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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밤의 꿈

작성자찐쑤|작성시간13.09.03|조회수2,861 목록 댓글 1

[제목] 한 여름밤의 꿈

 

등장인물

 

시시어스: 아테네의 공작

히폴리타: 아마존의 여왕, 시시어스의 약혼녀

이지어스: 노인, 허미아의 아버지

라이센더: 허미아를 사랑하는 사람들

디미트리어스: 허미아를 사랑하는 사람들

허미아: 이지어스의 딸, 라이센더를 사랑하고 있다.

헬레나: 디미트리어스를 사랑하는 처녀

필러스트레이트: 시시어스의 축제준비 위원장

오베론: 요정의 왕

타이테니아: 요정의 여왕

요정; 타이테니아의 시녀

퍽: 로빈.굿펠로라고도 불리는 작은 요정

콩꽃 요정들

거미줄 요정들

부나비 요정들

겨자씨 요정들

피터 퀸스: 목수

니크 보톰: 직조공(織工(직공))

프란시스 플루트: 오르간 수리공

톰 스나우트: 땜장이

스너그: 접합공

로빈 스타블링: 재봉사

요정의 왕과 왕비의 시중을 드는 다른 요정들

시시어스와 히폴리타의 시중을 드는 시종들

 

 

 

 

 

 

 

 

 

 

 

 

 

[ 막] 제 1 막

 

 

[ 장] 제 1 장 아테네. 시시어스의 궁전

 

시시어스, 히폴리타. 필러스트레이트 및 시종들 등장

 

[ 시시어스] 아름다운 히폴리타, 우리들의 결혼날이 차츰 다가오고 있어요. 즐거운 나날을 나홀로 지나면 초승달이 뜨겠죠. 허지만 세월의 흐름은 황소걸음이어서 소원성취가 더디기만 하네! 마치 계모나 미망인이 마냥 살아 남아서 아들에게 양도할 유산을 야금 야금 축내는 것과 같아

 

[ 히폴리타] 나흘동안의 한낮은 이윽고 밤의 어둠 속에 녹아들 것이며 나흘도안의 밤은 순식간에 꿈이 되어 사라질 것이니다 그렇게되면 초승달이 은빛활 처럼 팽팽히 당겨져 높이 밤하늘에 걸려 우리들 혼례의 밤을 지켜줄 것입니다.

 

[ 시시어스] 가거라, 필러스트레이트. 아테네 젊은이들의 마음을 즐겁게 들뜨게 해서 생생한 쾌락의 정신을 일깨워주고 오너라. 울적한 마음은 장례식에 맡기면 된다. 창백한 얼굴은 우리들의 축제에 어울리지 않는다. (필러스트레이트 퇴장) 히폴리타, 나는 이 칼로서 당신의 사랑을 구했으며, 거칠은 행동으로서 당신의 마음을 사로잡았오. 허지만 결혼 예식만은 취향을 달리해서 화려하게, 성대하게, 즐거운 잔치 기분을 내고 싶소.

 

( 이지어스, 허미아, 라이센더, 디미트리어스 등장)

 

[ 이지어스] 고명하신 시시어스 공작각하, 축복을 빕니다!

 

[ 시시어스] 감사하오, 이지어스, 무슨 일이라도 있었오?

 

[ 이지어스] 큰 일 났읍니다. 실은 저의 딸 허미아가 속을 썩이기에 호소하러 왔습니다.

디미트리어스, 앞으로 나서게. 각하, 이 사람은 제가 딸을 주기로 동의한 사람입니다. 라이센더, 이리나서. 각하, 이 사람은 제 딸자식의 마음을 사로잡은 사람입니다. 라이센더, 자네는 내 딸에게 사랑의 시와 사랑의 기념품을 안겨줬지. 달밤이면 내 딸의 창가에 몰래 와서, 꾸민 목소리로 거짓사랑을 늘어놨지. 딸의 가슴 속에 너의 모습을 새겨두기 위해 너의 머리칼로 짠 팔찌라든가, 반지, 싸구려 물건, 장식품, 장난감, 꽃다발, 과자부스럭지로 순진한 우리 딸을 송두리째 앗아갔어. 연약한 우리딸의 마음을 헝클어 놓기 위해 계속해서 심부름꾼을 보냈지. 너는 그토록 엉큼한 수작을 부려 딸의 마음을 훔치고, 이 어버이를 섬기던 유순한 딸을 배은망덕한 불효자식으로 만들어 놓았단 말이야. 각하, 만약에 우리딸이 공작님 앞에서 제가 선택한 디미트리어스와의 결혼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옛부터 전해오는 아테네의 특권을 저에게 허락해 주십시오. 이 딸은 저의 살 붙이기에 제가 마음대로 처리하도록 허락해 주십시오. 즉, 이같은 경우에 명백히 적용될 수 있는 아테네의 법에 따라 우리 딸이 이 젊은이를 택할 것인가, 아니면 죽음을 택할 것인가 양자택일 하도록 내버려 두었으면 합니다.

 

[ 시시어스] 어떤가, 허미아, 잘 생각해 보아라. 너에게는 어버이는 하느님과 같다. 너의 아름다움을 만들어 주셨기 때문이다. 그렇다. 그 어버이 하느님에 비하면 너는 밀초인형에 지나지 않아. 오늘의 너의 모습이 되게 만들어 주신 분이 바로 그 어버이 하느님이기에 너의 모습을 그대로 두거나 부수는 일도 그 분에 달려있다. 디미트리어스는 훌륭한 신사가 아닌가.

 

[ 허미아] 라이센더도 그러하옵니다.

 

[ 시시어스] 그 사람도 그사람 나름대로 훌륭하다. 그러나 결혼을 위한 부친의 동의를 얻을 수 없기 때문에 디미트리어스가 더 훌륭하다.

 

[ 허미아] 아버지께서 저의 눈으로 그 분을 보아 주셨으면 합니다.

 

[ 시시어스] 아니다. 너야말로 부친의 분별심으로 세상을 보아야 한다.

 

[ 허미아] 부탁입니다. 공작각하. 용서해 주십시오. 어떤 힘이 용솟음쳐 저를 이토록 대담하게 만들었는지 모르겠읍니다. 또한 여러 어른들 앞에서 제 소견을 도달하는 일이 처녀의 신중성에 어긋나는 일인지도 모릅니다. 허지만 부탁입니다, 공작각하, 가르쳐 주십시요, 만약에 제가 디미트리어스와의 결혼을 거역한다면 얼만큼 무거운 벌을 받게 되는지요?

 

[ 시시어스] 둘 중에 하나가 된다. 사형을 받든가, 영원히 세상 사람들과 단절되든가. 그러니,

허미아, 네 가슴에 물어 보렴, 네 젊음에, 정열에 물어보렴. 부친이 선택한 남자와 결혼하지 않을땐, 너는 수녀의 옷을 걸치고, 어둠침침한 수녀원 속에 영원히 갇혀, 싸늘하고 외로운 달의 여시에게 부질없이 기도의 노래를 읊조리며 불임녀(不姙女)의 일생을 마쳐야 한다. 이 일을 견딜 수 있겠는가. 너의 욕정을 누르며 처녀의 일생을 살아갈 수 있다면 하늘의 축복을 받은 셈이다. 허지만 장미꽃은 향수가 되어 그 향기를 남겨 놓을때, 지상의 행복을 누릴 수 있는 것이다. 장미 가시로 보호받으며 독신의 축복 속에서 자라며, 살아가며, 시들다 죽어버리는 일은 더욱더 불행한 일이 아니겠는가.

 

[ 허미안] 그렇게 자라며, 살다가 죽어버리겠읍니다. 처녀로서의 특권을 싫어하는 남편에게 바치고, 달갑지 않은 결혼에 저의 영혼을 바치며 평생을 사는 것보담은 그게 더욱더 나은 일입니다.

