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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지금 만나러 갑니다: 축구 해설위원 '박문성' 편

작성자getready♡|작성시간07.05.13|조회수13,685 목록 댓글 74

모두들 기억나십니까?

 

K리그 토크, 해외 토크, 프리토크에서 박문성씨께 궁금한 점들을 댓글로 달아주셨었죠.

 

그 질문들을 간추려 1편으로 지금 나갑니다.

 

직접 만난것이 아니라 이메일 인터뷰 였음을 분명하게 알려드립니다.

 

시기: 2007년 3월 31일

 

     [사진 출처: 박문성씨 싸이 http://www.cyworld.com/football01]

 

 

1. 인터뷰 요청을 선뜻 수락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먼저 카페 회원들께 인사 부탁드려요.


축구를 좋아하시는 분들과의 만남은 언제나 즐겁고 행복합니다.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이라는 점에서도 뜻있고 따뜻하지요. 소중한 인연, 함께 했으면 합니다.

 

 

2. 어떻게 처음 축구를 접하게 되셨나요? 그 계기가 궁금하네요.


너무나 큰 그림의 질문이네요^^. 어릴 적부터 운동을 좋아했습니다. 특히 축구와 농구를 즐겨했지요. 작은 형이 중학교 때까지 축구선수를 해 가까이 보고 즐겼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UFO라는 아마 클럽에서 공을 차기도 했지요. 학생들의 순수팀이어서 실력은 그다지... 어릴 적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1983년 멕시코 세계청소년선수권 4강입니다. 형들이 하도 소리를 지르는 통에 도저히 함께 응원을 하지 않을 수 없는 분위기였죠.^^ 참으로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3. 축구해설가를 택하신 이유는 뭔가요? 다른 많은 축구 관련 직종 중에 해설가를 택하신 이유가 궁금하네요.


축구해설가는 엄밀히 말해 독립적인 직업이라 하기 어렵습니다. 축구 관련한 직업을 갖고 있으면서 겸하는 형태라 할 수 있지요. 제 직업도 축구기자이고요. 베스트일레븐 취재팀 차장을 하면서 축구해설을 겸하고 있다고 하는 것이 정확하겠지요. 축구해설을 하고 싶어하는 분들이 알아두었으면 하는 내용이기도 합니다. 먼저 축구 관련 직업을 선택하고 준비하셔야 합니다. 해설을 하게 된 계기는 2002월드컵을 앞두고 모 방송국에서 제안이 왔는데 한 두 번 고사하다 출연하게 되었는데 무난했는지 고정 출연을 하게 되었고 2002월드컵 이후 송종국의 네덜란드, 설기현의 벨기에 리그 진출에 맞춰 본격적인 경기 해설을 하게 되었습니다.

 

 

4. 주변에서 반대를 있거나 하지는 않았나요?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은 행복한 일이지요. 주위에서도 알고 있어서 인지 많은 힘을 주었습니다. 참 고마운 일이지요.

 

 

5. 지금 본인은 어느정도 만족하세요?


선택엔 만족합니다. 하지만 많이 부족한 터라 가끔은 스스로를 채찍질하기도 하지요. 노력하는 것만큼 좋은 게 없는 것 같습니다.

 

 

6. 요즘 주위에서 알아보는 사람들이 많을텐데.. 유명세를 느끼시는지?

 

유명세라 하기에는... 그렇지 않습니다. 목욕탕이나 화장실에서를 제외^^하고는 언제나 소중한 분들입니다. 축구를 아끼고 사랑하는 분들이니까요.

 

 

7. 박문성씨 하면 때려때려~가 가장 먼저 생각나는데.. 보는 사람들의 재미를 생각해서 약간 의식해서 소리치는 건가요?


경기를 지켜보시는 분들은 알고 계시겠지만 한참 몰입하다보면 뭔가를 의식하기가 어렸습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분이 제 미니홈피에 ‘때려 때려’라는 제목으로 동영상을 올린 것을 보고야 “내가 자주 쓰는 표현이구나”고 체감했습니다. 요즘엔 주위에서 이야기를 하셔서 오히려 의식적으로 줄어야지 하는데 쉽지 않더라고요.

 

 

8. 축구 해설자에게는 엄청난 축구 정보가 요구되는데.. 해외 축구에 대한 지식은 어디서 얻으시나요? 해외 리그 경기는 어떻게 보시는지?


공자의 말처럼 ‘아는 자는 노력하는 자만 못하고,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만 못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특별히 어떠한 노하우가 있다기보다는 자주 접하고 또 즐기려는 마음으로 배우고 있습니다.

 

 

9. 새벽에 해외 리그 축구 경기를 중계하시다가 너무 피곤하셔서 조신적이 있나요?


(단호하게) 있습니다. 2005년으로 기억하는데 사정이 생겨서 하루에 3경기를 중계한 적이 있었습니다. 마지막 경기가 새벽 4시 경기였는데 졸음과 피곤이 겹쳐 비몽사몽간에 앞 경기와 혼돈해 말을 하다 캐스터가 깜짝 놀라 바라보던 모습이 떠오릅니다.^^

 

 

10. 해설하시다가 갑자기 선수 이름이 기억이 나지 않을 경우 어떻게 대처하시는지..


