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의 연 시조
|개암 김동출|
낙동강변 비옥한 땅 창녕에서
영산강 줄기내린 황토밭 무안에서
매서운 겨울 칼바람 한 줌
따스한 봄날 햇살 한 바가지
부지런한 농부의 발걸음도 먹고
저마다 동글둥글 탐스레 자란 양파
독한 서리 내리는 겨울날엔
보이지 않는 땅속에서 숨을 죽이고
오직 푸른 농부의 발자국 소리에
얼어붙은 몸을 녹이며 자랐으리라
하얀 살 속에 겹겹이 쌓인 것은
매운 계절을 버텨낸 매운 눈물이요,
늦봄의 햇살 아래 마침내 차오른 것은
더없이 달콤한 대지의 축복이니
한 껍질 벗길 때마다 배어 나는
그 지극한 향기와 단맛은
강바람을 이겨낸 대지의 뚝심이자
허리 한 번 펴지 못한 농부의 거친 손길이어라
짜장면 면발 곁에 감초로 앉았다가
아재들 고추장 찍은 술안주도 되었다가
맛나다, 육수 내는 손길이 집집마다 가득해.
<시작 노트>
아내가
똥을 빼낸 굵은 멸치와
양파를 솥에다 한데 삶아
육수를 만들 요량.
양파까기 도움에 응했다.
2026-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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