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ISLAND)
1 장
(중앙 무대) 붕긋하게 솟은 부분이 로빈 섬 에 있는 한 감방을 표시한다. 담요와 잠자리 침대요 (죄수들은 마루바닥에서 잔다) 가 깨끗하게 개켜져있다. 한쪽에는 물 한통과 2개의 주석 컵이 놓여있다. 길게 찢어지는 듯한 싸 이렌 소리가 들려 온다. 무대에서 불이 들어오면 희고 거친 불빛 속에 감방의 모습이 두드러지게 보인다. 두 사람의 죄수 손은 무대 우수에 윈스톤은 무대 좌수에서 모래를 파는 무언극 동작을 한다. 그들은 카키색 셔츠와 짧은 바지로 된 죄수복을 입고 있다. 그들의 머리는 삭발이다. 그들은 무척 고되지만 기묘할 정도로 쓸데없는 일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외바퀴 손수레에 모래를 퍼 담아서 아주 힘들게 수레를 밀고 다른 쪽 사람이 파고 있는 데로 가서 모래를 뿌리는 것이다. 그러니까 결과적으로 모래는 조금도 줄지 않는다. 그들의 작업은 지루하게 반복된다. 그들이 삽질을 할때에는 끙끙거리는 소리와 그들이 수레를 밀고 감방주위를 돌 때 들려오는 수레의 삐걱거리는 소리쇠파리 호도쉬의 윙윙거리는 소리 등이 무대위에 유일한 소리다. 호각소리가 들린다. 그들이 삽질을 멈추고 나란히 다가선다. 마치 수갑으로 서로 손을 묶이고 착고로 한발씩 묶인 것처럼 나란히 선다. 또 한번 호각소리에 그들이 뛰기 시작한다. 존은 기도문을 중얼거리고 윈스톤은 그들의 삼각경주에 맞춘 리듬을 중얼거린다. 그들은 빨리 뛰지를 못한다. 얻어맞는다. 윈스톤은 눈을 심하게 얻어맞고 존은 발목을 삔다. 이런 사태에서 그들은 드디어 감방 문 앞에 이른다. 수갑과 착고가 벗겨진다. 몸수색을 받은후 그들은 감방안으로 비틀거리며 들어간다. 문이 닫힌다. 두 사람은 모두 바닥에 엎푸러진다. 완전기진 상태가 잠시 계속된다. 천천히 고통스럽게 그들은 각각 그들의 상처를 조사가 시작된다. 윈스톤은 눈을 존은 발목을 윈스톤은 가느다란 신음 소릴 낸다. 존은 발목에서 눈을 때고 그 쪽을 쳐다본다. 그는 윈스톤에게 기어가 그의 상처 난 눈을 들여다본다. 치료가 필요했다. 윈스톤의 신음은 것 잡을 수 없는 격노로 화하면서 점점 크고 무서운 소리가 된다. 존은 한손에 오줌을 받아서 윈스톤의 눈을 닦아주려고 한다. 그러나 원스톤의 분노가 너무 심해져 도저히 것 잡을 수가 없다. 그는 존을 뿌리치고 고통과 분노를 미친 듯이 감방안을 뒹군다. 존은 그를 달래려고 애쓴다. 이런 소란은 간수를 달려오게 만들수가 있고 그렇게 되면 말썽만 생기게 될것이다. 윈스톤은 어찌어찌 해서 감방문을 발견한다. 그러나 그가 문을 두드리려하자 존이 그 전에 얼른 그들 문에서 끌어당긴다
[윈스톤] (소리친다) 호도쉬.
[존] 놔둬 윈스톤 내 말 들어 이 인간아 지금 그 치가 오면 우린 더 크게 당한단 말야.
[윈스톤] 호도쉬를 불러 지금 당장 그놈을 사무실로 데리고 가서 내 판결문을 읽어 줘야겠어, 나는 종신형이야 우라질 놈한테 얻어맞고 죽으라는 판결이 아니란 말야.
[존] 제발 원스톤 그치는 우리를 달리게 하고선---
[윈스톤] 호도쉬를 불러
[존] 그치는 우리를 뛰게 하고서 지금 무척 행복해하고 있을거야. 그냥 놔두는 게 좋아 어쩌면 내일쯤은 채석장으로 다시 보내줄지도 모르지. (윈스톤은 갑자기 조용해진다. 존은 자기의 말이 효과를 낸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는 원스톤이 그의 귀를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윈스톤이 존의 귀를 만진다. 피가 묻어 나온다. 존은 발작적인 공포를 느끼며 손을 귀로 가져간다. 그의 손에 피가 잔뜩 묻는다. 두 사람은 서로 쳐다본다.)
[윈스톤] 동포여
(이번에는 입장이 바뀌어 윈스톤이 존을 감방 바닥에 눕히고 다친귀를 살핀다. 그는 잘 보기 위해 눈에서 흐르는 피와 땀을 닦아낸다. 존은 소통으로 움찔한다. 윈스톤은 그를 움직이지 못하게 한다) .
[윈스톤] (마침내) 대단치 않어. (셔츠자락으로 상처 난 귀를 닦아준다)
[존] (윈스톤이 귀를 건드리다 이를 악물면서) 빌어먹을 재수 옴 붙은 날이군. (힘없는 미소) 뉴스 일기예보를 알려드리겠습니다. 검은 세력이 하얀 세력에 밀리고 있습니다. 검은 세력은 힘을 잃고 약간의 상처를 받았습니다. 검은 세력은 내일 맨발로 채석장에 달려가야 할 것입니다.
(윈스톤은 존의 귀를 보살피던 것을 마치고 그 옆 마루 바닥에 주저앉는다. 그는 코귀 눈에서 모래를 닦아 낸다) .
[윈스톤] 모래 어린시절 장난치던 그 바닷가의 모래 세인트 조지의 해변, 설날이면 모래 언덕에서 모래성을 쌓고---
[존] 그래 우리도 거길 잘갔지. 마지막 간게--- (잠시 멈추고 조금 웃는다. 그는 머리를 저으며) 그 치들이 날 체포하기 전 크리스마스였어, 우린 거길 갔었지 우리 모두 말야, 마누라하고 딸아이하고, 몬드는 모래 속에서 장난을 했지.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은 조그만 물통과 꽃삽을 가지고 말야.
[윈스톤] 응
[존] 어쨌든 그게 오늘의 아빠 차례가 된거지 (머리를 세게 흔든다) 이봐 윈스톤 이건 기록에 남을 거야 난 남자야 사내대장부 이란 말야. 하지만 호도쉬가 그놈의 손수레를 5분만 더 끌게 했다면--- 오늘밤 이 섬안에 칭얼대는 어린애가 생겨날 뻔했지. 나는 거의 울음이 터질 뻔했어.
[윈스톤] 그래
[존] 이건 끝도 안 날 꺼야, 우리중 에 누구 하나가 없어지기 전에는.
[윈스톤] 맞아
[존] 오늘 아침 그치가 “너희 둘 바닷가로” 이랬을 때 말야 난 생각했었지, 좋아 그러니까 내 차례만 말이지 바닷물을 퍼 담는 게 그치는 그걸 좋아하거든, 헌데 손수레를 가리키는걸 보고 그때서야 뭘 시키려는 건지
알아챘었지 (머리를 저으며) 난 처음엔 웃었어. 그러다가 웃음도 않나오더군. 그담엔 네가 밉살스럽더라. 네 끝은 정말 멍청이 같았어 이 친구야.
[윈스톤] 그게 바로 그치가 원하는 표정이었어.
[존] 그놈의 짓은 영원히 계속될 것 같았어 이건 너 때문이었어. 너는 나 때문이었고. 그 치가 생각했던 것보다 현명한 놈이었어.
[윈스톤] 그 치가 신이라면 전지전능하신 힘을 발휘시킨 거지.
[존] 뭐라구
[윈스톤] 우리를 산산조각을 냈잖아 사람을 지치게 하고 말야. 야 이렇게 생각할 수 있잖아. 호도쉬가 지쳤기 때문에 우리가 아직도 살아 있는 거라구.
[존] 내일은 어쩌구
[윈스톤] 당해보는 거지.
[존] 만약 그 치가 우리 또 거기로 끌고 간다면--- 만약 그놈의 수레 소리를 또 듣게 된다면--- 네녀석의 끝을 또 봐야하고 또 뒈질놈의 모래를 퍼 날라야 한다면--- 영원히 말야
[윈스톤] (조용히 체념조로) 당해보는 거야 (멈추고. 존은 윈스톤을 쳐다본다.)
