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의 이야기입니다..
직업군인으로 생활하다가
힘든 훈련으로 무릎에 이상이 생겨 전역을 하였습니다
사회에 나오니 할 일이 없더군요
중사 봉급을 타서는 부하들에게 쓰고
부대주변의 어려운 주민들을 돕다보니
모아놓은 돈도 없고
사랑하는 가족을 데리고 이곳 저곳을 전전했습니다
결국 흘러들어 간 곳이 금호동 산동네의 싸구려 단칸방..
당시 가난한 사람들은 아궁이에 설치한 간이 연탄 보일러가 대세였습니다..
그날 새어나오는 연탄가스를 막느라 가술도 없는 제가 아궁이를 고친 것이 화근이 되었지요..
아궁이는 방문과 바로 연결이 되어있었구요
한밤중에 아내가 신음을하며 저를 흔들더군요
놀라서 일어나니 아내가 거품을 물고 몸부림치고 있었습니다
그 순간 퍼뜩 드는 생각...
뇌에 산소 공급이 끊어진지 10분이되면 뇌가 썩기 시작한다라는 상식.....
몸이 가벼운 아내를 어깨에 메고 좁은 골목길을 뛰어내려왔습니다
발에 걸리는 슬리퍼도 팽개치고 맨발에 파자마 차림으로 말입니다
큰길까지 얼마나 뛰었을까..
당시에는 야간에 택시가 그리 많지않았습니다
마침 택시가 오더군요
기사와 저는 아내를 들어 택시에 태우고 황급히 병원 응급실로 갔습니다
아내를 들어 병원에 옮기고 나서야 저는 돈을 미처 가져오지 못한 것을 알았습니다
...기사님 죄송합니다 경황이 없어 돈을 못 가져왔는데....계좌번호를 좀 적어주시면 내일 제가......
아닙니다....부인이 건강하시면 바라는 마음 뿐입니다....
그럼 전화번호라도....
아닙니다 ..됐습니다..간호나 잘 하세요..
기사님은 택시로 뛰어가셨습니다..
저는 배웅도 하지 못했습니다..아내가 걱정 되어....
병원에서는 걱정을 하였지만
택시운전사님의 도움으로 신속하게 산소공급기 처치를 받은 덕에
그 후 아내는 다행히 큰 후유증없이
곧 회복을 하였습니다
지금은 약 칠순이 되셨을 그 기사님..
그 기사님 지금 어디에 살고 계실까?..
지금도 그 기사님을 찾지 못한 마음이 죄송함으로 가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