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법제민[성호사설 제12권 人事門]
마소의 四足은 天然이라 하고, 쇠코를 뚫는 것과 말머리를 묶는 것은 人爲라 하니, 이는 사람의 지혜가 하늘에 참예하는 것이다. 머리 묶는 것을 ‘굴레’라 하고, 코 뚫는 것을 ‘코뚜레’라 하니, 굴레와 코뚜레가 없다면, 마소는 거의 제재하기 어려우리라. 말은 사람을 차고 사람을 물지만, 달릴 때는 날아가는 날개와 같고, 소는 뿔이 호랑이를 대항할 만하고 등에 천근의 무게를 짊어진다. 그러나 어린 아이가 호령을 해도 귀를 숙이고 매를 받아들이는 것은 왜 그럴까? 망아지ㆍ송아지 때로부터 구속을 받은 것이 습성이 되어 아무렇지 않기 때문이니 이것이 바로 제재의 술법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형법은 백성들을 제재하는 굴레이고 코뚜레인지라, 역시 그 시행하기를 오래해야 할 것이니, 급기야 귀와 눈에 익숙하고 마음과 뜻이 안정된다면, 이 천하가 비록 넓지만 채찍 하나로써 부릴 수 있는 것이다. 만약 그렇지 않고 놓아 두어 한계를 넘은 뒤에 제어하려 한다면, 아마 채이고 물리거나 뿔에 부딪치게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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