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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지금 만나러 갑니다 : 풋볼리스트 서호정 기자

작성자Manolo Pestrin|작성시간11.12.24|조회수26,502 목록 댓글 50


서호정


생년월일 : 1982년 2월 23일

한양대학교 경영학 학사

 2004.08~2006.02 스포탈코리아 기자
 2006.03~2006.12  일간스포츠 기자
 2007.02~2010.09  스포탈코리아 기자
 2007.02~2010.09  포포투 한글판 에디터
2011.02~ 풋볼리스트 기자





1. 인터뷰요청을 수락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먼저 카페회원분들께 인사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풋볼리스트(Football1st)의 서호정 기자입니다. 알싸 회원 분들 만나 뵙게 돼 반갑습니다. 인터뷰에 대한 답이 늦어 죄송합니다. 크리스마스가 돼서야 여유가 생기네요. 솔로다 보니 ㅠ_ㅠ 축구 현장에서도 알싸의 존재는 큰 화제입니다. 주변의 선수들, 구단 직원들과 대화를 하다 보면 알싸 얘기가 꽤 자주 나오거든요. 지금 같은 열렬한 축구 사랑, 앞으로도 부탁드립니다. 저도 여러분께 축구계의 재미난 이야기, 알려져야 할 진실을 생생히 전하도록 항상 노력하겠습니다.

 



2. 어떻게 축구를 접하게 되셨나요? 그리고 축구기자가 되기로한 계기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꽤 긴 답변이 될 것 같네요. 솔직히 전 매니아 수준의 축구팬은 아니었습니다. 스포츠를 좋아한 부모님 영향으로 어려서부터 주요 구기종목은 모두 좋아했는데 초등학교 3학년 때 담임선생님께서 이탈리아 월드컵 개막전 녹화 방송을 수업 중에 보여주셨어요. 멋진 경기장 분위기와 화려한 플레이가 제겐 문화적 충격이었습니다. 그 뒤부터 월드컵을 중심으로 축구에 대한 관심이 커져갔습니다. 가장 큰 기폭제는 프랑스 월드컵 최종예선이었습니다. 그 뒤엔 K리그에도 관심이 옮겨졌는데 니폼니시 감독의 부천SK를 굉장히 좋아했습니다. 제 고향인 마산(창원)은 K리그 팀의 연고지가 아니었지만 안양LG, 울산현대가 1년에 두세번 정도 순회 경기를 해서 직접 관전하곤 했습니다. 고등학교 3학년이던 99년 여름엔 창원에서 안양과 수원의 경기가 열렸는데 양팀 서포터의 응원을 보면서 또 한번의 문화적 충격을 경험했고요. 그래서 서울로 대학을 가면 꼭 수도권에서 열리는 K리그 경기를 보러 가겠다고 다짐했죠. 이듬해 대학생이 돼 잠실, 동대문, 부천, 수원 등을 찾으며 대표팀과 K리그 경기를 보기 시작했습니다. 기자가 되기로 결심한 건 대학 2학년 때입니다. 원래 꿈은 광고, 마케팅 쪽이었어요. 그런데 축구가 너무 좋아서 막연하게 스포츠마케팅을 생각하게 됐는데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당시에도 스포츠마케팅을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는 곳이 국내엔 없었습니다. 고민 중이었는데 후추닷컴을 비롯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쓴 축구관련 글들이 예상 외의 호응을 받게 되자 스포츠에 대한 글을 전문적으로 쓰는 것에 대한 관심이 커졌습니다. 보통의 남성 분들은 군대를 가면서 흐름이 끊기는데 저는 공익근무를 하다 보니 그 시기에 주말이면 울산, 부산, 포항, 광양 등으로 가 K리그 경기를 관전하고 꾸준히 글을 올렸습니다. 그러면서 당시 생기기 시작하던 인터넷 매체(스포탈코리아)와 에이전트 회사 등에 글을 기고하게 됐고요. 그게 기자로서 경력을 쌓는 출발점이 됐습니다. 2005년 말부터 본격적으로 기자 생활을 시작했고 현재는 7년차입니다. 너무 장황하군요. ^^;;

 



3. 현직축구기자라서 민감한 질문일수도 있겠습니다만 해외축구는 이적시장이나 시즌이 끝나면 선수들의 이적문제로 기사들이 쏟아져 나올 때가 많은데 국내축구는 선수들 이적 가쉽이나 그런 종류의 기사들이 현저히 부족한듯싶습니다,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요?