[존] (아주 또박또박 설명조로 윈스톤이 그가 말하는 것을 못 알아듣는 것 같은 투로) 나는 널 미워한다. (존은 윈스톤의 어깨에 손을 올려놓는다.) 넝마조각 어디있지.
[윈스톤] 어디 있겠지. 찾아보렴
[존] 야 저번에 네가 치웠잖아 (감방 안을 돌아다니며 그들의 수건을 찾는다)
[윈스톤] 야 이 친구야. 여긴 네 마누라는 없어. 수건따윈 네 손으로 찾아라.
[존] (물통 옆에서 수건을 찾아낸다) 이런데 쳐박혀 있으니 이봐 호도쉬가 와서 이걸 보고 말야 이건 누구 수건이야 이러면 너 뭐라구 대답할래
[윈스톤] 그건 저 녀석 겁니다.
[존] 그래 좋아 그건 제 수건입니다. 그럼 넌 네 옷자락에다 씻어라.
[윈스톤] 좋아 알았어 그건 우리들의 수건입니다.
[존] (존은 씻으려고 셔츠를 벗기 시작한다. 윈스톤은 물통밑에 은닉처에서 담배꽁초와 성냥개비 황을 꺼낸다.
담배를 피우려고 자리를 잡는다.) 오늘은 더 긴 것 같았어. 야 윈스톤 경보기 맡은 놈이 늦장을 부렸으면 어쩔번 했을까. 우린 아직도 거기 있었을 꺼야. (그는 그의 바지 비밀주머니에서 3.4개의 녹슨 못 조각을 꺼낸다. 윈스톤에게 내민다.) 야 이거
[윈스톤] 뭐야
[존] 이것도 끼워 넣어.
[윈스톤] (못을 받아 들며) 이걸로 뭐하라구.
[존] 목걸이 말야. 이것도 끼워 넣으라구
[윈스톤] 목걸이
[존] 안티고네의 목걸이말야.
[윈스톤] 아 그거 치워 버려 (못을 바닥에 내동댕이치고 계속 담배를 피운다.) 안티고네하구 꺼져버려 이 인간아.
[존] 야 이제와서 바보같이 굴지마. 넌 약속했어 (쩔뚝거리며 윈스톤의 침낭을 젖혀 반쯤 만들어진 못과 끈으로된 목걸이를 꺼낸다.) 이젠 거의다 됐어 봐 손가락 셋띄고 못하나--- 손가락 셋띄고 못 하나 (윈스톤의 옆에 목걸이를 놓는다. 윈스톤은 머리를 저으며 도전적으로 담배를 피우며 투덜댄다.) 너 지금 딴 짓 할 생각 마. 윈스톤 공연은 엿새밖에 안 남았어. 우리는 책임져야 하는 거야. 우린 뭔가 보여주기로 약속을 했으니까. 안티고네는 우리에게 아주 적당한 거야. 엿새동안 이면우린 해낼 수 있단말야. (그는 계속 씻는다)
[윈스톤] 기가차서. 야 존 우린 오늘 바닷가에 갔었어. 호도쉬가 우릴 달리게 만들었구. 넌 사람좀 가만 놔둘 수 없니.
[존] 지옥은 너 같은 놈을 위해서 마련된거야 넌 너하고 함께 뛴게 누구라구 생각하니 나 역시 지친 건 마찬가지야. 하지만 윈스톤 지금 쉴 수는 없어. 자 봐 세손가락떼고---
[윈스톤]못하나 (머리를 젖고) 어이구--- 어이구--- 어이구
[존] 그만 집고 준비나 해. 야 윈스톤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 지나 알아 (씻은물을 버리고) 야 야 42번은 민속춤(줄루전쟁춤) 을 연습하고 있어. 저 아래선 노래 연습이 한창이야. 헌데 이놈의 감방에선 맨날 싸움박질이니 되겠어. 오늘은 하겠다고 했다가 내일은 않하겠다고 투정이고. 도대체 내일 채석장에 가면 뭐라고 보고해야할지 알 수가 없잖아. (윈스톤은 계속 고집을 부린다. 그의 고집은 존보다 더하다. 존은 그만 수건을 집어던진다.) 야 씻기나해. (윈스톤이 아직도 투덜대며 씻기 시작하고 존은 그동안 목걸이를 집어든다.)
만사가 이꼴이니 일을 할 수가 있어야지. 우린 아직 대사도 못 외웠어. 동작도 그렇고. 빌어먹을 이건 기가 막히게 좋은거야 이 화상아. (윈스톤은 존이 이 말을 하는 동안 내 내 투덜거린다. 존은 목걸이를 쳐들어 본다.)
거의 다 됐어--- 이것봐 세손 가락떼고---
[윈스톤] 못하나.
[존] 맞아 아주 간단해. 너 어제 내가 말한 거 기억나니 또 모조리 잊어버렸을 거야. 이 모양으로 어디 계속해 나가겠니 나도 언제 까지나 이런 식으로 계속할 수는 없어. 그걸 모조리 처음부터 되풀이해 가면 안티고네는 누구다--- 크레온은 누구다---
[윈스톤] 안티고네는 폴리니세스의 어머니고---
[존] 야 야--- 빌어먹을. 야 윈스톤 (이젠 정말 분해서) 안티고네는 그 두 형제의 누이라고 내가 몇 번이나 말했잖니 어머니가 아냐. 그건 다른 연극이야.
[윈스톤] 오 그래
[존] 네가 아는 건 그저 그것밖에 없지 오 그래 (그는 목걸이를 던지고 바닥의 틈으로 분필조각을 집어든다.) 이리와. 이번이 마지막야 정말 마지막이란 말야.
[윈스톤] 야 그러지마 존.
[존] 와 이번 마지막으로 줄거리를 설명해 줄게 너 오늘 반 도 못 배우면 난 내일 고참들한테 네가 못한다고 보고를 해 버릴꺼야. 한가지 알아두시지 형님. 그 늙은이들은 호도쉬나 그치의 장난쯤은 어린애장난으로 밖에 안보일 정도로 지독한 치 들이니까.
[윈스톤] 하나님 맙소사 호도쉬를 위해서 모래파는 걸 배우고 호도쉬놈에게 뜀박질을 배우고 그리고 겨우 감방에 돌아오니 이젠 뭘 배우라구 안티고네 대사를 배우라구.
[존] 자 와 입닥치고 (그는 머뭇거리는 윈스톤을 그이 옆에다 끌어다가 세운다. 윈스톤은 존이 안티고네의 얘기를 설명하는 동안 수건질을 계속한다) 우는 소리만 않하면 금방 배울 수 있을 꺼야. 자 들어봐.
[윈스톤] 좋아 해.
[존] 들어봐 이건 안티고네의 재판이야 맞아?
[윈스톤] 네가 그렇게 말했지
[존] 쳇째는 피고야 피고는 누구지?
[윈스톤] 안티고네.
[존] 조금 진전한 꼴이군. (분필로 마루바닥을 쓰면서) 다음은 국가야. 국가는 누구지.
[윈스톤] 크레온.
[존] 크레온왕. 크레온이 국가야. 자 그럼 안티고네는 무슨 짓을 했지
[윈스톤] 안티고네는 그의 오빠 에티오클레스를 묻어줬지.
[존] 아냐 아냐 아냐 빌어먹을 윈스톤 너 언제쯤이면 알아듣게 될거니 안티고네가 묻어 준건 폴리니케스라고 내가 말했잖아. 반역자라는 낙인이 찍힌 쪽이란 말야 내가 우리편이라고 말한 그 사람이란 말야. 그렇지
[윈스톤] 그래.
[존] 재판의 첫 장면이야. (바닥에 쓴다) 왕은 피고의 죄상을 기소하는 거야. 그가 말하는 거야--- 죄를 조목조목 들어가며--- 외 그런 거 있잖아. 두 번째 장면은 피고의 진술 장면이야. 안티고네는 죄를 인정했나 유죄라고 했어 무죄라고 했어.
[윈스톤] 무죄라고.
[존] (잘 설명해 보려고 기를쓰며) 자 이것봐. 위스톤 우리는 지금 뭘 따지자는 게 아냐. 너와 나 사이엔 이 감방 안에선 우리는 그 여자가 무죄라는 걸 알고 있어. 하지만 작품 속에서는 유죄야.
[윈스톤] 아냐 안티고네는 무죄야.
[존] 작품 속에서는---
[윈스톤] (성질을 참지 못하고) 작품 같은 건 꺼지라고 해 안티고네는 오빠를 매장할 권리가 얼마든지 있었어.