참으로 난감한 경우이지요. 가끔 일상생활 할 때 자기 집 혹은 핸드폰 번호가 떠오르지 않을 때의 기분이랄까요. 그럴 때 일단 넘긴 뒤 기억을 계속해서 짜내는 수밖에 없습니다. 혹 앞으로 이런 일이 있더라도 너그러이 봐주세요.^^

 

 

11.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거나 인상 깊었던 경기는 무언가요? 그 이유는?


여러 경기가 있습니다. 1999년 수원과 부산의 K리그 챔프 2차전(샤샤의 신의손 눈앞에서 목격), 2005년 아인트호벤과 AC밀란의 챔스 4강(박지성과 코쿠의 대분전)과 AC밀란과 리버풀 결승전(이것이 축구다), 그해 10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풀햄전(박지성의 프리미어리그 첫 공격포인트), 얼마 전 서울과 수원전(K리그의 가능성을 재확인) 등이 기억에 남습니다.

 

 

12. 어떤 리그를 즐겨보세요?


딱 집어서 특정 리그를 주목하지는 않습니다. 직업 특성상 그러기도 어렵고요. 아마 횟수로만 따진다면 K리그를 가장 많이 보지 않나 생각됩니다.

 

 

13. 해외 클럽 팀 중 가장 좋아하는 팀이나 선수는 어딘가요?


축구기자와 해설을 시작한 뒤로 특정 팀과 선수에 대한 충성도가 떨어졌는데 바뀌더라고요. 강렬한 스토리와 감동을 전해주는 팀과 선수들을 좋아합니다.

 

 

14. 지금은 은퇴한 과거 뛰었던 선수들 중 좋아하는 선수는 누가 있을까요?


90년대 필드를 주름잡았던 후이 코스타, 루이스 피구, 지네딘 지단, 후안 베론 등 판타지스타류를 좋아했습니다. 아, 영원한 축구계의 로맨티스트 가브리엘 바티스투타의 눈물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습니다.

 

 

15. 꽤 많은 분들이 축구 토토를 하시는데.. 본인도 직접 해본 적이 있으신지.. 혹시 주위에서 자문을 구하지는 않던가요?


초창기에 해 본적이 있습니다. 쉽지 않더라고요. 아니면 부자 됐겠죠.^^ 토토 관련 프로그램을 진행한 적이 있는데 그 때 특히 많은 분들이 연락을 하셔서 예상을 물어보곤 했습니다. 한번은 동남아시아에서 거주하신다는 분이 연락을 해 물으셨는데 깜짝 놀란 기억이 있습니다.

 

 

16. 외국어 실력은 어느 정도 되시는지? 해설자에게 능숙한 외국어 능력은 많은 도움이 될꺼 같은데..


보통입니다. 기자나 해설을 하기 위해서는 외국어 능력을 갖춰야 합니다. 꿈을 꾸시는 많은 분들도 열심히 노력하셔서 좋은 결과 얻으시길 바라겠습니다.

 

 

17. 박문성표 해설에 대한 특별한 노하우가 있다면..


축구는 열정입니다. 또 선수들이 온 몸으로 표현하는 역동적 예술입니다. 감동을 최대한 고스란히 전달해드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 무겁지도 치우치지도 않는 객관적인 전달로 축구의 매력 자체를 더하고 싶습니다. 사람 내음 나는, 그러면서도 축구의 역동성이 살아 숨 쉬는 해설을 하고자 합니다. 

 

 

18. 세상은 참으로 넓죠. 이 커다란 지구에 수많은 축구 선수들이 존재하는데 가장 외우기 어려웠던 선수의 이름과 쉽게 선수들 이름 외우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아무래도 이름이 긴 그리스, 발음이 쉽지 않은 헝가리, 유사한 발음이 이어지는 세르비아계 선수들의 이름이 힘들지요. 왕도는 없습니다. 자주 접하고 또 소리 내어 읽어보고 써 보고 하면 점차 친숙해지더라고요.^^

 

 

19. 해설을 하시는 입장에서 목소리 관리에 많은 신경을 쓰실텐데 관리는 어떻게 하시는지?


특별한 관리는 없습니다. 건강한 목소리를 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릴 뿐입니다. 목이 아프거나 하면 목 캔디나 따뜻한 우리 차를 마시곤 합니다.

 

 

20. 박지성선수 완소팬이시라는 이야기가 있어요. 평소 맨유 경기를 즐겨보시나요? 박지성 선수에 얽힌 에피소드를 알려주세요.


모 포털 평점을 하기 위해서라도 맨유 경기를 빠짐없이 봐야 합니다.^^ 박지성 선수의 명지대 시절, 처음 만났는데요. 박지성군은 베스트일레븐 독자였고 전 당시 올림픽대표의 유망주로 꼽히던 박 선수의 가능성을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그 후 박지성 선수가 J리그를 거쳐 네덜란드-잉글랜드로 진출했는데 우연찮게도 제가 중계를 맡게 되었고 자연스레 경기와 중계에 대해 이야기하곤 했습니다.