민감한 질문은 절대 아니고요, 저도 답답한 부분이며 앞으로 국내 축구계가 전향적인 자세로 바뀌었으면 하는 부분입니다. 비교하는 게 좀 그렇지만 야구는 매일매일 스토브시즌과 관련한 새로운 이슈거리가 나오면서 팬들 사이에 얘기 거리가 있는데 K리그는 그런 면이 부족합니다. 우선은 이적과 관련한 규정(드래프트 등), 자유계약(FA) 제도가 그런 보도가 적극적으로 나오는 걸 방해합니다. 유럽축구의 경우는 시즌이 끝나는 직후 FA 선수가 시장에 풀려나오며 그들의 행보가 관심사입니다. 6개월 전부터 선수 의지대로 협상이 가능하죠. 그런데 한국은 로컬 룰이 존재합니다. 보스만 룰은 먼 나라 이야기고, 계약금 세대는 FA가 돼도 이적료가 발생합니다. FA 우선 협상 기간이 12월 말까지입니다. 그 전은 사전접촉으로 규제합니다. 사실상 뒤로는 다 협상 중인데 보도하면 사전접촉이라며 난리가 납니다. 그러다 보니 협상 과정에서 이해 당사자들이 예민해집니다. 제 개인적으론 긍정적으로 진행되고 있고 협상 마무리 단계의 시점이라면 어느 정도 노출이 되도 괜찮다고 봅니다. 하지만 구단과 선수는 노출을 부담스러워 합니다. 특히 기업구단의 경우엔 대표이사의 전결이 내려지지 않은 시점에 이 부분이 노출되며 어그러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조심스러워지는 거죠. 이적설은 크게 구단, 선수, 에이전트를 통해 확인이 되는데 결국 보도하는 입장에서도 그런 취재원의 이익을 보호해줄 필요가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보도가 힘듭니다. 한국 축구의 시스템, 체질, 인식이 바뀌면 자연히 개선될 부분입니다.

 



4. 서호정기자님하면 트위터를 통한 상당한 정보와 개인적인 애기를 많이하시는데 트위터를 통해 얻고자 하는것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다른 목적은 없습니다. 트위터는 그 자체가 수익 모델이 될 수 없다는 건 아실테고요. 다만 저는 미디어에 종사하고 있기 때문에 그 흐름을 파악해야 하는데 최근은 미디어 2.0의 시대입니다. 과거에 미디어가 일방적으로 제공하고, 독자는 그것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시대가 아닌 쌍방향의 주고 받는 시대입니다. 다음은 미디어 3.0의 시대가 올 건데 그 때는 미디어가 그룹으로서의 기능보다는 기자 개인이 곧 미디어이며 독자가 그 정보가 얼마나 합리적이고 자신에게 필요한 것인지를 취사선택하는 형태일 거라 봅니다. 트위터는 그 시대로 가는 교두보이자, 제가 앞으로 어떤 형태의 정보와 기사를 제공해야 할 지를 예습할 수 있는 곳이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트위터 자체가 서호정이라는 기자를 브랜딩할 수 있는 미디어 채널이자 독자와 거리낌 없이 직접적 소통을 할 수 있는 공간인 것입니다. 그래서 적극적으로 트위터를 합니다. 물론 제가 일하고 있는 회사의 환경이 그 부분을 돕고 있죠. 현재 풋볼리스트의 서비스 제공 형태가 상보나 단신보다는 긴 관점에서 전체를 아우르는 칼럼 형태기 때문에 제가 트위터를 상보, 단신을 전하는 미디어로 활용할 수 있는 것입니다.