[존] 그따위 말마. 작품 같은 건 꺼지라니. 그렇잖아도 할 일이 태산 같은데 그러니까 작품 속에서는 그 여자는 유죄를 인정했단 말야. 정신 좀 차려. 안티고네는 유죄---
[윈스톤] (짜증나서 포기하듯) 맘대로해 니 좋을 대로.
[존] 나 좋을 대로가 아냐 작품 속에서는
[윈스톤] 유죄다.
[존] 그래 유죄야 (열나게 바닥에다 끄적인다.)
[윈스톤] 유죄라.
[존] 세째장면은 형량에 대한 토론이야. 네번째 장면은 최종 판결이야.
그 다음엔 내가 말하는 거야 일종의 고별사지. 자 이제 해봐.
[윈스톤] 뭐라구
[존] (몸을 일으키며) 해 보라니까
[윈스톤] 벌서 우리는 다 해봤잖아.
[존] 다해본 건 나야. 이번엔 네가 직접 해봐야돼.
[윈스톤] (짜증이 나서 수건을 아무렇게나 집어던진다. 뛰는 것을 배워라. 대사를 외워라---
[존] 그리고 수건을 아무데나 던지지 마. (수건을 제자리에 건다.) 대단히 힘든것도 아닌데 뭘그래 이젠 거진 다 된거야 우리가 이일을 다 해낼수 있다면 너도 좀 자랑스러운데가 있을 거다. 절뚝거리며 그의 친구 쪽으로 가서 쨈깡통으로부터 쇠 조각과 줄들을 꺼낸다.) 이것봐 윈스톤 보라니까 이건 크레온의 훈장이야 훌륭해. 야 (목에 걸며) 너 대사 외우는 동안 난 목걸이를 끝내지. (그는 나머지 못을 가지고 앉는다) 기기막혀 야 그게 1965년 6월 이었어.
[윈스톤] 머가
[존] 이거 말야. 안티고네. 뉴--- 브라이톤에 있는 성스테판 강당에서 였지.대만원이었어. 모두가 허다한 명사들이었어.앞줄에는--- 고관들이 쫙 앉아있고. 빌어먹을 좋은 시절이었지. 조르지가 크레온으로 나왔어. 조르지라구 알지
[윈스톤] 그 선생 말이지.
[존] 그래 그 사람이야. 그 사람이 크레온 역을 했어. 겉모양은 별볼일 없게 생겼지 키가 작고 뚱뚱하고 눈만 커다래 가지고 헌데 연극이 끝날 때쯤 되니까 천장에 닿을 정도의 거인으로 보이는 거야. (일어서서 크레온을 맡았던 조르지의 흉내를 낸다) 의원여러분 이제 신들은 우리들의 시를 혼란의 폭풍을 뚫고 평온으로 인도하였습니다--- 그 늙은 멀리건은 또 어떻구 그 사람도 땅달보 선생이지. 수염을 달고 그 사람은 여왕한테 이런식으로 말하는 거야. (또 흉내쪼로) 여왕폐하 슬픔에 대한 마음의 준비를 하소서. 그러나 눈물을 흘리지는 마옵소서. (목걸이를 손에들고) 거의 다 됐어 그치는 여자노릇 잘하는 녀석이었어. 헌데 여자치고는 근사한 여자였단 말야. 오늘밤은 자꾸 그치 생각이 난 단말씀야.
[윈스톤] (작품줄거리를 가르키며) 이젠 다 알았어.
[존] 정말야
[윈스톤] 그럼--- 모두 여기다 집어넣었어. (머리를 두드린다)
[존] 아주 멍청이는 아니군. 해볼래 (그는 줄거리 써놓은 것을 지워버리고 감방안을 거닌다.) 저 안티고네의 재판이야 피고는 누구야.
[윈스톤] 안티고네
[존] 국가는 누구지
[윈스톤] 크레온왕.
[존] 첫째장면은.
[윈스톤] (아주 자신만만하게) 안티고네가 국가를 고발---
[존] 아냐 빌어먹을 윈스톤 이 바보야 (윈스톤은 존을 잡아당기며. 손으로 그의 입을 틀어 박는다)
[윈스톤] 알알어--- 알았다니까--- 자 존 자 국가는 안티고네를 고발했어. (멈추고)
[존] 조심해서 해.
[윈스톤] 국가는 안티고네를 고발했어.
[존] 두 번째 장면.
[윈스톤] 피고의 진술
[존] 뭐라고 진술을 했지 유죄라고 했어. 무죄라고 했어
[윈스톤] 유죄
[존] 세째장면은.
[윈스톤] 형량조절
[존] 네 번째 장면.
[윈스톤] 왕의 말 판결 그리고 고별사.
[존] (굉장히 흥분해서) 드디어 깨달으셨군 아무렴 그래야 내 아들놈이지. 자 봐라 얼마나 쉬우니--- 윈스톤 내일은 대사만 하면되.(윈스톤은 일어선다. 존은 소도구들을 치운다. 요와 담요를 펼친다. 두 사람은 잘 준비를 한다.)
[존] 엠병. 내일은 채석장에 갈 수 있었으면. 소도구와 의상으로 더 필요한 게 많은데 가발도 있어야돼. 14호 감방에 있는 친구가 선창에서 밧줄조각을 얻어다 준댔거든.
[윈스톤] 그래 나도 그렇게 되길 바래. 시포에게 담배 좀 보냈으면 하니까.
[존] 시포
[윈스톤] 또 독방에 들어갔다는데.
[존] 또
[윈스톤] 그래
[존] 언 빌어먹을
[윈스톤] 시몬이 말을 전하더군.
[존] 이번에는 또 뭣 때문이니
[윈스톤] 급식에 대한 불평이었나봐. 감옥 규정을 보자고 대들었다니까.
[존] 그치들은 왜 그들을 잠시도 가만 놔두지 않는지 몰라.
[윈스톤] 왜겠어 그놈 역시 그치들은 한시도 가만 놔두지 않으니까 그렇지
[존] 그래 네 말이 맞다. 난 22호 감방에 그 녀석과 함께 있지 않게 돼서 다행이야. 한사람이 그따위를 날치기 시작하면 옆에 있는 사람들도 고생이 말씀 아니라구 (윈스톤은 잠자리를 다 마련해 놓고 눕는다)
너 내가 하는 말 알지
[윈스톤] 알아
[존] 뭐야
[윈스톤] 뭐가 뭐야
[존] 내가 란 말이 뭐냐구
[윈스톤] 야 조니 너 난 지금 지쳤어 사람 좀
[존] 내 말은 날치지 말라다 이거야 너도 말야 내일 호도쉬가 문을 열어 줄 때 아주 정식으로 네 간수님 이래야 되는거야. 나는 내일도 또 그 우라질 놈의 모래밭에 가는걸 원치 않아. 그것도 네가 좀 뿌루통한 얼굴을 지었기 때문에 하면 더욱 않돼지.
[윈스톤] 알았어 조니.
[존] 이 감방안에 너 혼자만 있는 게 아냐. 나도 있다는 걸 명심해.
[윈스톤] 이런 빌어먹을 아니 내가 그것도 모르는 줄 아니.
[존] 인간은 타인에 대한 책임이 있다는 걸 알아야 하는 거야.
[윈스톤] 말 한번 잘했다. 그거야말로 본인이 하고 싶었던 말씀이야. 지금 너한테. 오늘밤은 네 차례라는 걸
[존] 무슨 소리니 내 차례는 어젯밤 이었잖니.
[윈스톤] (머리를 세차게 저으며) 야. 야 생각 않나니 어젯밤엔 내가 영화얘길 했단 말야.
[존] 그래 했지 더럽게 멋있는 영화였어. (서부에서 가장 빠른 총잡이) 글렌 포드가 나오구 말야. (육연발 권총을 번개 같이 빼들고 악당을 쓸어뜨리는 몸짓) 말나는 김에 한마디 하자. 너 그따위 엉터리 같은 얘기가 어딨니--- 글렌 포드가 두다리 사이로 총을 쐈다고 그랬지. 그게 어떻게 그럴수가 있니--- 모래밭에서 아까 해 봤는데 안되더라. (잠자리에서 일어나 앉는다. 잠간 생각하다가 빈 물잔을 전화수화기 모양 집어들고 숫자판을 돌리기 시작한다. 윈스톤은 의아해서 쳐다본다.) 교환이세요 뉴. 브라인톤 부탁합니다--- 네 뉴. 브라인톤 포트. 엘리자베스 4 -- 4624 네 여기 번호는---
[윈스톤] (전화번호가 어디라는 것을 깨닫고) 그 가게 번호지
(그는 존이 전화통화를 시작하자 신이나서 일어나 앉는다)
[존] 스코트 잘 있었나. 나야나 나 누군지 알아 맞춰봐--- 알긴 아는 구나--- 야 이 새끼야 스코트 니--- 그래 어떻게 지내 아니 아직도 안에있어. 뭐 좋은 소식 없니--- 그런말마. 여기선 깜깜무소식이라구--- 한마디도 몰라--- 그게 뭔데 왜 장사가 잘 않돼--- 야 이 송장 치는 놈아 사람들이 빨리 죽어주지 않아 몸살이 났구나--- 아냐 여긴 별일 없어--- (윈스톤은 신이 나서 허우적대며 존의 말과 웃음 속에 끼어 들려고 기를 쓴다. 그는 드디어 존의 관심을 끄는 데 성공한다.)
