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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문학실

찬기파랑가(讚耆婆郞歌) - 충담사

작성자대태양/김현수|작성시간11.09.06|조회수802 목록 댓글 0

찬기파랑가(讚耆婆郞歌)

충담사

찬기파랑가(讚耆婆郞歌)

咽嗚爾處米 구름을 열어제치므로

露曉邪隱月羅理 나타난 달아

白雲音逐于浮去隱安支下 흰구름을 따라 떠 가는 것이 아닌가?

沙是八陵隱汀理也中 새파란 냇물에

耆郞矣貌史是史藪邪 기파랑의 모습이 있도다.

逸烏川理叱磧惡希 지금부터 냇물으 조약돌에 깃들인

郞也持以支如賜烏隱 기파랑이 지니시던

心未際叱 肹逐內良齊 인품의 한 구절이나마 따르고 싶구나.

阿耶 栢史叱枝次高支乎 아아, 잣나무 가지처럼 그 기품이 드높아

雪是毛冬乃乎尸花判也 서리에도 굽히지 않을 화랑의 장이여

(양주동 현대역)

■핵심 정리

▮지은이 : 충담사(忠談師). 신라의 승려

▮갈래 : 10구체 향가

▮연대 : 신라 경덕왕 때

▮성격 : 추모가, 서정적,

▮표현 : 은유법, 상징법, 문답법

▮주제 : 기파랑의 고매한 인품을 추모함

▮의의 : ‘제망매가’와 함께 표현 기교 및 서정성이 돋보이는 향가의 백미. ‘사뇌가(詞腦歌)’라는 명칭이 붙어 ‘찬 기파랑 사뇌가’라고도 불림

■ 구성

•1행-3행 :

(바람이 구름을) 열어 젖히매 나타난 달이 흰구름 쫓아서 떠 가는 것 아닌가? ‘달’은 모든 사람들이 우러러보는 존재로, 흔히 ‘광명’과 ‘염원’을 상징한다. 여기서 달은 서정적 자아가 바라보는 광명의 달이며. 그를 통하여 기파랑의 고결한 자태를 그려 볼 수 있는 그리움이 어려 있는 달이다. ‘문사’로서 생략법, 설의법, 은유법을 구사하여 작자가 달에게 묻는 형식을 취하였다. 여기에서 ‘달’은 ‘숭앙(崇仰)’을, ‘흰구름’은 기파랑이 따르는 대상을 각각 비유하고 있다.

•4행-5행 :

냇물에 비친 달이 기랑의 모습처럼 아름답구나. 1-3행에서는 천상적인 것으로 읊고, 4-5행에서는 지상적인 것으로 연관시키고 있다. ‘나리’는 기파랑의 인품을 상징한다.

•6행-8행 :

이로부터 냇물의 조약돌에 깃들인 것과 같은 기파랑의 원만한 인품의 한 구석이나마 따르고 싶구나. 달이 작자에게 답하는 형식을 취한 ‘답사’로서, 작자가 기파랑을 사모하는 정을 간접적으로 암시하고 있다. 여기에서 ‘냇물’과 ‘조약돌’은 기파랑의 청순하고 원만한 인품을, ‘마음의 끝’은 기파랑의 훌륭한 인품을 비유한 말이다.

•9행-10행 :

작자의 독백인 ‘결사’로서, 신라의 이상적인 남성상인 기파랑의 인격을 잣나무에 비유하여 그의 정신적 숭고함을 찬양하고 있다. 여기에서 ‘아으’는 감탄사, ‘잣가지’는 기파랑의 고매한 인품을, ‘서리’는 고난과 역경을 각각 은유하는 말이다. 즉, ‘잣가지’와 ‘서리’는 역경에 굴하지 않는 기파랑의 곧고 굳은 아픔을 말하기 위한 소재이다.

■김완진 해독-현대어 역

흐느끼며 바라보매

이슬 밝힌 달이

흰 구름 따라 떠간 언저리에

모래 가른 물가에

耆郞의 모습이올시 수풀이여.

逸烏내 자갈 벌에서

郞이 지니시던

마음의 갓을 쫓고 있노라.

아아, 잣 나무 가지가 높아

눈이라도 덮지 못할 고깔이여.

[김완진 역 /시어, 시구 풀이]

•1-5행 :

'이슬, 흰구름, 모래 가른 물가 → 수풀 → 기랑의 모습’의 사고 과정과 표현을 통해 기랑의 고결한 모습을 형상화하는 데 성공하고 있다.