 

[ 시시어스] 신중히 생각해 보아라. 초승달이 뜨면 사랑하는 히폴리타와 나는 영원한 동반자의 약속을 맺게 된다. 그 날이 오면, 너도 결심을 해야한다. 부친을 배반하여 불효의 죄로 죽든가, 아버지의 명을 받들어 디미트리어스와 결혼하든가, 아니면 처녀신 다이아나의 제단에 무릎을 꿇고 한 평생 독신으로 살아가든가 선택해야 한다.

 

[ 디미트리어스] 허미아, 고집을 버려요. 라이센더, 단념해. 나의 정당한 권리를 인정해 다오.

 

[ 라이센더] 너는 아버지의 사랑을 받고 있어. 디미트리어스, 허미아는 내게 맡겨두고 아버지하고나 결혼하지.

 

[ 이지어스] 라이센더, 괘씸한 놈. 옳은 얘기다. 나는 디미트리어스를 좋아해. 내 것은 내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주고 싶다. 허미아는 내 것이다. 따라서 딸에 대한 나의 권리를 나는 디미트리어스에게 양도하려고 한다.

 

[ 라이센더] 각하, 저의 가문이나 재산이 이 남자보다 못합니까? 허미아를 사랑하는 마음이 이 남자 보다 못합니까? 저의 신분이 디미트리어스 보다 낫지 않다 하드라도 동등하다고는 생각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랑스러운 일은 제가 아름다운 허미아의 사랑을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때문에 저는 사랑의 권리를 주장 합니다. 저는 그의 면전에서 단언할 수 있읍니다. 디미트리어스는 네다의 딸 헬레나와 사랑에 빠져, 그녀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읍니다. 가련한 헬레나는 더럽고 변덕스러운 이 남자에 흠뻑 빠져, 홀딱 반해서 헌신적으로 디미트리어스를 숭배하고 있읍니다.

 

[ 시시어스] 실은 나도 그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래서 디미트리어스와 그 일에 관해서 얘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허지만 요즘 내 마음은 내 자신의 일로 바쁘기만 해서 여의치 않았다. 디미트리어스, 그리고 이지어스, 함께 나를 따라오게, 두 사람에게 은밀히 할 얘기가 있다. 그리고, 허미아, 너는 부친을 애태우게 하지 말고 부친의 뜻을 따르도록 하라. 그러지 않으면 아테네의 법에 따라 이 일만은 나도 적당히 얼버무릴 수 없는 일인데 사형이냐, 독신이냐를 판가름해야 한다. 갑시다. 히폴리타. 어찌된 일이요, 아름다운 얼굴에 먹구름이 끼었으니? 디미트리어스, 이지어스, 따라 오너라. 나와 히폴리타의 결혼식 준비로, 너희들에게 부탁할 일도 있고, 너희들 자신의 일로 상의 할 일도 있다.

 

[ 이지어스] 분부대로 따르겠읍니다.

 

( 라이센더와 허미아만 남겨두고 일동 퇴장)

 

[ 라이센더] 어찌된 일이요, 허미아. 뺨이 창백해졌네? 장미꽃이 이토록 금새 퇴색할 수 있나요?

 

[ 허미아] 비가 내리지 않았기 때문이죠. 그 비를 내 눈에서 폭풍우처럼 왈칵 쏟겠어요.

 

[ 라이센더] 당치않은 소리! 지금까지 숱한 책을 읽어봤지만, 진정한 사랑이 평온무사하게 진행된 경우는 없어. 반드시 장애물이 있기 마련이야. 예컨데 신분에 차이가 난다든가 -

 

[ 허미아] 괴로운 일이네요! 연령차이로 사랑을 못한다니.

 

[ 라이센더] 그렇찮으면 집안 식구들로 부터 선택을 강요당한다든가 -

 

[ 허미아] 고약한 일이네요! 타인의 눈으로 연인을 택한다니.

 

 

 

[ 라이센더] 아니면, 마음대로 선택해서 결합하드라도, 전쟁이나, 죽음이나, 질병때문에, 사랑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리는거야, 소리처럼 하염없이, 그림자 처럼 빠르게, 꿈결처럼 짧게, 일순간, 하늘과 땅을 밝게 비추더니, <저것 봐!> 하는 말이 떨어지기도 전에, 번쩍이는 번개는 어둠의 턱주가리 속으로 빨려들어가, 아름다움은 순식간에 멸망하는 법이지.

 

[ 허미아] 진정한 사랑이 끊임없이 방해를 받는다면 그것은 요지부동한 운명의 법칙이죠. 그렇다면 고민하는 우리 마음에 인내를 가르킵시다, 방해받는 일이 사랑의 일상사라 한다면, 고통은 사랑과 함께 있는 법, 그리움도, 꿈도, 한숨도, 희망이나 눈물마져도 가련한 사랑의 동반자들이군요.

 

[ 라이센더] 좋은 생각이야. 그러니, 허미아, 내 얘기를 들어보렴. 나에게는 한분의 숙모가 있어. 미망인이지만, 재산은 있고, 아이들은 없어. 아테네로 부터 칠마일 떨어진 시골에 살고 있는데, 나를 마치 외아들처럼 아껴주시지. 그곳에만 가면, 허미아, 나는 당신과 결혼할 수 있을거야 가혹한 아테네의 법률도 그곳까지는 우리들을 쫓아오지 못할거야. 나를 사랑한다면, 내일밤 아버지 집을 몰래 빠져나와, 마을에서 일마일 떨어진 숲에서, 오월제 아침 우리들이 헬레나와 만났던 그 숲 속에서 우리 만나도록 합시다.

 

[ 허미아] 라이센더, 가겠어요, 맹세하겠어요. 큐피드의 가장 억센 활을 두고, 금촉이 달린 제일 좋은 화살을 두고, 비너스의 청순한 비둘기를 두고, 영혼과 영혼을 결합해서 사랑을 성취시키는 신을 두고, 배신한 트로이 사람 이니어스가 배를 타고 가버리자 카르타고의 여왕 다이도가 몸을 던진 그 불길을 두고, 여자들이 맹세하고 깨뜨린 숫자보다 더 많은 남자들이 맹세하고 깨뜨린 모든 맹세를 두고, 방금 당신이 말한 그 장소에서, 내일 밤, 어김없이 만날 것을 맹세하겠어요.

 

[ 라이센더] 허미아, 약속을 지켜 줘. 아, 헬레나가 오는 군.

 

( 헬레나 등장)

 

[ 허미아] 어여쁜 헬레나, 잘 있었니? 어디로 가?

 

[ 헬레나] 너 나보고 예쁘다고 했니? 다시는 그런 소리 하지마라! 디미트리어스가 사랑하는 사람은 어여쁜 당신이지, 아아, 행복하고 아름다운 당신이지! 너의 눈은 저 하늘의 북극성, 너의 혀는 황홀한 음악, 보리 잎이 푸를 때, 아가위꽃 봉우리 시들어 버릴때, 양치기 아이 귀에 들려오는 종달새 소리 보다도 더 아름다운 음악. 옮기 쉬운 질병처럼 너의 아름다움도 옮길 수 있다면, 나의 귀에 너의 목소리를, 나의 눈에 너의 아름다운 눈을, 나의 혀에 너의 혀가 울리는 달콤함 멜로디를 옮겨다오. 이 세상이 나의 것이라면, 디미트리어스는 빼놓고, 나머지는 몽땅 너에게 줄테니, 가져도 좋아. 오, 나에게 가르쳐다오. 너는 어떤 눈짓으로, 어떤 수단으로 디미트리어스의 마음을 사로잡았는지,

 

[ 허미아] 오만상을 다 찌푸려도 그이는 나를 좋아 한단다.

 

[ 헬레나] 아, 찌푸리는 너의 얼굴이 나의 웃는 얼굴에 있었으면, 좋으련만!

 

[ 허미아] 온갖 악담을 다 해도 그이는 나를 좋아 한단다.

 

[ 헬레나] 아, 나의 기도가 너의 악담처럼 사랑을 불러 일으켰으면 좋으련만!

 

[ 허미아] 싫어하면 싫어할 수록 그이는 나를 쫓아다닌단다.

 

[ 헬레나] 사랑하면 할 수록, 그 이는 나를 미워해.

