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두막 만들기 1일
마당에 원두막을 하나 만들어 볼까 하고 생각하고 있던 차에, 봄이 오고 따뜻한 바람이 솔솔 부니
집사람을 꼬시기가 한결 쉬워지더군요.. ^^:
하여 큰 맘먹고 원두막을 하나 짓기로 하고 여기저기 시장 조사를 해보니..
허걱… 원두막이 왜이리 비싼거야… ㅠ.ㅠ
싼게 300만원이고 조금 큰거는 500만원을 훌떡 넘어서니, 서민의 주머니로는 아예
엄두가 안 나더라구요…
하여, 생각해낸게 직접 만들어 보자~~!! ( 용감도 하셔라... ㅡ.ㅡ )
사실 카페에서 원두막 만들어서 올리신 사진과 글은 많이 봤지만, 제가 워낙 손재주가 없는 편이어서
생각을 안 했었죠. 근데, 이번엔 한번 도전해 볼 가치가 있겠다 싶어서 큰 맘먹고 한번 일을 저질러
보기로 했습니다..^^:
특히 묵이님이 올려주신 글이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드립니다..^^:
하여 저의 경험도 혹시나 다른분에게 도움이 될까하여 용기를 내어서 글을 올려봅니다…
목수는 저구요, 잡부는 집사람입니다.
딸랑 둘이서 하려니 힘이 더 들더군요.. ( 이래서 집에 식구가 많아야 하나 봅니다...)
사실 집사람이 이것 저것 만들기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이렇게 힘을 필요로 하는 일은 전혀 안해본
이른바 곱게(?)자란 사람이어서 심히 걱정은 되지만,
그래도 둘이하면 뭘 못하겠냐며 둘이서 함 해 보기로 했습니다.
( 나중엔 무지 후회 하더라구요…^^: )
제일 먼저 카페에 올라있는 모든 글과 자료를 검색하고, 제가 원두막 설치할 장소를 잡고
설계도를 그려보았습니다.
설계도에 맞추어서 필요한 자재 주문하고 , 자재가 올 동안 기둥을 새울 자리에 기초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저희집 귀퉁이 자리에 딱 맞게 만들려다 보니, 만들기 편한 정사각의 원두막이 아닌 250cm X 340cm 의
직사각형의 원두막으로 만들어야 하는 고민이 생겼습니다.
정사각형이면, 중앙에 필요한 철물이라던가 각 모서리 부분의 마감이 훨씬 편한데,
어쩔수 없이 직사각형으로 만들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좀더 신중히 설계도를 만들고 각 모서리 부분의 길이와 형태도 정확히 그려둬야 했습니다…
( 물론, 나중엔 별로 도움이 안 되었지만.. ㅠ.ㅠ )
기초를 만들고 난 후 충분히 굳히고, 바닥은 잡풀이 나는걸 방지도 하고 깨끗하게 유지하기
위해 기초할 때 같이 시멘트로 바닥을 마무리 하였습니다..
기둥은 6X6 방부목으로 세우고, 일단 바닥을 먼저 만들었습니다..
바닥을 먼저 만들면, 나중에 지붕쪽 할 때 좀더 편하게 이용할수 있기 때문이죠..
물론, 바닥은 피스로 고정하기전입니다.
( 왜냐하면, 바닥에 사다리나 각종공구들이 올라가면 흠집이 나기 때문에, 사용할 바닥이 밑으로
가도록한 상태로 이용하다가 지붕공정이 다 끝난 다음에는 기존의 바닥을 뒤집어서 고정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바닥은 시더로 했습니다. 가격은 두 배 이지만 일단 변형이 적고, 아름다운 바닥모양을 낼수있기
때문입니다. ( 혹자는 시더 바닥이 더 몸에 해롭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만, 제가 생각하기로는
방부목 보다는 낫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천연 재료가 좋지 않을까요??
물론, 방부목은 ACQ 방부목으로 했는데요, 이 역시도 그냥 마음의 위안이라고만
생각해야 할 듯….. ㅡ.ㅡ)
기둥과 바닥은 일사천리로 진행됩니다.
별로 어렵지도 않고, 정확한 길이대로 자르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죠..
기둥철물로 6X6 기둥을 단단히 고정해 놓으면, 바닥만들기도 훨씬 편합니다.
(저의 경우는 철물과 기둥을 연결할 볼트를 못 구해, 임시로 스쿠류로 고정해 놓았습니다.)
반나절만에 바닥을 완성하고, 이제 윗쪽으로 올라갑니다.
하지만 ,바로 난관에 부딪힙니다…
나무 올리고 내리고..이게 좀 힘든일이 아닙니다… ㅠ.ㅠ
6X6 기둥을 먼저 세운 다음, 필요한 높이에 맞추어 윗부분을 자릅니다. 그후에 지붕 윗쪽을 고정한다음
움직이지 않게 체결을 했습니다.
지붕은 가장 난이도가 높은 부분입니다.
먼저 지붕의 한 가운데에 중심이 될 팔각중심을 먼저 만든후에, 각 모서리를 조립한후
옆집 형님의 손을 잠시 빌어 같이 기둥위로 올렸습니다.
처음에는 당연히 중심이 맞지 않아 이리저리 움직이면서 가운데 중심을 찾아 나갔습니다.
중심이 맞은이후에 나머지 모서리 부분을 가 고정 시켰습니다.
( 나중에 중간부분의 서까래를 끼울 때 혹시 틀어질까봐.. )
원두막이 작을때는 귀부분과 좌,우 중심부분 총 8군데만 서까래가 들어가면 되지만,
일단 3M가 넘어가면, 중간에 보강재를 하나씩 더 넣어 줘야만 안전하다고 합니다.
( 사실, 원두막 설계할 때 전문가의 조언을 좀 들었습니다… ^^:)
이렇게 지붕의 가운데 서까래를 올리고 나니, 아침 일찍 시작한 작업인데
벌써 해가 넘어 가고, 어두워 지더군요..
장비를 정리해서 넣고, 서까래 올릴 때 수고해 주신 옆집형님이랑 같이 쐬주 한잔 하면서
오늘일과를 마무리했습니다.
바닥면이 다 된 것만 보아도 왠지 흐뭇하고, 벌써 원두막이 다 지어진 것 같더군요.
하지만, 정말 힘든일은 지금부터 였습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