•6-8행 :

기랑의 인품을 ‘자갈’에 비유하여 원만하고 강직한 성품을 효과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9-10행 :

‘눈’을 이겨내는 ‘잣나무 가지’에 기랑을 비유하여 그의 고고한 절개를 예찬하고 있다. 특히 ‘아아’는 10구체 향가의 낙구로서 이것이 시조의 종장 첫구를 이루는 기원이 된다.

•구성

1-5행 : 기랑의 모습

6-8행 : 기랑의 원만한 인품

9-10행 : 기랑의 고결한 절개 예찬


시어 해석에 대한 차이점

향가는 한자의 음과 뜻을 빌려 국어의 어순에 따라 표기한 차자 문학인데, 오늘날의 우리가 이를 통하여 신라 때의 우리말을 재구하기에는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 즉, 학자에 따라 향가에 대한 다른 해독을 하는 이유는 신라시대의 언어 실태를 정확히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해독자

김완진

양주동

상상을 통해 접근할 수 있는 대상, 높이 우러러보는 광명의 존재, 기파랑의 고매한 인품

흰구름을 좇아 현재 움직이고 있으므로 화자가 직접 볼 수 있는 대상

화자가 존재하는 공간, 맑고 깨끗한 모습

새파란 물 : 푸르고 맑은 정신 세계를 비치는 대상

화자가 있는 공간의 '자갈 벌'로 의미화됨.

조약돌로 의미화함, 원만하고 강직한 인품

잣나무

눈 혹은 서리와 대립되는 이미지로 고난과 역경에 굴하지 않는 기파랑의 고결한 절개


[작품 해설]

화자는 시름에 잠겨, 신성한 가치가 사라져 가고 세속적인 현실의 논리가 퍼져 가는 것을 안타까워하고 있다. 눈도 덮지 못하는 기파랑의 고결한 인품은 현실에서 찾을 수 없고 수풀만 우거지고 자갈만 가득한, 비속한 정경이 제시되고 있는 데서 화자가 대상을 그리워하는 근본 취지를 엿볼 수 있다.

이 노래는 10구체 향가가 약간 변형된 모습을 보여 주고 있는데, 앞의 5구와 뒤의 3구에서 각기 현실과 이상을 대비시키고, ‘아아’로 시작되는 낙구(落句)에서 시상(詩想)을 고양시켜 흠모의 정을 절실히 표현한 작품으로, 월명사의 “제망매가(祭亡妹歌)”와 함께 향가의 빼어난 서정성을 잘 보여 준다.

또한 이 작품은 기파랑이라는 인물의 인품을 정적 소재와 동적 소재의 조화에 의해 이루어지는 청신함, 안정미, 생동감을 통해 표상하고 있다. 우선 달과 구름이 떠 있는 밤 하늘, 물, 그리고 거기에 비치는 달, 눈이 내린 땅과 잣나무가 대조된다.

기본적으로 색감에 의해 청신한 느낌을 주지만 수평적인 것들인 구름, 시냇물, 지상과 수직적인 것들인 달, 물 속의 달, 마음의 끝, 잣나무가 공간적인 조형미를 갖추고 있다. 또 잣나무와 흰 구름, 달이 조화되어 정중동(靜中動)의 모습이 부각되어 있는데, 특히 ‘달’, ‘수풀’, ‘잣나무’ 등은 영원과 생명을 표상하는 사물이다. 이같이 시·공간적으로 완결된 구조 속에 색감을 내포한 자연물을 통해 기파랑의 뛰어난 인품을 감각적으로 형상화하고 있다.

여기서 ‘달’은 우리 고전 시가에서 광명과 염원을 상징하듯, 여기서도 서정적 자아가 바라보는 광명의 달이며, 그를 통하여 기파랑의 고매한 자태를 그려 볼 수 있는 그리움이 어려 있는 달이다. 그리고 낙구의 잣나무는 고결한 인품을 상징하며, 곧게 뻗은 가지는 강직한 성품을 나타낸다. 눈이 잣나무에 닥치는 시련이나 역경, 혹은 유혹을 비유하는 것이라면, 이 잣가지는 기파랑의 인격을 역경에 굴하지 않는 굳고 곧은 것으로 표현해 주는 중심 소재이다.