 

[ 허미아] 헬레나, 그의 못난짓은 내 책임이 아니야.

 

[ 헬레나] 너의 아름다움 때문이지. 그것이 내 탓이었다면 얼마나 좋을까!

 

[ 허미아] 걱정하지 않아도 돼, 두번 다시 내 얼굴을 보지 못할테니. 라이센더와 나는 이곳을 벗어나 도망갈거야. 라이센더를 만나기전에 이 곳 아테네는 나에게 낙원이였어. 허지만 이 사람에게 어떤 마력이 있어서인지 아테네의 천국이 지옥으로 돌변했어!

 

[ 라이센더] 헬레나, 당신에게는 우리 마음을 몽땅 털어놓으리다. 내일밤 달의 여신 피비가 은빛 얼굴을 물위에 비출때, 그리고 풀잎이 진주 이슬로 치장을 할 때, 연인들이 사랑의 도피를 한다 해도 아무도 모르는 그 시간에, 우리들은 아테네 성문을 빠져나갈 작정이오.

 

[ 허미아] 그리하여 그 숲 속에서, 너와 내가 간혹 앵초꽃 꽃밭에 누워 속맘을 털어놓고 속삭이던 그 숲 속에서, 라이센더와 나는 만날 예정이야. 그 이후에는 두번다시 아테네에 돌아오지 않고, 낯선 친구들을 찾아 정처없는 나그네 길을 떠날 결심이야. 잘 있어, 헬레나, 우리 둘을 위해 기도해줘. 너도 디미트리어스와 행복하게 맺어지길 바란다! 약속을 지키세요, 라이센더. 내일 밤까지 우리들은 서로 사랑하는 남을 볼 수 없겠군요. (허미아 퇴장)

 

[ 라이센더] 약속을 지키지. 허미아. 헬레나, 잘 있어요. 디미트리어스가 그대를 사랑하도록

 

기원하오. (라이센더 퇴장)

 

[ 헬레나] 사람에 따라 행복감이 이토록 다를 수 있다니! 아테네에서는 나의 미모도 그녀에게

 

떨어지지 않은데, 디미트리어스는 그렇게 생각해주지 않은단 말이야. 온 세상 사람들이 알고 있는 사실을 그 사람만 믿지 않고 있어. 그는 허미아에 넋을 잃고, 과오를 저지르고 있어. 내가 그의 좋은 점에 끌리는 것도 마찬가지 일이지. 천박하고 추악하고 균형이 없는 것도 사랑은 아름답고 훌륭한 것으로 바꿔놓는단 말이야. 사랑은 눈으로 사물을 보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본다. 그러기에 날개 단 큐피트는 장님으로 그려져 있어. 사랑하는 마음에는 분별심이 깃들 수 없지. 그래서 무분별을 표시하기 위해 날개는 있지만 눈은 없어. 연인을 선택하는 일은 속기 쉬운 일이기 때문에 사랑의 신 큐피드는 어린 아이인거야. 익살맞은 어린이는 장남삼아 함부로 거짓말을 늘어놓지, 그래서 사랑의 신은 늘상 거짓 맹세를 하는거야. 디미트리어스도 허미아를 보기 전에는 나에게 사랑의 맹세를 우박처럼 퍼부어댔어, 허지만 그 우박도 허미아의 열을 받은 후에는 사람도 녹아버리고, 우박같은 맹세도 녹아버렸지. 옳거니.

그이에게 허미아의 사랑의 도피를 알리자, 틀림없이 그는 허미아를 잡으려고 내일밤 그 숲 속으로 뛰어갈 것이다. 이 일을 알려주면 그는 나에게 감사하겠지만, 나는 큰 상처를 입을 뿐이야, 그 일로 오가는 그의 모습을 볼 수는 있지만, 사랑으로 애타는 나의 고통은 더욱더 뼈아플 것이다.

 

[ 장] 제 2 장 퀸스의 집

 

( 퀸스, 스너그, 보톰, 플루트, 스나우트, 스타블링 등장)

 

[ 퀸스] 다들 모였나?

 

[ 보톰] 대본을 보고 일괄해서 한 사람 한 사람 이름을부르는 것이 좋을걸세.

 

[ 퀸스] 이 대본에는, 공작각하의 결혼식날, 두분 앞에서 우리들이 한마당 펼칠 연극 속에 등장할만한 사람들의 이름을 아테네 통털어 골라 잡아 적어놨어.

 

[ 보톰] 피터 퀸스, 우선 줄거리가 무엇인지 들려주게. 그리고 나서 배역을 말하고, 핵심을 파고 들자구.

 

[ 퀸스] 좋아. 이 연극은 가장 슬픈 희극으로서 피라므스와 시스비의 처참한 죽음일세.

 

[ 보톰] 그저 신바람나는 연극이네. 내가 보증하지. 재밋어. 자, 피터 퀸스, 그 대본을 보고 배우 이름을 불러 봐. 자, 모두들 널찍 흩어져.

 

[ 퀸스] 부르는대로 대답해. 직조공 닉크 보톰?

 

[ 보톰] 여기 있어. 내가 맡을 역은 무엇인가? 알려주고 난 후에 진행하자.

 

[ 퀸스] 닉크 보톰, 너는 피라므스다.

 

[ 보톰] 피라므스가 뭔데? 애인인가? 폭군인가?

 

[ 퀸스] 애인이야. 사랑때문에 용감하게 죽지.

 

[ 보톰] 그 역을 제대로 하면 울음바다가 되겠군. 내가 연기하면 관객들은 눈알을 조심해야 돼. 소낙비같은 눈물을 쏟도록 할테니. 슬픔 속에 흠뻑 빠져보자. 그건 그렇고, 다음은 - 헌데 내 장기는 폭군역인데, 헤라클라스 역은 천하일품이지, 아니면 고양이를 찢어 죽이는 난폭한 역도 기막히게 해낼수 있어. 우람한 암석이, 무섭게 터져, 지옥문의 자물쇠를 박살내니 피버스 태양신의 수레 멀리 비치면 어리석은 운명의 여신들 여지없이 우롱당하리 어때, 장엄하지. 자, 다음은 나머지 배역의 이름이다. 이것은 헤라크리스식 어조다. 폭군의 어조다. 연인역은 애상조(哀傷調) 가 되어야 해.

 

[ 퀸스] 풀무장이 프란시스 플루트?

 

[ 플루트] 여기요, 피터 퀸스.

 

[ 퀸스] 플루트, 너는 시스비역을 해 줘.

 

[ 플루트] 시스비는 누군데? 방황하는 기사인가?

 

[ 퀸스] 피라므스가 사랑하는 여인이야.

 

[ 플루트] 맙소사, 여자역은 질색이다. 턱수염이 나고 있어.

 

[ 퀸스] 상관없어. 가면을 쓰니깐. 목소리만 가늘게 뽑으라구.

 

[ 보톰] 얼굴을 숨기고 한다면 시스비역을 내가 할래. 무섭게 가느다한 목소리를 내볼테니. 들어 봐 이렇게 해낼테다. <아, 피라므스, 나의 사랑, 나의 님이여! 당신의 아름다운 시스비, 당신의 연인!>

 

[ 퀸스] 안 돼, 너는 피라므스를 해야 돼. 플루트, 네가 시스비다.

 

[ 보톰] 그렇다면, 계속 진행하거라.

 

[ 퀸스] 재봉사 로빈 스타블링!

 

[ 스타블링] 여기 있네.

 

[ 퀸스] 로빈 스타블링, 자네는 시스비의 어머니 역할을 해주게. 톰 스나우트, 땜쟁이!

 

[ 스타우트] 여기다, 핀타 퀸스.

 

[ 퀸스] 너는 피라므스의 아버지역이다. 나는 시스비의 아버지역이야. 접합공, 스너그, 너는

 

라이온역이다. 이것으로 배역은 끝났다.

 

[ 스너그] 라이온의 대사는 준비됐나? 돼 있으면 이리 주게. 아둔해서 나는 외우는 일이 더뎌.