[윈스톤] 옆에 누가 있니--- 스코트 말고 있느냐구
[존] 야 스코트 옆에 누구 있니--- 오 정말야--- 전화 바꿔봐.
[윈스톤] 누구래
[존] (존을 북살하고) 잠간만 바궈줘봐. 야 스코트 잠간만--- (전화에 다른 사람이 나온 듯 존은 환성을 지른다.
잘있었어--- 야 귀엽다 귀여워--- 그레 어떠니---
[윈스톤] 야 누구니 도대체
[존] (수화기를 막고) 스카이야---
(윈스톤은 흥분을 누를수가 없다. 그는 잠자리에서 기어 나와 존 옆에 다가간다. 존의 귀에대고 묻고 말하며 재미에 말려든다. 둘이다 신이났다.) 망기하고는 어때 부시는 어디있니 스카이 거기 친구들 자주 만나 뭐라고 윈스톤--- 알았어. 지금 옆에 있어. 아냐 잘 있어. 잘 있다니까--- 오늘 사고가 좀 있었지. 호도쉬하고 약간 의견차가 있었거든. 허지만 울건 없지. 저치 오른쪽 눈이 좀 상했어. 그뿐야. 윈스톤이 말야 여자애들 소식을 묻는데 (크게 웃는다) 야 이 바람둥이야 우리몫도 좀 남겨두라구 (존은 윈스톤이 또 끼어 들려는 것을 알고 좋아 좋아---
(다시 전화에 대고) 야 스카이 윈스톤이 말야 틈이 있으면 도라거리엘좀 가달래. 그치 마누라한테말야. 가서 밀 좀 전해줘. 윈스톤이 잘 있다고 전해달래. 이쪽은 괜찮다고. 윈스톤은 마누라더러 참고 지내라고--- 아니 아무일도 없어--- 모든 것 모든사람 잘 부탁한다고--- 그래--- (아내 얘기가 나오자 윈스톤은 점점
흥이난다. 잠간의 침묵후 그는 잠자리도 기어가 무겁게 주저앉아 쓰러진다. 존도 같은 분위기에 휘말린다.)
이 봐 스카이 거기서 그래튼 거리는 멀지않지 길만 하나 건너가서 38번지에 한 번 들려봐. 프린세스. 내 마누라에게 얘기좀 해 봐. 잘 지내는 지 말야. 나 대신 위로좀 해줘 벌써 석 달 동안이나 편지한통 못 받았거든. 왜 편지 않보냈는지 궁금해 죽겠어. 편지 좀 쓰라고 해줘. 애들은 어떻게 지내는지도 궁금하구. 몬드는 아직도 학교 잘 다니는지--- 쌍둥이 꼬마들은 어띤지 아버지 어머니 안녕하신지 큰 딸애는 병없이 지내는지 무슨 소식이든지 두려워 말고 다 전해 달라고 말해줘. 아냐--- 그건 벌써 옛날 얘기야. 지금은 여기도 많이 달라졌어. 우리는 바닷가에도 갔었어. 바람이 불더군. 모래는 눈속까지 들어가구. 파도가 굉장했었지. 육지는 잘 않보였어. 식구들한테 말해줘. 내일은 채석장으로 가게 될지도 모른다구. 거기도 별로 나쁘진 않아. 다른 친구들하구 어울릴수도 있구. 이말도 좀 해줘--- 날씨가 점점 추워지고 있어. 허지만 최악의 상태는 아냐.
(천천히 불이 어두워진다.)
2 장
(감방 며칠후. 존은 담요밑에 들어가 있다. 윈스톤은 안티고네의 가발과 가짜유방을 들쓰고 있는 중이다.)
[존] 다 됐니?
[윈스톤] (아직도 바쁘게 움직이며) 아니.
[존] 다 됐니?
[윈스톤] 아니 (잠시 조용히)
[존] 다 됐니? (위스톤은 준비가 다 됐다. 그는 서서 기다린다. 존은 천천히 담요를 벗고 쳐다본다. 그는 믿을 수 없는 광경이라는 듯 쳐다본다. 윈스톤은 아주 우스꽝스러운 꼴이다. 존은 놀라움은 웃음으로 번져 폭소로 화한다. 그는 감방벽을 두드린다.) 야 노만 노만 여기 좀 와봐. 여기 볼만한게 있다. (존은 안티고네로 분장한 윈스톤의 터무니 없는 모습을 보고 다가간다. 그는 안티고네의 주위를 돌며 경탄의 눈을 보낸다. 그는 안티고네의 가슴을 어루만져 보고 팔을 끼고 당당하게 거닌다. 몇발자욱마다 웃음이 터져 꼬꾸라 진다. 그는 웃음의 절정에 달해 그는 바지를 벗어 내린다.) 날쌘 바람둥이 나가신다. 물렀거라 (그 때까지 분을 참고 존의 꼴을 참아 주던 윈스톤에게 이 농담만은 참을 수가 없다. 그는 가발과 유방을 벗어서 바닥에 내 동댕이친다. 화가 잔뜩 나서 물통으로 가서 씻기 시작한다.)
[윈스톤] 이젠 끝났어 안할래. 네놈의 안티고네 가지고 혼자서 지저먹고 볶아 먹던 마음대로 해.
[존] 윈스톤 그러지마.
[윈스톤] 웃고 싶으면 실컨 웃으세요. 친구양반. 하지만 내 한가지 말해두지 난 안티고네는 안해 어째서 그러는지 이유를 말해주지 나는 사내대장부야. 빌어먹을 여자가 아니라구
[존] 내가 언제 너더러 여자랬어
[윈스톤] 그럼 너 뭘 보고 웃고있니.
[존] 내가 어디 지금 웃고 있니
[윈스톤] 그럼 너 뭐하고 있니 울고 있는 거냐 (존은 또 폭소를 터트린다.) 거 봐 너 또또 웃어 망할놈. 야 너 내가 내일밤 거기 가서 그따위 바보노릇 할 줄 아니 그 짓을 하고 나서 무슨 사태가 벌어질지 내가 모를 줄 알어? 채석장에 들어설 때마다 여러분 여러분 여기 안티고네가 등장하십니다. 이 가련한 여인을 도와주소서 그러니 넌 그 좋아하는 안티고네 가지고 지옥으로나 가봐
[존] 난 널보고 웃는 게 아냐
[윈스톤] 그럼 뭘 보고 웃었냐 여기 누가 또 있었냐 여자 옷 주워입고 웃음거리가 된 나말고 누가 또 있었느냐 말야
[존] (윈스톤을 달래려고 애쓴다.) 자자 윈스톤 자. 않웃을게 이젠 웃지 않는다구.
[윈스톤] 말은 잘 한다. 그 말은 너나 씹고 있어라.
[존] 이봐 윈스톤 좀 알아줘라. 이건 연극이야.
[윈스톤] 연극이라는 게 날보고 웃으라는 거냐 그렇다면 그 잘난 연극가지고 꺼져버려.
[존] 제발 윈스톤 좀 잠자코 내말 좀 들어봐.
[윈스톤] 관둬 이것은 다 가져가 난 네놈의 그 안티고네는 안할테니까. 차라리 호도쉬 한테 하루종일 뜀박질 당하는게 낳지 그놈하고 라면 적어도 내가 뭐라는 건 알수가 있으니까. 그 놈은 그래도 날 사내취급도 해주거든--- 그 따위 여자노릇은 안시키니까.
[존] 알았어 알았다니까---
[윈스톤] 네말은 한마디로---
[존] (윈스톤에게 잠잠하라고 큰소리로) 야 좀 들어봐라.
[윈스톤] (수건을 내동댕이치며) 오냐 들으마.
