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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사는 이야기

저는 나이트클럽 밴드멤버였습니다.

작성자lalla|작성시간06.04.27|조회수2,088 목록 댓글 21

이제 대리기사일을 한지 약 3개월을 넘겼습니다.

이 일 시작하기 바로 전 일주일까지 저는 나이트클럽에서 드럼을 치는 일을

하고 있었죠.

20대초반부터 음악에 관심도,취미도있어 그쪽 계통에서 일을 배우고 하며

우리나라 컴퓨터음악의 선두주자측에 자리를 잡을만큼 경력도 있고 이름을 대면

아실만한 음반회사와 아실만한 가수들 세션맨들에게 인정도 받으며

작사 작곡 편곡을 해가며 30대 초반까지 잘 먹고 잘 살았습니다.

하지만 30중반이 넘어서면서 신변에 문제가 생겼고 나이를 먹다보니

감각(감성)도 사라지고 결국 30대중반때에, 20대 초반에 배워두었던 드럼을 치며

나이트클럽을 전전하며 3개월 전까지 좋은말로는 뮤지션이었습니다.

하지만 대리일 시작하고 약 일주일후에 가지고 있던 악기-드럼(셋트몽땅).컴퓨터악기(미디악기라고도

하죠)몽땅다 처분하고 그동안 나이트에서 일하면서 돈 못벌어서 은행에 빚 진것 조금이라도

탕감하고 새생활(대리운전일)을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제가 왜 제 과거를 얘기했는지 이제 본론을 시작하겠습니다.

나이트클럽일은 계약서가 없습니다.

밴드마스터(팀장)와 업소사장이 구두로 계약을 하고 일을 시작합니다.

하지만 몇년몇월몇일까지 라는 계약조건이 없고 그냥 합니다.

하다가 업소사장이 밴드가 맘에 안들면 보름만에도 혹은 심할경우 일주일 만에도

일을 못하게 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밴드멤버 내부의 문제가 생겨서 그 문제가 업소영업에 지장이 생길경우에도

사장은 밴드를 체인지 합니다.

간단히 말씀을 드리면 어떨땐 한달일하고 두달 놀수도 있고 두달 일하고 한달 놀수도 있습니다.

사실 그러한 일이 종종있었습니다.

또 어떤때는 한달 일을 했지만 업소가 영업이 안돼 밴드페이(급료)를 지급하지 못하는 일도

더러 있습니다.

이 무슨 개떡같은 경우인지.....

겉에서 보긴에는 조명받고 멋있고 화려해 보이지만 실질적인 돈 벌이는 정말로 별 볼일

없었습니다.

정말로 운이 좋아서 괜찮은 업소에 들어가면 롱런 할수도 있지만 그건 정말 밴드마스타의 로비활동과 그외 여러가지 조건들이 맞아야 그렇게 될수도 있죠.

제가 약 7~8년을 업소생활하며 약 3년동안만 논스톱으로 두군데 업소에서 롱런했고 그외에는

모두다 두달,세달,한달,심지어는 보름만에 악기를 내려야 하는 업소도 있었습니다.

계산해보면 1년중 7개월 정도밖에 일을 하지 못한게 되네요.

이게 저 혼자만 그렇다고요?

아뇨....현재 한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나이트클럽의 밴드멤버들 90%이상이

모두 저와같은 상황입니다.

잠시 담배한대 피우고와서 다시 쓰겠습니다.

......................................

 

제가 대리운전을 선택한 이유를 나이트클럽일과 비교해보겠습니다.

                     

 먼저 나이트클럽일에 대해서,,,

1.일을 하고 싶어도 일자리가 없으면 못한다.(못하면 곧바로 실업자)

2.일을 시작했을때 출근시간과 퇴근시간이 정해져 있고 휴무일은 절대 없다.

  (만약 어느날 일을 못할시 엑스트라(대타)를 보내야 하는데 그 대타의 일당은

내가 줘야 합니다.)

3. 일을 해도 급료를 받을지의 여부는 순전히 업소사장의 권리이고 돈없다고 안줘도

밴드측에서는 손을 쓸 수가 없다.(노동부에서도 힘이 되질 못한다.사장이 언제까지

준다고 하면 그만이니까)

4.일하는 도중 집에서 급한일이 생겨 꼭 집에 가야한 위급한 상황이 생겨도 갈 수가 없다.

 (내가 빠지면 무대음악 진행이 안되니까)

 

대리운전일에 대해서,,,,

1.일을 하고 싶으면 누가 말리지 않는한 언제든지 할 수있다.

2.출근시간 퇴근시간을 내 맘대로 할 수가 있고 일 안하고 싶은날은 쉴수도 있다.

(일 안나가도 누구 한사람 뭐라고하는 사람없고 대타가 필요없다.)

3.일을하면 거의 100% 돈을 받는다.

4.집에서 위급한 사태가 발생을 하면 곧바로 귀가할 수있다.(물론 교통비가 많이

들 수도 있지만 가까워도 못가는것 하고는 다르다)

 

대리운전일......

어렵다면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3개월 전에 했던일과는 비교도 안될만큼 편하고 수입도 좋습니다.

대리운전시작하고 얼마 안되 친구나 선후배가 물어봅니다.

어떠냐고요.....

전 서슴치않고 대답합니다.

'나이트일보다 백번은 낫다 야'라고요.

 

잠깐만 고개를 돌려 바라보면 나보다 더 못한 환경에 처해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힘들다고만 하지 마시고 현재 내 앞에 있는 밥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면

조금이나마 마음의 위안이 되지 않을까 해서 위와 같은 글을 올렸습니다.

 

PS;전 밤일 하는것에 대해 몸의 바이오리듬이랄까요? 그런것이 적응이 되어있어서

대리운전하는것이 육체적으로 그다지 힘들지 않네요.그래서 전 나이트일 하듯이 토,일요일도

일을 나갑니다. 그리고 전 대리운전도 직업이고 직장이라고 생각해서 항상 같은시간에 

출근하고(7시에) 거의 비슷한 시간에 퇴근합니다.(아침6~7시 쯤)  

 

무슨일이든 자기 하기 나름이라고 생각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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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밤부엉이 | 작성시간 06.04.28 쿠~~ 악기선택을 잘못하셨네요. 차라리 기타를 연주하셨으면 룸싸롱에서 오브리라도 하지. 저도 베이스하다 먹고 살길이없어 대리합니다만 내가 좋아서하는일하고 먹고 살기위해서 하는일하고는 차이가 있네요. 모쪼록 안전운전하시고 돈 많이버십시요.
  • 작성자대장마눌 | 작성시간 06.04.29 어차피 일은 해서 풀칠하고 살아야하고....세상살이 내 맘대로 되는것이 100가지중에 몇가지나 있겠습니까....허나 좋게 좋게 생각하면 훨씬 수월한것 같네요... 팔다리 조금 지치고 힘들면 어떻습니까...마음만은 다치지 마세요...자신을 아끼고 사랑해 주세요....모두 모두 건강하시고요....
  • 작성자marineman | 작성시간 06.05.01 역시 세상 모든일은 생각 하기 나름인듯 아자!
  • 작성자lalla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06.05.02 많은 분들이 힘을 주는 글을 올리셨네요. 고맙습니다. 여러분들도 늘 건강하시고 돈 많이 많이 버시길 바라겠습니다.
  • 작성자기찬아빠 | 작성시간 06.06.12 음악 선배님 이시네요.. 앞으로 형님으로 모시겠습니다. 꾸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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