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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상생(相生)의 지혜 21

작성자박미정|작성시간26.06.14|조회수9 목록 댓글 0

상생(相生)의 지혜(문화 산책)

작은 돌확이 들려주는 자연의 철학

담장 아래 놓인 오래된 돌확 하나를 바라본다. 세월을 견딘 돌은 군데군데 이끼를 품고 있고, 그 안의 물은 초록빛 개구리밥으로 가득하다. 마치 작은 연못을 옮겨 놓은 듯한 풍경이다. 그 가운데 어린 연잎 몇 장이 얼굴을 내밀고 있다. 넓은 호수도 아니고 화려한 정원도 아니지만, 그 작은 공간에는 자연이 들려주는 깊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

우리는 흔히 세상을 경쟁의 무대로 생각한다. 더 빨리 달리고 더 높이 올라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자연은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 준다. 돌확 속 개구리밥과 연잎은 서로를 밀어내지 않는다. 같은 물을 나누고 같은 햇살을 받으며 함께 자란다. 좁은 공간이지만 다툼보다 공존을 선택한 풍경이다.

생각해 보면 우리의 삶도 혼자서는 완성될 수 없다. 부모의 사랑 속에서 자라고, 친구의 위로로 힘을 얻으며, 이웃의 도움으로 살아간다. 나무는 숲을 이루어 바람을 막고, 강물은 작은 물줄기를 품어 바다로 향한다. 자연의 질서는 경쟁보다 상생에 가깝다.

오늘날 우리는 빠름과 효율을 추구하며 살아간다. 그 과정에서 함께 살아가는 가치를 잊어버릴 때가 많다. 하지만 공동체를 건강하게 만드는 힘은 누군가를 이기는 능력이 아니라 서로를 살리는 마음이다. 상대를 인정하고 배려하는 작은 실천이 결국 더 큰 행복을 만들어 낸다.

돌확 속 어린 연잎은 아직 작고 여리다. 그러나 개구리밥 사이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며 성장한다. 그 모습은 우리에게도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세상은 혼자 빛나는 사람보다 함께 빛나는 사람들에 의해 더 아름다워진다.

초록빛 생명들이 가득한 작은 돌확 앞에서 문득 깨닫는다. 상생은 거창한 철학이 아니라 자연이 매일 실천하는 삶의 방식이라는 것을. 서로 기대고 서로 살리는 마음, 그것이야말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지혜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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