잘 짜는 거나.... 내가 낳은 새끼인데 저렇게 날 안 닮기도 힘들다고
볼 때마다 헤어진 사람을 자식안에서 보는 것 자체가 하나님이 내게 주신 벌이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그리고 돈이 아주 없었을 땐.. 아이가 그저 물리적으로 크는 것만 해도 나한텐 키우는 거였다. 크는게 키우는 거였다.

이제보니 아이는 나를 닮았나 보다.

비닐이 물건을 감싸는 옷이 되는 세상에서

우리, 다른 세상이 아니었구나..

아들아.

- 여자, 엄마. 영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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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東方不敗 | 작성시간 05.03.10 날짜: 2005/03/10 01:19
  • 작성자카라멜마끼야또 | 작성시간 05.03.11 무언가 가슴이 아프네요....
  • 작성자exodus | 작성시간 05.03.11 엄마의 자양분.. 스스로 자라는 아이.. 모자간의 문법이군요..
  • 작성자미소 | 작성시간 05.03.13 ㅠㅠ;;;;
  • 작성자Avril Lavigne | 작성시간 05.03.20 아~~!! 집떠나 고생 ㅡㅡ;; 어머니가 보고싶어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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