[존] 그래 난 웃었다. 그래 웃었어. 하지만 왜 웃었는지 아니 난 너한테 준비를 시키느라고 그런거야--- 무대 공포증에 대한 준비를 넌 뭐 내가 이 감방안에서 하는 일이 뭔지 모르는 줄 아니 이건 무대 공포증에 대한 준비야 나도 여기 있는 놈들이 어떤 놈들인지 잘 알고 있단 말야. 네가 무대에 나가면 물론 그치들은 웃을 꺼야. 그러나 이것만은 기억해둬라 그놈 중에 끝까지 웃을 놈은 한 놈도 없을꺼다. 웃다가 웃음이 쏙 들어 갈 거다. 안티고네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그놈들의 가슴을 치게 될거다. 이말야.
[윈스톤] 너 꿈꾸니 존? 너 아직도 내가 안티고네를 할걸로 생각하는 모양인데 일이 그렇게 간단한게 아냐.
[존] (그제서야 윈스톤을 조심스럽게 다뤄야겠다는 걸 깨닫는다.) 야 윈스톤 너 잠간만. 이제 하루밖에 안 남았어 공연 순서도 제일 좋은 때로 준비했어 우리가 맨 마지막에 끝내는 거야 이제 와서 그만둘 순 없어.
[윈스톤] 너 내가 그만둘 수 없다고 생각하니 두고보렴 어떻게 돼나.
[존] 윈스톤 너 날 곤란하게 만들고 싶니 그게 바로 네 목적이니
[윈스톤] 좋아 하지.
[존] (너무 쉬운 승리에 흥분해서) 그러면 그렇지
[윈스톤] (마루에서 가발과 가짜유방을 다시 집어들고 존의 손에 내 던진다.) 여기 있다. 안티고네--- 머리랑 젖이랑 다 걸치구 안티고네 노릇은 네가 해라. 크레온은 내가 할테니까. 내말 알아들어 그런건 네가 걸치구--- 난 이대로 크레온을 할테니까. (놀라는 존에게 등을 돌리고 물통밑에서 담배꽁초와 성냥을 꺼내 담배를 피울 자세를 취한다.)
[존] (놀라서 멍해 있다가) 지금 와서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니? 날짜가 좀 있다면 모르지만. 크레온의 대사를 외우기에는 너무 늦었어
[윈스톤] (담배를 피우며) 꼭 이러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그렇다면 유감이라고 말할 수밖에 난 안티고네는 안할테니까. (존은 이제 성이 났다. 잠시 망설이다가 가발과 가짜유방을 걸치고 윈스톤 앞에 선다.)
[존] 날 봐라. 이제 웃어라.(윈스톤은 참으려고 애쓴다. 그러나 웃음이 참을 수없이 밀려나온다. 곧 웃음을 그친다.) 계속해. (잠시 기다린다.) 계속 웃으라니까 왜 못웃는지 왜 못웃는지 내 얘기 해볼까 왜냐하면 이 누더기 속에 있는 것은 나라는 걸 넌 그게 나 일뿐이라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너는 저 친구들이 그게 너라는 걸 몰라줄 줄 아니 물론 모두 웃겠지 그러나 그치들도 그게 너라는 걸 모를 줄 아니? 그래. 그놈들은 웃겠지. 하지만 그게 어떠니 처음에는 웃겠지만 나중에는 경청하게 될텐데. 그게 바로 우리가 원하는거 아니니 끝에 가서는 듣는다.
[윈스톤] 뭐라고 말해도 소용없어 존 난 안티고네는 안할테니까
[존] 윈스톤--- 너 점점 더 애먹이는구나 너 하겠다고 약속했지---
[윈스톤] 집어치워. 바로 어제 내가 말했지. 이 안티고네가 빌어먹을--- 뭐라더라--- 전설이라구--- 그리스의 말야. 진짜로 일어난 일도 아니라구. 역사라고 할수 없다구 이봐 난 그따위 일로 머리썩힐 시간없어. 전설같은 건 뒈지라고 해 나--- 난 여기서 내진짜 사랑을 알고 있는 거야 난 내가 왜 여기 잇는 지도 알아. 이건 역사야 전설이 아니라구 나는 크레두크에서 판사와 얘길 잠깐 나누고 여기에 오게 된거야 너의 그 안티고네는 어린애 장난이야
[존] 윈스톤 그건 호도쉬의 말이야.
[윈스톤] 그 따위 말도 함께 가지고 꺼져
[존] 호도쉬의 말 그대로구나. 윈스톤 그게 바로 그 놈이 늘 지껄이는 소리라구. 일생동안 우리한테 바로 그 말을 들려주는 게 그놈이 원하는 거란 말야. 우리의 신념 우리의 이상--- 이런 모든 것을 그 놈이 그렇게 말하는 거야--- 어린애 장난이라고. 우리들이 기를 쓰고 하는 일은 모조리 어린애 장난이라는 거야--- 우리가 하루종일 그 뜨거운 태양아래서 뜀박질을 하고 그놈의 손수레를 미느라고 울고 짜고 해 봐도--- 그건 모두 어린애 장난이라는 거지 야 이 친구야--- 그 따위말은 신물이 나게 들었다. 아무도 안티고네는 못하게 날 막을순 없어.
(두 사내는 갑자기 비켜서서 바지춤을 흘러내리게 놓아 버리고 벽을 보고 선다. 팔을 올리고. 호도쉬가 존을 부른다.) 네. (그는 바지를 끌어올리고 감방안을 떠난다. 그가 나가자 윈스톤은 바지를 끌어올리고 존이 호도쉬손에 걸려들었다는 생각을 하고 흡족하다는 듯 쌍소리를 중얼거린다.)
[윈스톤] 잘 끌려갔다. 혼좀 나봐라. 호도쉬 녀석한테 한탕 당해봐라. 안티고네가 중요 하다구 안티고네가 어쩌구 안티고네가 저쩌구 냉수 먹고 속 좀 차려 이놈의 지랄 감방안에선 그따위 개똥같은 짓거리 때문에 통 잠도 잘 수가 없으니. 폴리니케스 에리오클레스 그것뿐인가 나도 마찬가지지. 그 빌어먹을 안티고네 때문에 누구하나 편안하고 조용하게 있을 수가 있냐 말야 호도쉬가 저 녀석을 좀 조용하게 만들어 주는 게 난 간절한 소원이야.
(존이 돌아온다. 윈스톤은 안티고네 문제에 너무 열중해서 처음엔 존의 이상하게 멍한 행동이 뭣 때문인지 잘 모른다.) 애 내말 들어봐. 난 널 곤란하게 만들자는 건 아냐 허지만 이 안티고네 이건 안돼 제발 내말좀 들어. 존 죽어도 난 못하겠어. 내말은 뭐 다른걸 해보자. 이거야 노래나 뭐 그런거 말야. 넌 언제나 생각해내는데는 귀신 이잖아 난 노래도 춤도 꽤 하는 편이라는 거 너도 알지 하지만 안티고네는 안돼 제발이지 존
[존] (가라앉은 소리로) 윈스톤---
[윈스톤] (아직도 상대방의 태도에 이상함을 눈치채지 못한다.)
우리 다투진 말자. 우린 쓰레기 조각 때문에 싸우기에는 너무나 오래 이 감방 안에서 함께 지냈구. 너 내 성질 알지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참을 수 없는 게 있다면 그건 사람들이 날 보고 웃는거야 내일밤 내가 무대에 나갔을 때 녀석들이 날보고 웃어대면 손에 닿는 놈은 여기서... 봤지 네가 웃기 시작하자 내가 어떻게 했는지 말이야 난 너를 죽여버리고 싶었어 이건 농담이 아니야 정말 그랬었다니까 말이야 너 듣는 거니 (존을 똑바로 쳐다본다)
[존] 윈스톤--- 나 너한테 말할께 있다
[윈스톤] (그제 서야 존의 태도가 이상하다는 걸 발견한다.)
왜 그러니 호도쉬가 뭐래 무슨 일이 있었어 우리더러 뭐 어째래는 거야 독방에 가둔다는 건 아니겠지
[존] 내 항소공판에서 형기가 줄었어 석달만 살면 된데.
[윈스톤] 석달.
[존] 만 석달만 살면돼
[윈스톤] 석달---
[존] 그래 프린슬루이가 그렇게 말했지
[윈스톤] 존 (윈스톤은 기쁨 폭팔한다. 그들은 포옹한다. 그들은 감방안을 껑충껑충 뜀뛰며 춤추며 돌아 다닌다. 윈스톤은 드디어 존을 놓아주고 감방벽을 두드리며 옆방친구에게 소식을 전한다.)
