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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후기

12월 11일 봉사 후기에요~

작성자마블링(권순재)|작성시간10.12.12|조회수140 목록 댓글 20

사실 이곳 카페 가입도 어제 밤에 했고, 봉사 수기를 다른 분들이 잘 써주셔서 제가 쓰는게 괜찮을까 했지만,

게시판 공지 글을 보고 써야겠구나 하는 생각에 이 글을 작성하고 있습니다. 또 게시판 활성화라는 사명감에!!...네 각설하고 본론으로...

 

 

저는 평강공주 보호소를 몰랐습니다. 바로 어제 아침 10시까지. 저는 단지, 오랜 친구가 밤에 연락 했을 뿐이고(물론 일전에 봉사활동 어딘가로 가자고는 언급했읍죠), 저는 주말에 토플공부와 전공공부, 운동을 빼면 친구들과 노닥거리는 것 뿐인 소위 말하면, '시간을 만들 수 있는 자-잉여' 였습니다.

대학 자취 중에 저희 집주인 두분(아직이, 미오)을 모시고 산지도 3년 정도 됀 것 같네요. 고양이 두마리가 자취생에겐 큰 행복이면서도 많은 어려움을 만들어주는 신기한 존재입니다. 여름엔 모기도 잡아주고(...) 겨울엔 제 이불로 들어와 따뜻한 난로가 되어줍니다. 하지만 자금의 압박은 차치하고라도, 두꺼운 이불만 보면 오줌을 싸는 미오 덕분에 이 추운 겨울에도 저는 봄이불을 쓸 수 밖에 없고, 화장실에만 다녀오면 코에 모래를 붙이고 오는 아직이의 코를 언제나 닦아 줘야합니다. 그래도 좋아서 끼고 살고 있습니다. 이번 봉사활동은 사실 다른집 애들은 얼마나 말썽쟁이일까하는 호기심과 다양한 녀석들을 만나보자 하는 기대감으로 선뜻 나섰습니다.

 

다시, 저는 잉여였기 때문에 가벼운 마음으로 도착했습니다. 그러나 입구에서부터 들려오는 엄청난 울부짖음들! 우흑! 이것은 내가 생각했던 탁아소 같은 보호소가 아냐! (@주: 탁아소 같은; 따뜻한 방에 강아지들이 놀고있고, 봉사자들은 아이들과 놀아주거나 나 가지런히 싸둔 변을 잘 말아 쓰레기통에 버리는, 따뜻한 가정식 욕조에서 아이들을 목욕시키는- so on...)

그렇죠. 엄청난 수의 안주인들을 보며 강렬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특히 입구의 세퍼드양이 울부짖을 때 솔직히 무서웠습니다.(봉사가 끝나갈 때 쯤엔 이쁜이중 하나로 변해 있었지만 ㅋㅋ) 전 고양이의 야릇한 울음소리에만 익숙해있었거든요. 옷이 더러워질 수 있다는 말은 전날 듣고 왔기 때문에 최대한 전투복장(...)으로 입고 와 걱정이 없었지만, 뭔가 개들의 포스에 눌렸습니다.

 

적응이 안되는 와중에 곧바로 작업에 투입되었죠. 저는 어떤게 더 힘들고 어떤 일이 여자가 하기 힘든 일인지 알 지 못하는 상황에서 본능적으로 물을 옮기는 게 힘든 일이겠거니 생각했습니다. 겨울의 아침은 몹시 추웠기에 지하수가 얼었던 것입니다. 물을 사육장 안으로 가져가는 일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사료와 물을 가져가면 알아서 뒤로 물러나며 제가 들어갈 자리를 만들어줬습니다. 밥을 먹다가도 열성적으로 짖는 아이들... 사실 한번 만져달라고 '저요! 저요!'하는 것임을 은연중 느꼈습니다. 그리고 운명의 양군이가 있던 사육장에 들어갔습니다. 옆에 빈 사육장을 통해서 들어가야 하는지는 생각도 하지 못했고, 정면으로 들어가려니 쇠기둥이 있어서 다리부터 사육장으로 넣는게 힘든 구조였습니다. 어렵사리 사육장에 들어갔는데, 양군이는 저를 경계하며 손을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밥을 주고 물을 채우자 경계심이 조금 풀렸는지, 볼을 만질 수 있었습니다. 돌아서 나가려는데, 뭔가가 저를 다시 끌어서 양군이를 스다듬게 만들었습니다. 양군이는 긴장이 풀렸는지 양 발을 제 무릎에 올렸습니다.(저는 쪼그려앉아 있었다는) 제가 양쪽 귀를 만지고 스다듬어주니 이젠 제 무릎 위로 번쩍 올라오는게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사육장에 있는 나머지 두 녀석들이 저에게 다가오자 양군이가 크르릉하면서 다른 개들을 경계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질투하는건가... 아니면 뭣때문에 이러는거지? 하는 생각과 함께 제가 더이상 안에 머물면 개들끼리 싸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일이 터졌죠. 저는 사육장을 나가려고 문을 열었고, 아시다시피 철기둥때문에 몸으로 문을 막으면서 나갈 수 없는 구조였습니다. 온 몸이 근육질인 양군이. 총알처럼 튀어나가더군요. 그리고는 사명감을 가지고 열심히 영역표시...ㄷㄷ 사육장 안의 개들이 양군이가 지나갈 때마다 부러워서인지 얄미워서인지 엄청나게 짖었습니다. 그때마다 저는 개들에게 원망을 듣는 것 같은 압박감을 느꼈죠. 잡으려고 하면 도망가고, 잘 다독여서 안으려고 하면 으르릉거리고... 저는 일단 물러나서 물 주는 일을 계속 했습니다. (@처음 오는 봉사자에게 사육장 안에서 사육장 안으로 다녀야 한다는 걸 현장에서 한번 더 말씀 해주시는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을 거의 다 줄 무렵 안경을 끼신 분이 오셔서 사료그릇과 물통을 문앞에 놓으면 어떡하냐고 하셨습니다. 그러면 안되고 사육소 안쪽 구석에 강아지들이 넘어뜨리지 않게 벽에 붙여서 놓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처음부터 다시 물그릇과 사료그릇의 위치를 옮기기 시작했습니다. 또 사료를 벌써 다 먹어버린 방이 있길래 다시 밥그릇을 채워주고 있었습니다. 안경을 끼신 분-즉 소장님께서 강아지들이 많은 방에는 사료그릇 세개에 물그릇이 두개 필요하다고 하셨습니다.  (@역시 처음 오는 분들은 모르기 때문에 방마다 놓여야 하는 그릇의 개수와 놔 두어야 하는 위치를 꼭 알려주셔요...저는 한그릇으로 다 해결하는지 알았지뭐에요..)저는 정량으로 먹이는 거라 생각했고, 아까 한그릇 줬고 지금 한그릇 채웠으니, 그럼 사료그릇 한그릇만 더 놔두면 되나 하고 물어봤습니다.(3-1+1= 1) 소장님은 오늘 하루 먹고 내일까지 버텨야하니 지금 세그릇을 채워두라고 말씀하셨죠. 저는 다시 한번 확인차 그렇게 되면 오늘 네그릇을 먹이는게 아니냐고 물었는데... 소장님이 일이 많고 피곤하셨던지 저에게 화가난 것 같았습니다. 저는 또 한번 주눅이 들었습니다. (제가 보기보단 소심합니다.ㅠ)

