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걷는 법(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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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다들 바쁘게 사네. 누가 위고 누가 아래인지 따지는 것도 지겹다. 그냥 밤길이나 좀 걷자고.
골목 끝에서 마주친 낯선 표정 하나 어디서 본 듯한데 굳이 묻진 않아 우린 서로의 그림자를 밟으며 걷지 누가 먼저라 할 것도 없이 숨을 죽이지 어제 쥐고 있던 꿈은 이미 다 잊어버렸고 지금 내 주머니엔 오늘 챙길 밥그릇뿐인데 이게 뭐라고, 참 묘하게도 굴러가네
사랑을 말하고, 배를 채우고 싶어 누군가의 곁에 좀 기대어 자고 싶어 근데 손에 쥔 게 많아지면 다 무거워져 다 내려놓으면 편할 걸 우린 다 알고 있잖아 근데 왜 자꾸 손에 힘을 주고 꽉 쥐게 돼?
도와달라 건넨 손, 어느새 무기가 돼 착한 척 숨긴 눈빛은 더 뾰족해져 가네 누가 조금 더 높은지 재어보는 이 밤 서로 어깨 밀치며 좁은 길을 지나가 누가 밟고 누가 밟히는지는 중요하지 않아 그저 이 춤을 멈출 수가 없다는 게 문제지 어차피 다 똑같은 노예들끼리 짓는 미소들
지나온 길은 그냥 텅 비어있는데 우린 왜 그렇게 뜨겁게 서로를 미워했나 내일이면 또 다른 누군가가 걷게 될 길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밤은 깊어만 가
그냥 그렇게 살면 되는 거야 누구든 한번은 밟고 또 밟히면서 오늘 밤은 좀 편하게 눈 좀 붙이자 내일 또 걷기 위해, 아주 잠시만 우린 다 똑같은 거야. 다 똑같은 춤인 거야. 그래, 다 그런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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