 

[ 퀸스] 너는 즉흥적으로 하면 돼. 으르렁 대는 일밖에 없어.

 

 

 

[ 보톰] 나도 라이온을 하고 싶다. 나는 으르렁 댈 수 있어. 들으면 오싹해지도록 짖어댈 수 있어 내가 으르렁거리며 짖어대면 공작각하는 말할거다. <한번만 더 짖어보라 한번만 더 짖어보라!>

 

[ 퀸스] 네가 너무 무섭게 짖어대면 공작부인이나 귀부인들이 비명을 지를 것이다. 그렇게되면 우리들 목이 댕강 날라가.

 

[ 일동] 맞다 맞아. 모두가 교수형감이야.

 

[ 보톰] 허기야 귀부인들이 놀라 자빠지면, 제 정신을 잃고 우리들 목을 날릴 것이다. 그럼 아주 부드럽게 짖어서 귀여운 비둘기나 사랑스런 꾀꼬리 같은 소리를 낼께.

 

[ 퀸스] 자네는 피라므스를 해야 돼. 피라므스는 미남인데다, 신사이고, 멋장이란 말이야. 그러니 자네밖에 할 사람이 없네.

 

[ 보톰] 좋아. 내가 할께. 그런데 어떤 수염을 달아야 할까?

 

[ 퀸스] 그건 자네 멋대로 하게나.

 

[ 보톰] 밀짚 빛깔로 할가, 주황빛으로 할가. 아니면 보라빛 물감을 들인 수염으로 할가. 샛노란 프랑스 금화빛 수염이 어떨까?

 

[ 퀸스] 프랑스 금화엔 매독에 털이 없네. 수염없이 하는거야. 그건 그렇고, 모든 역의 대사를 여기 써 놓았다. 여러분에게 간청하고, 요망하고, 탄원하는 일인데. 내일 밤까지 대사를 암기해주게. 마을에서 일마일 거리에 있는 궁전의 숲에서 만나자. 달빛을 받으며 그것에서 연습을 한다. 마을 한 복판에서 하면 사람 등살에 치여 모처럼 준비한 계획이 탄로나기 쉽다. 내일까지 나는 연극에 필요한 소도구 일람표를 만들어 두겠다. 알겠지. 잊지말고 꼭 와야 돼.

 

[ 보톰] 물론이지. 그 곳이라면 용기를 내서 실컷 음탕하게 연습을 할 수 있어. 자, 힘들 내자.

 

철저하게 해내자. 안녕, 안녕!

 

[ 퀸스] 만나는 장소는 공작각하네 떡갈나무 아래다.

 

[ 보톰] 알았어. 꼭 가겠네.

 

 

 

 

 

[ 막] 제 2 막

 

[ 장] 제 1 장 아테네 근교의 숲

 

( 요정과 퍽 각각 반대편에서 등장)

 

[ 퍽] 여봐 요정아! 어디로 가느냐?

 

[ 요정] 산 너머, 계곡 너머, 덤불 뚫고, 가시밭 지나, 동산을 지나, 담을 넘고, 시냇물 헤치고,

불길을 지나, 나는 가요, 가요, 달보다 빠른 나래를 타고. 요정여왕님의 분부 받들어 풀밭에 그리는 이슬의 원 (丹(단)) 키다리 앵초꽃은 여왕님의 시종들, 금빛 코트에 고마우신 은혜로 루비 보석의 잗식이 붙었네. 그곳에 넘실대는 향기로움이여. 나는 이곳에서 싱그러운 이슬방울 찾아야 해, 앵초꽃 귓바퀴 하나 하나에 진주를 매달아지. 안녕히 가세요, 장난꾸러기 요정들, 나도 갈거에요, 여왕님 시중드는 요정들은 곧 이곳에 올거예요.

 

[ 퍽] 임금님 오베론이 오늘밤 이곳에서 잔치를 베풀테니까, 여왕님이 우리 주인 눈에 띄지 않도록 조심해야 돼. 오베론은 요즘 심기가 사나우셔. 그 까닭은 여왕님이 인도왕으로 부터 귀여운 소년을 훔쳐 와서 시종으로 삼았기 때문이야. 여왕님은 그토록 귀여운 소년을 지금까지 만나 본 일이 없어. 시기심 많은 오베론은 그 소년이 탐이 나서 사냥 갈 때 그 소년을 시종으로 부리고 싶었데. 허지만 여왕님은 그 소년을 내놓고 싶지 않아서 화관을 머리에 씌우고 귀여워 했지. 그래서 두 분은 얼굴을 맞대기만 하면 언제나, 숲 속이든, 들판이든, 아름다운 샘터이든, 별이 빛나는 밤이든 툭하면 싸움질이지, 그래서 요정들은 겁에 질려, 도토리 속에 몸을 숨기고 있어.

 

[ 요정] 내가 잘 못 보지 않았다면 너는 로빈 굿펠로하는 꾀많은 장난꾸러기 요정 아니냐. 마을 처녀들을 놀라게하고, 아낙네들이 젓는 우유를 엎질러서 헛탕치게 하며 고생시키는 요정이지. 또 때로는 맥주거품을 일지 않게 만들고, 밤길 가는 나그네를 헤매게 하며, 어리둥절 난처해하는 사람을 보고 좋아라 웃어대기도 하지. 너를 보고 홉고블린 이라든가, 귀여운 퍽이라고 불러주는 사람에게 너는 도움을 주어 행운을 몰아다주기도 하는데, 너는 퍽이지?

 

[ 퍽] 네 말이 맞다. 내가 바로 밤을 헤매는 유쾌한 방랑자다. 나는 오베론의 어릿광대다. 남을 웃기는 일을 한다. 어린 암말로 둔갑하여 히힝 울면서 콩밥으로 살찐 정력적인 숫말을 속이던가, 때로는 구운 사과로 변해서, 떠버리 할매의 약주 속에 스며들어, 술잔을 기울일 때, 입술을 쥐어박아 시들은 목덜미 군살에 술을 엎지르게 한다. 때로는 영리한 할매가 구슬픈 얘기를 할 때, 나를 삼각의 자로 착각하여 앉으려 하면, 재빨리 몸을 피해 비켜선다. 할매는 털썩 주저 앉으며 <에이 빌어먹을> 하고 외마디 고함소리를 지르고 콜럭 콜럭 기침소리를 낸다. 이것을 보고 주위 사람들은 우스워서 허리를 잡고 웃어대다가, 재채기를 하며 그렇게

재미있는 일은 처음이라고들 하지. 어서들 비켜라, 오베론이 오신다.

 

[ 요정] 여왕님도 오시네. 임금님이 안 계시면 좋을텐데.

 

( 오베론이 한편에서 시종들과 함께 등장하며, 다른 편에서는 타이테니아가 시중드는 요정들과 함께 등장)

 

[ 오베론] 거만한 타이테니아, 제수 없게 달밤에 만났군.

 

[ 타이테니아] 뭐라구요. 질투심 많은 오테론. 요정들아 서둘러 가자. 저 양반과 함께 잠자리에 들지도 않을테다. 가까이에 얼씬도 하지 않을테다.

 

[ 오베론] 잠깐만 기다려, 성급한 사람아, 나는 네 남편이 아니냐?

 

[ 타이테니아] 그럼 나는 당신의 아낸가요. 허지만 알고 있어요, 당신이 요정의 나라로 부터 몰래 도망나와 양치기 코린이 되어 하루종일 보리피리 불며 불며 바람난 필리다에게 사랑을 호소한다는 것을. 어째서 당신은 아득한 인도땅 산 허리로 부터 돌아오셨죠. 틀림없이 가죽장화를 신은 말괄량이 아마존의 여왕을 시시어스와 결혼시키기 위해서 일꺼에요. 두 사람의 신혼을 축복해주기 위해서죠?

