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자의
「그리하여 어느 날, 사랑이여」를 배달하며"
사랑하는 이들에겐 미안한 얘기지만,
사랑의 맹세는 깨어지기 위해
시들기 위해 존재하는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사랑이 끝난 뒤에도
끝나지 않는 게 있다면,
"오늘의 닭고기를 씹어야 하고
오늘의 눈물을 삼켜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최승자의 시가
비유의 옷을 걸치지 않고도
삶의 진실에 육박하는 힘을 지닐 수 있는 것은
그 엄연한 현실을 직시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이 시에 따르면, 중요한 것은
사랑의 성취나 상실 자체가 아닙니다.
상실을 어떻게
온몸으로 않으며 완성 하느냐가
그 사랑의 열도(熱度)를
결정하는 관건이지요.
온몸이 꺾여서라도
네 꽃병에 꽂히는 것이야말로
한 알의 탄환처럼
사랑을 관통하는 최후가 되듯이.
2009. 2. 16.
문학집배원 나희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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