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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고백] 문자의 성벽을 넘어, 생명의 바다로

작성자조해강|작성시간26.01.24|조회수26 목록 댓글 0

[나의 고백] 문자의 성벽을 넘어, 생명의 바다로

 

안녕하세요, 저는 평생 한 길을 걸어온 구도자이자 목회자입니다. 제 인생의 지도는 30년 전, 작은 흔들림에서부터 다시 그려지기 시작했습니다. 사도 바울이 다메섹 도상에서 빛을 만났듯, 저에게도 인생을 바꾼 결정적인 만남들이 있었습니다.

 

1. 첫 번째 흔들림: 브리태니커 백과사전과의 조우

 

30년 전, 신학대학원 입학을 준비하던 청년 시절이었습니다. 우연히 펼친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의 다니엘서 해설 대목이 저를 얼어붙게 했습니다. 다니엘서가 실제 배경인 주전 6세기가 아니라, 약 400여 년이 지난 주전 160여 년경 안티오쿠스 에피파네스의 박해기에 기록된 묵시문학이라는 설명이었습니다.

 

예수님도 인용하신 다니엘서가 실제 사건보다 500년이나 지난 뒤에 기록되었다니요! 성경의 진실성과 권위가 무너지는 것 같은 공포와 인지부조화로 밤잠을 설쳤습니다. 그때는 그저 내 믿음이 부족한 탓이라며 스스로를 다그치고 더 완고한 전통의 성벽 안으로 숨어버렸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사실, 하나님을 내 생각의 상자 안에 가두려 했던 저의 첫 번째 진통이었습니다.

 

 

2. 두 번째 무장해제: 리처드 프리드먼이 열어준 지성소

 

신학교를 졸업하고 현장에서 사역하던 중, 저는 운명처럼 리처드 프리드먼(Richard Elliott Friedman)의 『성경은 누가 기록했나(Who Wrote the Bible)』를 만났습니다. 그전까지 문서설은 대적해야 할 적이었지만, 프리드먼이 세밀하게 묘사한 ‘지성소’의 구조와 하나님의 임재에 대한 설명을 읽는 순간, 저는 완전히 무장해제 되었습니다.

 

학문적 분석이 성경을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텍스트 너머의 생생한 실재(Reality)를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은 것입니다. “아, 하나님은 내가 지키려는 문자 속에 갇혀 계신 분이 아니라,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당신의 백성을 만나러 오시는 살아있는 분이구나!” 그날 지성소에서 느꼈던 따스한 전율은 제 신학적 폐쇄성을 완전히 무너뜨렸습니다.

 

 

3. 세 번째 도약: 톰 라이트와 마커스 보그를 통한 확장

 

이후 10년의 목회 여정은 제 신앙의 울타리를 허무는 시간이었습니다. 톰 라이트(N.T. Wright)와 김세윤 박사의 통찰을 통해 ‘천국’과 ‘복음’의 의미를 공공적이고 거대한 하나님 나라의 관점으로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최근에는 마커스 보그(Marcus Borg)의 유작인 『고백(Convictions)』을 읽으며, 저의 여정이 단순히 지식을 쌓는 과정이 아니라 ‘하나님을 어떻게 사랑할 것인가’에 대한 고백의 과정임을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제 하나님의 사랑이 기독교라는 울타리를 넘어, 이 세상 모든 곳에서 선한 일을 행하시는 보편적인 성령의 역사로 흐르고 있음을 믿습니다. 비록 주변의 우려 섞인 시선도 있었지만, 저는 이 ‘생명의 바다’가 주는 자유함을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지금, 새로운 출애굽을 시작하며

 

9개월 전, 저는 익숙했던 목회지를 사임하고 ‘생명의 바다 교회’라는 새로운 광야로 나섰습니다. 저에게는 세상이 말하는 화려한 박사학위는 없습니다. 하지만 제 안에는 30년의 인지부조화와 사투하며 영글어진, 세상 그 무엇보다 소중한 복음의 정수가 있습니다.

 

모세가 마지막 40년을 하나님께 드렸듯, 저도 이 30년의 연단을 바탕으로 이 시대의 교회를 위해 봉사하고 싶습니다. 낡은 교리와 배타적인 태도에 갇혀 숨 막혀 하는 영혼들에게, 제가 만난 지성소의 임재와 생명의 바다와 같은 자유함을 전해주고 싶습니다.

 

이 길을 30년 동안 묵묵히 함께 걸어주며, 이제 밤마다 저와 함께 도서 필사와 독서, 그리고 성경읽기에 함께해 주는 아내에게 깊은 존경과 사랑을 전합니다. 우리 부부가 오로지 주님만을 바라보며 걸어온 이 길 끝에, 더 많은 분과 함께 생명의 바다에서 조우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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