 

[ 오베론] 타이테니아, 창피한 줄 알아요. 당신이 시시어스와 좋아한 것을 내가 아는데, 나와

 

히폴리타의 관계를 비방하다니 달 밝은 밤에 당신이 그 사람을 꾀어내어, 그가 겁탈한 페리게니아를 단념케 한 것도 당신이 한 짓이요, 그가 이글즈와의 관계를 끊은것도, 아리아드니, 안티오파와의 떨어지게 된 것도 모두 당신이 한 짓이 아니요?

 

[ 타이테니아] 그건 모두 당신의 질투심이 조작해낸 터무니 없는 얘기죠. 초여름 때 부터 어디서 만나든, 언덕 위, 계곡아래, 숲 속, 목장 변두리, 자갈이 깔린 샘터, 잡초 우거진 냇가, 바닷가 모래밭, 어디서 만나든 당신은 싸움을 걸어와서, 바람의 피리소리에 맞춰 놀이하려는 우리의 즐거움을 앗아갔죠. 그 때문에 피리소리 내 봤자 헛된 일이었음을 알게된 바람은 울화가 치밀어 바다로 부터 독기 품은 안개를 빨아 올려, 육지에 끊임없이 쏟아 놓았죠. 그래서 강물은 둑을 넘쳐 범람해서 육지는 물바다가 됐죠. 이 때문에 소들은 헛되히 멍에를 지고, 농부들은 헛되이 땀을 흘리고, 보리나 밀은 싹도 트기전에 썩어 버리고, 양(洋)우리는 물에 잠겨 형체도 없어지고, 까마귀는 양(洋)들의 시체 위를 날으며 살찌고, 모리스 놀이 잔듸 이랑마다 진흙이 덮이고, 미로(迷路)놀이로 다져진 풀밭도 밟는 이 없어 분간하기 힘들게 되고,

 

사람들은 한 여름인데도 겨울 옷을 그리워하고, 밤을 즐기는 축제의 노래도 사라져 버렸죠. 이 때문에 썰물 밀물 지배할 달의 여신도, 노여움에 얼굴을 찌푸리며 습기찬 바람을 일게해서, 감기 신경통이 온 땅을 누볏죠. 이같은 날씨 이변으로 계절도 뒤죽박죽, 흰 서리가 싱싱한 붉은 장미 무릎에 내리는가 하면 동장군(冬將軍) 대머리 어름 대가리 위에, 비웃듯이, 초여름 향그러운 꽃 봉우리가 씌워지고, 봄, 여름, 결실의 가을, 성난 겨울은 제각기 늘상 걸치던 의복을 바꿔 입었기에, 당황해진 세상사람들은 겉모양만 보고는 지금이 어떤 계절인지 알 수 없게 됐죠. 이같은 재앙이 일어난 것도 우리들 싸움 때문이요, 우리들 불화때문이었죠, 우리들이 만들어낸 것, 우리들이 화근이었어요.

 

[ 오베론] 그렇다면, 당신이 고치시요, 당신이 나빠요. 뭣때문에 타이테니아는 오베론과 맞서려고 해? 나는 다만 당신이 훔쳐 온 그 소년을, 몸종으로 달라고 했을 뿐이야.

 

[ 타이테니아] 단념하세요, 비록 요정의 나라를 몽땅 준다해도 그 아이만은 내 놓을 수 없으니깐요. 그 아이의 어미는 나의 신봉자였어요. 향기로운 인도 바람을 쐬며, 밤 마다, 그녀는 내 곁에 와서 소근소근 얘기를 했죠. 때로는 바닷가 노란 모래밭에 앉아, 썰물을 타고 나가는 상선을 보고는, 돛이 방종한 바람을 품고 배가 둥글게 부푸는 것을보고 웃곤 했지요. 그녀는 배 뒤를 쫓는듯 헤염치듯이 귀여운 걸음걸이로 그 당시엔 바로 그 소년을 잉태해서 배가 둥그스름 했죠 - 범선을 흉내내며, 해변을 미끄러지듯 오가면서 온갖 물건을 주어 와서, 나에게 주곤 했죠. 그런데, 그녀도 인간인지라, 그 소년을 낳고 죽었어요. 그 소년을 내 줄 수 없는 이유가 바로 그 어머니때문이죠.

 

[ 오베론] 이 숲에는 언제까지 있을 작정인가?

 

[ 타이테니아] 시시어스의 결혼식이 끝날 때까지 있겠어요. 당신이 얌전하게 우리들의 윤무(輪舞) 에 가담해서, 달밤의 놀이를 보시겠다면, 오셔도 좋습니다. 그럴 의향이 없으시다면 헤어집시다. 서로 방해가 되지 않도록 말입니다.

 

[ 오베론] 그 소년을 준다면, 함께 가리다.

 

[ 타이테니아] 절대로 줄 수 없어요. 요정들아, 가자! 더 이상 지체하면 또 싸움이 벌어져.

 

( 타이테니아와 그의 요정등 퇴장)

 

[ 오베론] 갈테면 가거라, 허지만 너의 모욕에 대해서, 내가 너에게 앙갚음 할 때가지는 이 숲에서 한 걸음도 나갈 수 없다. 퍽, 이리 와. 너는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언제가 내가 바닷가 바위에 앉아 있을 때였을 것이다. 인어(人魚)가 돌고래 등에 엎혀서 달콤하고도 아름다운

 

목소리로 노래하는 것을 들은 것이 있지. 그 아름다운 노래소리에 거치른 파도가 잠잠해지고, 별들도 바다 소녀의 노래에 매혹되어, 미친듯이 바다위로 흘러내렸다.

 

[ 퍽] 내 기억하고 말구요.

 

[ 오베론] 그 때 나는 보았어. 너는 알지 못하겠지만, 싸늘한 달과 지구 사이에 활을 손에 든

큐피드의 모습을. 백발백중의 화살이 노리는 것은 서쪽 왕좌에 자리잡고 있는 베스타별 처녀왕이였다. 힘차게 활을 떠난 사랑의 화살은, 천만의 가슴을 단숨에 뚫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젊은 큐피드의 불타는 화살도, 맑은 달의 청순한 빛 속에서 꺼져버려, 처녀왕은 눈결한 명상 속에서, 사랑을 등지고, 독신을 맹세하며 사라져 버렸다. 허지만 나는 큐피드의 화살이 떨어진 장소를 눈여겨 두었다. 그 화살은 서방의 작은 꽃 위에 떨어져, 하이얀 꽃잎은 사랑의 상처로 지금 붉게 물들여졌다. 그 꽃을 처녀들은 사랑의 비올라 꽃이라 부른다. 그꽃을 따오너라 언젠가 가르쳐준 꽃이다. 그 꽃물을 잠자는 남자나 여자의 눈에 떨어뜨리면, 잠을 깨는 순간 최초로 본 사람을 미친 듯이 사랑하게 된다. 그 꽃을 따 오너라. 고래가 십리를 헤험쳐 가기전에 급히 다녀와야 한다.

 

[ 퍽] 지구 한 바퀴 도는데 사십분 입니다. 냉큼 다녀 옵죠.

 

[ 오베론] 그 꽃 을 입수하면, 타이테니아가 잠드는 때를 살펴서 양쪽 눈에 떨어뜨러야겠다. 그렇게 되면, 눈 뜨자마자, 최초로 보는 것을, 라이온이건, 곰이건, 늑대이건, 황소이건, 장난꾸러기 원숭이건, 수선스런 잔나비이든, 그녀는 무턱대고 상사병에 걸려 뒤쫓을 것이다. 이 마술을 그녀의 눈에서 풀어주기 전에 - 또 다른 꽃물을 사용하면 되는 일이니 - 어떤 일이 있어도 그 소년을 내가 차지해야 한다. 아, 누가 오고 있네? 내 모습은 안 보일 것이다. 그들의 얘기를 엿들어 보자.

 

( 디미트리어스, 그 뒤를 쫓아 헬레나 등장)

 

[ 디미트리어스] 너를 사랑하지 않으니, 쫓아오지 말라. 라이센더와 아름다운 허미아는 어디 있는가? 한 놈은 내가 죽일테지만, 님은 나를 죽이네. 두 사람이 이 숲 속으로 몰래 도망쳐 왔다고 네가 말해서 이 숲으로 왔지만 숲은 숲에 가려, 허미아를 찾을 수 없어. 가거라, 나를 뒤쫓지말고 돌아가거라.