 



5. 서형욱,박문성씨등 축구기자로 활동하다 축구해설위원으로 변신하신분들인데 혹시 기자님도 해설위원을 해보고싶다라는 생각을 가진적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아주 없었던 건 아니지만 지금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습니다. 우선 서형욱, 박문성 두 선배의 경우는 아~주 특수한 사례라고 봅니다. 국내에 유럽축구가 본격적으로 자리를 잡고 수요층이 생기던 2000년대 초반에는 축구인 중에서 유럽축구에 대한 전문 지식을 얘기해 줄 해설위원의 숫자가 부족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유럽축구에 해박한 기자 출신의 젊은 해설위원들이 등장하게 됐죠. 아마 우리나라에, 그것도 그 시대에만 나타난 독특한 케이스입니다. 많은 분들이 두 분을 롤모델로 삼는 걸로 아는데, 솔직히 저 케이스는 다시 나오기 힘들 겁니다. 제가 해설위원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 건 저런 이유도 있고, 또 하나는 기자로서 롱런을 하고 싶다는 목표가 있기 때문입니다. 저의 가장 큰 목표는 백발 노인이 돼서도 현장을 누비며 취재하는 것입니다. 현역 기자로서 은퇴를 하는 순간까지도요. 국내 환경에서 해설위원이란 직업 아무래도 현장에서 멀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주말엔 밤에 유럽축구를 중계해야 하고 평일엔 새벽에 또 중계해야 하고. 저는 그것보다는 현장에서 지도자, 선수, 구단 관계자, 팬들을 만나 더 다양한 정보, 깊은 내용의 기사를 쓰고 싶고 그러기 위해선 해설위원의 일은 많은 제약을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가장 결정적으로 전 중계를 할 수 있는 비주얼이 안되죠. ^^

 



6. 풋볼리스트란 회사에 대해 궁금합니다. 서형욱 해설위원님이 사장님이신건 알겠는데 어떻게 풋볼리스트에 들어가게 되신건지요?


풋볼리스트는 잘 아시다시피 서형욱 해설위원을 대표로 하는 회사고 그 밑에 취재기자로 제가 있습니다. 일단 저희 사장님(늘 오글거리는 표현이지만 ㅋㅋ)과의 인연은 10년이 돼 갑니다. 사장님을 처음 만난 건 2002년 말 후추닷컴 오프모임이었던 걸로 기억하고요, 아마 그때 영국 유학을 준비 중이셨던 걸로 기억합니다. 당시 사장님이 풋볼토크라는 홈페이지를 만들어서 축구 관련한 글을 쓰는 재야 인사들을 필진으로 초대했는데 저도 거기 포함이 됐죠. 그렇게 계속 인연의 끈을 이어왔고 이후 엠파스 토탈사커에서 일하실 때도 제가 필진으로 참가했습니다. 2007년에 사장님이 당시 제가 근무하던 스포탈코리아의 취재팀장이자 포포투 한국판의 편집장으로 오면서 본격적으로 같이 일을 하게 됐고요. 그렇게 인연은 이어오다 사장님이 남아공월드컵을 끝으로 스포탈을 그만뒀고 저도 기자로서의 제 방향성과 업무 형태를 고민하다 10월을 끝으로 그만뒀습니다. 그 뒤에 사장님이 자신이 기획하고 있던 새로운 미디어로의 합류를 권유했고 12월 경에 함께 하기로 했습니다. 풋볼리스트는 2011년 1월부터 본격적으로 닻을 올렸고요, 저희 회사의 모토는 축구와 관련된 전방위 컨텐츠를 생산함으로써 한국의 축구 문화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입니다. 풋볼리스트의 첫 해가 끝난가는 상황인데 내년엔 보다 적극적이고 새로운 형태의 컨텐츠를 많은 분들께 제공할 수 있도록 사장님과 열심히 준비 중입니다.

 



7.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가 있다면?


