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107 창조절 열째주일 월요묵상(창세기 1:1-3)
빛의 창조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셨다.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어둠이 깊음 위에 있고, 하나님의 영은 물 위에 움직이고 계셨다. 하나님이 말씀하시기를 “빛이 생겨라” 하시니, 빛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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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는 하나님께서 하늘과 땅을 창조하실 때의 세상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어둠이 깊음 위에 있었다고 말합니다. 혼돈은 질서가 없음을, 공허는 텅 비어 있음을, 어둠이 깊음 위에 있다는 것은 너무나도 깊은 절망 속에 있음을 드러냅니다. 이어서 “하나님의 영은 물 위에 움직이고 계셨다”는 표현이 등장하는데, ‘하나님’을 최상급 형용사로, ‘영’을 바람으로 이해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엄청난 바람이 물 위에 불고 있었다”라고 번역할 수 있습니다.
‘혼돈’과 ‘공허’는 무질서와 무분별의 상태를 드러내는데, 이 경우 모든 생명체는 두려움과 공포를 느낍니다. 어둠은 흔히 악의 세력을 상징하며, 깊이를 알 수 없는 어둠은 ‘혼돈’과 ‘공허’처럼 압도적인 공포를 자아냅니다. 수면 위로 불어오는 강풍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창조의 처음이 이러했다는 것이지요.
창세기의 첫 구절은 유다 왕국이 도저히 상대할 수 없는 거대 제국 바벨론에 의해 멸망당하고, 예루살렘 성전이 파괴당하고 이스라엘 백성들은 낯선 땅으로 끌려갔을 때의 사정과 심정으로 고스란히 드러냅니다. 동시에 운명 앞에 무기력한 인간의 삶과 거대한 구조적 폭력에 희생당한 개인의 한(恨)을 담은 절망, 전혀 해보지 않은 것을 처음 시작할 때에 마음 속 깊은 곳으로부터 올라오는 두려움을 보여줍니다.
인생을 살다 보면 수시로 이런 수렁과 거대한 장벽을 만나기도 합니다. 감당할 수 없는 바람이 몰아치면 우리는 모두 얼어붙고 앞뒤 분간이 되지 않습니다. 정신이 혼미하여 어디서부터 무엇에 손을 대야 할지 모릅니다. 하나님은 바로 이런 순간에 “빛이 생겨라” 말씀 하셨고, 그래서 빛이 생겨납니다. 이제 모든 것이 밝아집니다. 분별이 됩니다. 무질서의 카오스에서 질서의 코스모스가 생겨납니다. 악이 물러가고 어둔 그늘에 따스한 기운이 감돌게 됩니다. 우리가 믿는 하나님은 이렇게 빛을 창조하신 분이십니다.
* 기도: 하나님! 감사합니다. 빛을 만드시고 우리에게 비추어 주시니 감사합니다. 그 빛이 모든 그늘진 구석에도 비추게 하소서. 예수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 삶의 적용 : 1. 빛으로 나아가고, 빛이 되어 주기 2. 3.
* 함께 기도할 내용 : 1. 절망하지 않도록 2. 빛이신 하나님께 나아가길 3.
(비어 있는 삶의 적용과 기도 제목들은 스스로 채워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