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남자와 연애 중에 생긴 일이다.
봄이었다. 봄이 되면 나는 꼭 습관 처럼 프리지아 한 다발을 산다.
봄이여야 프리지아는 빛이 난다.
프리지아를 사는 건 내게 봄이 왔다는 증거이다. 프리지아는 노란색 리본이다.
어느날 연애하는 남자에게 프리지아를 한 다발 사달라고 했다.
내가 그 꽃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그 노란 색에서 얼마나 많은 위안과
비행 가능한 상상력이란 영감을 받는지 이야기 하려고 애썼다.
마음을 뜨게 하는 물건. 그 값이 내겐 얼마나 드문 건지에 대해..
그 남자는 내 간절한 이야기를 듣더니 고개를 끄떡였다.
다음번 만날 때는 꼭 꽃을 사주겠노라고 했다.
그 남자는 착한 남자였다.
나는 그 남자와 다시 만날 날을 손 꼽아 기다렸다.
드디어.. 그날.. 뽀얀 먼지가 길거리를 뒤덮고 봄 바람이 거리의 고랑 고랑 사이를 헤매는 봄날
연대 앞 독수리 다방 앞에서 그 남자를 만났다.
남자의 손엔 프리지가가 없었다.
나는 분노와 실망감과 망연함과 멍함 속에 남자를 바라보았다.
남자는 내 얼굴을 그저 쳐다보며 다가왔다. 이윽고 빈손으로..
남자는 말했다.
여기 프리지아 가져왔어.
???
남자는 '가방'에서 불쑥 프리지아를 꺼냈다.
꽃을 들고 오기가 너무 민망해서 가방에 넣어 !! 가지고 왔다는 거다.
세상에서 처음 받아보는 접힌 꽃을 나는 울듯 말듯 쳐다 보았다.
접힌 프리지아 꽃.
그 남자가 내 전 남편이다.
생각해 보니 나는.
그런 남자랑 살았다.
오늘 교수님에게 드리려고 프리지아를 한 다발 샀다.
노란 꽃 속에서 그 남자가.. 그 봄이.. 생각난다.
접힌 프리지아.
어떤 감정도 어떤 시선도 쑥스러워했던 쑥부쟁이같은
책갈피 꽃.
프리지아 향기.
- 영섭
봄이었다. 봄이 되면 나는 꼭 습관 처럼 프리지아 한 다발을 산다.
봄이여야 프리지아는 빛이 난다.
프리지아를 사는 건 내게 봄이 왔다는 증거이다. 프리지아는 노란색 리본이다.
어느날 연애하는 남자에게 프리지아를 한 다발 사달라고 했다.
내가 그 꽃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그 노란 색에서 얼마나 많은 위안과
비행 가능한 상상력이란 영감을 받는지 이야기 하려고 애썼다.
마음을 뜨게 하는 물건. 그 값이 내겐 얼마나 드문 건지에 대해..
그 남자는 내 간절한 이야기를 듣더니 고개를 끄떡였다.
다음번 만날 때는 꼭 꽃을 사주겠노라고 했다.
그 남자는 착한 남자였다.
나는 그 남자와 다시 만날 날을 손 꼽아 기다렸다.
드디어.. 그날.. 뽀얀 먼지가 길거리를 뒤덮고 봄 바람이 거리의 고랑 고랑 사이를 헤매는 봄날
연대 앞 독수리 다방 앞에서 그 남자를 만났다.
남자의 손엔 프리지가가 없었다.
나는 분노와 실망감과 망연함과 멍함 속에 남자를 바라보았다.
남자는 내 얼굴을 그저 쳐다보며 다가왔다. 이윽고 빈손으로..
남자는 말했다.
여기 프리지아 가져왔어.
???
남자는 '가방'에서 불쑥 프리지아를 꺼냈다.
꽃을 들고 오기가 너무 민망해서 가방에 넣어 !! 가지고 왔다는 거다.
세상에서 처음 받아보는 접힌 꽃을 나는 울듯 말듯 쳐다 보았다.
접힌 프리지아 꽃.
그 남자가 내 전 남편이다.
생각해 보니 나는.
그런 남자랑 살았다.
오늘 교수님에게 드리려고 프리지아를 한 다발 샀다.
노란 꽃 속에서 그 남자가.. 그 봄이.. 생각난다.
접힌 프리지아.
어떤 감정도 어떤 시선도 쑥스러워했던 쑥부쟁이같은
책갈피 꽃.
프리지아 향기.
- 영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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