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흥망이 유수하니 원천석 흥망(興亡)이 유수(有數)하니 만월대(滿月臺)도 추초(秋草)ㅣ로다. 오백 년(五百年) 왕업(王業)이 목적(牧笛)에 부쳐시니, 석양(夕陽)에 지나는 객(客)이 눈물계워 하노라 < 청구영언(靑丘永言)>
▰시어 풀이 ∙有數(유수)니 : 운수(運數)에 매여 있으니, 하늘의 뜻에 달렸으니. ∙秋草(추초)ㅣ로다 ; 가을 풀이로다. 황폐해져 있음을 비유한 말. ∙牧笛(목적) : 목동의 피리 소리 ∙부쳐시니 : 남아 있으니, 깃들어 있으니. ∙눈물계워 하노라 : 눈물을 이기게 못하게 하는구나. ▰시구 풀이 ∙ 흥망(興亡)이 유수(有數)하니 만월대(滿月臺)도 추초(秋草)ㅣ로다. : ‘만월대’는 고려 왕조를, 秋草(추초)는 흥망성쇠의 무상함을 상징하였다. 초장의 시각적인 현실과 중장에서의 청각적인 연상을 대조하였다. ∙ 석양(夕陽)에 지나는 객(客)이 눈물계워하노라. : ‘석양’은 시간적 개념을 나타내는 말로 해가 지고 있는 때를 의미하나, 역사적 전환기 즉 기울어가는 고려 왕조의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다. 자신을 ‘객’으로 표현하여 주관적 심회를 객관화시킨 묘미를 보여주고 있다. ▰전문 풀이 (고려 왕조의) 성하고 쇠함이 운수가 정해져 있는 법이니(하늘의 뜻에 달렸으니), (망해 버린 고려 왕조의 궁궐 터인)만월대도 (이제는 임자 없이) 가을 풀처럼 황폐해졌구나. (고려 왕조의) 5백년이나 이어오던 왕업이 목동의 피리 소리에만 남아 있으니, 해질녘(나라가 망해버린 때, 역사의 전환기)에 지나가는 나그네(작자 자신)가 슬픔을 이기지 못하는구나. ◘핵심 정리 ▮시대 : 고려말~조선초 ▮갈래 : 평시조, 단시조 ▮성격 : 회고가(懷古歌) ▮주제 : 고려의 멸망을 슬퍼함 ▮표현 : 선경 후정(先景後情) ▮출전 : 청구영언(靑丘永言) ◤해제 ◙ 고려의 백성이었던 지은이가 황폐한 모습으로 변해 버린 고려의 왕궁터를 돌아보고, 찬란했던 옛 왕조의 모습을 회고하면서 그 비감한 심정을 노래한 작품이다. 여기에서 ‘秋草(추초)’와 ‘牧笛(목적)’은 시각과 청각의 이미지로서, 고려멸망에서 오는 인생 무상의 정서를 함축하고 있는 시어이다. 이 시조도 대부분의 회고가와 그 전개 방법이 크게 다르지 않다. 즉, 나라의 멸망을 읊은 뒤에, 여기에서 느끼게 되는 슬픔을 표현하는 방법으로 시상이 전개되어 있으며, 그 어조가 탄식조라는 것 또한 대동 소이하다. ◘ 작품 감상 1 전형적인 회고조의 노래이다. 서정적 자아는 망국(亡國)의 유민(流民)으로, 과거의 영광은 다 사라지고, 폐허만 남은 궁궐터를 지나면서 망국의 한을 노래하고 있다. 표현은 대체로 직설적이지만, ‘秋草(추초)’와 ‘夕陽(석양)’이란 시어가 이 시조의 분위기와 잘 어울리면서 함축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 가을 풀은 시들어 가고 있는, 또는 이미 시들어버린 풀이다. 따라서 ‘滿月臺(만월대)도 秋草(추초)ㅣ로다’라는 구절은 단순한 가을의 서경만이 아니라 ‘고려 왕조의 멸망’이란 이미지를 강하게 풍기고 있는 것이다. ‘夕陽(석양)’도 같은 식으로 이해된다. 전체적으로 보면 초장과 중장은 고려 왕조에 대한 담담한 회고로 그 내용이 유사하며, 종장은 망해버린 왕조에 대한 슬픈 감상으로 처리되어 있다. ◘ 작품 감상 2 고려의 충신이었던 작자가 옛 도읍지였던 개성의 궁궐터를 돌아보면서, 지난날을 회고하고 세월의 덧없음을 노래한 ‘회고가(懷古歌)’로서, 대부분의 회고가의 전개 방법과 크게 다를 바 없다. 즉, 나라의 멸망을 읊은 뒤에, 여기에서 느끼게 되는 슬픔을 표현하는 방법으로 전개되고 있으며, 그 어조(語調) 또한 여성적이고 소극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