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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문학실

서경별곡(西京別曲)

작성자대태양/김현수|작성시간11.09.15|조회수651 목록 댓글 0

 

 

서경별곡(西京別曲)

지은이 미상


서경(西京)이 아즐가 서경이 셔울히 마르는

위 두어렁셩 두어렁셩 다링디리

닷곤 듸 아즐가 닷곤 듸 쇼셩경 고마른,

위 두어렁셩 두어렁셩 다링디리

여희므론 아즐가 여희므론 질삼뵈 버리시고

위 두어렁셩 두어렁셩 다링디리

괴시란듸 아즐가 괴시란듸 우러곰 좃니노이다.

위 두어렁셩 두어렁셩 다링디리


구스리 아즐가 구스리 바회예 디신들

위 두어렁셩 두어렁셩 다링디리

긴힛단 아즐가 긴힛단 그츠리 잇가 나는

위 두어렁셩 두어렁셩 다링디리

즈믄해를 아즐가 즈믄해를 외오곰 녀신들

위 두어렁셩 두어렁셩 다링디리

신(信) 잇단 아즐가 신(信) 잇단 그츠리잇가 나는

위 두어렁셩 두어렁셩 다링디리


대동강 아즐가 대동강 너븐 디 몰라셔

위 두어렁셩 두어렁셩 다링디리

배내여 아즐가 배내여 노흔다 샤공아

위 두어렁셩 두어렁셩 다링디리

네가시 아즐가 네가시 럼난디 몰라셔

위 두어렁셩 두어렁셩 다링디리

녈배예 아즐가 녈배예 연즌다 샤공아

위 두어렁셩 두어렁셩 다링디리

대동강 아즐가 대동강 건너편 고즐여

위 두어렁셩 두어렁셩 다링디리

배타들면 아즐가 배타들면 것고리이다 나는

위 두어렁셩 두어렁셩 다링디리


■시어, 시구 풀이

• 아즐가 : 감탄사. 악률(樂律)에 맞추기 위한 여음

• 셔울히 마르는 : 서울이지마는

• 닷곤듸 : 닦은 데. 닦은 곳

• 쇼셩경 : 수도(首都)인 송도(松都)에 대하여 서경(西京)을 이름

• 고마른 : 사랑하지마는

• 여희므론 : 여의기보다는(차라리)

• 우러곰 : 울면서. ‘곰’은 강세 접미사

• 좃니노이다 : 따릅니다. 따르겠습니다

• 바회예 : 바위에

• 녀신들 : 살아간들. 살아가더라도

• 너븐디 : 넓은지. 넓은 줄을

• 네가시 : 너의 아내

• 럼난디 : 과욕한 지. 음란한 마음이 난 지

• 녈배예 : 떠나는 배에. 다니는 배에

• 연즌다 : 얹었느냐. 태웠느냐

• 고즐여 : 꽃을. ‘여’는 감탄의 뜻을 지니는 호격조사. 여기서는 다른 여인


󰋮 西京이 아즐가 西京이 셔울히 마르는 : 서경은 오늘날의 평양(平壤)을 가리키며, ‘아즐가’는 감탄사이다. 이 노래 각 구절의 첫 구는 그 사설의 첫 구를 취한다. 즉 ‘西京이 아즐가’의 사설 다음에 ‘西京이 셔울히 마르는’으로 노래한다. 노래 전편에 이와 같은 구성을 취하고 있어 정형적인 율격을 느끼게 한다.

󰋮 위 두어렁셩 두어렁셩 다링디리 : 이 작품에서 ‘나’과 ‘아즐가’ 외에 반복적으로 표현되고 있는 후렴구이다. ‘위 두어렁셩 두어렁셩 다링디리’는 북 소리의 의성어로서 작품 전체에 경쾌한 리듬 감각을 더해 주는 요소이다.

󰋮 구스리 바회예 디신들 - 긴힛단 그츠리잇가 나는 : 변함 없는 사랑을 다짐하는 이 구절은 ‘정석가’의 6연에도 나오고 있는데, 서경별곡의 내용 전개상 관계가 없는 이 구절이 첨가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당시 이와 같은 구절이 널리 유행했으리라 추측할 수 있다. 혹은, 구전되었으므로 작품 간의 첨삭, 중복이 있을 가능성도 생각할 수 있다.

󰋮 네가시 럼난디 몰라셔 : 의미 해석이 난해한 부분으로 ‘네가시 럼난디 몰라셔’로 읽어서 ‘네가 시름이 큰 줄을 몰라서’로 보는 견해가 있다. 또 ‘네 가시 럼난디 몰라셔’로 읽어서 ‘네 각시가 음란한지 몰라서’ 또는 ‘네 각시가 과욕한지 몰라서’로 읽기도 한다. 이 밖에도 ‘네까짓 것이 주제 넘은 줄 몰라서’로 해석하기로 한다.

󰋮 배타들면 아즐가 배타들면 것고리이다 나는 : 배를 타고 강 건너편에 들어가면 그 곳 여인과 사랑을 맺을 것입니다.


■ 전문 풀이

서경이 서경이 서울이지마는

중수(重修)한 곳인 소성경을 사랑합니다만,

임을 이별하기보다는 차라리

길쌈하던 베를 버리고서라도

저를 사랑해 주신다면 울면서 따라가겠습니다.

(이별의 거부와 연모의 정)


구슬이 바위에 떨어진들

끈이야 끊어지겠습니까?

임과 떨어져 홀로 천 년을 살아간들

임을 사랑하고 있는 마음이야 끊어지겠습니까?