노만 노만 존이 석달만 있으면 나간다. 그래 지금 막 들었어 (윈스톤의 흥분은 존을 안절부절 못 하게 만든다. 존은 윈스톤을 벽에다 끌어낸다.)
[존] 윈스톤 너무 흥분하지마 내일 채석장에서 말하면 되잖아 잠시동안 이대로 있자구나.
[
3 장
((감방안 그 날밤 늦게 두 사람 모두 자리에 누워 있다. 윈스톤은 분명 잠이 든 것 같다. 존은 어쨌든 깨어서 이리뒤적 저리뒤적 하고 있다. 그는 불쑥 일어나서 조용히 물통으로 가서 물을 마신다. 그리고 다시 잠자리에 돌아온다. 그는 눕지 않는다. 담요를 몰아다가 어깨에 두르고 3개월에 대한 생각을 시작한다. 그는 손가락으로 날짜를 꼽기 시작한다. 그러는 그의 뒤에서 윈스톤이 일어나 앉아 잠시 쳐다본다.))
[윈스톤] (이상한 미소를 띄우고) 네 세고 있구나
[존] (깜짝 놀라면서) 뭐라구 야 윈스톤 놀랬잖아 자는 줄 알았지 왜 그래 잠이 안 오니
[윈스톤] (그 물음은 묵살하고 여전히 미소하고 있다) 너 날짜를 세기 시작한거지
[존] (말하고 싶어 마음을 억누를 수 없어 윈스톤의 자리 쪽으로 가며) 그래
[윈스톤] 며칠 남았니
[존] 92일이야
[윈스톤] 그렇겠지
[존] (흥분해서) 간단해 야 봐--- 이달에 20일 남았지 6월에 30일이지 7월은 31일 이고 8월 11일 이니까--- 모두 92일이야
[윈스톤] (아직도 미소한다 그러나 조심스럽게 존을 쳐다보며) 내일이 되면
[존] 91일 남고
[윈스톤] 모레가 되면
[존] 90일이 남고
[윈스톤] 그리고 나서 어느날엔가는 80일 만 남게되고
[존] 그래
[윈스톤] 70일 남게 되고
[존] 야 시간이 그렇게 빨리 가는 법이 어디있니
[윈스톤] 그리고 60일만 남게 되는 날이 온다.
[존] 그렇게 되면 이 섬에서 두 달만 더 살면 되는 거야
[윈스톤] 50일--- 40일--- 채석장에도 40일 만 지내면 되고
[존] 사람 죽이네 야 윈스톤
[윈스톤] 30일이 남고
[존] 그럼 한 달이야 한달 밖에 않남은 거지
[윈스톤] 20일--- (손을 쳐들고) 그리고 열흘--- 닷새 나흘 사을--- 오늘이다.
(그 좋은 순간에 대한 감격은 존에게는 너무 커서 부담스럽다)
[존] 그만해 제발 윈스톤 못참겠어 그 석달 이야긴 이제 집어 치워. 나 잘란다.
(잠자리로 가며 공처럼 동그랗고 몸을 웅크리고 자려고 해 본다. 윈스톤은 다시 누워서 천정을 바라본다. 잠시 그리고 있다가 조용히 입을 연다)
[윈스톤] 넌 그 석달을 여기서 다 살게 되진 않을 꺼야 두달 쯤만 여기 있게 될꺼야. 그리고 다시 부두로 가서 배를 타고 넌 이곳에 작별을 고하게 될거야--- 그리고 곧장 육지에 있는 버스터 감옥으로 가게 될거다
(존은 저도 모르게 귀를 기우린다 듣지 안들으려고 하면서도 나중에는 아주 일어나 앉아 윈스톤이 해 주는 마지막 며칠간에 대한 이야기 속에 온통 빠져 버린다.) 거기 가면 생활이 달라질거다. 훨씬 견디기 쉬워질 거야. 넌 호로쉬를 데리고 갈 수는 없을 테니까. 그치는 여기 이 섬에 나하고 같이 있게 될테니까. 존 너는 벅터. 버스터 포도원서 일하게 될거야. 거긴 채석장이 없거든. 포도를 먹고 귤을 먹고--- 식사도 달라질걸--- 씨급 식사에 운동도 시켜줄 거다. 밖에 나갈 때는 자네 꼴이 꽤 근사해 질 거란 말씀야. 밤에는 주사위나 장기같은 놀이도 하겠지. 그리고 드디어 어느 날 넌 사무실에 불려 갈 거야 밖에는 널 데려갈 호송차가 서 있고 말야. 그 5백마일 길을 다시 가야 하겠지. 하지만 이번은 앉아서 가는 거야 여기 올 때처럼 내내 서서 가는 게 아니라구 물론 수갑도 안채울거구, 어쩌면 한 반쯤 차를 세우고 오줌눌 시간도 줄지 모르지 그래 틀림없이 그럴 꺼야. 어쩌면 어디선가 자고 갈 수 있을 꺼야. 그리고 마침내 포트. 엘리자베스에 도착한다. 존 루이엘 감옥에 다시 가는 거야. 바로 집 근처라구. 뉴. 브라이어톤은 바로 옆집이란 말야 넌 감방 등창으로 길에 지나가는 사람들 소리랑 버스의 붕붕거리는 소리를 듣겠지. 그러던 어느날 밤 너는 잠을 잘 수가 없게 된다. 너는 세고 있기 때문이지, 그땐 지금처럼 날자를 세는게 아냐 시간을 세는 거야. 다음날 아침이 된다. 맑은 날일까 흐린 날일까 존 넌 감방에서 나와 출감 사무실로 가는 거야. 거기에는 녹색 새 저고리와 긴 바지 갈색 구두까지 준비가 돼있단 말야. 그러고 너의 소유물이 있지 그걸 잊어버릴 뻔했구나
[존] 그건 아무래도 좋아 난 흰셔츠에 검은 넥타이 회색 후란넬 바지를 입고 있었어--- 구두는 갈색이구--- 양말은 (조금 웃으며) 양말은 생각이 않나는데 윗저고리는 격자(첵크) 무늬가 있는 거였지--- 그리고 내시계 시계도 있었다구
[윈스톤] 모두 한 뭉치로 싸뒀을 꺼야. 넌 그걸 겨드랑이에 끼고 그들의 안내를 받으면 문으로 가는 거지. 그리고 나가는 거야. 존. 문밖으로 말야 뉴브라이톤이 너를 기다리고 있는 거지. 너의 어머니, 아버지 프린세스랑 아이들이--- 그들이 문을 열면--- (다시 한번 그러나 이번에는 더 심하게 존은 석방순간의 일을 점쳐보는 일을 견뎌내지 못한다.)
[존] 그만해 윈스톤 애 제발 그 3개월 이야긴 그냥 좀 놔둬. 난 자야겠어 (그는 윈스톤에게 빠져 나오려한다 그러나 윈스톤은 존을 따라 다닌다. 윈스톤은 이제 그 어색한 미소조차 띄지 있지 않다)
[윈스톤] (기어서 달아나려는 존을 붙잡고) 아직 안끝났어 존.
[존] 제발 날 좀 내버려줘
[윈스톤] 여기서 끝나는 게 아나. 그래 뉴 브라이톤 포트 앨리자베스 38번지로. 존 생각할 수 있니 모두가 널 기다리고 있어---
[존] 그만해 윈스톤
[윈스톤] (사정없이) 식구들이 널 집안으로 끌고 들어가는거야.
[존] 그만두지 못해
[윈스톤] 아주머니 아저씨 친구들 이웃들이 널 의자에 앉히는 거야 왕처럼 말이야.니가 원하는건 다들어 줄꺼야.
[존] 위스톤
[윈스톤] 그리고 나서는 말을 시작하는거야 존
(존은 마침내 등을 돌려 윈스톤을 정면으로 본다. 둘은 마주서서 한참 말없이 서로 쳐다본다. 존은 윈스톤의 모습에 섬뜩해 진다)
[존] 윈스톤 도대체 왜 그러니--- 왜 날 못살게 구는거야!
[윈스톤] (조용하게) 넌 이곳에 대해서 얘기 하는거지 존, 호도쉬라는 인강에 대해서, 그리고 너의 좋은 친구였던 이 윈스톤 남격두고 온나에 대해서 말야.
