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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주권이 왜 중요한가?

작성자정임표|작성시간26.06.22|조회수20 목록 댓글 0

국민주권이 왜 중요한가?

수필가 정임표

 

 

 조선시대 500년간은 국민주권이 없었습니다. 철저한 신분 사회였고 양반 중심의 사회였습니다. 이걸 인류문화사는 봉건사회라고 부릅니다. 지금 우리 국민들이 뼈 속부터 자기가 양반인 줄 알지만 실지는 90% 이상이 상놈 출신입니다. 그래서 미당은 시 <자화상>에서 “애비는 종이었다”고 쓰고 있은 것입니다.

 

그 양반 중심 사회가 일본 식민지가 되면서 국권(국가 주권)까지 송두리째 왜놈에게 넘어갑니다. 그걸 다시 되찾아 오려고 인중근 김구 안창호 이승만 같은 수 많은 신지식인들이 목숨을 걸고 독립운동을 합니다. 가장 거대한 민중의 궐기가 삼천리 방방곡곡에 울려 퍼진 3.1 기미독립선언이고 3.1 만세 운동입니다. 우리 수필가협회가 2026년 4월 봄 문학기행을 다녀온 아우내 장터와 유관순 기념관, 독립 기념관은 일제에게 빼안긴 국가 주권과 그보다 더 본질적인 국민주권을 되찾아오기 위해 온 몸을 불사른 우리 선조들의 몸부림의 기념관 입니다. 

 

해방이 되었지만 나라는 두 동강이 나고 제대로 된 국민주권을 세운 것은 반쪽뿐인 우리 대한민국입니다.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은 국민주권이 없습니다. 중화인민공화국도 국민주권이 없습니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고 노래 불렀던 가장 근본의 이유는 국토의 통일에만 있는 것이 아니고 기미 만세독립운동 정신처럼 국민주권을 남북한 우리 동포 모두에게 진정으로 되찾아 주는 것에 있습니다. 북한 체제에 못 견디어 수 없이 탈북해오는 북한 주민들을 눈으로 보고 있지 않습니까? 자유화라는 노래를 부르면 공안에게 잡혀가는 중국사회를 눈으로 보고 있지 않습니까?

 

우리가 10월 유신을 비판하고, 통일주체국민회의 대의원 제도를 비판하고,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를 비판하고, 과거의 모든 비상계엄과 윤석열 정부의 계엄을 비판하는 것은 국민주권이 유린 되었기 때문입니다. 목적이 아무리 선하였고 결과에서 아무리 훌륭한 선정을 베풀었다고 하더라도 국민주권의 유린은 용납되어서는 아니 되는 때문에 "뭣도 모르지만" 주인 된 우리가 저항해온 것입니다.

 

우리 민족의 이런 정신은 우리 핏속을 도도히 흐르는 서학 정신과 동학 정신, 그리고 3.1 자주독립 정신 때문이며, 그보다 본원적으로는 아득한 원시에서부터 우리가 본래 누리고 있었던 자유를 열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혈맥 속을 도도히 흐르고 있는 홍익인간 정신 때문입니다. 그래서 금연을 통해 국채보상운동을 전개했고, 6.25 사변이 터지자 기꺼이 학도병으로 지원하여 참전 했고, 세마을 운동이 시작되자 요원위 불길 처럼 뭉쳐서 일어 났고, IMF가 터지자 나라를 국민주권을 지켜 내려고 금 모으기 운동을 했던 것입니다. 

 

전 세계 민주주의 상태를 추적하는 대표적인 두 기관(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과 스웨덴 V-Dem 연구소)의 2026년 최신 보고서를 기준으로 보면 지금 지구상에 국민주권이 완벽히 국민에게 있고 제도적으로 잘 확립된 '완전한 민주주의(Full Democracy)' 국가는 전 세계 약 190여 개국 중 26개~29개국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노태악 중앙선거관리 위원장이 그동안 언론에 나와서 국민 앞에 사과한 것 만 총 네 번입니다. 선거는 국민주권을 직접 행사하는 유일한 행위입니다. 선거관리를 책임진 그들은 그 어렵다는 사법고시에 합격한 인물들이고 헌법을 구멍이 나도록 암기하여 보통 사람으로서는 불가능한 시험인 고등고시에 합격한 자들입니다. 머리로는 국민주권이 뭔지, 공화국 정신이 뭔지 누구보다 잘 아는 자들입니다. 그런데 이들의 머릿속이 아직도 조선왕조 봉건시대에 머물러 있기에 이런 일이 시정되지 않고 되풀이 반복되는 것입니다.

 

관료가 되면 특히 행정고시나 고등고시라고 부르는 고시에 합격하면 조선시대 대과에 합격한 것처럼 어사화를 쓰고 우쭐거리는 심리에 빠지는 자들에게 《춘향전》을 강제로라도 읽히고 독후감을 써내도록 하고 싶습니다. 아니 아예  《춘향전》을 시험 과목에 넣고 감상문을 써내게 하고 그 수준을 보아서 합격의 당락을 결정하게 하고 싶습니다. 혹시 우리 작가님들 중에는 신인 등단하고 과거 시험에 방이 붙은 것처럼 우쭐한 기분이 든 작가님들 없나요? 《춘향전》을 두고 끝까지 《열녀 춘향 수절가》라고 이름 짓고 싶은 사대부들의 머릿속을 쪼개어서 수술해 버리고 싶은 심정이 드는 밤입니다. 우리에게 정녕 새벽이 오는지 모르겠습니다.

 

춘향이 일부종사의 절개를 지킨 것이 아니고 변학도의 서슬 퍼런 권력(봉건성)에 맞서 자기 인간 존엄을 지켰듯, 우리 작가들도 문학이라는 이름의 특권의식(양반 의식)을 버리고 국민주권과 자유의 편에 서야 한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임춘희 수필가의 작품 <난 남자가 좋다>를 읽어 보시면 오늘 누리는 여권 신장이 먼 옛날 이야기가 아니고 국민주권이 제대로 확립되고 나서라는 것을 잘 이해하실 수가 있으니 필히 일독을 권합니다. 남존여비 세상의 그 긴 터널을 뚫고 나와서 설국으로 향하는 마음이 잘 그려져 있으니 꼭 읽어 보시길 바랍니다. 내가 어릴 때만 하더라도 우리 누이들은 겨우 초등학교만 졸업하고 식순이 공순이로 나가서 살았습니다. 먹을 것도 부족하던 시대 탓도 있지만 더 많이 배워봐야 이루지 못할 꿈만 높아지고 불행해 진다는 논리가 지배하던 시대였습니다. 그 어려운 경제 환경 속에서 공장에 취직하여 주경야독 하며, 산업체 중고등학교, 방송통신 대학교를 다니며 오늘의 자유대한민국은 만든 것입니다. 필자도 방송통신대학 출신이며, 나나 그대들 모두는 종의 아들이었습니다. 그 종들의 자식들이 오늘의 주권국민을 만들어 낸 것입니다. 정말 소중하게 지켜내야 합니다. (2026. 6. 22 0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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