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운전 외국에서는 ?
대리운전제도는 우리나라만의 고유한 현상이 아니다. 자동차 운전이 생활의 일부가 되면서 주취운전 문제도 심각해지고 그러던 중 특히 1980년대에 이르러 음주측정기의 광범위한 보급으로 노상에서의 주취운전자 단속이 활발해지자 반사적으로 각 국가마다 다양한 형태의 대리운전제도가 발생하였다고 할 수 있다. 여기서는 미국과 유럽의 예를 간단히 살펴 본 후 우리나라와 유사한 배경과 영업형태를 보이고 있는 일본의 경우를 비교적 상세히 살펴봄으로써 우리나라 대리운전업의 적절한 규제의 참고자료로 삼기로 한다.
1. 미국
미국은 음주로 인하여 운전이 곤란한 자에게 대체로 두 가지 유형의 안전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가. 지명운전자 프로그램(Designated Driver Programs)
지명운전자 프로그램(Designated Driver Programs)은 1988년부터 운영되고 있는데, 두 명 이상의 음주자 그룹에서 술을 마시지 않는데 동의한 특정인(지명 운전자)이 음주종료 후 그룹의 다른 사람들을 집까지 안전하게 수송하여 주는 프로그램이다. 지명운전자의 선정 방식에는 주류제공자가 지명운전자를 음주자들에게 소개하거나(Server-based DDPs) 사적인 파티, 체육행사 등과 같이 비공식적인 자리에서 음주자들이 자체적으로 지명운전자를 결정하는 방식(Drinker-based DDPs)이 있을 수 있고 또한 지역의 광범위한 참가자에 의해 결성된 조직이 지명운전자를 준비하는 방식(Community-wide DDPs)이 있다.
지명운전자 프로그램(Designated Driver Programs)은 법적 제도가 아니라 정부가 교통안전측면에서 권장하는 것으로 지역공동체가 자율적으로 운영하도록 하는 음주운전방지의 정책적 기준이다. 1998년 미국의 여론조사에 의하면 미국의 술을 마시는 성인의 53%가 지명운전자로 봉사하였거나 지명운전자의 도움으로 안전하게 집으로 귀가한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나. 飮酒者安全歸家支援 프로그램(Ride Service Programs : RSPs)
두 번째 유형인 무료 또는 유료에 의한 음주자안전귀가지원 프로그램(Ride Service Programs : RSPs)은 음주 전에 음주운전을 회피하기 위하여 특정인(지명운전자)을 운전자로 준비하지 않은 상황에서 음주자를 집에까지 데려다 주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미국에는 이러한 프로그램 중 특히 무료프로그램이 전국적으로 약 300여개가 있으며 매년 이 프로그램의 대상이 되는 사람은 약 25,000명, 각 프로그램 당 평균적으로 841명이 혜택을 보고 있다고 한다. 가장 대표적인 무료 또는 유료 프로그램을 간략히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 Tipsy Taxi Program
Colorado주 Pitkin County의 Aspen에서 1983년 처음 시작된 Tipsy Taxi Program은 연중 내내 24시간 운영되는 것으로서, 주취자 판정에 관해 고도로 훈련된 경찰관이나 술집 지배인이 음주로 인하여 운전이 불가능한 자를 발견한 경우 택시를 불러서 주취자를 숙소에까지 안전하게 인도하고 그 비용은 본 프로그램을 위하여 조성된 지역사회의 기부금에서 지불되는 시스템이다. 음주자가 음주운전을 감행하거나 음주장소 근처에서 숙박하는 것을 선택하지 않고 본 프로그램을 선택할 수 있도록 물리적․정신적 장애요인들을 철저히 배제시키고 있는데, 본 프로그램에 의한 귀가비용은 무료이며 본 프로그램 이용사실은 비밀에 부쳐지고 음주장소에 남겨진 자신의 차량에 대한 불법주차범칙금이나 견인비용은 부과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이 프로그램은 Pitkin County의 보안관과 Aspen, Snowmass 경찰청, 지역 요식업조합의 협조로 운영되고 있다.