(변함 없는 사랑과 맹세)


대동강이 넓은 줄을 몰라서

배를 내어 놓았느냐? 사공아.

네 아내가 음탕한 짓을 하는 줄도 모르고

떠나는 배에 내 임을 태웠느냐? 사공아.

(나의 임은) 대동강 건너편 꽃을

배를 타면 꺾을 것입니다.

(사랑에 대한 원망과 임을 믿지 못하는 마음)



■ 핵심 정리

▮작자: 미상

▮갈래: 고려속요. 고려가요. 장가

▮운율: 3음보

▮구성: 전3연으로 구성되어 있고, 매 연은 4구로 되어 있다.

각 구는 3․3․2조가 기조를 이루고 있다.

▮성격: 이별의 노래. 남녀상열지사(男女相悅之詞)

▮표현: 반복법. 설의법

▮주제: 이별의 정한(情恨)

▮기타: 2연이 정석가의 6연과 유사하다.

▮표현:

①각 구절 앞의 동일어 반복은 운율감을 살리고 있다.

②“동동"이 시간구조로 짜여져 있다면 이 작품은 공간 구조로 짜여져 있다.

③“남여상열지사"라 하여 삭제되기도 하였다.

▮의의: ‘청산별곡’과 함께 창작성과 문학성이 뛰어나다.

▮출전: 악장가사, 시용향악보



■ 작품 해설

이 작품의 배경은 대동강변이다. 푸른 물결을 앞에 두고 임과 이별하는 화자는 자신의 슬픔을 억제하지 못하고 오직 임의 사랑만을 애원하며 하소연한다. 한(恨)의 정서로 애절한 사랑의 감정을 노래하는 것은 우리 시가 문학의 전통으로서 평민적 서정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같은 고려 속요 작품인 “가시리” 역시 이별의 슬픔과 간절한 사랑을 노래하였으며, 이러한 정서를 근대시에서 계승한 것이 김소월의 “진달래꽃”이다. 그런데 이 작품이 평민적 감정의 발현으로서 고려 속요의 가치를 보여 주는 특징적인 면은 3연에 있다. 즉, 한편으로는 사랑에 대한 믿음을 보이면서도, ‘강만 건너면 혹시 다른 여인을 사귀지나 않을까?’ 하는 불안과 질투의 감정을 숨기지 않고 드러낸다는 것은 사랑을 쟁취하려는 적극적인 삶의 태도와 현실적 생활 감정의 표현인 것이다.

골계미(滑稽美)를 함축하고 있는 이 노래는 “가시리”와 함께 별리(別離)의 노래로 쌍벽을 이루고 있다. 또한 ‘서경(西京)’과 ‘대동강(大洞江)’이라는 구체적 지명을 드러냄으로써 강한 향토애를 표현하고 있다. 대동강을 경계로 하여 미지의 세계, 나의 손길이 닿을 수 없는 세계가 펼쳐진다는 점에서 ‘대동강’은 ‘이별의 강’이라 할 수 있고, 따라서 ‘서경’은 ‘이별이 없는 사랑의 세계’라는 의식을 담고 있다. 서정적 자아의 목소리는, 적극적이고 꾸밈이 없고 활달하였던 당대의 여인들의 모습을 소박하게 담고 있다.


■ “서경별곡”에 나타난 여인의 성격

“서경별곡”은 “가시리”와 함께 이별의 정한을 노래한 고려 속요이며 서정적 자아의 목소리가 여성적이라는 데에도 공통적인 면을 지닌다. 그러나 “가시리”에 나타나는 서정적 자아가 전통적으로 나타나는 인고(忍苦)와 순종(順從)을 미덕으로 간직하는 여인의 성격을 지녔다면, “서경별곡”의 서정적 자아는 적극적이고 활달하였던 고려 시대 서경의 여인상을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

자기 희생과 감정의 절제를 통해서 다시 만날 기약을 하고 있는 “가시리”와는 달리 이 작품은 이별을 적극적으로 거부하고 함께 있는 행복과 애정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제 3연에 나타나는 사공과 그의 아내의 노래에서 떠나는 임이 대동강을 건너기만 하면 곧 다른 여인에게 정을 주리라는 것을 알고 있다는 서정적 자아의 목소리를 통해 골계적인 미를 발견할 수 있다.

이처럼 사랑이 깊을수록 이에 비례하여 질투도 강하다는 여인의 본능적인 마음이 잘 나타나 있다.


■ “가시리”와 “서경별곡”의 화자(話者)의 태도

“가시시”와 “서경별곡”은 다같이 이별을 노래한 작품이며, 그 화자가 여성이리라고 판단되는 점에서도 공통적이다. 그러나 “가시리”가 자기 희생과 감정의 절제를 통해서 재회를 기약하는 이별가라면, “서경별곡”은 이별을 적극적으로 거부하고 함께 있는 행복과 애정을 강조한 이별가라고 하겠다. 따라서 “가시리”의 화자가 인고와 순종을 미덕으로 삼는 소극적이고 자기 희생적이며 감정을 절제할 줄 아는 교양을 갖춘 여인이라면, “서경별곡”의 화자는 사랑과 믿음을 중요시하는 자기 중심적이며 직선적인 성격의 여인이라 할 수 있다. “서경별곡”의 마지막 연의 내용은 이러한 감정을 구체화하고 있다. 즉, 화자가 사공에게 사공의 아내가 정분이 나 있다는 사실을 알려 주어 사공을 집으로 돌려보냄으로써, 님이 대동강을 건너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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