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집에서 쉬었습니다.
그것도 푹 쉬었습니다.
얼마나 쉬었냐구요?
무려, 2개월하고도 15일이나 쉬었습니다.
좋은 일이 있었냐구요?
아니요, 다쳤습니다.
싸웠냐구요?
아니요, 저 혼자 다쳤습니다.
대리 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보도블럭 패인 곳에 한쪽 발이 빠지면서 멍청하게 혼자 넘어졌습니다.
설마하니, 뼈가 부러지기야 했겠나 싶어서 통증 참고서 이틀 더 일하다가(제가 2남2녀 네 자식을 거느리다 보니, 어디 좀 아프다고 해서 쉴 형편이 못되더라는...ㅎ) 신발 뗄 때마다 눈물이 날 지경이어서 더는 못 참고 병원 갔더니... 진단서 내용대로는, 우측 제5족지부 골절...
암튼, 덕분에 푹 쉬었습니다...
에~~
제가 멍청하게 셀프로 다리븅신 된 무용담을 이야기하자는 게 아니고요...,
내일부터 다시 일을 시작하려 하는데...
새로운 고민거리가 생겨나더라는...
고민의 내용은... 별것도 아닌 “무슨 옷을 입어야 할까?”입니다.
실은, 제가 대리운전 업무를 하며 정장을 즐겨 입던 편이었습니다...
정장차림이 좋아보여서 라기 보다는 사실 입을 옷이 마당치가 않아서요...
근데, 쪼메 쉬고 나서 그런가... 이젠 정장이 싫어지네요.
그동안, 내가 입어놓고도 대리 일을 하는데 이놈의 정장이 거추장스럽다고 생각한 적도 꽤 있었지요...
코털이 얼 정도로 추운 겨울날은 말할 것도 없고요...
여름철 억수장마나 바람 쌩쌩 부는 날도 정장은 영 어울리지 않는 듯합니다.
굳이 날씨를 탓하지 않더라도... 불편과 고생을 덤으로 사는 듯한...
차 사이로 사람 사이로 뜀박질은 기본이고 때로는 어두컴컴한 공사판이나 갈대숲도 헤쳐 나와야 하지요.
집을 나설 때면 마치 전투를 위한 전장으로 나아가는 기분이 들기도...
때로는 이 카페의 이름처럼 밤이슬에 겉옷이 축축해지기도 하지요...
오지를 탈출하는 뚜벅이나 식빵같은 만원버스를 비집고 들어가는 대리기사에게도 정장차림은 불편해보입니다...
복장은 안전하고 직결되기도 하고요... 실은, 저도 그날 안전화(등산화 정도...)만 신었더라도 발가락을 다치지는 않았을지도...
암튼, 제가 겪는 대리기사 노동의 강도는 웬만한 건설현장이나 레저스포츠를 넘어선다고 생각합니다.
대리기사 복장이 비록 아프간주둔 미군들의 전투복까지는 아니더라도 그에 상응하는 기능과 장비와 활동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날은 기껏 양복정장을 입어놓고 신발만 등산화를 신는 이상야릇한 패션을 저 스스로 감행한 적도 있습니다만 이것 참...
높으신 분들마저 현장시찰 간다고 하면 작업복 차림에 안전모도 쓰고 하는 것을 TV에서도 볼 수가 있지요. 비위가 상하기는 하지만 복장의 현장성을 중시하는 반증이기도 ...
게다가 요즘에는 일상활동이나 가벼운 산책마저 아웃도어 의류가 대세입니다. 일반 사무직도 금요일에는 편의복 차람이 많아지고 있고요...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활동장소, 활동반경, 활동범위. 활동강도에 맞는 복장이 가장 좋고 안전한 복장이 아닐까 합니다.
뭐... 일반적으로는 대리기사업무가 서비스직종이라 정장을 입으면 팁도 잘 나오고 이미지도 좋다고 하시던데요... 저는 그렇게 생각지 않습니다.
대리기사는 서비스직이 아니라 운전직이라고 생각합니다. 운전 치고는 나름대로 전문성(지리, 차종, 상황대응, 체력, 인내성 등...)을 요구하는 특수한 운전직이라 생각합니다. 손님과 기사는 대신해서 운전을 해주는 계약관계일 뿐.., 서비스직이라는 멍에가 가끔 기사를 기분풀이나 노예처럼 취급하게 만드는 것일 수도 있지요...
저도 3년 넘게 대리업무를 해왔지만, 정장 입은 날에 팁이 더 많지는 않았던 듯...
법인회사의 정장의무...
그리고, 제가 아는 몇몇 대리사무실도(법인 아님) 기사들의 정장차림을 강요하고 있고요... 콜마너 플러스기사로 일할 때 정장을 강조하는 표현들...
곰곰이 생각해보면... 수영복 입고 스키 타는 일은 아닐는지요.
혹여나 정장 입으시는 단정한 기사님들을 욕보이자고 하는 의도는 아니니까 악플같은 건 삼가해주시고요...^^
(옷이야 개인의 취향과 문화의 문제일수 있으니까요... 다만, 일부 정장규정 회사와 근무복으로서의 정장에 대한...)
대리기사 정장차림,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따블 작성시간 11.11.17 정장입은기사 보면 한숨나온다. 요즘같은 가격에 세탁비나 제대로 건질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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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car레이서 작성시간 11.11.17 1~2만원짜리 거래를 하면서 정장을 입는다는게 우습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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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Jubilee 작성시간 11.11.17 고 스티브 잡스 패션을 참고 하세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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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LENA@ 빵 작성시간 11.11.18 정장은 왜 입을까요?
일단 수입부터 틀림~~정장법인기사들 16에서 20 찍음
저두 일반만 하다가 요즘 법인오다합니다~전 어제195000원에찍고 팁 이만원 합 215000원
이러면 세탁비 나오고 옷도 한벌 사겠지요^^* -
답댓글 작성자제이맨 작성시간 11.11.18 뻥 (사기 ) 자손대대로대리 체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