[존] 아냐 윈스톤
[윈스톤] 너 내일 채석장에 가거든 해리를 좀 자세히 봐라. 존 눈을 똑바로 쳐다봐 보란 말야 그의 손을 좀 보라구, 완전히 달라 졌다구 채석장은 그를 돌덩이로 만들어 왔단 말야, 끌고 망치로 일을 하는 그를 좀 보라구 매일 완전한 돌덩어리 20개씩이라구. 그 일솜씨는 아무도 못 따라 간단 말야. 그는 돌을 사랑하는 거야. 그 때문에 돌도 그에게 순종하는 거지. 그는 자신을 잊어버렸어. 모든 걸 잊어버렸어--- 그가 왜 여기 있는지 어디서 온건지 모든 걸 바로 그런 일이 내게도 생기고 있어 존 내가 왜 여기 있게 됐는지를 잊어 버렸어.
[존] 그렇지 않아
[윈스톤] 그럼 왜 내가 여기 와 있니
[존] 너는 사람들을 위한 받침이 된 거야
[윈스톤] 뭐 사람들을 위해서 나가 죽으라고 그래
[존] 그 따위 말 마 우리의 꿈을 생각하면---
[윈스톤] 꿈이고 뭐고 뒈져 버리라고 해
[존] 그게 아냐, 윈스톤--- 우리의 목표를 위해서 우리 아이들의 자유를 위해서---
[윈스톤] 목표구 뭐구 다 꺼지라니까 내가 왜 여기 있니 존 난 너의 자유가 부러워 나도 나갈날을 손꼽아 헤어보고 싶단 말야 신이 나한테도 손가락 열 개를 주셨다구, 헌데 난 뭘세지? 셀게 뭐가 있니 내 인생을 셀까? 그걸 어떻게 세니? 하루--- 하루--- 또 하루가 가고--- 또 하루--- 존 제발 날 좀 도와줘 또 하루가 가고 하루--- 형제여 나를 구하소서 (존은 바닥에 주저앉는다. 존의 얼굴에는 절망적인 괴로운 표정이 어린다 윈스톤은 섬에서 여생을 보내야 하는 중압감으로 거의 찌드러든것 같아. 잠시동안 그도 입을 다물고 현실을 깨닫는다. 천천히 일어선다. 그는 돌아서서 존을 바라본다. 그가 다시 말을 시작한다. 그 목소리는 이미 운명을 극복한 인간의 것이다. 아주 단호하고 열정적인 목소리다) 이 땅의 내 동포여 (존은 그를 쳐다본다) 동포여--- 모두 끝났어 모두 끝났어 (그는 존에게 다가간다) 나 같은 건 잊어버려 (존은 최후로 미약한 부저의 몸짓을 한다) 존 나같은건 잊어버려--- 나도 널 잊을 테니까. 그럼 난 꼭 너를 잊는다. 또 누가 여기 오겠지 존. 그리고 또 날짜를 세고 그리고 나가겠지 나는 그 모두를 다 잊을 거야. 모두 너처럼 가버릴 꺼야. 난 그 모두를 잊을거다. 그리고 어느 날 그것도 끝나겠지.
(조명이 바뀐다 시간의 흐름을 암시한다. 윈스톤은 안티고네의 소품을 챙긴다.)
[윈스톤] 어서와 모두들 기다린다.
[존] 너 대사 다 외고 있지
[윈스톤] 그래 어서와 이러다간 늦겠다.
4 장
(두 사내는 감방을 죄수 연예회로 무대로 바꾼다 그들의 담요는 무대 배경 막으로 바뀌고 윈스톤은 소도구를 가지고 그 뒤로 사라진다. 존이 앞으로 나와 관객에게 연설을 한다. 그는 아직 크레온 의상을 입고 있지 않다.)
[존] 프린슬루이 소장님 호로쉬 간수님--- 그리고 신사여러분 라브다커스왕가의 두 형제들이 각각 반대편에 서서 전쟁을 하게 되었습니다. 하나는 나라를 지키기 위해서 또 한 사람은 그것을 공격하기 위해서 였습니다. 그들은 모두 전쟁터에서 죽어갔습니다. 이 나라의 왕인 크레온은 나라를 지키던 쪽은 명예로운 죽음으로 성대히 장례를 치뤄 주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러나 또 한사람 폴리네케스는 반역자로 매장도 애도도 표하는 것을 금했습니다. 그도 망명에서 돌아와 그의 조국땅을 불태우고 파괴했고 그의 형제의 피를 흘리게 했기 때문입니다. 그의 시체는 들판에 버려진채 썩어가며 들짐승들의 밥이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그것이 밥이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누이 안티고네는 그 법에 맞서서 오빠 폴리네케스의 시체를 묻어주었습니다. 그는 들켜서 체포당했습니다. 오늘 우리42호 감방에서는 여러분에게 바로 이 안티고네의 이야기를 보여 드리려고 합니다.
(안티고네의 재판과 처벌을 보아주십시요)
(그는 담요뒤로 사라진다. 그들은 트럼피트의 취주약을 흉내낸다. 소리가 한창 고조되자 담요가 열리고 존이 크레온의 차림으로 등장한다. 목에는 목걸이에 팬턴트를 걸고 왕관 비슷한 것을 쓰고 담요를 어깨에 두르고 있다. 국민들이여--- 크레온이 그의 궁전 앞에 서서 그대들에게 인사를 드립니다 잠간 잠간 그 무슨 말씀이오 그대 선량한 시민이오 말슴하시오. 대왕만세 라구요 나의 선량한 백성들이여 나는 그대들의 종복이오--- 행복한 봉사자요. 얼마나 여러번 나는 그대들에게 청했던 가요. 여기 이 권위의 상징은 그대들 집안에 가장 천한 하인들이 입고 있는 옷과 조금도 다를 것이 없다고 크레온의 왕관은 유모의 앞치마처럼 단순하고 깨끗하기를 바라오. 유모가 그대들의 아이들을 맡아 소임을 다했을 때 미소짓듯이 요람을 닦으면서 행복을 느끼듯 크레온도 그대들의 충직한 하인으로서 봉사하는 것입니다. 그대들의 종이 여기서서 미소를 짓고 있는 것입니다. 그는 무엇을 보고 있을까요. 풍요함과 행복함입니다. 한나라의 번영을 그 외의 또 무엇으로 잴 수 있겠습니까 신을 행한 거대한 신전으로 잴수 있겠습니까 달이 로켓트를 쏘아 올리는 과학 기술이 성취로 할 수 있을까요. 아닙니다--- 이런 것들은 모두 국민의 풍요함과 행복함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러나 여러분 이 풍요함 이 행복함을 지키기 위해 누가 책임을 지고 있는지 자문해 보신 적 있습니까 그렇다면 대답은 간단할 것입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그것은 여러분의 종인 이 왕입니다. 그러나 여러분 스스로에게 다시 한번 물어보십시오 이러한 복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 왕은 무엇을 필요한가 라고 그의 어리석은 왕권은 왕관이외 무엇을 갖고 있는가 백성들의 행복을 지키기 위한 왕만의 무슨 도구를 갖고 있는가고 그 대답 역시 간단합니다. 선량한 국민여러분 그것은 법입니다. 네 그렇습니다. 법률입니다. 단 두 글자로 된 이 말 여러분은 이 말을 별로 깊게 생각도 안해보고 아주 쉽게 써오셨을 것입니다. 그럼 법률이란 무엇이냐는 의문을 가져 보신적이 과연 이었던가요 혹시 그런 분이 계시다면 법률이란 이런 것이다. 법률이란 저런 것이다. 식의 상투적인 정의를 내리시지는 않으십니까 선량한 시민여러분 법은 변명이나 주장이 통하지 않습니다. 법은 지키는 것입니다. 법이란 당신들의 충실한 하인의 손에 맡긴 방패입니다. 그 이상은 그 이하도 아닙니다. 그러나 아무리 방패라 하더라도 한 손에 방패만 쥐고 막아낸다는 것은 소용없는 일입니다. 또 한손에는 칼을 잡아야 합니다. 칼로 공격을 해야 합니다. 그러니까 법률은 그 칼을 갖고 있는 것입니다. 그것이 형벌입니다. 우리는 어려운 시련을 겪어 왔습니다. 나는 우리의 국경에서 계속 발생한 분쟁을 다시 거론할 필요가 없다고 확신합니다--- 우리의 풍요한 행복을 좀 먹는 저 비열한 쥐새끼들에게 대해서 재론할 필요도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불행이도 거대한 파괴적 요소들이 아직도 날치고 있습니다 아직도 우리 중에는 별별 만족하지 않는 쥐새끼들이 남아 있습니다. 나는 그들에게 이 크레온의 얼굴을 보여 주겠습니다--- 네게 환호를 보내는 나의 행복한 백성들에게 보여 주는 것과는 전혀 다른 얼굴을 보여 주겠습니다. 그러나 나의 가슴은 무겁습니다. 여러분은 이제 곧 그 이유를 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또 하나의 그런 인간이 체포됐습니다. 그것이 여러분을 여기 모이게 한 이유입니다. 아직도 쥐새끼들에게 동정을 보내는 그릇된 행동을 한 자에게 벌을 내려 여러분이 오류에 빠지지 않도록 본보기를 삼으려 합니다. 우리는 방패로 방어를 했습니다. 이제는 칼을 뺄 때가 온 것입니다. 피고를 끌어내라
(안티고네 분장한 윈스톤이 들어온다. 그는 가발을 쓰고 못으로 만든 목걸이를 걸고 담요를 치마처럼 허리에 두르고 있다) 이름은 무엇인가
[윈스톤] 안티고네.... 외디스프의 딸 에테오클레스와 폴리니케스의 누이 입니다.
