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위에서 관능적으로 춤추고 노래하던 가수 엄정화는 간 곳 없고 푼수스럽고 엉뚱하게 구는 여자 엄정화만 보인다. 그녀는 몇 편의 영화와 드라마에서 가수가 아닌 연기자로서의 능력을 보여줬지만 대개 섹시한 매력을 보여주는 역할이었다. 그런데 얼마 전 끝난 '12월의 열대야'에서 그녀는 비로소 배우로 완성된 느낌이다. 잘난 남편, 잘난 시집에서 구박만 받던 여자가 진짜 사랑에 눈떠가는 과정을 코믹하게 그려가는 드라마에서 그녀는 이전의 능숙한 선수가 아닌 풋내기의 미숙함을 너무나 귀엽게 그려내고 있다. 연애에 통달한 노는 여자가 아니라 소녀처럼 사랑에 눈 뜨는 그녀의 두근거림과 실수들이 보는 이들을 재미있게 만든다. 엄정화는 화려한 마스크와 요염한 분위기로 사랑받던 여잔데 하루아침에 어벙한 촌닭이 돼버린 것이다. 그런 모습은 이전에 느끼지 못하던 친근감을 불러일으키고 오히려 그녀를 사랑스런 여자로 만든다. 엄정화는 세련된 도시형 여자라는 틀을 깨버렸기 때문이다. 화려한 도시의 껍질을 벗고 고향으로 돌아온 것 같은 그녀에게는 따뜻한 체온과 인간다움이 느껴진다. 힘들어도 웃음을 잃지 않고 구박받아도 울지 않고 씩씩하게 살아가는 모습에선 그녀의 고향 바다처럼 싱싱한 푸르름이 넘친다. 가수로 시작해서 배우로 성장해가는 그녀의 변신이 어디까지 계속될지는 모르지만 요부도 왈가닥도, 순진녀도 될 수 있는 깜찍한 여자인 것만은 분명하다. < 파티마 의원장, 성형미학 칼럼니스트> | |
다음검색
무대 위에서 관능적으로 춤추고 노래하던 가수 엄정화는 간 곳 없고 푼수스럽고 엉뚱하게 구는 여자 엄정화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