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 과정은 대체로 해석의 과정이다. 마음이 대상을 개념화하지 않고 지각하는 것은 잠시뿐이고, 마음은 대상의 초기 인상을 붙잡자마자 대상 자체를 해석함으로써 관념화 과정을 시작한다. 즉 대상이 속한 범주와 대상에 관한 가설 등으로 대상을 쉽게 파악해버리고자 한다. 그러한 작업을 해내기 위해 마음은 먼저 개념들을 설정하고 상호 뒷받침하는 개념들의 집합인 구조물에 이 개념들을 결합시킨 다음, 이 구조물을 복합적인 해석의 체계로 엮어나간다. 이렇게 되면 결국 처음의 직접 경험은 관념화의 과정에 함몰되고, 눈앞의 대상은 구름에 가린 달처럼 관념과 견해라는 두터운 장막에 가려 흐릿하게 보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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