 

양군이가 빠져 나와서 다른분들 고생시키고, 양군이 잡으려다 출입금지 지역 갈뻔해서 또 혼나고, 물통 옮기는데 이제 따뜻해져서 옮기지 말라는 말에 힘빠지고, 물그릇 배치에 혼나고, 밥그릇 갯수에 혼나고...제 마음은 만신창이가 되었습니다.(ㅋㅋㅋㅋ) 아무 정보도 없이 와서 말 그대로 어리둥절, 혼란이었죠. 저 혼자 동떨어진 느낌도 들었고... 잠시 공황상태에 빠진 저를 구원해준 것은 점심시간이었습니다.

 

 곧 정신을 추스리고 오후가 되었습니다. 저는 생각을 했죠. 지금 봉사하러 와서 방해가 되면 안된다...뭐가 제일 도움이 될까. 그래서 힘쓰는 쪽을 자처했습니다. 사료포대 무한리필에 꽉 찬 쓰레기봉지 전량수거를 목표로 중간 중간에 소장님의 집짓기재료를 옮겨드리는 것 까지. 그래서 남아넘치는 저의 힘을 마음것 뿜었지뭡니까...ㅎ

 

그러는 중 처음엔 저를 싫어하는 것 처럼 보였던 아이들이 알고보니 조금은 무서워 하는 것일 뿐이란 것을 알았습니다. 저의 손 냄새를 맡고 그 후엔 볼을 가져대고 그 후엔 몸을 부비는 아이들의 모습. 가엽고 이뻤습니다. 큰 개들이 오히려 더 순해보였구요. ㅎㅎ 쪼그만 녀석중엔 손을 무는 녀석도 있었는데, 무는 척만 하더군요...뭔가 확인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언젠간 친해지겠습니다.

 

하나 건의하자면, 어제 고양이와 개 사육장 사이에 있는 철창을 빠져나온 고양이가 개 사육장으로 떨어져 개들에게 공격당한 건 아실겁니다. 고양이는 머리만 들어가면 지나갈 수 있는 몸을 가진 동물이에요. 고양이가 있는 철창 간격이 넓은 건 아닌지 재고해야할 것 같아요...ㅠㅠ

 

그리고... 출입금지 쪽에 있는 큰 개들하고도 친해지고 싶어요 으허헝...ㅠㅠ

 

 

스크롤 압박이 심한데 쓰다보니... 죄송합니다. r(_  _ )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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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답댓글 작성자마블링(권순재)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0.12.13 네. 익숙해지겠죠^^ 차차 적응해나가겠습니다.
  • 작성자도동뽀코아 | 작성시간 10.12.13 소장님이 힘들어서 말이 좀 쎄게 나간거같아요. 난 그렇게 느꼈어요. 마음은 안그럴꺼라 생각해요. 오랜만에 느낀 풋풋함~ 덕분에 기운 얻고 돌아왔어요. ^^
  • 답댓글 작성자마블링(권순재)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10.12.13 으힉. 풋풋함 좋군요 ㅋㅋㅋ 저도 사실 오후에 비교적(?) 친절히 대해주셔서 좋았답니다. 또 뵈요~
  • 답댓글 작성자오리온(김미성) | 작성시간 10.12.14 오전에 배가 너무 고파서 힘들었는데, 점심 먹고 와서는 기분이 좋아 졌다는 ...
  • 작성자오리(양미란) | 작성시간 10.12.13 글에 고생하신게 확 느껴지네요 ㅋ 화이팅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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