 

[ 헬레나] 당신이 나를 끌어당기고 있어요, 당신의 심장은 딱딱한 자석이에요, 허지만 당신이

끌어들이는 것은 단순한 쇠붙이가 아니라, 강철같이 충실한 마음이예요. 당신의 인력이 소멸하면 뒤쫓는 힘도 사라지죠.

 

[ 디미트리어스] 내가 당신을 유혹한 적이 있어? 사랑한다고 했어? 나는 딱 잘라 말했을 뿐야, 사랑하지 않는다구, 사랑할 수 없다구.

 

[ 헬레나] 그래도 당신을 사랑해요. 나는 당신의 스파니엘이죠. 그러니, 디미트리어스, 당신이 나를 때리면 때릴수록, 나는 꼬리를 흔들어요. 당신의 스파니엘이 되게 해 주세요. 때려도 좋아요. 걷어차도 좋아요, 무시해도, 묵살해도 좋아요. 보잘 것 없는 나를 당신 곁에 있게 해 주세요. 당신 마음 속에 있는 가장 후진 장소도 나에게는 그지없이 고귀한 장소가 되기에, 나는 개가 되어도 좋아요, 개처럼 다루세요.

 

[ 디미트리어스] 너무 귀찮게 굴면, 정말이지 너를 미워하게 돼. 너를 쳐다 보면 나는 속이 상하는 걸.

 

[ 헬레나] 그대를 못 보면 나도 속이 상해요.

 

[ 디미트리어스] 처녀의 염치마저 잃었군. 멀리 마을을 떠나 사랑해 주지도 않은 남자에게 몸을 맡기려 한다니. 지금은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캄캄한 밤이요, 여기는 흑심(黑心) 솟구치는 한적한 장소인데, 귀중한 정조를 내동댕이 쳐서 좋을리 있나.

 

[ 헬레나] 당신의 덕망이 저의 보배를 지켜주시겠죠, 당신의 얼굴을 볼 수 있는 동안은 캄캄한 밤이 아니에요, 그래서 지금은 밤이 아니죠. 지금 이 숲은 한적한 장소가 아닙니다, 저에게는 당신이 이 세상 전부이거든요, 이 세상에 나 혼자 있다는 것은 당치도 않아요, 이곳에선 온 세상이 나를 쳐다보고 있잖아요?

 

[ 디미트리어스] 나는 도망가서, 풀 섶에 숨겠다, 너는 야수들한테 맡겨 둘테다.

 

[ 헬레나] 어떤 야수도 당신만큼 무정하지 않을 겁니다. 달아나세요, 제발, 얘기는 정반대가 될테니, 아폴로가 도망가고 다프네가 뒤쫓게 되죠, 비둘기가 독수리를 추격하고, 얌전한 암사슴이 호랑이를 덮치려고 뛰는 셈이네요. 아무리 뛰어도 소용없죠. 겁쟁이가 뒤쫓으면 용기는 줄행랑인걸요.

 

[ 디미트리어스] 일일이 들을 틈이 없다. 나는 간다. 네가 끝까지 따라붙으면, 단단히 각오해, 숲 속에서 혼줄 빠지게 골려줄테니.

 

[ 헬레나] 좋아요, 신전에서, 마을에서, 들판에서, 나를 골탕 먹였죠. 에잇, 디미트리어스, 당신의 행패는 여성 전체에 대한 모독이에요, 남자들은 사랑때문에 싸울 수 있어도 여자들은 할 수 없죠, 여자들은 사랑을 받을 수 있을 뿐이지, 사랑을 구할 수는 없어요.

 

( 디미트리어스 퇴장)

 

뒤따라 가자, 나에겐 지옥의 고통도 천국도 기쁨이다. 사랑하는 이의 손에 죽을 수 있다면 행운이지.

 

[ 오베론] 행운을 빈다, 숲의 정(精)이여, 그가 이 숲을 떠나기 전에, 그대가 도망다니고, 그 사람이 그대 뒤를 쫓도록 해 줄테다.

 

( 퍽 등장)

 

수고했네, 방랑자여, 꽃을 따 왔는가?

 

[ 퍽] 네. 여기 있읍니다.

 

[ 오베론] 이리 내 놓게. 백리향(百里香) 흐트러져 피어있고, 노란꽃 앵초꽃과 고개를 끄덕이는 오랑케꽃이 바람에 나부끼고, 사향장미와 무성한 인동덩굴이 하늘을 덮으며 달콤한 향기를 뿜어내고 있는 언덕을 나는 알고 있다. 타이테니아는 때때로 밤이면 그곳으로 간다. 그리하여 춤과 환희에 취해 지치면 꽃이불 속에 잠 든다, 그리고 그곳에서는 배암이 에나멜 껍질을 벗는다, 그 껍질은 요정의 몸에 꼭 알맞는 의복이 된다. 나는 이 꽃물을 그녀의 눈에 떨어 뜨리겠다. 그러면 그녀는 무시무시한 환상에 사로잡힐 것이다. 너도 조금 가지고 가서, 숲 속을 뒤져, 사랑에 빠진 귀여운 아테네 여인을 찾아라. 남자는 이 여인을 싫어한다, 그 남자의 눈에 꽃물을 발라 주라, 그리고 그는 눈을 떴을 때, 이 여인을 최초로 보도록하라. 너는 이 남자를 금새 알수 있다. 아테네 복장이 표시가 된다. 이 일을 잘 처리해야 한다. 여자가 남자를 사랑하는 것 이상으로 남자가 여자를 더욱 더 사랑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이 일이 끝나면 첫 닭이 울기 전에 돌아 오너라.

 

( 모두 퇴장)

 

 

 

[ 장] 제 2 장 숲의 다른 곳

 

( 타이테니아 시중들과 등장)

 

[ 타이테니아] 자, 다들 윤무를 추고, 요정의 노래를 불러라, 그리고 나서 이십초쯤 저쪽으로 가거라. 가서 혹자는 꽃 봉우리 속의 자벌레를 죽이고, 또한 혹자는 박쥐와 싸워 그 날개를 떼어, 난장이 요정들의 윗 옷을 만들어 주라. 그리고 밤이면 우리들 요정을 보고 눈을 크게 떠서, 괴상한 소리를 내며 시끄럽게 울어대는 부엉이를 쫓아라. 자, 우선 자장가를 불러 나를 잠재워 다오, 그로고 나서 너희들은 각기 볼 일을 보아라, 나는 쉬어야 겠다.

 

( 요정들 노래한다)

 

[ 요정1] [노래시작] 쌍 혓바닥 얼룩뱀들

 

가시 돋친 고슴도치, 물러가라,

 

도룡농이나 도마뱀도 잠자코 있어라,

 

여왕님 곁에 얼씬도 말라.

 

[ 코러스] 나이팅게일이여, 부드러운 목소리로

 

노래해다오, 자장가 노래를,

 

룰라, 룰라, 룰라바이, 룰라, 룰라, 룰라바이,

 

해치지 마라, 마법을 쓰지마라, 주문을 외우지 마라,

 

여왕님에게 얼씬도 말라.

 

자장노래 들으며 안녕히 주무세요.

 

[ 요정1] 집짓는 거미야, 가까이 오지마라.

 

다리 긴 왕거미는 저리 가거라.

 

딱정벌레 너도 오지 말아라.

 

달팽이나 벌레들도 물러 가거라.

 

[ 코러스] 나이팅게일이여, 부드러운 목소리로 ------ (반복)

 

( 타이테니아 잠든다)

 

[ 요정] 자, 물러가자. 잘 주무신다.

 

한 사람은 저기서 망을 봐야 해.