 

 

21. 멋진 해설에 비례하는 축구 실력을 가지셨나요?! 아님 반비례??


공을 차고 뛰어다니는 수준입니다.^^ 포지션이라는 말이 거창하긴 하지만 좋아하는 곳은 미드필드이고요, 요즘은 운동량이 부족해서 그런지 헉헉 거리는 경우가 잦습니다.ㅎ 언제 한번 공을 함께 차는 날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얼른 몸 만들어야 되겠다.)

 

 

22. 피파 게임의 해설을 더빙하셨었죠. 어떻게 녹음 하셨나요? 하나하나 일일이 다 녹음하신거죠? 녹음은 재밌으셨는지?


4년째로 기억하는데요. 축구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경우를 가정하고 동일 상황에 10가지 정도의 다른 표현으로 해설하는 식입니다. 처음 녹음할 때의 분량은 A4 3000장 안팎이었지요. 너무나 많은 양과 계속해서 표현을 생각하고 소리를 내야 해서 잠을 자다 잠꼬대를 하기도 했습니다. 녹음 분량에 비해 실제 게임에 나오는 표현이 적어서 아쉽기도 합니다.^^ 물론 일일이 다 녹음하는 방식입니다. 어쩔 때면 상황과 멘트가 다르다고 지적하시는 분들이 계신데요, 그 부분은 캐나다의 기술 스태프 영역이라 저로서는 불가항력적이기도 하답니다. 매우 힘든 작업이었는데 제가 더빙한 게임을 즐기시는 분들을 볼 때면 큰 보람을 느끼게 됩니다.

 

 

23. 주로 EPL경기를 중계하시는데 K리그를 중계하실 생각이 있으신가요?


요즘은 EPL 중계보다는 관전이지요. 이유는 아시죠.^^ 앞에서도 말씀드렸듯이 K리그를 좋아하고 즐겨보는 까닭에 K리그 중계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너무나 행복할 듯 합니다. 또 현재 K리그를 중계하고 있기도 하고요.

 

 

24. 많은 축구 해설 위원분들이 계신데.. 보이지 않는 경쟁심 같은것은 없나요? 특별히 친한 해설위원이 계시다면 누구?


너무나 소중한 분들이십니다. 모든 분들이 배움의 모델이기도 합니다. 선수들이 그렇듯 선의의 경쟁은 스스로를 나아가게 만드는 더없는 동력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25. 본인이 생각하시는 축구의 매력은?


축구의 매력은 보편성과 평등성에 있다고 합니다. 어떠한 스포츠보다 인류의 모습에 가깝고 또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운동이라고 생각합니다. 공을 차지하기 위해 격렬하게 부딪히면서도 쓰러진 선수를 일으켜주는 모습에선 따뜻함이 묻어납니다. 한편으론 서로의 차이를 존중하는 마음을 바탕으로 신체적 유불리에 따른 차별이 크지 않다는 점입니다. 크가 큰 선수나 작은 선수 모두가 자신의 장점을 살려 최고의 반열에 올라설 수 있는 운동인 축구의 묘미야 말로 축구를 지구촌 최대의 스포츠로 올려놓은 저력이 아닌가 합니다.

 

 

26.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


목표를 말하기에는 지금이 너무나 부족하지 않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간의 길이 축구의 피상을 접하고 배우는 시간들이었다면 앞으로는 진정한 축구의 재미와 열정을 알기 위해 본격적으로 매진해야 하는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지도자와 심판 자격증 등에도 도전해 보고 싶습니다.

 

 

27. 지금까지 많은 일을 해오셨는데 지금까지의 축구 관련 인생을 짧은 자서전형식으로 쓴다면?


자서전은 서른 중반의 저에겐 맞지 않고요^^ 기회가 닿는다면 축구 문화와 관련해서 이것저것 재미난 일들을 묶어 책을 쓰고 싶습니다. 물론 공부도 많이 해야 하고 많은 것들을 보고 배워야 가능하겠지요.

 

 

28. 마지막으로 거침없이 하나만 물어보겠습니다. 흠..... (뜸들이며) 다이어트를 하셨는데 그 계기는.....??


살이 너무 쪄서요.^^ 사회생활을 하면서 급속도로 불어나는 살 때문에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언젠가 한 번은 병원 신세를 지기도 했지요. 의사 선생님의 처방은 한 가지, 다이어트였습니다. 2004년부터 강도 높은 훈련(?)에 돌입해 예전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시간과 인내와의 싸움이었습니다.^^

 

 

 

바쁘시지만 흔쾌히 시간 내주셔서 이메일 인터뷰에 성심껏 답변해주신 박문성씨께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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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발라크@ | 작성시간 10.05.30 잘 읽었어요 ㅋㅋ
  • 작성자마음이♡ | 작성시간 10.06.18 으악
  • 작성자밀란의딩요 | 작성시간 10.11.06 때리네요
  • 작성자Justin Timberlake | 작성시간 11.02.10 참 말씀 조리있게 잘하시네...이래서 사람은 책을 많이 읽어야되..
  • 작성자㎩rk | 작성시간 11.07.23 박문성 ㄷㄱ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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