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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성장은 소리 없이 온다 29

작성자박미정|작성시간26.06.18|조회수9 목록 댓글 0

성장은 소리 없이 온다

주방 한쪽 유리병 속에서 콩나물이 자라고 있다. 하얀 줄기는 날마다 조금씩 길어지고, 연둣빛 새순은 조용히 고개를 든다. 별다른 소리도 없이 자라나는 모습이지만 그 안에는 삶의 이치가 담겨 있다.

콩나물은 어둡고 좁은 공간에서 싹을 틔운다. 햇빛 가득한 들판이 아니라 답답한 환경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자란다. 사람 또한 가장 힘들고 막막한 시간 속에서 조금씩 성장한다. 어둠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시간인지도 모른다.

콩나물은 서두르지 않는다. 하루 만에 크게 달라지는 것 같지 않지만 시간이 지나면 어느새 훌쩍 자라 있다. 그러나 우리는 늘 빠른 결과를 원하며 자신을 재촉한다. 자연은 묵묵히 자신의 속도를 지키는데 사람만 조급함 속에서 살아가는 셈이다.

더 인상적인 것은 콩나물이 서로 경쟁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옆의 줄기보다 더 빨리 자라려 하지 않고, 더 많은 공간을 차지하려고도 하지 않는다. 그저 자기 몫의 시간을 견디며 스스로의 길을 간다.

그래서 콩나물을 바라보고 있으면 마음이 차분해진다. 높지 않아도 괜찮고 화려하지 않아도 괜찮다. 중요한 것은 끝내 자라나는 일이다. 삶이 캄캄한 방처럼 느껴질 때도 있지만 그 시간 속에서 우리는 조금씩 단단해지고 있다.

오늘도 작은 유리병 속 콩나물은 말없이 자란다. 그리고 침묵으로 우리에게 가르쳐 준다. 인생은 남보다 빨리 가는 것이 아니라, 포기하지 않고 자기만의 속도로 성장하는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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