 

( 요정들 퇴장)

 

( 오베론 등장, 타이테니아의 눈에 꽃즙을 떨어 뜨린다)

 

[ 오베론] 눈 뜨고 보는 것이 무엇이 되건, 진정으로 사랑 하여라, 산돼지건, 삯괭이건, 곰이건, 표범이건, 털난 숫돼지건, 깨어날 때 네 눈앞에 나타나는 것이 무엇이건 정신을 잃고 사랑 하여라. 흉칙한 것이 가까이 오면 깨어나라.

 

( 퇴장)

 

( 라이센더와 허미아 입장)

 

[ 라이센더] 허미아, 숲 속을 헤매느라 당신은 지쳤구려, 솔직이 말해 나도 길을 잃었어요. 괜찮다면, 허미아, 여기서 쉽시다. 그리하여 즐거운 아침이 오는 것을 기다립시다.

 

[ 허미아] 그렇게 하죠, 라이센더, 당신은 잠자리를 찾으세요. 나는 이 언덕을 벼개삼아 잘께요.

 

[ 라이센더] 뗏장 하나면 두 사람 벼개로 충분해, 한 마음에, 한 침대, 두 가슴에 한가지 맹세.

 

[ 허미아] 안 돼요, 라이센더, 부탁이에요, 가까이 오지마세요, 떨어져 있어요.

 

[ 라이센더] 깨끗한 이내마음 그대로 받아 줘요! 사랑의 말은 사랑의 마음에서 의미를 찾죠. 내 마음은 당신의 마음과 결합되어 있기 때문에, 우리들 마음이 하나라고 해도 좋겠죠. 두 가슴은 또한 한가지 맹세를 주고 받기에, 가슴은 두개지만 사랑의 맹세는 하나죠. 그러니 당신 곁에 나를 잠재워 주오, 당신 곁에 누운들, 허미아, 내가 누추한 짓을 하겠소?

 

[ 허미아] 당신의 말은 아주 능숙하셔, 라이센더. 라이센다가 누추한 짓을 하는 남자라면, 허미아도 무례하고 건방진 여자겠죠. 허지만, 라이센더여, 사랑과 예절을 위해, 정숙한 처녀와 수줍은 신사에 알맞는 미혼자의 신중한 거리를 유지 합시다. 그러니, 멀리 떨어지세요, 안녕히 주무세요, 사랑하는 친구여. 당신의 달콤한 인생이 끝날때까지, 사랑이여 변하지 마세요.

 

[ 라이센더] 아멘, 아멘, 당신의 아름다운 기도여. 사랑의 충성심이 끝날 때, 내 인생도 끝나오! 나는 여기서 잠들겠소, 잠이여, 그녀를 잠들게 하라.

 

[ 허미아] 그 소원의 절반은 당신 것이죠.

 

( 그들은 잠든다)

 

( 퍽 등장)

 

[ 퍽] 숲 속을 훑어 보았지만 아테네 사람은 볼 수가 없네 사랑을 일깨우기 위해 누구의 눈까풀에 나는 이 꽃의 마력을 시험해 볼 꺼나. 밤이여, 고요함이여 - 누가 오고 있네? 아테네 사람의 복장이로군, 주인나라가 지시한 사람이군. 이 사람이 아테네 여인을 경멸했겠다. 여기 그 여인이 잠들고 있네. 눅눅하고 누추한 땅 위에 누워 있네. 이녀석 피와 눈물도 없나 여인을 제 곁에 눕히지도 않고. 요녀석, 단단히 혼 좀 나라 네눈에 마술의 꽃물을 발라주마, 네놈이 깨어나면, 그 때 부터 두번다시 잘 수 없는 상사병이여. 그때 까지는 잠재워 두자. 내가 가면 깨어나라. 오베론 한테 가서 알려야지.

 

( 디미트리어스와 헬레나 뛰어서 등장)

 

[ 헬레나] 기다려요, 죽여도 좋아요, 디미트리어스!

 

[ 디미트리어스] 돌아 가, 귀찮게 따라다니지 마.

 

[ 헬레나] 지독한 사람, 나를 어둠 속에 내버려 둘꺼예요? 그러지 마세요.

 

[ 디미트리어스] 따라오면 혼 날 줄 알어, 난 혼자 갈테다.

 

( 퇴장)

 

[ 헬레나] 아아, 숨이 끊어질듯 해, 죽으라고 뒤쫓기만 했으니! 기도하면 할 수록, 은혜는 갈수록 줄어드네. 행복한 허미아, 그녀는 어디에 있을까, 그녀는 축복받은 매혹적인 눈을 지녔어. 어째서, 그녀의 눈은 그토록 빛나고 있을까? 눈물때문이 아니겠지. 그렇다면, 내 눈은 더 많은 눈물을 흘리고 있잖아. 아니야, 아니야, 나는 곰처럼 추악해, 나를 보면 짐승들도 겁에 질려 도망 갈꺼다. 그러니 디미트리어스가 귀신 만난 것 처럼 나를 피해 도망치는 일도 이상할 건 없어. 나의 눈을 허미아의 별같은 눈과 비교하다니 나의 거울은 얼마나 악독하고 위선적이냐, 누가 있네? 라이센더, 땅 위에 누워있네. 죽었나, 아니면 잠들고 있나? 피도 흘리지 않고, 상처도 없어. 라이센더, 살아 있으면, 제발 깨어나요!

 

[ 라이센더] (깨어나며) 당신을 위해서라면, 불 소기라도 뛰어들겠다! 투명한 헬레나! 이것은 자연의 마술이다. 너의 가슴을 통해, 너의 마음을 볼 수 있구나. 디미트리어스는 어디 있는가? 아, 얼마나 더러운 이름인가 그 이름은 내 칼에 멸망할 것이다!

 

[ 헬레나] 라이센더, 그런말 마세요, 그런말 마세요. 그가 당신의 허미아를 사랑한다해도 상관 없잖아요? 여전히 허미아는 당신을 사랑해요, 그러니 만족하세요.

 

[ 라이센더] 허미아에게 만족하라구? 안 돼, 나는 후회하고 있어. 그녀와 함께 지났던 지루했던 그 세월을. 내가 사랑하고 있는 여인은 허미아가 아니라 헬레나야. 검은 까마귀를 흰 비둘기와 바꾸는 것은 당연하지 않아? 남자의 의지는 이성(理性)에 의해 좌우되는거야, 내 이성은 당신이 허미아 보다 낫다고 말하고 있어. 모든 것은 때가 와야 무르익는 법이야, 나도 그랬어. 젊은 탓으로 이성을 가질만큼 무르익지 않았거든, 지금은 인간으로서의 분별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이제 겨우 이성이 내 의사를 지배하게 되었지. 나를 그대의 눈으로 인도하고 있어. 아름다운 사랑의 책속에 담긴 사랑의 얘기를 이젠 읽을 수 있어.

 

[ 헬레나] 어짜자고 나는 이토록 놀림감이 되고 있는가? 당신의 모욕을 받을만한 일도 하지 않았는데? 너무 했어, 너무 했어, 여보세요, 디미트리어스로 부터 따뜻한 눈짓 한번 받지 못했다고해서,당신까지 나를 멸시할 수 있단 말이에요? 정말이지, 당신은 너무 했어, 너무 했어, 멸시하는 태도로 나를 다시 설득하고 있으니. 좋아요, 나는 갈래요, 나는 당신을 정말로 멋진 신사라고 생각했는데 착각이었어요. 아 슬픈 여인의 운명이여, 한 남자로 부터 버림받고, 또 다른 남자로 부터 천대받다니!

 

[ 라이센더] 그녀는 허미아를 보지 못했구나. 허미아, 거기서 자고 있거라. 두번 다시 라이센더 곁에 올 필요는 없어! 달콤한 것을 너무 먹으면 질려버리지, 질리면 위장이 거부반응을 일으키지. 이단(異端)의 가르침은 사람으로 부터 버림받고, 속은 사람들로 부터 미움을 산다. 당신은 나의 포만이요, 이단이다. 모든 사람으로 부터 미움을 사지만, 나의 미움은 가장 크다. 나의 사랑이여 온 힘을 기울여 헬레나를 사랑하고, 그녀의 기사가 되자!

