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내와 감사와 용서의 성가정을!>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루카2,41~52)
오늘은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이고,
이번 주 한 주간은 가정 성화 주간입니다.
성가정 축일은 나자렛 성가정을 기억하며 이를 본받고자 하는 축일입니다.
생존과 활동의 근본이며 생활과 삶의 기본 터전인 가정은
우리의 삶이 시작되는 곳이며 동시에 우리가 삶을 마감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가정은 우리 인생살이의 모든 것을 담고 있는 그릇과 같은 곳입니다.
따라서 좋은 가정을 이루는 것은 우리의 인생살이를 ‘기쁨과 행복’으로 이끄는 길입니다.
성가정을 이루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부부는 서로 사랑하고 동시에 존경해야 합니다.
사랑과 존경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습니다.
참된 사랑은 존경을 조건으로 하고 참된 존경은 사랑을 바탕으로 하여 결실을 맺습니다. 존경이 없는 사람은 아전인수(我田引水)의 사랑이 됩니다.
사랑이 없는 존경은 알맹이가 빠진 껍데기뿐인 존경이 되고
결국 당사자로 하여금 한없는 외로움을 느끼게 합니다.
존경 없는 사랑은 상대방을 무시하기 쉽고,
상대방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기 쉽고,
마음의 상처를 줄 수 있는 일방적인 자기만족이 되기가 쉽습니다.
존경의 전제 조건 중의 하나는 상대를 무시하지 않는 것입니다.
둘째, 부모가 가정교회 안에서 신앙의 모범을 잘 보여야 합니다.
자기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이 자녀 교육입니다,
부모가 하느님을 참되게 공경하면 자녀가 그 부모를 진심으로 존경합니다.
자녀들은 대부분의 것들을 부모에게서 배우고 닮습니다.
다 그렇게 보고 들으면서 배우기 때문입니다.
자식들의 문제는 결국 어른들의 문제입니다.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 난다는 속담처럼
부모의 삶이 그대로 자녀에게 전이됩니다.
그래서 자식은 외모뿐 아니라 신앙생활까지도 찰떡같이 닮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자녀들 앞에 말 한 마디,
행동거지 하나하나를 잘 분별해서 해야 합니다.
하느님을 두려워하고 서로 믿고 사랑하며
부모 자식이 서로 사랑하는 성가정이야말로
모든 ‘기쁨과 행복’을 가능하게 해주게 될 것입니다.
자녀는 부모의 분신이거나 소유물이 아니고
하느님께서 맡겨 주신 하느님의 자녀이며 하느님께서 주신 선물입니다.
가정은 기초 신앙 교육의 장입니다.
부모가 하느님을 무시하고 주일을 소홀하게 보내면
그 자녀들도 하느님과 자기 부모를 무시하고 신앙생활을 소홀히 합니다.
역시 그렇게 보고 들으면서 배우기 때문입니다.
가족이 함께 모여 기도하는 것이 가정 성화의 기반인 것입니다.
우리는 오늘 제2독서에 나오는 바오로 사도의 권고를 명심해야 하겠습니다.
“형제 여러분,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인내를 입으십시오.
누가 누구에게 불평할 일이 있더라도 서로 참아 주고 서로 용서해 주십시오.”
성가정은 어느 날 갑자기 저절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성가정의 윤활유는 인내와 감사와 용서이며
이것이 잘 비벼질 때 성가정을 이룰 수 있습니다.
인내는 성급하게 발끈하지 않는 것입니다.
나의 가족이 내 사고방식에 맞지 않는 이기적인 행동을 할 때
성급하게 화를 내지 않는 것이 인내의 정신입니다.
그리고 설사 불평할 일이 있더라도
서로 참아주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라는 것입니다.
믿음의 눈으로 보면 은총 아닌 것은 하나도 없고,
은총의 눈으로 보면 감사하지 못할 일이 하나도 없습니다.
모두가 감사할 것뿐입니다.
우리가 머물고 있는 가정 안에서 서로 서로 인내하고
불평의 말보다는 감사의 표현을 많이 하는 거룩한 성가정을 이루시면 좋겠습니다.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정에 주님께서 주시는 ‘기쁨과 행복’이 충만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