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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문학실

나모도 바히돌도 업슨

작성자대태양/김현수|작성시간11.09.25|조회수353 목록 댓글 0

 

 

나모도 바히돌도 업슨

지은이 미상

<청구영언(靑丘永言) >



◙핵심 정리

▮갈래 : 사설시조

▮성격 : 이별가

▮표현 : 점층. 열거. 비교. 과장법

▮어조 : 절망적이고 절박한 여인의 목소리

▮제재 : 임과의 이별

▮주제 : 임을 여읜 절망적인 슬픔. 사랑하는 임을 여읜 걷잡을 수 없는 절박한 심정.

▮출전 : <청구영언(靑丘永言)>



◙ 어휘 풀이

○바히돌 : 바윗돌. ‘바히’를 ‘전혀’의 뜻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여기서는 ‘바위’의 뜻으로 봄.

○조친 : 쫓긴. (기) 쪼치다. : 쫓기다.

○가토릐 : 까투리. 암꿩.

○안과 : 속마음과. 마음 속과. ‘과’는 비교 부사격 조사.

○대천(大川) : 크고 넓은 바다.

○뇽총(龍驄) : 돛줄. 돛대에 달린 굵은 줄. 뇽총>용총

○치 : 키[舵]. 배 뒤에 달려서 방향을 조절하는 기구.

○자자진 : 자욱한. (기) 자자지다.

○나믄듸 : 넘는데. 더 되는데.

○거머어 : 검어 어둑한.

○져뭇 : 저물어

○천지적막(天地寂寞) : 천지가 적막하고 막막함.

○가치노을 : 사나운 파도. 사나운 파도 위에 떠도는 흰 거품. 백두파(白頭波)

○수적(水賊) : 해적(海賊)

○도사공(都沙工) : 뱃사공의 우두머리.

○여흰 : 여읜. 이별한.

○안히야 : 마음이야.

○가을하리오 : 견주리오. 비교하겠는가.


◘전문 풀이

나무도 바윗돌도 없는 산에 매에게 쫓기는 까투리의 마음과

넓은 바다 한가운데 일천 석이나 되는 짐을 실은 배가 노도 잃고, 닻도 잃고, 밧줄도 끊어지고, 돛대도 꺾어지고, 키까지 빠지고 바람이 불고 물결 치는데 안개는 자욱히 낀 날에 갈 길은 천리 만리 남아 아득히 먼데, 사방은 깜깜하고 어둑어둑하게 저물어서 천지는 고용하고 사나운 파도가 일 듯한데 해적을 만난 도사공의 마음 속과

엊그제 임을 이별한 나의 마음이야 어디다가 비교할 수 있으랴.


◙작품 감상

(1) 절체 절명(絶體絶命)의 위기에 빠진 까투리의 암담한 심정과 사면 초가의 위기에 직면한 도사공의 절박한 심정과의 비교를 통해, 임을 여읜 자신의 참담한 심정을 표현하고 있다. 기발한 착상에 비교법과 점층법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감정 이입의 기법까지 곁들임으로써 높은 문학성을 획득하고 있다.

(2) 대부분의 사설 시조가 그러하듯이, 이 시조도 작자나 연대를 알 수 없는 작품이다. 사랑하는 임을 이별한 절절한 심정을 까투리와 도사공의 절박한 상황에 비교해서 점층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이 시조를 사설 시조의 폭로성, 개방성 등과 아울러 검토할 때, 서정적 자아의 상황과 까투리, 도사공의 상황은 단순한 비유가 아닌 것을 알 수 있다. 이들은 각각 독립된 상황으로서 그 상징성(당시 민중이 처한 상황의 암시)을 띠며, 그 유사성으로 통합되고 있다고 보인다.

(3) ‘삼한(三恨)’ 혹은 ‘삼안[三內]’이라고 널리 알려진 이 작품은, ‘안’이라는 말로 마음을 나타내면서, 세 가지 절박하기 그지없는 마음은 어디다 비할 데가 없다고 하였다. 맨 마지막으로 엊그제 임을 여읜 자기 마음을 말하기 위해서 다른 두 가지를 가져와 놓고서, 비할 데가 없다는 것으로 해서 그 둘이 각기 독자적인 의미를 갖도록 개방해 버렸으니 비유를 사용하는 방법치고 이만큼 기발한 예를 다시 찾기 어렵다.

매에 쫓긴 까투리는 ‘토끼전’에서 용궁을 탈출한 다음에 다시 시련에 부딪친 토끼를 연상하게 한다. 대천 바다에서 배가 부서지고, 날씨는 험악해지는 판국에 수적까지 만난 도사공의 경우는 시련의 극치로 느껴질 만큼 거듭 묘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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