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 제목 뜨고 제일 아쉬웠던 점은..
제가 이방인을 읽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읽어야지 읽어야지 하다가 결국 놓쳐버렸네요
원작을 알았다면 좀 더 양질의 후기를 남길 수 있을 거 같은데..으으...
잡설은 이정도만 하고 본격적으로 리뷰 해 보겠습니다
우선 제일 좋았던 장면은
요 잘못 끼운 탓에 갈 곳 없어진 단추를 던져버리는 장면이에요
'단추는 서로 짝을 맞춰서 끼워 넣어야 한다'는 게 저희에게 있어서는 당연하고 평범한 거잖아요?잘못 끼운다면 다시 풀었다가 넣어서
그 규칙에 맞추려고 하구요
저 장면으로 그 사회의 규칙을 깨버리면서
평범함과는 거리가 있는 무언가 다른 사람이라는 걸 제대로 보여주는 것 같았어요
그런 모습이 무척이나 자유로워 보여서 좋았습니다
스토리에 대한 말도 좀 하고 싶은데요
아직 이번 소설을 읽어보지 않아서 틀린 것들이 있을 수도 있고 겹치는 것들이 있을 수도 있어요
어제오늘 뮤비와 이번 뮤비로 보아,정차의 시간이라는 순간은 창작을 잃어버린 사람들에게 찾아오는 순간이 아닐까 싶어요
한빛을 잃음으로써 곡이 손에 잡히지 않게 되었고
그 때에 정차의 시간에 들어오게 된 어제오늘의 주인공과
주변의 손가락질을 버티지 못하고 창작에 대한 길을 잃어 버리면서
정차의 시간에 들어오게 된 소년
그렇다면 바람잡이에서 나온 소녀도 모종의 이유로 창작을 놓아버리게 되었다고 볼 수도 있겠네요
이 부분이 많이 기대가 됩니다.이번 앨범 스토리에서 제일 애정이 가는 캐릭터가 이 친구라서요
길을 잃기 전과 잃은 후에 따라서 같은 후렴구의 가사라도 그 의미가 다르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잃기 전에는 신에게 질문하는 가사가 마치 호기심에서 비롯된 순수한 물음,혹은 이런 부조리뿐인 세계를 바꿀 수는 없는지에 대한 일말의 희망처럼 느껴졌지만
잃은 후에는 자신의 상황에 대해서 한탄하며 신에 대해 절규하는 듯한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멜로디를 통해서도 곡의 메시지를 찾아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도입 부분은 상당히 잔잔하고 부드러운 느낌이 들었는데,보컬이 들어옴과 동시에 날카로운 느낌의 기타가 추가되어서
이게 평범한 일상에 이방인이 찾아와 버렸다!
56번 거리에 뫼르소가 찾아왔다!
같은 느낌으로 느껴졌어요
중간에 톤을 바꿔서 낮게 "이방인"하는 부분으로
무언가 조화를 깨버리는 연출을 의도하신 게 아닌가 싶어서
보컬 파트=이방인이라는 추측이 조금 더 단단해진 느낌입니다
엔딩 부분에서 도입과 같은 멜로디가 사용된 것도
이방인이었던 소년이 정차의 시간으로 들어가 버리면서
비로소 이방인이 사라져 평범한 일상이 다시 돌아왔다
같은 의미로도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가장 좋았던 가사는
'아아-신이시여 당신은 내 삶이 무의미해지길 바라나요'입니다
소년이 시계의 톱니바퀴를 뜯어내며
정차의 시간을 만들어내는 듯한 장면에서 나오는 가사인데요
여지껏 소년이 신과 태양 같은 보편적으로 긍정적인 의미를 가진 것들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모습을 보여주었던 것에서
해당 가사는 저에게 '신이 내 삶이 무의미하길 바래도,나는 절대 그렇게 되지 않을 것이다' 같은 의미로 보였습니다
이번 앨범 스토리에서 현실,평범한 것,당연한 것들과 제일 동떨어져 있는 정차의 시간을 시작하는 장면과 맞물려서
여태껏 자신을 찍어누르고 손가락질하던 그 세상에게
제대로 크게 한 방 먹이는 것 같았거든요
하지만 그 큰 한 방은 결국 세상에 대한 복수심에서 비롯된 것 같더라구요
조금 다르다는 것,그걸 이유로 모두에게 손가락질 당했으니 그럴 만도 하죠
25도의 바다에서 갈매기에게 관심을 갖는 것도
자신과 겹쳐 보았기 때문이 아닐까요
날지 못하는 갈매기에서 남들과 다른 자신을 겹쳐 보았지만
이 갈매기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고서는
다시금 창작의 길을 찾은,그런 거라 생각합니다
그럼 시간 순서는 뫼르소-어제오늘-바람잡이-25도가 되는 걸까요
소년의 손짓 이후에 한빛이 있던 건물이 무너져내리는 장면을 통해
한빛을 죽인 것은 소년이다라고 유추해볼 수 있었는데
그 동기가 어제오늘의 주인공이 자신과는 다르게 창작을 이어가고 있고,그걸 이해해주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시샘해서
그의 이해자를 없애버림으로써 창작을 앗아가고 나와 같은 처지로 만들어 버려야겠다 같은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번 소설에서 남자가 악보를 잡으려 뛰어들자 소년이 흥미를 잃었다는 묘사가 있는 걸로 보아서
소년의 목표는 '모든 사람에게서 창작을 앗아가는 것'같은 게 아닐까요?
그리고 의문스러운 점도 하나 생겼는데요
'한빛이 어떻게 정차의 시간에 존재할 수 있는가'입니다
소녀는 정차의 시간을 늦은 사람들이 오는 곳이라 칭했는데,한빛이 늦었던 건 아니었잖아요
생각하면서 볼 만한 거리가 생긴 것 같네요
나중에 어제오늘 주인공이랑 재회라도 하면 진짜 울 자신 있음..
너무너무너무 재밌었습니다
이번 뮤비는 꽤나 어려웠어요.동시에 생각할 거리도 많아서 오히려 좋았습니다
그리고 이번엔 무려 선율님 버전도 공개가 되었다니..두 가지 맛으로 질리지 않게 즐길 수 있겠군요
뭔가 과거사가 점점 풀리면서 퍼즐이 맞춰져가는 느낌이 드는데
과연 엔딩이 어떻게 날지..기대가 됩니다 막 두근두근해요
신나서 망상회로 풀가동하고 손에 잡히는대로 써서 꽤 길어져 버렸네요
이번에도 멋진 곡 들고와주신 음율분들께 너무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쭉 응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