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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양식

보이차 생활 돌아보기 41 - 일곱 살 손주에게 평생 '충성 서약'을 받았습니다

작성자무설자|작성시간26.06.22|조회수17 목록 댓글 2

 

두 사람의 차이


한 남자가 보입니다.
남자의 발 앞에는 돌덩이 하나가 놓여있습니다.
구덩이에 빠진 남자는 낙심한 채 그저 웅크리고 있습니다.
그곳에서 탈출하기 위한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은 채 그저 좌절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여자가 보입니다.
이 여자는 앞에서 본 남자와는 전혀 다른 모습입니다.
발 앞에 놓여있던 돌덩이로 열심히 흙을 파내며
탈출을 시도하고 있으며 그녀의 얼굴엔 희망이 엿보입니다.

이 두 사람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탈출을 시도한 여성은 구덩이에서 스스로 나와
자신의 길을 뚜벅뚜벅 걸어갔을 것이고,
그렇지 못한 사람은 누군가 구해주기 전까지 기다리고 있었을 것입니다.


여기 두 유형의 사람이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사람이 되시겠습니까?

중요한 건 바로 시련을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일 것입니다.
이처럼 똑같은 상황 속에서도 마음먹기에 따라
전혀 다른 삶을 살 수 있습니다.


# 오늘의 명언
터널 속에 있을 때는 오직 한 가지만 기억하라.
터널은 통과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지,
머물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 윈스턴 처칠 -

 

++++++++++++++++++++++

 

요즘은 손주 자랑은 금기라고 할 만큼 조심스러운 일지만 자랑 좀 하겠습니다.

자식이 만혼이면 별문제가 없지만 비혼 선언을 하는 일도 적잖아서 애태우는 부모가 많습니다.

저도 딸 하나를 두었는데 서른 중반에 결혼을 했으니 만혼인데도 아이를 바로 가지지 않았습니다.

딸은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에 아이를 가져 어렵사리 출산을 했고 손주가 벌써 일곱 살이 되었네요.

 

손주는 두 돌이 되기 전 어느 날 차 마시는 제 앞에 와서 저를 가만히 바라보는데 차를 달라는 것 같더군요.

두 살짜리 아기가 제 앞에 다소곳이 앉아 제가 주는 찻잔을 앙증맞게 받는 마시는 모습이 참 대견하고 신기했지요.

아기의 입에 차는 별맛도 없을 텐데 한 잔도 아니고 대여섯 잔을 거푸 마시는 걸 보고 놀랐습니다.

그날 이후 할아버지가 차를 마시면 달려와서 앉으니 그야말로 '신통방통'이라고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제 일곱 살이 된 손주는 내년이면 유치원을 마치고 초등학생이 됩니다.

미술학원을 다니는 손주는 그림에 재미를 붙여 왕할머니 구순 잔치, 외삼촌의 결혼에 그림을 그려 선물을 했지요.

손주는 그림 공부를 이 년째하고 있는데 그리는 그림마다 주제가 분명해서 예사롭지 않아 보입니다.

제가 주인공인 그림을 아직 받아보지는 못했는데 할아버지 그림은 어떤 주제가 보일지 내심 궁금했습니다.

 

 

드디어 제 생일을 앞두고 손주가 축하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소식을 딸로부터 전해 들었습니다.

이번 주중이 생일이라 지난 주말에 딸네 식구들과 우리집에서 점심을 같이 했습니다.

손주가 내민 제가 주인공인 그림을 받아 보니 제 눈에는 그야말로 감탄이 절로 나오는 명작이었지요.

그림과 함께 동봉된 편지에, ‘어른이 되어서도 항상 충성을 다하겠습니다.’라는 문구에...ㅎㅎ

 

일곱 살 손주에게 뜻밖의 '평생 충성 서약'을 받고 나니, 가슴 한구석이 따뜻해지면서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집니다.

앞으로 이 녀석이 커가는 모습을 오래오래 보려면 앞으로도 보이차 열심히 마시며 건강 관리에 더 신경 써야겠다는 기분 좋은 다짐을 하게 됩니다.

손주들이 초등학교 고학년만 되어도 할아버지 할머니와 놀아주지 않는다는데 우리 손주는 이렇게 '충성 서약'을 해주니 우리 부부는 외롭지 않을 것 같습니다.

 

"지형아, 할아버지에게 평생 다우(茶友)가 되어주겠다고 약속해 줘서 고마워."

 

 

무 설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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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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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백화정 | 작성시간 26.06.22 new
    오늘은 제가 1등으로 들어왔는데~
    상가에 갈일이생겨서~~
    모처럼 지형이손주를 보니 참말 예쁘게 많이 자랐어요
    할아버지 도반이 되어주더니
    이제 차마시는 할아버지를 그림으로그려서
    할아버지 생신선물로 드리다니
    정말 대견하고 지혜롭습니다
    어쩜 그림을 저리 잘 그릴까요?
    할아버지생신 축하도 드리고
    오래오래 할아버지와 잘 지내겠다니
    정말 좋으시겠습니다.
    정말 어린아이가있어야지 사람냄새가납니다
    아이들이 없는세상엔 사람냄새대신 핸드폰 냄새만 날듯~ㅎㅎㅎ
    지형이 키우시느라 할머니께서 수고 많으셨습니다
    두집을 오가며 돌보기란 매우 힘듭니다~~~
    두분 여름 잘 지내시길빕니다
    저도 무설자님 생신 축하드립니다~♧♧♧
    댓글 첨부 이미지 이미지 확대
  • 답댓글 작성자무설자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22 new 상가에 가실 일...마음이 편치 않을 것 같습니다.
    저는 요즘 내일을 준비하기 보다 지금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다짐합니다.

    사실 주말에 지형이 그림과 글 선물을 받고 너무 놀랐습니다.
    백화정님은 저보다 먼저 겪으신 일이겠지만
    지형이의 할머니 할아버지에 대한 마음이 각별하다는 걸 느꼈습니다.

    손주가 조부모와 자주 만나고, 특히 할머니의 손길이 함께 하는 건
    정서 발달에 아주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지형이는 일상 중에 일어나는 일을 그림에 담아내는데
    사소해 보이는 일도 제 나름의 의미를 부여해서 표현하더군요.

    어른이 되어서도 충성을 다하겠다는 말,
    지금도 할아버지의 말에 집중해서 듣는다는 의미로 읽었습니다.
    참 감사하고 기특한 마음이 특별하게 다가옵니다.

    축하해주셔서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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