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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착
이름도 무엇도 없는 역에 도착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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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은 열차가 출발하고 도착하는 곳이지만 이 시에서는 그런 의미 이상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인생의 어떤 단계나 대목, 혹은 막다른 곳을 함께 뜻한다고 보아도 좋겠다. 아니면 지나온 일과 여정을 돌이켜 생각하고 돌아볼 수 있는 어떤 언덕 같은 곳이라고 이해할 수도 있겠다. 우리는 일이 잘 풀려서, 뜻밖에 행운도 좀 얻어서 근사한 곳에 이르고 싶어 하지만, 혹은 그럴듯하게 괜찮은 곳에 도달하려고 애쓰지만 기대한 만큼 성사되지 않을 때가 많다. 그럴 때에 낙담하고 실의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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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희 시집 〈내 몸속의 새를 꺼내주세요〉 파람북 | 2021
도착 / 문정희 『조선일보/문태준의 가슴이 따뜻해지는 詩』 ▷원본 바로가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