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IVER HOLT: 리버풀 3대3 밀란 (리버풀 승부차기 3대2 승), 2004/05 챔피언스리그 결승
리버풀은 전반전에 밀란 상대로 완전히 압도당하며 민망할 정도였지만, 전반이 끝나고 0대3으로 뒤진 채 시작된 후반전은 그야말로 현실 같지 않은 경기로 변했다. 스티븐 제라드의 엄청난 활약에 힘입어 리버풀이 3대3으로 따라붙었을 때 밀란 선수들 얼굴에 떠오른 당혹감은 절대 잊을 수 없다. 모든 걸 다 갖춘 명승부였고, 특히 경기 막판 예지 두덱이 안드리 셰우첸코의 슛을 막아낸 경이로운 연속 선방은 압권이었다. 그 순간, 나는 리버풀이 결국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 것이라고 확신했다. 정말로 이것은 “이스탄불의 기적”이었다.
IAN LADYMAN: 아르헨티나 3대2 프랑스 (아르헨티나 승부차기 4대2 승), 2022년 월드컵 결승
이런 경기들은 대개 재미있는 경우가 드물다. 분위기는 대단하지만, 정작 경기 내용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경기는 공식을 완전히 깨버렸다. 세계적인 슈퍼스타인 킬리안 음바페는 해트트릭을 기록하고도 패배했고, 또 다른 슈퍼스타인 리오넬 메시가 마침내 자신의 축구 인생에 마침표를 찍었다. 프랑스는 컨디션 난조에서 회복 중이었고, 경기 초반 약 1시간 동안은 마치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처럼 무기력하게 플레이했다. 메시는 초반 PK로 선제골을 넣었고, 앙헬 디 마리아가 빠른 역습을 마무리하며 이미 팀이 우승을 차지한 듯 보였다. 하지만 프랑스의 반격은 엄청났고, 123분에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가 랑달 콜로 무아니의 슛을 막아내지 않았다면, 2018년 우승팀 프랑스가 4대3으로 이길 수도 있었던 경기였다. 결국, 아르헨티나는 승부차기에서 승리했다. 아슬아슬했지만, 아르헨티나는 우승할 자격이 있었다.
CRAIG HOPE: 인테르 4대3 바르셀로나, 2025년 5월
내가 본 최고의 경기는 언제나 1996년 리버풀 4대3 뉴캐슬 경기였다. 하지만 직접 경기장에서 관람했던 경기 중 가장 인상 깊은 것은 지난해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2차전 인테르와 바르셀로나 경기다. 인테르의 홈구장은 원래도 엄청난 함성이 보장되지만, 이 경기는 경기 흐름 자체가 분위기를 더욱 폭발적으로 만들었다. 바르셀로나는 87분에 하피냐가 골을 넣었을 때 이미 승리했다고 생각했고, 나 역시 그렇게 느꼈다! 하지만 93분에 극적인 동점골이 터지며 경기는 연장전으로 이어졌고, 다비데 프라테시가 결승골을 넣어 인테르가 승리했다. 그야말로 엄청난 드라마였고, 결승 진출이라는 보상이 걸려 있었기에 더욱 특별했다. 이번 주 펼쳐진 파리와 바이언의 명승부에서 유일하게 아쉬운 점은 아직 1차전이라는 것이다. 진짜 긴장감과 승부의 무게는 다음 주 2차전에서야 드러날 것이다.
JACK GAUGHAN: 맨시티 2대1 리버풀, 2019년 1월
최고의 기량을 자랑하는 두 팀의 맞대결, 이 경기는 모든 것을 갖춘 명승부였다. 위르겐 클롭의 리버풀은 당시까지 시즌 내내 단 8골만 실점했지만, 이 경기에서는 양쪽 골문 앞에서 기회가 빗발쳤다. 긴장과 불안이 가득한 밤이었고, 세르히오 아구에로와 르로이 사네의 환상적인 골과 호베르투 피르미누의 멋진 동점골이 터졌다. 그리고 에데르송의 막판 선방이 승점 3점을 확정 지었다.
KIERAN GILL: PSG 5대4 바이언, 2026년 4월
최근 경기라서 그렇게 느끼는 것일 수도 있지만, 화요일 밤의 명승부를 선택하지 않을 수가 없다. 해리 케인이 바이언에서 시즌 54번째 골을 넣었을 때, 나는 ‘챔피언스리그 우승이 그가 기다려온 발롱도르의 결정적 순간이 될 수 있을까?’라는 스토리를 떠올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의 골은 시작에 불과했다. 그 뒤에 펼쳐진 것은 아름다운 혼돈이었다. 나는 기사를 쓰느라 타자를 치면서도, 눈을 경기에서 떼지 않으려고 애썼다. 잠깐이라도 놓치면 뭔가 특별한 장면을 놓칠 것 같았다. 롱스로인, 세트피스, 수비, 시간 끌기에 집착하는 프리미어리그는 이런 광경을 꿈꿀 수도 없을 것이다.
TOM COLLOMOSSE: 독일 0대2 이탈리아, 2006년 7월
도르트문트의 훌륭한 경기장에서 열린 두 강호의 월드컵 준결승이었다. 곳곳에 세계적인 선수들이 포진해 있었고, 결말은 역사에 남을 수준이었다. 연장 종료 1분을 남기고 파비오 그로소가 이탈리아의 선제골을 넣기 훨씬 전부터 이미 명경기로 발전하고 있었다. 한쪽에는 미하엘 발락, 다른 한쪽에는 안드레아 피를로가, 미로슬라프 클로제와 파비오 칸나바로의 맞대결, 골문에는 옌스 레만과 잔루이지 부폰이 서 있었다. 어쩌면 1970년 멕시코에서 열린 이탈리아와 서독 경기가 더 뛰어났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그 경기를 직접 보지 못했기 때문에 이 명승부에 한 표를 던진다.
MATT BARLOW: 포츠머스 7대4 레딩, 2009년 9월
화요일 밤 파리와 비이언 경기만큼 수준 높은 경기는 아니었을지도 모르지만, 저는 프래턴 파크에서 펼쳐진 난타전을 취재했고, 다득점 경기가 나올 때마다 그 경기가 떠오른다. 그게 바로 축구의 묘미다. 항상 수준 높은 경기일 필요는 없다. 아주 짜릿하고, 오래 기억에 남는 경기가 될 수 있다. 벤자니 음와루와리의 해트트릭, 두 번의 자책골, PK, 그리고 해리 레드냅과 스티브 코펠 두 감독 모두 팬들을 즐겁게 하는 축구를 지향했다. 코펠은 경기 후 "분석하기 어렵다"라고 덤덤하게 말했다. 후반전에만 8골이 터졌고, 누가 어떻게 골을 넣었는지 기자석에서는 혼란이 가득했다. 이 경기는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최다 득점 경기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