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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그룹의 몰락

작성자SD혈계|작성시간12.02.23|조회수2,868 목록 댓글 12

과거 로지에는 10개가 넘는 연합이 존재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불과 5년도 채 안 되는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의 얘기 같습니다. 각 그룹간의 공유시간이나 정산방식도 제 각각이었고, 패널티도 처음 2~3번은 인정” 3번째인지 4번째부터 10분간 시간 패널티와 오백원의 금전 패널티를 기사가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바쁠 때야 당연히 좋은 콜을 보기 위해 얼른 오백원 내고 다음 콜을 보지만, 오더 없는 한가한 시간에는 조용히 기기를 끄고 담배 한 대씩 피우던 시절입니다.

 

어쨌든 이런 연합들이 지들끼리 지지고 볶다가 현재의 A,C,N(지방 연합을 제외한 알파벹순이니 태클걸지 마시길) 체제를 유지하게 되었지요.  아마도 가장 오래 유지된 연합체제일 듯 합니다.  그간 다사다난하고 복잡했던 각 그룹들의 변천사는 나중에 따로 쓸 기회가 있을 것 같습니다. 원래 이 글은 N그룹에 대해 쓰려고 시작했지만 어쩔 수 없이 다른 그룹에 대한 대략적인 설명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짧은 밑천으로 쓰는 대략적이고 주관적인 설명이므로 이 글을 읽는 초보분들은 유의 하시길 바랍니다.

 

 

 

A그룹은 비교적 대형사가 많은 그룹입니다.  상황실도 깔끔한 곳이 많지만 대형사의 특성상 저가 콜도 상당수 발생합니다. 오래된 단골들이 많아서 길빵도 적고 캔슬률도 타그룹 보다 낮습니다.  로지 그룹중에서 지역성이 가장 커서 A하나만 깔고 다니면 날 밤 지샐 곳이 아주 많습니다.  부천, 인천, 안양, 안산등 서남부권에서 강합니다.  반면 김포, 고양, 파주, 분당, 수원, 양주등 남부나 북부 지역에서는 조금 약한 것이 단점입니다. 즉 한강변을 낀 북쪽(합정, 마포, 성수, 자양)보다 위로 가면 고생합니다.

 

C그룹은 대형사와 중소형사가 혼합된 형태입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저가 오더가 많은 그룹이라고 생각됩니다.  이는 고가 오더는 미리 C그룹 기사에게 빠지고 저가 오더만 보여서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동선에 그리 신경 쓰지 않아도 그럭저럭 하루 일당을 해 낼 수 있는 그룹입니다. 김포, 고양, 파주, 양주, 의정부등 북쪽에서 매우 강하고, A그룹과는 달리 부천, 인천, 분당, 수원등 남쪽에서도 상당수의 콜이 발생합니다. 외곽 오더를 즐기는 분이라면 한번쯤 사용해도 좋은 그룹이라고 생각됩니다.

 

N그룹은 전형적인 중소형사 업체의 그룹입니다.  이전의 나누미, 리더스, 발해, 삑사리난 리치 그룹등의 업체들이 모여서 만들어 졌습니다.  대형사가 있다고 착각하는 것은 하나의 이름으로 수 십 개의 업체가 모여있기 때문입니다.  네바퀴, 희망모아, 수호천사등등 수 십 개의 작은 업체가 모여서 하나의 이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개중에는 천막이나 지사번호를 이용해 개인영업을 하는 사람들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같은 이름의 업체임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천차만별인 것은 이러한 사정 때문입니다.

