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의 밧줄
민선희
고층 아파트 외벽을 칠하는 사람들
보기만 해도 아찔하다
까마득히 높은 곳
한 가닥 밧줄에 몸을 맡긴 채
오늘도 삶의 벽을 타고
허공에 매달려 하루를 덧칠한다
가장이라는 이름의 무게 견디며
깔축없이, 바람보다 먼저 일터로 향하고
부디 별일 없이 하루가 저물고
사랑하는 가족과 마주 앉아
머리 맞대고 밥 한 끼 나누며
웃음 한 술 보태는 저녁
그 평범한 풍경 한 점
가슴 졸인 팽팽한 하루를 풀어내어
느슨한 저녁의 쉼표이기를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