너무 많은데요. ^^;; 일단 현장에서 봤던 경기 중에선 2002년 한일월드컵을 앞두고 치른 프랑스와의 평가전. 당시 붉은악마로 활동하던 때인데 불과 1년 사이에 프랑스에 0-5로 졌던 우리 대표팀이 대등한 경기를 해냈다는 데 너무 감격해 울었던 기억이 나네요. 2002년 월드컵 때는 아쉽게도 훈련소에 들어가느라 현장에서 관전을 못한 게 한으로 남고요. 개인적으로 이천수라는 선수의 능력을 굉장히 높게 평가해 울산의 팬이 됐던 적도 있는데 2005년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에서 이천수의 울산이 보여준 경기들도 굉장히 기억에 남습니다. 2007년에 귀네슈 감독이 서울에 오면서 차범근 감독의 수원과 본격적으로 경쟁의 시대를 열었는데 그 출발이 된 컵대회 경기도 기억에 남네요. 평일 경기인데 3만명이 넘는 많은 팬들이 경기장에 왔고 서울이 굉장히 화려한 경기로 4-1 대승을 거두며 양팀의 경쟁에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했죠. 당시 제가 스포탈에서 일하며 ‘K리그의 슈퍼매치’라는 표현을 처음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유로 2008을 직접 취재했는데 당시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끌던 러시아 대표팀의 경기들도 엄청났고요. 2009년 이집트에서 열린 U-20 월드컵에서 홍명보호가 보여준 승부들도 생생합니다. 가장 최근엔 올 시즌 스틸야드에서 벌어진 포항의 전북의 명승부를 꼽습니다. 경기 내용과 분위기도 엄청났고 이젠 고인이 되신 박태준 명예회장이 처음으로 현장에서 관전한 K리그 경기였죠. 경기 내외적으로 너무 많은 이야기가 나왔는데 K리그가 매주 그 정도 수준의 경기가 꾸준히 나올 경우엔 흥행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느꼈을 정도였습니다. 수원과 알사드의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 전북과 알사드의 챔피언스리그 결승전도 현장에서 취재했는데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거 같습니다.

 



8. 본인이 생각하는 축구의 진정한 매력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축구는 다른 종목에 비해 텀이 긴 스포츠입니다. 최소 2-3일 간격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연속성이 떨어지죠. 반대로 그 간격 사이에 경기 외적인 요소가 정말 복잡하게 벌어집니다. 축구의 진수는 90분 경기가 아니라 그것을 준비하는 시간, 그리고 끝난 뒤의 이야기입니다. 제가 안타까운 건 우리 미디어, 그리고 단편적인 면을 보는 이들이 K리그에서 그 부분을 주목하고 관심을 갖지 않다는 것입니다. 스토리텔링의 부재가 거기서 발생합니다. 우리가 그렇게 부러워하는 유럽 축구의 재미는 무엇일까요? 90분 경기는 축구가 주는 매력의 절반 밖에 안됩니다. 무리뉴가 바르셀로나를 도발하고, 바르셀로나의 회장은 맞받아치고. 퍼거슨 감독이 베컴에게 던진 축구화는 십년이 다 돼 가는 지금도 회자되고 있습니다. 축구화 하나가 이야기거리가 될 수 있는 게 축구라는 스포츠입니다. 전세계와 인적 자원을 교류하는 광범위한 이야기죠. 축구에서 나머지 절반의 매력을 더 흥미롭게 전달하게 될 때 K리그, 그리고 한국 축구를 구성하는 근간에 대한 관심도 확대될 것입니다. 그 진정한 매력을 알려드리기 위해 저도 노력해야 할 것이고요.

 



9. 기자님이 만난 축구선수 중 이 선수는 인터뷰를 정말 재치있게 한다! 유머러스하다 ! 이런 선수는 누가 있습니까?


