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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터 감상실

누가 내 아들 살리는 법 아시나요

작성자도진|작성시간26.06.12|조회수23 목록 댓글 0

 

코살라국의 수도 사밧티(舍衛城)에서 있었던 일이다.

사밧티에서 가난한 집안의 딸로 태어난 키사코타미는 몸집이 매우 말랐으므로

키사(야위다)코타미라고 불렸다.

그녀는 재산이 많은 상인의 아들과 결혼을 했고 마침내 귀여운 옥동자를 낳았다.

친정이 매우 가난했기 때문에 경멸을 받고 있던 그녀는

아들을 낳은 뒤로는 모든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았다.

 

그런데 키사코타미의 행복은 매우 짧았다.

아들이 아장아장 걸을 무렵에 그만 병에 걸려 죽고 말았다.

그녀는 죽은 아들을 붙들고 몇 날 몇 밤을 울부 짖으며 떠나지를 않았다.

"저러다가 어미까지 죽게 생겼다."

 

옆에서 안타까이 지켜보던 사람들이 울어도 아무 소용없는 일이니

 진정하라고 달래 보기도 했으나 듣지 않았다.

그녀는 마침내 죽은 아이를 등에 업고 길거리로 뛰어나가 외치기 시작했다.

"내 아들을 살릴 약을 주세요. 내 아들을 살릴 약을 주세요."

 

그러나 사람들은 '죽은 아이에게 약을 준다고 살아나나.' 하며 비웃기도 하고,

때로는 부모의 심정을 헤아려 동정을 보내기도 하였다. 

이런 광경을 본 한 남자가 이렇게 생각했다.

'저러다가 자식 때문에 정신이상자가 되겠구나,

이런 일은 부처님밖에 힘이 되어 줄 사람이 없다.'

 

그러면서 그 남자는 키사코타미에게 부처님이 계시는 곳을 알려 주며 가보라고 권했다.

그녀는 죽은 아들을 업은 채 부처님이 계시는 곳으로 달려갔다. 

이때 부처님은 제자들에게 둘러싸여 설법을 하고 계셨다.

그러나 그녀는 미친 듯이 사람을 비집고 들어가 부처님께 간절히 말했다.

"부처님, 제발 이 아이를 살려 주십시오."

 

부처님은 키사코타미를 보고는 즉시 교화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코타미야, 이곳에 잘 왔다. 내가 너의 아들을 살려 줄 약을 줄 터이니 내 말을 듣겠느냐?"

"부처님이시여, 무슨 말씀이든 다 듣겠사오니 제 아들만 살려 주십시오."

 

부처님은 잠시 뒤에 말을 이었다.

"저 마을로 가서 아무 집에서나 겨자씨 한 알만 얻어 오너라.

그러나 이제까지 죽은 사람이 한 명도 없었던 집에서 얻어 와야 된다는 것을 명심하여라."

 

키사코타미는 그것쯤이야 쉽게 얻을 수 있으리라는 생각에

기쁜 마음으로 집집마다 방문하며 말했다.

"겨자씨 한 알만 주십시오. 이 집에서는 죽은 사람이 없겠지요?"

"그게 무슨 말이오. 얼마 전에도 우리 영감이 죽었다오."

 

그녀는 다음 집으로 갔다.

"이 집에서 죽어나간 사람이 있습니까?"

"여기서 죽은 사람이야 수도 없지."

 

그녀는 발이 부르트도록 뛰어다니며 물었으나 죽은 사람이 없는 집은 아무데도 없었다.

그래도 그녀는 자식을 살리겠다는 일념으로 한 집만 더,

한 집만 더 하며 다니다 보니 어느덧 해가 늬엿뉘엿 져 가고 있었다.

그녀가 힘없이 돌아서서 오는 길에 섬광처럼 번쩍이는 깨침이 있었다.

 

"아, 지금까지 부처님은 말없이 나에게 가르침을 주고 있었구나.

죽은 사람이 없는 집은 이 세상 어디에도 없을 것이다.

자비로운 부처님의 가르침은 바로 이것이었구나."

 

이렇게 깨달은 키사코타미는 모든 슬픔을 가라앉히고

변두리에 있는 묘지로 가서 죽은 아들을 안은 채 말했다.

"얘야, 나는 너의 죽음만 생각하고 슬퍼했지만 

죽음이란 이 세상에서 생을 받은 모든 사람의 숙명이구나."

 

그리고 아들을 조용히 묻은 다음 이렇게 읊었다.

"무상(無常)이란 이 세상 모든 것이 숙명이구나. 한 동네, 한 도시,

한 국가에만 한정된 숙명이 아니라 설사 신이라 해도 벗어날 수가 없구나."

 

부처님은 키사코타미가 돌아올 때까지 혼자 기다리고 계셨다.

아이를 묻고 땅거미가 질 무렵에 돌아온 그녀를 보고 부처님께서 물었다.

"코타미야, 겨자씨는 구했느냐?"

"부처님이시여, 이제 겨자씨는 필요하지 않습니다.

이 세상 어디에도 사람이 죽지 않은 집이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부처님은 코타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코타미야, 너는 네 아들 하나만 죽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죽음은 산자의 숙명이며 진리이니라. 자식도 구할 수 없고 부모나 친척도 구할 수 없다.

 한 번 죽음의 신에 붙잡히면 어쩔 수가 없느니라.

그러므로 이런 이치를 깨닫고 계율을 지켜 열반에 이르는 길을 속히 밝혀야 하느니라."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난 키사코타미는 흔들림 없는 확신을 얻게 됐다. 

그리하여 출가하기를 원했으며 부처님도 이를 허락하여 여승원으로 가게 했다.

 키사코타미는 출가한 후 수행에만 전력하여 곧 성자의 경지에 도달했다.

 키사코타미는 낡고 해진 옷을 입고 다녔으므로

부처님은 비구니 가운데 조의 제일(粗衣第一)이라고 칭찬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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