(2) Sober Cab
Minnesota주의 Minneapolis와 St. Paul에서 매년 12월 25일부터 1월1일까지 공휴일에만 운영되는 무료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병원연합회가 택시회사와 계약을 맺어 운영한다. 나머지 운영방식은 Tipsy Taxi Program과 대동소이하다.
(3) I'm Smart
I'm Smart는 New York주의 Onondaga & Oswego County와 인근 20마일 범위내에서 연중 무휴 24시간 운영되는 회원제 유료대리운전영업방식이다. 구체적인 영업방식은 2년 기한의 회원으로 가입된 자에 한하여 주취후 숙소까지의 이동을 원하는 경우 2인 1조의 운전자가 차량과 함께 배치되어 운전자 중 1인이 회원이 승차한 회원의 차를 운전하여 주고 배치된 차량으로 복귀하는 것이다. 2년간 가입회비는 $45이며 1회 대리운전마다 $38를 지불한다.
2. 유럽
가. 영국의 자전거 활용 대리운전
런던 등에서는 대리운전자가 음주 고객을 귀가시킨 뒤 자전거를 타고 돌아오는 서비스가 성행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대리운전자가 고객의 차를 직접 몰아, 음주자가 다음 날 자신의 차를 찾기 위해 다시 술집 주차장 등을 찾아가야 하는 불편을 덜어준다는 점에서는 우리나라의 대리운전과 동일하다. 그러나 대리운전자의 귀가를 위해 복귀용 차와 함께 2인이 동행하는 불편을 덜기 위해 대리운전자 복귀용으로 접이식 소형자전거를 활용한다. 즉 손님을 귀가시킨 뒤 대리운전자는 부피를 줄여 트렁크에 실은 자전거를 꺼내, 이를 타고 돌아오는 것이다. 대리운전비용은 택시 요금에 비해 약간 비싸지만 만취한 승객에 대한 택시운전자의 거부감을 고려한다면 상당히 합리적인 가격으로 평가되고 있다.
나. 스위스의 '빨간 코(rot nase)' 프로그램
1990년 교통사고 예방의 일환으로 시작된 비영리 자원봉사 서비스 '빨간 코(rot nase)'는 크리스마스 시즌에서 다음해 1월1일까지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무료대리운전제도이다. 매년 약 2천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4천여명의 음주운전자의 귀가를 돕는 것으로 보고 되고 있다.
3. 일본
가. 의의
자동차대리운전업은 1975년경 일본에서 택시업의 틈새시장을 목표로 하여 최초로 시작된 새로운 유형의 사업형태라고 할 수 있다. 대리운전 방식은 이용자의 대리운전 요청에 의하여 대리운전자 2명이 수반차량과 함께 배치되어 대리운전자 1명이 이용자를 이용자차량에 탑승시키고 이용자차량을 운전하고 수반차량은 동행한 뒤 목적지에 도착시킨 후 대리운전자 모두 수반차량을 이용하여 본래의 장소에 복귀하는 것이다. 수반차량 이용이 가장 보편적인 영업방식이지만 일부에서는 대리운전자 1명만이 이용자차를 대리운전하고 혼자서 대중교통 등을 이용하여 복귀하는 경우도 있다.
일본에서도 대리운전영업의 기원에 관하여 富山說과 東京說이 소개되고 있다.
(1) 富山說은 일본의 대표적 관광지 중의 하나인 立山(다테야마)-黑部(쿠로베) アルペンルート(長野縣-富山縣)를 방문하는 자가운전 등산객을 대상으로 했던 차량의 回送서비스에서 힌트를 얻어 시작되었다는 견해로서 이것은 자동차 이용의 편리성이라는 순수한 개인적 수요를 맞추기 위해 시작된 것이라는 입장이다.
(2) 東京說은 교통사고의 방지라는 사회적 수요로부터 시작되었다는 견해이다. 즉 자가용차가 일본인들의 생활에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1970년부터 음주운전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자연히 음주를 한 자가용운전자들의 대리운전수요가 발생하여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어느 견해에 의하든 일본의 대리운전은 운전자가 음주 후에도 차를 계속 사용하기 원하지만 공공수송기관이 발달해 있지 않고 자가용자동차가 주요 교통수단인 지방도시를 중심으로 발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