굉장히 바쁘신데 흔쾌히 인터뷰 승낙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먼저 카페 회원들께 인사 부탁드려요.
새벽에 프리미어리그와 챔피언스리그 시청하시기에도 힘드실텐데 이렇게 온라인상에서 회원 여러분들과 또 만나 뵙게 되어서 개인적으로도 영광입니다.
1. 많은 질문들이 있었는데요 그 중 회원분들이 가장 많이 궁금해하셨던 것이 개인적으로 좋아하시는 팀과 선수들이었어요. 많은 사람들에게 맨유 팬으로 알려져 있는데 실제로는 어떠신가요?
많은 분들이 너무 맨유 편향 중계가 아니냐는 지적을 하시더군요.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으려고 우선적인 노력을 하구요 …분위기에 따라서 멘트를 맞추어 나간다고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맨유가 2-0 앞서는 분위기면 상대팀이 다시 따라잡기를 바라는 마음 …..결국 맨유 위주보다는 중계의 재미를 더 바라는 마음이죠.
그리고 개인적으로 바르셀로나 좋아하구요… .호나우지뉴, 메시, 덕호형님… .제가 좋아하는 선수들입니다.
2. K리그와 프리미어 요즘은 세리에 A까지 중계하고 계신데 많은 해설자 분들과 손발을 맞춰보셨잖아요. 그 중 어떤 분과 호흡이 제일 잘 맞나요? 많은 분들이 따로 이상윤 해설위원분에 대해서 물어보셨는데 한마디만 해주세요.
K리그는 역시 이상윤 해설위원과 궁합이 잘 맞습니다. 선수 출신으로서의 관점이 살아있기 때문에 박진감과 생생함이 그대로 묻어나는 중계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상윤 해설위원은 실제로 막걸리를 마시지는 않습니다.ㅎㅎㅎ (술을 입에 대지도 못합니다. )
최근 세리에A 중계도 할 수 있어서 좋기는 한데 …모든 중계를 생방송으로 할 수 없어서 아쉽습니다. 그래도 이탈리아 특유의 축구색깔을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는 좋네요.
프리미어 중계는 정효웅 해설위원과 장지현 해설위원인데요 ….벌써 3년째 호흡을 맞추고 있고 각각 특색을 갖추고 있습니다. 두분 특색에 맞는 멘트를 끌어내는 것이 제 임무죠.
말을 던지면 원하는 대답이 나오죠. 이것이 호흡인 것 같습니다.
3. 경기가 끝난 뒤나 시간 날 때 자주 해설외원 분들과 회식 하시면서 축구 이야기도 하시나요?
보통 새벽 중계가 많기 때문에 경기 후에 식사와 회식은 거의 해본 적이 없다고 해야겠네요. 대신 한번에 몰아서 회식 할 수 있는 날을 따로 잡습니다 …이날의 분위기는 따로 말하지 않아도 되겠죠. 거의 축구판입니다. K리그와 최근 유럽축구 돌아가는 상황 등 …선수들의 이적에 대해서도 예상을 해보고 이적한 선수들의 적응 능력도 얘깃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그 뒤는 눈뜨면 집 ….
4. 팬들이 많으신데 인기를 실감하시나요? 실감하신다면 어떤 부분에서 느끼시나요? 밖에 나가면 사람들이 많이 알아보실 것 같아요.
팬들이 많이 계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K리그 현장에 나가면 몇몇 분들이 반갑게 인사를 해주셔서 고맙게 생각합니다. 그럴 때 마다 저도 힘이 나서 중계를 더 열심히 하게 됩니다.
5. 캐스터님의 재치와 유머 감각은 정평이 나있는데요 평소에 연습하시나요? 미리 준비하시는건지 아니면 즉흥적으로 나오는건지 궁금해요. 이름 개그 비법 전수를 부탁한 분이 계셨어요.
ㅎㅎㅎ 많이 쑥스럽습니다. 정평까지 나있는 것은 아닌 것 같구요…..중계를 하다가 보면 가끔 엉뚱한 생각이 들고는 하는데요. 그때 그때 떠오른 생각을 말하는 것입니다. 대학 시절 이름개그 비슷한 것들을 많이 했는데 썰렁하다고 모두들 추워하더군요 …후들후들 …
6. 중계하시기 전에 여러가지 많은 준비를 하실텐데 축구 정보나 지식은 주로 어디서 얻으시나요?
예전 토트넘에 갔을 때 보도자료를 기자들에게 나누어주더라구요… 저도 받아서 봤더니 bbc 자료였습니다. 이건 기본 자료인 것 같구요… .아무래도 인터넷을 많이 보게되죠. 각종 현지 축구 전문 사이트와 각 클럽 홈페이지등...그리고 시간적인 여유가 있을때는 현지 지역신문 사이트에도 들어가 보는데요 …칼럼등을 보게 되면 영감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아이러브 사커 동영상도 즐겨봅니다.