[존] 너는 반역자 폴리니케스의 시체를 매장해 법을 어긴 죄인이다.
[윈스톤] 나는 나의 오빠 폴리니케스의 시체를 묻었을 뿐입니다.
[존] 그것을 금하는 법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겠지
[윈스톤] 네
[존] 그러면서도 그법을 어겼단 말이지
[윈스톤] 네
[존] 법을 범하면 떤 처벌이 있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는가.
[윈스톤] 네
[존] 그렇다면 너는 너에 대한 고발이 정당하다고 생각하는가 네가 유죄냐 아니면 무죄냐
[윈스톤] 유죄입니다.
[존] 안티고네 너는 너의 유죄를 인정했다 관대한 처분을 받을 만한 무슨 할말이 있는가 이것은 너의 마지막 기회가 말하라
[윈스톤] 내 오빠의 매장을 금하는 법은 누가 만들었습니까
[존] 국가다
[윈스톤] 누가 국가입니까
[존] 왕으로서 나는 분명한 상징이다.
[윈스톤] 그러니까 당신이 법을 만들었군요
[존] 그렇다 국가를 대신해서
[윈스톤] 그대는 신입니까
[존] 말조심해 어린것이
[윈스톤] 나의 말할 기회라고 말씀하신 건 당신입니다.
[존] 그러나 함부로 지꺼리라는 게 아니다.
[윈스톤] 난 그럴 시간도 없습니다 내 생명을 빼앗아 가려는 판결이 당신의 입술에서 당장 떨어지려는 찰라이까요
[존] 그러면 말을 계속하라
[윈스톤] 폴리니케스가 전쟁터에서 죽었을 때 남는 거라곤 그이 몸뚱이의 빈 껍질뿐이었습니다. 그는 다시는 아무에게도 해도 도움을 줄 수 없게 됐습니다. 전쟁마당에 쓸어져 썩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그것은 신에게 속한 것입니다. 크레온 당신은 한 낮 인간에 지나지 않습니다. 법이란 인간이 만든 것이라 할지라도 거기에 신의 법도 있는 것입니다. 당신의 첩자들이 한밤 덤불 속에 숨어서 당신의 법을 어기는 자가 누구인지 엿보고 있듯이 신도 나의 영혼을 지켜보고 계십니다. 나는 이땅의 어떤 인간에 대해서가 아니라 신에 대한 죄를 두려워합니다. 크레온 그대의 법이나 그 법을 어기는 자는 누구를 막론하고 사형에 처한다는 위협이 아니더라도 나는 죽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당신의 법과 나의 반항 이 서로 부딪혀 죽어야 하고 운명은 이제 아주 가까이 다가온 것입니다. 그러나 그 파멸이 크면 클수록 더욱 좋은 것이오. 크레온 당신의 협박은 내게 아무소용이 없습니다. 그러나 만약 내가 내 어머니의 아들 대지의 아들의 시체가 벌판에 버려진 채 쉬파리 호로쉬의 밥이 되게 놓아둔다면 나의 영혼은 결코 평화를 얻지 못할 것입니다. 크레온 당신은 내가 하는 말이 무슨 말인지 한마디라도 이해할 수 있습니까
[존] 너의 말은 너와 같은 인간에게 비극이외는 아무것도 가져다 줄 수 없는 고집센 영혼을 보여 주었을 뿐이다. 처음에는 법을 깨뜨리더니 이제는 국가를 모독하는 구나
[윈스톤] 당신이 인간에 지나지 않는 다는 것을 상기시켰다는 그 이유 하나 때문인가요
[존] 그 뿐만이 아니다. 설상가상으로 너는 너의 그 잘난 행위를 자랑스럽게까지 생각하고 있는 거냐?
안티고네 너는 무사하게 도망 칠 수는 없다. 너는 나의 자식과도 같지만 엄벌을 면하지 못할 것이다.
[윈스톤] 엄벌 이라구요 당신은 날 그냥 죽이는 것만으로 만족치 못하시나요
[존] 너의 죽음이 내가 원하는 것의 전부다.
[윈스톤] 그렇다면 시간을 낭비하지 마십시다. 토론도 필요 없어요 나는 내 오빠를 묻었습니다. 크레온 그것은 명예로운 일입니다. 당신 나라의 모든 사람들도 그렇게 말할 것입니다. 당신에 대한 두려움이나 또 다른 어떤 법으로도 그들을 침묵시킬 수는 없을 것입니다.
[존] 너는 잘못 생각하고 있다 내 백성 중 아무도 너처럼 생각하는 자는 없을 것이다.
[윈스톤] 아닙니다. 그들은 내 생각에 동의 할 것입니다. 아무도 당신에게 그 말을 하지 않을 뿐입니다. 크레온 당신은 편하게 잠을 잘 수가 없을 것입니다.
[존] 안티고네 너는 너의 죄에 대해 수치심조차 없는 뻔뻔함을 드러내고 있다.
[윈스톤] 나는 내 오빠의 명예를 지킨 내행위에 대해 어떤 부끄러움도 느끼지 않습니다.
[존] 그와 함께 죽은 또 한사람도 역시 너의 오빠가 아니었는가
[윈스톤] 그도 내 오빠였습니다.
[존] 그렇다면 너는 그 한 사람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또 한사람의 명예에 먹칠을 하는 것이다.
[윈스톤] 나는 나의 사랑을 나누는 것이지 미움을 나누는 것이 아닙니다.
[존] 그렇다면 가라 죽은 자들 속에 가서 너의 사랑을 나눠라, 내가 살아 있는 한 여기에는 너 같은 배반자를 위한 법은 없다
[윈스톤] 크레온 우리는 시간만 끌고 있습니다. 이제 말은 집어치웁시다. 당신의 말은 당신의 목적에 위배되고 있습니다. 말을 할수록 내 생명은 그만큼 연장될 뿐입니다
[존] (다시 관객을 향해 연설한다)
여러분은 모든 관계 사항에 대해 들으셨습니다. 이제 피고가 유죄라는 것을 의심의 여지가 없이 분명히 증언할 증인들을 소환할 필요도 없을 것입니다. 이 문제에 관한 한 그들의 신원을 폭로하는 것이 국가의 최고 관심사도 아닙니다. 하나의 법이 있습니다. 그 법을 깨달 었습니다. 그럴 때 법은 형벌을 내린다는 것이 규정되어 있습니다.
내 손도 그 법에 묶여 있습니다. 여자를 끌어내라 끌어내서 곧장 섬으로 호송하라 그곳 감방 안에 종신토록 가두게 하라. 저 여자의 더러운 피에 대해 우리가 책임을 면할 수 있는 정도의 음식을 주라
[윈스톤] (관객에게) 이 땅의 형제 자매들이여 이제 나는 나의 마지막 길을 떠납니다. 너는 영원히 햇빛을 등지고 섬으로 떠나야 합니다. 이상하고 차갑고 삶과 죽음을 넘나드는 그곳 그 섬으로 그렇습니다. 나의 무덤은 나의 영원한 감옥입니다. 산채로 외로운 죽음을 격어야 하는 것입니다.
(가발을 벗어버리고 안디고네가 아니고 윈스톤으로서 관객을 마주본다)
우리 조상들의 신이여 내 나라여 내 집이여 시간은 기다려 주지 않습니다. 나는 이제 나의 살아있는 죽음 속으로 돌아갑니다. 왜냐하면 나 역시 존중해야 할 것들을 존중했기 때문입니다.
(두 사내는 위상을 벗어버리고 그들의 무대 장치를 때려부순다. 그들은 나란히 선다.
두 사람이 한쪽씩 수갑에 체어지고 발도 한쪽씩 함께 창고에 채여진다. 그들은 뛰기 시작한다--- 존은 기도의 말을 중얼거리고 윈스톤은 그들의 삼각경주에 리듬을 낮춘다. 사이렌이 울린다.
(암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