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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화점(雙花店) 작자미상
雙花店(솽화뎜)에 雙花(솽화) 사라 가고신댄 回回(휘휘)아비 내 손모글 주여이다 이 말씀미 이 店(뎜) 밧긔 나명들명 다로러거디러 죠고맛감 삿기광대 네 마리라 호리라 더러둥셩 다리러디러 다리러디러 다로러거디러 다로러 긔 자리예 나도 자라 가리라 위 위 다로러거디러 다로러 긔 잔 데가티 덤거츠니 업다 三藏寺(삼장사)애 블 혀라 가고신댄 그 뎔 社主(샤쥬)ㅣ 내 손모글 주여이다 이 말씀미 이 뎔 밧긔 나명들명 다로러거디러 죠고맛간 삿기 上座(샹좌)ㅣ 네 마리라 호리라 더러둥셩 다리러디러 다리러디러 다로러거디러 다로러 긔 자리예 나도 자라 가리라 위 위 다로러거디러 다로러 긔 잔 데가티 덤거츠니 업다 드레우므레 므를 길라 가고신댄 우믓 龍(룡)이 내 손모글 주여이다 이 말씀미 이 우물 밧긔 나명들명 다로러거디러 죠고맛간 드레바가 네 마리라 호리라 더러둥셩 다리러디러 다리러디러 다로러거디러 다로러 긔 자리예 나도 자라 가리라 위 위 다로러거디러 다로러 긔 잔 데가티 덤거츠니 업다 술 팔 지븨 수를 사라 가고신댄 그 짓 아비 내 손모글 주여이다 이 말씀미 이 집 밧긔 나명들명 다로러거디러 죠고맛간 싀구바가 네 마리라 호리라 더러둥셩 다리러디러 다리러디러 다로러거디러 다로러 긔 자리예 나도 자라 가리라 위 위 다로러거디러 다로러 긔 잔 데가티 덤거츠니 업다 <악장가사> ■ 핵심 정리 ▮연대 : 고려 충렬왕 때(1274-1308) ▮형식 : 전 4연의 분연체 ▮성격 : 향락적. 퇴폐적. 해학적. 풍자적 ▮표현 : 노골적이고 직접적인 표현 ▮의의 : 정사(情事) 감정을 극화(劇化)한 연극적 가요 ▮제재 : 탕녀의 밀애 ▮주제 : 남녀 간의 향락 추구 (퇴폐적인 사회상에 대한 풍자) ▮출전 : <악장가사>, <시용향악보>, <대악후보> ■ 현대어 풀이 만두 가게에 만두를 사러 갔더니 회회아비(몽고인, 혹은 아랍인)가 내 손목을 잡더이다. (만약에) 이 소문이 이 가게 밖에 번지면(소문나면) 조그만 어린 광대(심부름하는 아이) 네 탓이라 하리라. 그 자리에 나도 자러 가리라. 그 잔 곳같이 난잡한 데가 없다. (희희아비와의 밀애) 삼장사에 불을 켜러 갔더니 그 절 사주가 내 손목을 잡더이다. 만약 이 소문이 이 절 밖에 번지면 조그만 어린 상좌 네 탓이라 하리라. 그 자리에 나도 자러 가리라. 그 잔 곳같이 난잡한 데가 없다. (절의 사주와의 밀애) 두레박 우물에 물을 길러 갔더니 우물의 용이 내 손목을 잡더이다. 만약 이 소문이 이 우물 밖에 번지면 조그만 두레박아 네 탓이라 하리라. 그 자리에 나도 자러 가리라. 그 잔 곳같이 난잡한 곳이 없다. (우물 용과의 밀애) 술 파는 집에 술 사러 갔더니 그 집의 아비가 내 손목을 잡더이다. 만약 이 소문이 이 집 밖에 번지면 조그만 바가지야 네 탓이라 하리라. 그 자리에 나도 자러 가리라. 그 잔 곳같이 난잡한 곳이 없다. (술집아비와의 밀애) ■ 해설과 감상 1 이 작품은 남녀 간의 자유로운 애정 행각을 노골적으로 표현한 고려 가요(속요)이다. 조선 시대에는 남녀상열지사(男女相悅之詞)의 대표적인 노래로 평가되었다. <고려사(高麗史)> ‘악지(樂誌)’에 한역(漢譯)되어 실린 ‘삼장(三臧)’이라는 노래가 ‘쌍화점’의 제2연과 같아서 이를 통해 연대를 추정할 수 있는데, 이에 따르면 이 노래는 고려 말기의 충렬왕 무렵에 지어져 민간에 널리 퍼진 것으로 보인다. 이 노래의 각 연은 동일한 형식으로 비슷한 내용을 반복하고 있다. 작품의 중심부인 전반부 1-4행은 여성을 화자로 하여 이곳저곳을 다니며 경험한 일을 표현하고 있는데, 3,4행의 표현을 통해서 화자 역시 이와 같은 일을 싫어하지 않음이 암시된다. 