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 내 것은 하나도 없다 / 프란치스코 교황
우리는 매일 세수하고 목욕하고 양치질하고
멋을 내어보는 이 몸뚱이를 ‘나’ 라고 착각하면서 살아갑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이 육신을 위해 돈과 시간, 열정, 정성을 쏟아붓습니다.
예뻐져라, 멋져라, 섹시해져라, 날씬해져라, 병들지 마라, 늙지 마라, 제발 죽지 마라 등등.
하지만 이 몸은 내 의지와 내 간절한 바람과는 전혀 다르게
살찌고, 야위고, 병이 들락거리고, 노쇠하고, 암에 노출되고,
기억이 점점 상실되고, 언젠가는 죽게 마련입니다.
이 세상에 내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아내가 내 것인가?
자녀가 내 것인가?
친구들이 내 것인가?
내 몸뚱이도 내 것이 아닐진대, 누구를 내 것이라 하고,
어느 것을 내 것이라고 하던가?
모든 것은 인연으로 만나고 흩어지는 구름인 것을! 미워도
내 인연, 고와도 내 인연,
이 세상에서 누구나 짊어지고 있는 고통인 것을!
피할 수 없으면 껴안아서
내 체온으로 다 녹이자.
누가 해도 할 일이라면 내가 하겠다.
스스로 나서서 기쁘게 일하자.
언제 해도 할 일이라면
미적거리지 말고 지금 당장에 하자.
오늘 내 앞에 있는 사람에게 정성을 다 쏟자.
운다고 모든 일이 풀린다면
하루 종일 울겠다.
짜증 부려 일이 해결된다면 하루 종일 얼굴 찌푸리겠다.
싸워서 모든 일이 잘 풀린다면 누구와도 미친 듯이 싸우겠다.
그러나 이 세상일은 풀려가는 순서가 있고 순리가 있습니다.
내가 조금 양보한 그 자리,
내가 조금 배려한 그 자리,
내가 조금 낮춰 놓은 눈높이,
내가 조금 덜 챙긴 그 공간,
이런 여유와 촉촉한 인심이
나보다 더 불우한 이웃은 물론
다른 생명체들의 희망공간이 됩니다.
나와 인연을 맺은 모든 사람들이
정말 눈물겹도록 고맙습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이 세상은 정말 고마움과 감사함의 연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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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1936~) :로마 가톨릭교회의 제266대 교황.
본명: 호르헤 마리오 베르고글리오(스페인어: Jorge Mario Bergogl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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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이 방한했을때 하신 말씀을 듣고
엄마는 종교와 무관하게 그 분을 깊이 존경하게 됐단다.
"고통 앞에 중립 없다!"
지금도 교황청을 방문한 한국의 신부, 수녀님들 만나면
첫마디가 "세월호는요?"라고 하신다지...
종교의 존재 이유는 무엇일까?
상처 입고 고통 받는 약자들을
따듯하게 어루만지지 못하는 종교라면
이 세상에 굳이 존재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다.
"이 세상에 내 것은 하나도 없다"는 교황의 이 말씀엔
엄마가 더하고 뺄 것이 하나도 없구나.
다만 네가 이 글을 고요한 마음일때
여러번 되새기며 찬찬히 읽고 깊이 생각해 봤으면 싶구나.
나 역시 어리석어 살면서 지금껏 외부에서
내 것을 찾아 방황하고 헤매왔지만
내 안의 참된 빛을 발견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순간의 즐거움이나 일시적 쾌락일뿐이라는 생각을 요즘 자주 한단다.
앞으로 남은 시간은 이렇게 고맙고 감사한 마음으로 '자리이타'의 삶을 살아야 겠다.
탁이도 그런 마음으로 살아가길 간절히 기원한다.
부드러운 낙숫물이 커다란 바위에 구멍을 뚫고 작은
도토리알 한 개가 바위 틈에 싹을 틔워 커다란 나무로 자라 단단한 바위를 둘로 쪼개기도 하더라.
앞으로 남은 군생활에서도 네가 좀 더 양보하고 배려하고 낮추고 필요하다면 가끔 손해도 보거라.
그러면 어떤 보직을 받든 어떤 인연을 만나든 그 곳에서도 분명 잘 해나갈 수 있을꺼야.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탁이가 엄마 아들로 와준게 정말 고맙고 또 감사하구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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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보리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5.11.27 자리이타에는 두가지 뜻이 있어요.
하나는, 자기 이익을 추구하되
남의 이익을 배려하라는 과정의 자리이타이고(공생)
또 하나는 자기 이익을 추구하여 돈을 벌고
남을 위하여 기부하라는 결과의 자리이타지요.
기독교형의 기부문화는 결과의 나눔이라 할 수 있으나
원불교의 자리이타는 여기에 과정의 공생을 추가하고 있지요.
결국 자리이타라 함은
타인을 이롭게 함으로써 나를 이롭게 한다는 뜻이고
나의 이익과 타인의 이익이 다르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고
바르게 벌어서 고루 나누며 함께 살자는 뜻이기도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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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우공 작성시간 15.11.26 고통앞에 중립없다는 말씀들으며 진짜 멋지구나 했었죠~~이런 분들이 종교계에 많았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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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보리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5.11.27 제발요! 성직자들이 종교의 본래 참뜻이 뭔지를 망각하지 않으셔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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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초보농부 작성시간 15.11.26 저 먼 로마에계신 교황님도 세월호를 잊지않고있는데 우리는 세월호를 잊고있는게 안타깝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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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보리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5.11.27 그래도 우리가 끝까지 기억할꺼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