 

N그룹의 장점은 전국 어디에서나 오더가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뜬금없이 발생하는 고가 오더도 많고, 오더의 질은 차치하고라도 어지간하면 살아 나오는 프로그램이나 연합은 매우 드물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초보분에게 권하곤 했던 그룹이었습니다.  특별한 동선이나 노하우가 없어도 대리 일을 이해하기엔 가장 좋은 그룹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점은 소규모 업체가 많다 보니 상황실이 불친절 하다든가, 캔슬률이 높고, 한 곳에 락이 걸리면 여러 곳에 동시에 걸리는 JOT같은 경우가 있다는 겁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위의 3개 연합이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하고 있다가 작년 봄부터 N그룹이 삐걱거리기 시작합니다. 소속 업체끼리 타 프로그램을 사용하며 기사들을 공유하므로 보험 하나로 모든 프로그램을 1차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은 기사들에겐 꿈의 업체라 할 수 있었겠지요.  물론 통합 상황실에서는 각 프로그램별로 차수를 맞추는 작업에 골때렸을 겁니다.  그러나 소형업체연합의  단점이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업체 하나에 사장이 40~50명이나 있으니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릅니다.

 

최근 나타나기 시작한 로지와 타프로그램과의 해게모니 싸움과 더불어 로지그룹간의 알력도 작용했으리라 추정됩니다만, 작년부터 시행된 로지사의 몇 몇 정책들은 N그룹 업체에게만 일방적으로 불리한 것들이 많았습니다.  오직 로지 단독사용에 모든 오더를 로지에 올리는 업체에게만 각종 특권(?)을 부여한 것입니다.  작금의 대리시장의 형태에서 N그룹의 각각 소형업체가 수발주율와 소득세등을 비롯한 복잡한 로지의 기준을 맞추기란 매우 어렵다고 보여집니다. 이것이 몰락의 원인이라 생각됩니다.

 

작년 봄부터 희망모아가 1~2차를 오르내리더니, 지난 달에는 엄청난 기사 수를 가진 네바퀴마저 아이콘으로 가버렸습니다. 자기들끼리 딸딸이를 쳤는지, 쌈치기를 했는지는 모르겠으나, 이 사건은 로지나 일반 기사들에게나 매우 충격적입니다.  제가 예전에 쓴 글에서 언급했듯이 대리시장을 읽으려면 중소형 업체의 흐름을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들은 이익에 매우 민감하고, 시장의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반면에 단일 대형업체는 쉽게 움직이지 못합니다. 

 

 

 

지금 앞으로의 전망을 예측하기란 불투명합니다.  처음부터 지금까지 A그룹에 충성(?)하고 있는 필자지만 N그룹의 몰락은 남의 일 같지 않아 매우 안타깝습니다.  지금 솔직히 고백하건데, 대리시장의 미래(미래가 있다면) N그룹에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들이 제 생각대로 공정하게 움직이기 보다는 기형적인 행태를 보이는 바람에 실망도 했지만,  N그룹의 몰락은 대리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로지의 권위를 끌어 내리고 종국에는 로지마저 몰락하는 계기가 될지 모릅니다.

 

그러나 우리 대리기사들은 아무리 힘들어도 계속 거리에서 생존할 것입니다.  길에선 우리가 제일 강하고 우리가 주인이기 때문입니다. 무자비하게 추운 혹한에도, 천둥 번개가 내리치는 장마에도, 아무리 정책을 바꾸어도, 아무리 삥을 뜯어도 우리는 계속 생존할 것입니다.  그들의 죽음을 볼 때까지.  그들의 시체가 한강에 떠내려 갈 때까지.

로쟈주옥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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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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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엄마쟤흙머거 | 작성시간 12.02.24 우와~정말 예리한글인듯...
  • 작성자원조싱싱이 | 작성시간 12.02.25 로지그룹에 대해서 정말 궁금했는데.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 작성자e비가 | 작성시간 12.02.25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 작성자마하2000 | 작성시간 12.03.04 탐욕은...... 결국 --개인이건 기업이건 국가건 망가지게 하고 말지요 몰락의 길로 진입했군요....동감합니다,,,,ㅎㅎ
  • 작성자청평 | 작성시간 12.03.13 로지사 a.n.c그룹간의 차별이궁금했는데 자세히 말씀해주셔서 이해가 많이 되었네요...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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