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도 가도 세상은 험하기만 하더라
수필가 정임표
아래 글을 쓴지 28년의 세월이 지났습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이 땅을 떠난 사람들 수가 대략 830 만명 (1998년부터 2025년까지 매년 평균 약 29만 ~ 30만 명이 이 땅을 떠났음) 이라 합니다. 이 땅에 새로 태어나서 살게된 분들도 그 정도 수가 될 것입니다. 당시에 서른 살이던 청년은 지금 58세로 이 나라 기둥이 된 청 장년의 자리에 있겠습니다.
국민투표 관리를 엉망으로 한 분이 하루 근무하고도 400백만원이 넘는 돈을 수당으로 타 갔다는 뉴스를 접하면서 이런 폐습이 어디 우리사회에 여기 한 곳 뿐이겠는가?하는 생각을 합니다. 처처에 "눈먼 돈 은 먼저 보는 사람이 임자"라는 의식이 팽배해 있으니, 그냥 주니까 아무 생각 없이 받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해외 연수 출장 달고, 자기 마누라 데리고 관광가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듯이. 전 국민에게 25만원 씩 주면 나도 받듯이.
더 좋은 생각 더 나은 생각들이 우리 사회에 자리를 잡을 때 비로소 살만한 세상이 온다는 생각을 합니다.
지도자의 의식세계만 바뀌면 대한민국이 세계로 비상할 것인데 그게 무척 힘이 드는가 봅니다. 젊을 때 풍부한 독서를 통한 인문학적 소양을 기르지 못하고 오직 출세 지향적인 공부만 한 탓으로 진단 합니다.
"가도 가도 세상은 험하기만 하더라"는 미당의 싯귀가 떠오르는 아침 입니다. (2026. 6. 23)
=====================
뒷물 맑기 운동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단골 메뉴로 등장한 것이 부정부패 추방 운동이다. 역대 정권들이 그 집권 초기마다 사정과 감찰 활동으로 수많은 부패 정치인과 공무원들을 정리한다고 하였지만 세월이 갈수록 부패가 줄어들기는커녕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부패 추방의 바람이 불면 늘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다는 논리로 고위층들부터 사정한다. 그러나 사정을 당하는 자들은 늘 권력의 중심에서 비켜선 자들이 대부분이라 여론의 지지를 얻지 못하고 사정을 당하는 자들로부터도 반발을 불러와 결국 부패 추방의 바람은 한때의 겁주기로 끝나고 만다.
우리가 진정으로 이 땅에서 부정부패가 없어지기를 원한다면 「윗물 맑기 운동」에서 「뒷물 맑기 운동」으로 구호를 바꿔야 한다. 「윗물과 아랫물」간의 책임 공방을 따져 봐도 상하가 한 통속에 있는데 정화가 되겠는가?
이제라도 부패 추방 운동에 「앞 물과 뒷물」의 세대 교체적 순리의 개념을 도입해야 한다. 앞 시대의 부패 정리는 세월에 맡기고 부패에 물들지 않은 새로운 뒷시대가 사회 모든 분야에 유입되도록 해야 한다.
청렴한 자나 부패한 자나 인간은 세월을 이길 수가 없다. 이 땅을 하직하고 영원히 돌아오지 못할 길로 떠나는 사람들이 년 간 50만 명이나 된다. 10년만 지나면 모든 분야에서 500만 명이 저절로 교체된다. 우리가 진정 공해 없는 맑은 환경에서 살고자 한다면 이미 흘러간 앞 물을 정화하기 위해 호들갑을 떨며 새로운 오염을 만들지 말고 청년들부터 정의로운 삶을 살도록 하자.
부패를 청산한다고 어깨띠 머리띠를 두르고 오늘도 모든 기관 단체들이 다짐과 결의대회라는 푸닥거리를 벌이고 있다. 10년 20년 후의 세상은 청년들의 것이다. 청년들이여! 미래의 주인답게 오늘의 이 한심한 상황을 떨치고 일어나 내일을 향한 정의의 목소리를 외치라! (1998년 10월 27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