후반부에는 전반부 화자의 경험을 부러워하는, 또 다른 화자의 선망(羨望)과 질투가 나타나 있다. 자유 분방한 남녀 관계를 솔직하게 드러내고 있는 이 노래는 당시의 문화를 짐작할 수 있게 하는데, 고려 말기의 퇴폐적인 사회상을 풍자적으로 나타낸 것으로 보기도 한다. ■해설과 감상 2 전통적으로 용은 왕의 상징이다. 또 용을 임금으로 보면 작품 쌍화점 각 연의 장면 구성이 그 시대의 대표적인 사회공간을 망라하고 있어서 합리적일 것도 같다. 각 연이 차례로, 쌍화 파는 市井, 임금이 있는 宮庭, 승려가 있는 寺院, 술 파는 酒店으로 되어 있어 매우 자연스럽기 때문이다. 용을 평민, 나아가 하인이나 과객 정도의 인물로 보는 견해도 있을 수 있다. 그 이유로는 작품 쌍화점의 사회적 공간이 모두 부녀자가 자유로이 드나들 수 있는 곳이라는 점, '우물에 사는 용'은 미완의 大器에 불과하므로 그리 대단할 수 없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더구나 우물과 용, 우물과 여인, 또는 여인과 용의 관계는 민속에서는 자연스럽고 빈번한 연관 관계이므로 고도의 비유적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 해설과 감상 3 고려 향악곡의 하나로 충렬왕 때 만들어져 ≪악장가사≫에 실려 있다. 또한 ≪고려사≫악지(樂志)에는 제 2 장만이 발췌되어 '삼장(三臧)'이라는 제목으로 한역되어 전한다. 조선조에는 이른바 男女相悅之詞의 대표적인 노래로 지목되기도 하였다. 이 노래의 기원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즉, 이것을 당시 유행하던 속요로 보는가 하면, ≪고려사≫의 기록에 등장하는 승지 오잠(吳潛)의 창작물, 혹은 궁중에서 다수에 의한 합작물이라고도 한다. 그런데 당시 연락(宴樂)을 즐기는 등 방탕한 기질이 농후하던 충렬왕의 기호에 부합되기 위하여 만들어졌을 점을 감안한다면, 대체로 당시 원나라의 간섭과 왕권의 동요로 혼란스럽고 퇴폐적으로 된 사회상을 반영하는 속요를 채취하여 오잠의 무리가 왕의 기호에 맞게 손질을 가하였을 가능성이 유력시되고 있다. 이 노래는 여느 고려가요와 마찬가지로 악무(惡舞)와 더불어 연행되었을 것인데, 독특하게 이 노래의 경우는 연극적인 성격이 강하였을 가능성도 아울러 논의되고 있다. 기록에 의하면 이 노래는 남장별대(男粧別隊)에 의하여 불렸다. 이들은 수도인 개성과 전국 8도에서 차출된 여자기생들이 남자복색을 한 집단으로, 노래기생, 춤기생, 얼굴기생으로 나뉘었다. 이들은 1279년(충렬왕 5) 오잠의 지휘하에 왕 앞에서 이 노래를 대본으로 연희하였다는 것이다. 이러한 연희는 충렬왕의 상설무대였던 수령궁(壽寧宮)의 향각(香閣)에서 있었다고 한다. 특히, 충렬왕을 대상으로 이 연극이 행하여졌다는 점과 연관되어 이 노래가 연극의 대본이었을 가능성이 뒷받침되고 있다. 이 노래의 제목인 '쌍화점'은 첫째 연 첫 구(句)에서 따온 것으로 만두가게를 의미하며, 한역가의 제목인 '삼장'도 제 2 장 첫 구에서 유래한다. 쌍화는 만두를 뜻하는 음차(音借)의 말이다. 노래는 전 4 장으로 되어있는데, 노래 대상에 따라 장이 바뀌고 있다. 즉, 회회(回回)아비, 삼장사에 사주(社主), 우물의 용, 술집아비에 대한 노래로 이어진다. 일어난 사건의 장소와 대상이 서로 다를 뿐, 사건의 성질은 모두 똑같은 성적 불륜의 것이다. 충렬왕의 퇴폐적인 시대상을 포괄하는 노래 외적인 상황과, 이 노래 내부의 고유한 구조 사이의 관련이 밀접함이 분명하되, 그 구체적인 양상에 대해서는 좀더 연구 되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