7. 방송 중에 가장 큰 실수를 낸 적은?
아마 많은 분들이 기억하시리라 생각되는데요 ……04/05 AC 밀란과 리버풀의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승부차기까지 가서 셰브첸코의 마지막 페널티킥 실축 이후에 제가 셰브첸코가 달려들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다시한번 ” 외쳤죠…승부차기는 한번 막으면 끝인데 말이죠… (이때는 오히려 “ 리버풀의 승리” 가 더 어울렸겠죠) 이날의 명승부를 지켜보면서 저는 셰브첸코의 킥이 마지막이 아니길 바라는 생각이 오히려 강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이날 경기도중(후반 15분경) 알론소가 페널티킥을 찬적이 있었습니다 …디다 골키퍼가 막아냈죠 …알론소가 다시 달려들어가는 모습이 교차되면서 잠시 착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두 가지가 어우러지면서 만들어진 멘트였는데요. 어찌하였거나 이런 실수는 있어서는 안될 일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이상 저만의 변명이었습니다.
이외에도 생방송 중 실수는 보이지 않게 많이 일어나는데요… .기회가 된다면 축구관련 프로그램 있을 때 방송으로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8. 새벽에도 종종 중계를 하시는데 잠이 너무 쏟아질 때 어떤 방법으로 잠을 깨세요?
주로 하품과의 전쟁인데요 …자리에서 일어나서 중계를 하면 조금 나은 것 같습니다.
9. 이건 많은 분들의 추천을 받은 질문인데요 녹화 방송 중계하실때 그 경기가 실제로 일어나고 있을때 미리 중계를 하신 후 나중에 방송에 나가는 건지 아니면 미리 녹화된 화면을 통해서 늦게 중계하시는건지 궁금해요.
정답은 두가지 모두입니다. 첫번째는 실시간으로 중계녹화를 한 후 내보는 경우이고 두번째는 위성으로 들어온 화면을 받아놓고 나중에 녹화를 하는 경우 인데요. 두번째 중계시 주의할 점은 저희도 위성이 들어왔던 과거 시점 (결과를 최대한 알지 않으려고 노력하죠)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거죠..
10. 캐스터 활동 하시면서 힘드신 점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역시 새벽과의 전쟁이 되겠군요 ….최근 밤낮이 바뀌다보니 영양보충과 체력관리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11. 이제야 묻기에 좀 늦은 질문인데 캐스터라는 직업을 선택하신 계기를 알려주세요.
아나운서 영역중 하나가 스포츠 캐스터입니다. 저도 아나운서 시험을 준비해왔고 MBC ESPN의 탄생과 더불어 저도 입사에 지원했는데요.. 스포츠만 할 수 있는 전문 아나운서 모집이었죠.. 저에게는 좋은 계기가 되었습니다.
12. 캐스터가 되려면 어떤 식으로 준비해야 하나요? 방송학과를 나와야하는지 등 앞으로 캐스터가 꿈인 학생들에게 설명 부탁드려요.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아나운서 준비를 하셔야 됩니다. 학과는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어떠한 학과이든지 성실히 졸업하면 될 것 같습니다. 방송사 시험에는 영어 (토익제출), 상식, 그리고 카메라 테스트가 주요 과제입니다.
13. K리그를 중계할 때와 프리미어를 중계할 때 어떤 차이점이 있나요?
모두 현장감이 중요한데요 …K리그는 현장에서 하기 때문에 문제되지 않습니다. 감독과 선수들도 직접 만나서 근황을 알아 볼 수가 있구요 …
프리미어리그는 화면에 따라 적절한 멘트를 만들어내야 하죠… .그렇기 때문에 많은 자료를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14. 특유의 발음이 있으신데 (예: 골 -> 코올~) 원래 말투가 그러신가요 아니면 더 재밌는 방송을 위한 것인가요?
글쎄요..저도 느끼지 못하는 부분인데… 저의 말투가 원래 그래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15. 전반전이 끝나고 하프 타임 때 무엇을 하면서 후반전을 기다리시는지 궁금해요.
광고 봅니다… ..ㅎㅎ
간단히 말씀드리면 해설자와 “오늘 저 선수 왜저래 …” “ 이선수 한 건 하겠네…” 등 이런 저런 얘기합니다. …
어떤 경우에는 하프타임 동안 아무 얘기 없이 후반전 들어간 적도 있어요 …
16. 앞으로도 좋은 방송 부탁드리고 계속해서 이름 개그 개발에 힘써주시기 바랍니다!!! 바쁘신데 시간 내주셔서 정말 정말 감사드려요. 감기 조심하세요~
축구를 사랑하시는 여러분께 인사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어서 저도 기쁘게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많이 사랑해주시고..저도 열심히 중계에 임하겠습니다.
그리고 잘못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많은 질책 부탁드리겠습니다..
지금까지 읽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슈 ㅇ~웃 콜 ….신승대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