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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문학실

대쵸 볼 불근 골에 - 황희

작성자대태양/김현수|작성시간11.09.23|조회수1,581 목록 댓글 0

 

 

대쵸 볼 불근 골에


황 희(黃喜)

대쵸 볼 불근 골에 밤은 어이 뜻드르며,

벼 뷘 그르헤 게는 어이 나리는고.

술 닉쟈 체 장사 도라가니 아니 먹고 어이리.

<진본 청구영언(珍本靑丘永言)>


▰어휘의 풀이

▪대쵸 볼 : 대추의 볼. 대추가 붉게 익은을 ‘볼이 붉은 것’으로 비유한 것.

▪불근 : 붉은. 여기서는 대추가 발갛게 잘 익었음을 나타냄.

▪골에 : 골짜기에

▪뜻드르며 : 떨어지며

▪그르헤 : 그루터기에. ‘그르’는 ‘그루’의 뜻.

▪나리는고 : 내리는고. 논에서 벼를 베고 날 즈음이면 게가 내려가 큰 강으로 들어가는 것을 말함.

▪닉쟈 : 익자. ‘-쟈’는 하나의 일이 끝나자 동시에 다른 일이 일어남을 나타내는 연결어미

▪ 어이리 : ‘어리하리’의 준말.


▰전문 풀이

대추가 발갛게 익은 골짜기에 밤까지 익어 뚝뚝 떨어지며,

벼를 벤 그루에 게까지 어찌 나와 다니는가?

(마침 햅쌀로 빚어 놓은) 술이 익었는데 체 장수가 (체를 팔고) 돌아가니, (그것으로 술을 걸러서 대추, 밤, 게를 안주삼아) 먹지 않고 어찌하랴.


◘작품의 감상 (1)

치사 귀향(致仕歸鄕)하여 자연에 묻혀 사는 생활의 풍정이 손에 잡힐 듯 그려진 작품이다. 골짜기에는 대추 열매와 밤이 익고 벼를 벤 그루터기에 게가 내려와 한가히 기어 다니는 늦가을 농촌의 평화로운 정경에다 술 익자 때 맞추어 체 장수 돌아간다고 하여 태평 성대를 누리는 생활의 멋을 더하였다.


◘작품의 감상 (2)

귀향하여 자연에 묻혀 사는 선비의 풍류를 잘 드러낸 작품이다. 초장과 중장에서는 농촌의 가을 풍경을 구체적으로 묘사한 다음, 종장에서는 술 익자 술 거를 체를 파는 장사가 다녀가니 술을 마시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시인의 마음과 자연의 맛이 맞아 돌아가는 조화로운 경지를 나타냈다. 경쾌한 리듬에 맞추어 전개되는 장면들은 자연에 묻혀 사는 흥취가 흠씬 풍긴다. ‘대쵸 볼 불근(시각)’, ‘드르며(시각, 청각)’, ‘술 닉쟈(후각)’ 등에서 감각적인 표현이 두드러진다.


◘작자 : 황희(黃喜, 1363~1452)

호는 방촌(厖村), 조선초의 명 정승, 문집 ‘방촌집(厖村集)’과 시조 세 수가 전함.


◘핵심 정리

▮작자 : 황희(黃喜)

▮연대 : 세종 때

▮형식 : 평시조, 단시조

▮제재 : 늦가을의 농촌

▮성격 : 낭만적, 목가적, 풍류적, 한정가

▮표현 : 점층법, 대구법, 감각적 표현, 서경과 서정의 조화

▮주제 : 풍요로운 가을 농촌의 정취. 농촌 생활의 풍요로움과 흥겨움.




◘해설

자연 속에 묻혀 사는 선비의 풍류를 노래하고 있는 작품이다. 대추가 발갛게 익어 술안주에 제격인데 밤이 익어서 떨어지는가 하면 게까지 그루터기에 내려온다. 게다가 갓 빚은 술이 막 익자 술거르기에 제격으로 체 장수까지 돌아다니니 이렇게 술 마시기 좋은 환경에서 술을 먹지 않고는 못 배기기라는 것, 즉 시인의 마음과 자연의 멋이 함께 어우러지는 조화로운 경지를 노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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