■ 배경 설화

이 노래와 직접 관련된 산문기록은 찾아 볼 수 없으며 다만 안민가에 대한 삼국유사의 기록에서 보인 바와 같이 경덕왕이 충담에게 묻기를 기파랑을 찬양하는 노래가 그 뜻이 높다고 하는 데 과연 그러냐고 하니 충담이 그렇다고 하였을 뿐이다. 기파랑은 이름에 의하여 화랑인 줄 알며 이 노래에 의해서 찬양할 만한 일이 있는 줄 아나 그가 화랑으로서 어떤 일을 해서 찬양을 받았다는 내용은 전연 알 수 없다.

■ 이해와 감상 1

이 노래는 기파랑이 화랑으로서 평소에 지녔던 인품을 기림에 있어 고고한 인격을 직접 언급하지 않고, 자연물인 달과의 문답 형식으로 은연중에 나타내고 있다. 즉, 이 노래는 달과의 문답을 통해 기파랑의 인품을 찬양한 작품으로 이해된다. 하늘의 달마저 기파랑의 뜻을 따르고 있다고 함으로써 기파랑에 대한 찬양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작중 화자는 기파랑이 지닌 ‘마음의 가장자리’만이라도 따르고 싶어한다. 그가 지향하는 세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따라야 할 이상의 세계이다. 그래서 화자는 마지막 구절에서 기파랑을 더할 수 없는 고매한 인격자로서, 서리조차 모르는 높은 잣나무 가지로 형상화하여 표현하고 있다.

이 노래가 지닌 이러한 고도의 상징적 표현은 향가의 문학성이 매우 높았음을 짐작하게 한다. 또한, 우리 고려 시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애상적인 면이 전혀 없고, 미래 지향적이고 진취적인 기상과 의지가 엿보이는 작품이다.

■ 이해와 감상 2


이 노래는 신라 경덕왕 때의 승려인 충담사(忠談師)가 화랑인 기파랑의 고매한 인품을 찬양하고 추모하기 위해 달과 화자의 문답 형식으로 지은 10구체 향가이다. 이 노래는 화랑인 기파랑의 고매한 인품과 기개를 직접적으로 묘사하지 않고 비유와 상징으로 세련되게 표현하여 <제망매가>와 더불어 개인에 대한 정(情)을 담은 높은 서정성과 숭고미를 보여 주는 향가의 백미(白眉)로 평가받고 있다.



■ 심화 감상

이 노래는 ‘기․서․결’의 3단으로 구성되어 있다. ‘기’구에서는 기파랑을 흰 구름을 헤치면서 드러난 인물로 표현하고, 물에 잠겨 나타난 기파랑의 모습을 보고 그를 사모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을 그리고 있다. ‘서’구는 기파랑이 지녔던 숭고한 마음이 끝을 찾아 좇겠다는 의지를 표현하였다. ‘결’구에서는 하늘 높이 솟은 잣나무이 절개를 통해 기파랑의 고결한 기상을 드러내고 있다. 자연물인 달과의 문답을 통해 기파랑의 인품을 찬양한 작품으로 이해된다.

이 노래에서는 기파랑이라는 화랑의 인품과 기개를 직접 표사하는 대신 비유와 상징으로 세련되게 표현하여 향가의 높은 문학성을 보여 주고 있다. 하늘의 달, 냇물의 조약돌, 땅 위의 잣나무, 서리 등 대립적이거나 색감을 내포한 소재를 통하여 기파랑을 지고지순(地高至純)한 인물형으로 형상화하고 있는 것이다.

<안민가>와 <도솔가>가 나라의 재변(災變)을 다스리려는 뜻에서 지어졌다는 점에서 하나로 묶이듯 <찬기파랑가>와 <제망매가>는 사사로운 한 개인에 대한 정(情)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짝지어진다.


■ 구성 및 소재의 상징성

문사(기)

작자가 달에게 물음 - 그리움(1~3구)

높이 우러러 보는 존재

기파랑의

인품 추모

답사(서)

달이 작자에게 답함 -

인품 찬양 및 추모(4~8구)

냇물

맑고 깨끗한 모습

조약돌

원만하고 강직한 인품

결사(결)

작자의 독백 - 인품, 기상 예찬(9~10구)

잣나무

곧고 강직한 인품





■ 소재의 함축적 의미


•달 : 흔히 광명과 염원을 상징하는데, 여기에서의 달은 시적 화자에게 높이 우러러보이는 존재이다. 그래서 화자는 달을 통하여 기파랑의 고매한 자태를 그려 볼 수 있다. 즉 달에는 기파랑에 대한 시적 화자의 그리움이 투영되어 있다.

