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______________ 詩 산책

[[詩]]크래커 / 김은닢 시인

작성자운주사|작성시간23.12.14|조회수46 목록 댓글 0





크 래 커




김 은 닢



눈빛이 부서진다
깨지지 않으면 얼마나 굳어지겠니

입안에서 서걱거리는 소리가 끝날 때까지 우리는 서로를 맛있게
와삭
깨문다
풀밭에서 흰주름버섯이 자란다

너도 모자 장수 티파티에 초대받았니
블루엔젤 두 그루가 서 있는 정원에 흰 탁자가 보인다 의자는 세 개 너와 나 사이 삼월 토끼가 졸고 있고 각자의 독백을 즐기는 우리들의 티파티, 접시엔 크래커가 수북이 쌓여있지

네 눈동자를 깊게 쓸어주는 건 내 눈동자에 너를 가두는 거래

측백나무를 오래 바라보는 건 먼 들판을 달리는 거래

눅눅해진 계절을 놓치기 위해 눈썹 없는 얼굴을 그려 볼까

네가 건넨 사금파리 조각에 손목을 깊게 베었어 핏방울이 번지는 들판에 종달새가 튀어오른다

우리의 균열은 길어지는 지평선
우리의 틈에는 푸른 밀밭이 자라는구나

너는 오른쪽
나는 왼쪽 어디에 치약을 놓든 수도꼭지의 물은 쏟아지고

씹는 소리들이 물줄기의 거품으로 빨려들고
축축한 녹말덩어리가 목구멍으로 넘어가고

휘파람을 불면 좋겠어

부풀어 오르는 눈빛으로
밀이 익어가는 들판에서

파티는 언제 끝나는 거지? 되돌아온 여섯시처럼 의자를 한 칸씩 바꾼 우리는 제자리로 돌아오고
여전히 크래커는 바삭바삭해





- 계간『시와경계』2023년 봄호







  Avishai Cohen Big Vicious - Intent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