선수는 아니지만 최강희 감독이 최고의 인터뷰이 중 한명이라 생각합니다. 질문의 포인트를 가장 잘 이해하고 그게 맞는 답변을 돌려줍니다. 그것도 분명한 색깔의 자기 화법으로요. 신태용 감독도 비슷한 부류인데, 좀 정제가 안 된 막말이 많아서 기사화할 때 고민을 해야 합니다. ^^; 홍명보 감독은 의외로 사석에서 재미난 이야기를 많이 해줍니다. 국내 선수보다는 외국인 선수들이 대체적으로 인터뷰를 잘하는 것 같아요. 라돈치치, 아디, 몰리나, 모따, 마토 등등. 최근에 인상 깊게 본 선수는 김신욱 선수입니다. 젊은 선수인데 표현에 깊이가 있고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정확하게 전달합니다. 자신감이 강해서인지 적극적인 표현을 하고요. 김상식 선수도 믹스트존에서 만나보면 굉장히 센스가 넘칩니다. 사실 인터뷰는 인터뷰어가 얼마나 잘 정리되고 명확한 목적의 질문을 던지느냐에 따라 인터뷰이가 제대로 답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선수들이 인터뷰에 보다 능숙해질 필요가 있는 건 맞지만 더 다양한 이야기를 끌어내는 것은 저희 몫이니까요.

 



10. 언론사에 정식 입사해서 스포츠 부서에서 활동하는 것과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것, 서호정 기자님은 전자와 후자 중 무얼 추천해주고 싶으신가요?


한국의 미디어 현실에서 전자와 후자 중에서 택할 수 있는 건 없습니다. 무조건 전자에서 출발을 해야 합니다. 기자의 힘 대부분은 취재 능력에서 나오는데 그걸 위해선 많은 사람을 만나고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합니다. 그나마 존재하는 몇몇 프리랜서 기자들은 그 네트워크가 탄탄하기 때문에 인정을 받는 것입니다. 언론사 경험 없이 프리랜서를 하겠다는 것은 마치 면허증 없이 운전하겠다는 것과 같은 위험한 생각입니다.

 



11. 축구기자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


정말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라면 밝은 면만 보지 말고 냉철한 현실도 함께 확인하며 준비하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기자라는 직업은 결코 화려하지 않습니다. 남들이 쉴 때 취재해야 하고 때론 기사 때문에 싸우고 윽박지르는 고단한 일입니다. 보수도 결코 쎄지 않고요. 그 대가로 일반인들이 누릴 수 없는 취재라는 권한을 누리고 업계 사람들을 만나지만요. 그 부분을 인지하고도 하고야 말겠다면 그때부터는 미리 준비할 수 있는 것들을 하나씩 해나가세요. 전 능력이 담보되지 않는 열정은 그냥 무능력이라고 말합니다. 기자가 되고 싶은데 열정 말고 내세울 게 없다면 누구도 주목하지 않을 것입니다. 작문 능력, 어학 능력 등도 미리 갖추고 학교 신문이나 스포츠 관련 명예기자 등을 체험하면서 취재에 대한 감각을 미리 확보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러면 분명 같은 꿈을 꾸는 다른 이들보다 더 우위의 경쟁력을 누리게 될 거고 기회가 올 때 잡을 수 있을 겁니다.

 



12. 승강제가 도입되면서 한층치열해질 내년 K리그 판도에 대해 기자님의 의견을 듣고싶습니다.


저는 솔직히 승강제 도입에 대해 많이 우려하고 있습니다. 최근 시도민구단들의 반발로 예정된 승강제 안의 확정발표가 늦어진 걸 알고 계실 겁니다. 그만큼 프로축구연맹이 추진 중인 승강제를 K리그 모든 팀이 도입에는 뜻을 모으고 있지만 세부 안에 대해선 파악을 제대로 못했다는 증거입니다. 도입까지 1년이 남은 시점에서 현 상태라는 건 성공보다 실패 확률이 더 크다는 불안감으로 이어집니다. 현재 승강제가 위험한 이유는 최대 전제인 승격과 강등에서 강등에 대한 준비만이 명확할 뿐 승격에 대한 준비는 빠져 있습니다. 과연 2부 리그는 누가 구성할 것이며 그들 중 얼마나 많은 팀이 승격을 받아들이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입니다. K리그는 애초부터 피라미드 형태가 아닌 머리가 큰 역피라미드 형태기 때문에 승강제를 시행하는 데 있어 2부 리그를 구성해야 한다는 유례 없는 숙제를 안고 있습니다. 하지만 2부 리그를 구축해 승강제를 뒷받침할 자금력이 약합니다. 지금 현재 1년에 한팀에 돌아가는 배당금이 스포츠토토 지원금을 빼면 거의 전무합니다. 리그 중계권, 타이틀 스폰서의 규모가 확대되어야 하는데 너무 규모가 작습니다. 승강제를 실시하려면 그런 체질을 개선하고 리그 전체 시장성을 키워야 하는데 지금은 승강제를 만들어 놓고 그것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저는 이 전후가 뒤바뀐 접근을 위험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 걱정이 현실로 되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만일 승강제를 도입했지만 내려갈 팀만 있고 올라올 팀은 없는 반쪽짜리 시스템이 된다면 K리그는 전면적인 재설정에 돌입해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다시 시간과 비용을 들여야겠죠. 저는 승강제 도입은 당연한 일이지만 더 확실하고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고 봅니다. AFC 챔피언스리그가 K리그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만 그런 외부적 요인을 이유로 리그 전체의 운명을 담보로 한 급진적인 승강제 도입에는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아마 다음 시즌엔 이로 인한 갈등이 더욱 표면화될 것이고 경기 외적인 충돌도 많아질 것입니다.