•시내 : 천상의 달이 지상의 냇물이 비치고 있으므로, ‘시내’는 기파랑의 청순한 인품을 부각하는 것이다.

•조약돌 : 모서리가 둥근 소재의 속성을 통해 기파랑의 원만하고 강직한 인품을 나타내고 있다.

•잣가지 : 시련이나 역경과 같은 세속적 유혹을 뜻하는 ‘서리’와 대립되는 이미지로서 고난과 역경에 굴하지 않는 기파랑의 고결한 절개를 상징한다.





■<찬기파랑가>의 사회성과 역사성

이 노래는 특정 인물에 대한 찬양과 추모의 시이지만, 그 저변에는 창작 당시의 사회성과 역사성이 잠재되어 있다. 신라의 역사에서 화랑이라는 단체가 차지하는 위상을 생각해 본다면 화랑을 기린 노래가 단순한 찬양가에 머무를 수 없고, 어떤 의미로든 신라 왕조의 역사 및 사회적 변동 양상과 무관치 않다고 볼 수 있다. 경덕왕은 이를 두고 ‘善(鄕)歌’라는 표현을 피하면서 굳이 ‘기의심고(其意甚高, 그 뜻이 매우 높음)’라는 의미심장한 평가를 내렸다. 단순한 서정시라면 임금의 처소까지 전파되어 그의 뇌리에 남아 있을 리가 없다. 이 노래는 개인적 진술에서 벗어나지 않았고, 작품의 문면에는 화랑을 연상케 하는 대목이 확실하지 않으나 하나쯤 있을 뿐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이 노래를 사회성과 격리시킨다면 문학과 사회의 관계를 좁게 해석하는 잘못을 범하게 된다.




■ 서술형 ․ 논술형 완벽 대비 실전문제


(1) 이 작품이 <제망매가>와 더불어 서정시의 백미로 일컬어지는 이유를 쓰시오.


두 작품은 다른 향가와는 달리, 설화와의 예속적 관계가 거의 없는 독립적인 서정시일 뿐만 아니라, 비유적․상징적 기법을 사용하여 화자의 정서를 선명한 이미지로 형상화했기 때문이다.



(2) 기파랑의 자태나 성품을 상징하는 소재를 찾아 쓰시오.

서정적 자아의 상대자이면서 동시에 숭앙의 대상이 되는 기파랑을 상징

냇물

맑고 깨끗한 성품을 비유

조약돌

원만하며 강직한 인품을 비유

잣나무

어떤 시련에도 굽히지 않는 곧고 굳은 의지, 절개를 상징



(3) 이 작품의 ‘달’을 <정읍사>의 ‘달’과 비교하여 공통점과 차이점을 서술하시오.

‘달’은 모든 사람들이 우러러보는 존재로, 흔히 ‘광명’과 ‘염원’을 상징한다. <찬기파랑가>의 ‘달’은 서정적 자아가 염원을 간직하며 우러러보는 대상이라는 점에서 <정읍사>의 ‘달’과 같다. 그러나 <찬기파랑가>의 ‘달’은 기파랑의 고매한 자태를 그려 볼 수 있는 달로서, 화자의 마음속으로 들어오는 달이다. 이에 반해 ‘정읍사’의 ‘달’은 남편을 지향하는 화자의 소망이 담겨진 달이다.


(4) <찬기파랑가>에 반영된 당시의 현상을 추리해 쓰시오.


이 노래에는 유교적 이념이 반영되어 있다. ‘잣가지’는 <논어(論語)>의 한 구절에 있는 표현이며, 기파랑은 화랑인데, 화랑이 지녀야 할 덕목인 세속오계에 유교적 이념이 반영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시대의 화랑은 인격적으로도 존경받는 존재였음을 알 수 있다.



(5) <찬기파랑가>에서 자연 대상에 대한 화자의 태도를 서술하시오.

자연 대상을 거리를 두고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투영하여 바라보고 있다.



(6) <찬기파랑가>의 두드러진 표현상의 특징을 서술하시오.

비유의 적절한 활용, 고도의 상징, 이미지의 창조 등이 매우 탁월하다.


(7) <찬기파랑가>의 창작 동기를 설명하시오.

신라 말기 어지러운 현실 속에서 고결한 인품을 지녔던 기파랑과 화랑이 융성했던 시대가 그리웠기 때문에 이 작품을 썼을 것이라 추측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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