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해탈이를 구조해 평강 소장님께 부탁드렸던, 해탈이 대모 박수진이라고 합니다.
최근에 해탈이 건강이 많이 안 좋아졌습니다. 해탈이가 많이 아파서인지 그간 해탈이를 사랑해주신 많은 분들께 우리 해탈이를 소개해 드리고 싶은 마음이 들었고, 오랜 평강의 사이버 공간인 이 곳, 다음 카페에 해탈이의 삶을 간단하게나마 "잘" 기록해두고 싶은 마음이 들어 글을 남깁니다.
2012년 봄이었습니다. 작은 강아지 두 마리와 함께 살던 저는 서해 안면도에 있는 "애견동반 가능 펜션"에 7일간 머물며 여행을 했습니다. 즐거운 여행을 마치는 여행 마지막 날, 펜션 앞 작은 산에서 들려오는 울음소리를 들었고, 찾아가 보았습니다. 그 울음 소리의 주인공은 바로 해탈이었습니다.
해탈이는 정말 더럽고 좁은 공간에서 짧은 목줄에 묶여있었습니다.
해탈이는 식용견으로 키워지던 개였습니다.
7일이라는 긴 시간동안 펜션에 머물며 여행하는 개들과 바로 맞은 편 이런 열악한 환경에서 식용견으로 키워지고 있는 개라니요! 기가 막혔습니다.
여러 마리의 식용견을 키우던 주인은 해탈이만은 "못 잡아 팔고" 있었습니다. 이유는 "피부병이 너무 심해 먹을 수가 없는 지경"이었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주인을 설득해 돈을 주고 해탈이를 "사왔습니다".
해탈이가 안면도에서 애견택시를 타고 안성으로 이사왔습니다. 안성에 도착해 병원으로 이동, 여러 가지 검사를 받아야만 했는데요, 해탈이는 케이지 밖으로 나오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정말 완강하게 거부했습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평강에서도 해탈이는 견사 밖으로 나오기 매우 싫어 했습니다.
해탈이가 케이지나 견사 밖으로 나오기 싫어했던 이유는 이렇습니다. 해탈이는 뜬장에서 함께 있던 친구 개들이 뜬장(케이지)에서 끌려나와 어떤 과정을 통해 해체가 되는지 정면에서 보고 자랐습니다. 케이지에서 나가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잘 알고 있던 해탈이는 그렇게 케이지나 견사 밖으로 나가는 것을 매우 두려워하고 싫어하는 개가 되었습니다.
극도로 저항하는 해탈이를 케이지에서 꺼내 억지로 걷게 했지만 걷지 않았습니다. 결국, 애견택시 기사님의 도움을 받아 해탈이를 병원 안으로 옮길 수 있었습니다. 해탈이는 병원에서 처음으로 다른 작은 강아지들을 만났고요, 깨끗한 물과 사료도 맛있게 먹었습니다. 여러 가지 검사 결과, 해탈이는 심장사상충에 걸려 있었고, 잘 치료 받았고, 완쾌했습니다.
해탈이가 평강에 온 첫 날의 영상입니다. 아픈 아이들의 공간입니다. 심장사상충 치료 중이던 해탈이가 가장 먼저 머물던 공간입니다.
해탈이는 평강에서 정말 잘 먹었고, 잘 마셨고, 잘 쌌고, 잘 지냈습니다. 그래서 이런 아름다운 몸매와 피부와 얼굴을 지닐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많은 분들의 관심, 사랑, 노력으로 우리 해탈이는 견사 밖으로 나와 산책도 하고, 소풍도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해가 갈수록 우리 해탈이의 얼굴에 주름이 늘어 갔지만, 표정만은 여전히 해탈한 표정을 유지했습니다.
어제(2024년 4월 30일 화요일), 우리 해탈이의 모습입니다. 통증이 심할텐데도, 귀여운 표정으로 간식을 먹었습니다. 이가 많이 약해졌는데, 제가 멍청하게 딱딱한 간식을 들고 갔습니다.
해탈이는 2011년생입니다. 2024년 현재 세는 나이(한국 나이)로 14세입니다. 소장님과 의논하여 항암치료와 종양 제거 수술을 하지 않기로 하였습니다. 해탈이는 현재 사택에 머물며 소장님의 보살핌을 받고 있습니다.
해탈이를 사랑해주신 많은 분들이 계시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존경하는 김자영 소장님이 계시지요. 여러분들 덕분에 해탈이는 많이 행복했을 것 같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해탈대모(박수진)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4.05.01 [추가] 영상이 보이지 않네요.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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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진주누나(강하나) 작성시간 24.05.01 늘 1층 견사 햇빛이 따스히 드는 곳에서 봉사자들을 반갑게 맞아주던 해탈이 모습이 참 사랑스러웠어요😍우리 해탈이 건강히 잘지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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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돌쇠(문두영) 작성시간 24.05.02 해탈이는 많은 사람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죠
많이 아프지 않기를 바랍니다... -
작성자vivian(미남/안양/안산양대모박지해) 작성시간 24.05.05 얘기는 들었는데 울 해탈이가 저런 곳에 있었군요. 매번 평강에 갈 때마다, 해탈이랑 부비부비 하는게 항상 소소한 행복이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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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해탈이와 보테(신동진) 작성시간 24.07.10 해탈이 이야기는 소장님 통해서 들은적이 있었는데 이런 사연이 있었는지는 몰랐네요.
해탈이와 대부를 맺을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