 



13. 위닝일레븐을 많이 하시는 것 같은데 이사람은 정말 내적수가 안된다라고 생각되시는 분이 있으신지요?


우리 사장님? ㅎㅎㅎ 위닝 2011 때는 초반에 제가 강세를 보이다가 나중엔 사장님께 살짝 밀리는 상황이었는데 공격적인 밸런스가 좋아진 2012에서는 현재 제가 압도하고 있습니다. 스포탈 시절에도 회사 동료들과 리그제로 자주 했는데 김성진 기자가 제 승점 및 골득실 향상의 발판이 됐습니다.

 



14. 많은 축구팬분들이 물어보신건데.... 실례될 수도 있는 질문인데... 다이어트하실 의향은 있으신지요??


다이어트는 제 인생의 영원한 숙제입니다. 믿기 힘드시겠지만 고등학교 2학년때부터 대학교 2학년때까진 나름 날렵한 턱선을 자랑했는데요. 지금 첨부하는 저 사진은 올해 초에 찍었는데 저 때만 해도 나쁘지 않았는데 여름 이후 운동을 쉬면서 다시 불어났습니다. 최근 운동을 다시 시작했는데 2012년에는 수척해진 모습을 많은 분들께 보여드리고 싶네요 ㅜ_ㅜ

 



15. 앞으로의 목표가 있으시다면?


기자인생의 가장 큰 목표는 앞서 말했듯이 백발 노인이 돼서도 현장을 누비는 겁니다. 공교롭게도 2006년, 2010년 모두 월드컵을 취재할 기회가 있었지만 가지 못했는데요. 지금부터는 기자 생활을 은퇴할 때까지 한번도 월드컵을 빠트리고 싶지 않습니다. 대륙별 챔피언십도 모두 취재해보고 싶고요. 가장 중요한 것은 늘 독자들에게 진실과 진심을 전하는 기자, 눈과 귀가 아닌 마음을 훔칠 수 있는 기자가 되겠다는 마음가짐을 잃지 않고 최선을 다해 일하는 것입니다.

 



16. 마지막으로 자신이 생각하는 BEST11은? (국내,외 선수포함)


제가 축구라는 스포츠에 매료되게 만든 인물들로 뽑았습니다.


FW: 베르캄프, 황선홍

MF: 히바우두-지단-유상철-이천수

DF: 호베르투 카를로스-홍명보-스탐-말디니

GK: 김병지




* 이번 인터뷰는 전 운영자셨던 오스틴3:16님께서 수고해 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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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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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ㄴㄴㅌㅍㄴ | 작성시간 12.01.01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작성자The GodFather | 작성시간 12.01.04 잘읽었어요~
  • 작성자공중에는비디치 | 작성시간 12.01.04 살 많이 뻈네...
  • 답댓글 작성자주휘민 | 작성시간 12.01.04 저 사진이 이상한거임. 요즘도 살이 ㄷㄷ 입니다...;;
  • 작성자축구부주장공만차 | 작성시간 12.01.06 서호정 보고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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