 

[ 허미아] (눈을 뜨고) 살려 줘요, 라이센더, 나를 도와 줘요! 뱀이 가슴 위에 기여가고 있어요, 잡아 줘요! 아아, 무서워! 꿈을 꾸었군! 라이센더, 무서워서 벌벌 떨고 있어요. 뱀이 심장을 파먹으려고 했어요. 그런데도 당신은 비참해진 뱀의 먹이를 보고 웃고 있네요. 라이센더! 아니, 어디로 갔을까? 라이센더! 안 들리나? 가버렸나? 소리도 없이, 말도 없이? 아, 어디로 갔을까? 대답해요, 안 들리세요? 제발 말해 줘요! 겁이나서 미칠 것 같아요. 아무 대꾸도 없네? 근처에 없는 모양이다. 내가 죽든가, 당신을 곧 찾아내든가, 둘중의 하나다.

 

( 퇴장)

 

 

 

[ 막] 제 3 막

 

 

[ 장] 제 1 장 숲

 

( 타테니아가 잠들고 있다.)

 

( 퀸스, 보톰, 스너그, 플루트, 스너우트, 그리고 스타블링 등장)

 

[ 보톰] 다들 모였나?

 

[ 퀸스] 모두 모였네. 연습장으로는 그저 그만이다. 이 푸른 잔듸가 우리들의 무대다. 이아가위나무 덤불은 분장실이 된다. 자, 지금서 부터 연습으로 들어간다. 공작각하 앞에서 하는 것과 똑같이 해볼테다.

 

[ 보톰] 피터 퀸스!

 

[ 퀸스] 뭔가, 보톰 나으리?

 

[ 보톰] 피라므스와 시스비 희극에는 신바람 나지 않은 곳이 몇군데 있어. 첫째, 피라므스가 칼을 뽑고 자살하지. 부인네들은 이 광경을 참아내지 못할거야. 자네들 생각은 어떤가?

 

[ 스너우트] 그렇긴 해.

 

[ 스타블링] 죽는 장면은 빼는 것이 좋을 것 같아.

 

[ 보톰] 그럴 필요는 없어. 잘 처리할 수 있는 좋은 생각이 있어. 서사(序詞)를 써 받으면 돼. 그 서사 속에서 말하는 것이다. 칼은 뽑지만 피는 흘리지 않겠다. 피라므스도 실제로 죽는 것은 아니다. 더 안심시키려면 이렇게 말하면 된다. 나 피라므스는 실제로 피라므스가 아니다. 사실 직조공 보톰이다. 이렇게 말해두면 그들은 무서워하지 않을 것이다.

 

[ 퀸스] 좋아, 서사를 삽입하자. 발라드 풍(風)의 팔륙조(八六調)로 써넣도록 하자.

 

[ 스너우트] 부인네들은 라이온을 두려워하지 않을까?

 

[ 스타블링] 두려워하지, 틀림없이.

 

[ 보톰] 여러분, 이 말만은 깊이 생각해 봐야 돼. 부인네들 앞에 라이온을 끌어내는 것은 위험한 일이야. 이 세상에 라이온만큼 무서운 들새는 없기 때문이야. 이 일만은 우리 가 조심해야 돼.

 

[ 스타블링] 그러기 때문에 또 하나의 서사를 통해 그것은 실제로 라이온이 아니라고 말하면

되는거야.

 

[ 보톰] 그 보다는 이름을 대면 좋겠어. 라이온의 목에다 얼굴을 반쯤 내밀고 말이야. 그리고나서 지껄여대면 돼, 예컨데 이렇게 말이야 - <부인네들여> - 아니면 <아름다운 부인네들이여 - 여러분에게 부탁합니다> - 또는 <여러분에게 요망하는 바입니다만> - 또는 <여러분에게 간청합니다만 - 제발 두려워하지 마시고, 부들 부들 떨지도 마시고, 목숨을 걸고 제가 보증하겠읍니다. 만일 여러분들이 이곳에 출연한 저를 라이온이라고 생각하신다면, 제가 목숨을 걸어 동탄할 일입니다. 결코, 저는 그렇지가 않습니다. 저는 인간입니다. 다른 인간들과 티끌만큼도 다르지 않은 인간입니다> 라고 말할거야. 그리고 나서 이름을 밝히면 돼. 명백하게 나는 접합공 스너그 입니다 라고 말하는거야.

 

[ 퀸스] 그렇게 하기로 하자. 그래도 어려운 문제가 아직도 두가지 있다. 다시 말해서, 그중의

한가지는 궁전의 홀에 어떻게 달을 들어다 놓는가하는 일이다. 피라므스와 시스비는 달밤에 만나기 때문이야.

 

[ 스너우트] 우리들이 연극을 하는 밤에 달은 있나?

 

[ 보톰] 달력, 달력! 일년 달력을 보고, 달이 뜨는지 여부를 조사해 보자. 달을 찾아라. 달을 찾아라!

 

[ 퀸스] 그날밤 달은 있다. 그렇다면 연극을 하는 홀의 창문을 활짝 열어 놓으면 돼. 달빛은 창문을 통해 흘러들어 올 것이다.

 

[ 퀸스] 그러찮으면, 누가 덤불가지다발과 등잔들고 들어오면 돼. 그리고나서 나는 달님으로 분장한 배우입니다라고 말하면 안성맞춤이지. 또 한가지 있어. 홀 안에 담이 있어야 해. 피라므스와 시스비는 줄거리에 의하면 갈라진 담의 틈새를 통해 얘기를 나누거든. 담을 어떻게 들고 들어오나, 어떻거든 좋지, 보톰?

 

[ 보톰] 누가 담으로 분장할 수 밖에 없어. 회벽칠을 하든지, 담에 바르는 옥토나 진흙덩이를 들고 담을 나타낼 수 밖에 없어. 그런다음 손가락을 이렇게 벌리고 서 있으면 피라므스와 시스비가 그걸 통해서 얘기를 할 수 있지.

 

[ 퀸스] 그것으로 해결됐으면, 이젠 만사형통이다. 자, 그러면 모두들 자리에 앉아주게. 연습을 시작하겠다. 피라므스, 너 부터다. 대사가 끝나면 저 덤불 속으로 몸을 숨겨라. 자아, 모두들, 자기 역할을 잊지 말도록.

 

( 퍽 등장)

 

[ 퍽] 요정의 여왕께서 주무시는 곁에서, 개딱지같은 시골뜨기들이 왜들 이리 부산한가? 뭐야, 연극이 시작되나? 구경거리가 생겼네. 경우에 따라서는 한 역할 맡아도 좋을걸.

 

[ 퀸스] 피라므스, 대사를 시작해. 시스비, 앞으로 나와.

 

[ 보톰] 시스비, 꽃향기 추악한 달콤함이여 -

 

[ 퀸스] <향긋한> ! <향긋한> !

 

[ 보톰] - 향긋한 달콤함이여 사랑하는 시스비여, 당신의 입김은 달콤하여라 들리는가, 사람의 목소리! 잠시 여기서 기다려다오, 잠시후 당신 앞에 다시 나타나리다.

 

( 퇴장)

 

[ 퍽] 이토록 괴상망측한 피라므스 처음 봤네!

 

( 퇴장)

 

[ 플루트] 내가 할 차렌가?

 

[ 퀸스] 그렇다, 네 차례야. 알겠나, 피라므스는 소리를 듣고 잠시 나갔는데, 곧 돌아온다.

 

[ 플루트] 찬란히 빛나는 피라므스여, 백합같은 살결이여, 눈부신 들장미처럼 붉게 타오르는 두 뺨, 활달한 젊은이같이, 지극히 사랑스런 유태인 같이, 지칠줄 모르는 말처럼 충성스런 당신, 피라므스여, 당신을 만나리다, 니니의 무덤에서

 

[ 퀸스] 니니가 아니라 <나이나스의 무덤> 이야, 이 사람아! 그 대사는 아직 해서는 안 돼. 그 대사는 피라므스의 말에 대한 답변이야. 너는 대사를 한꺼번에 연속적으로 다 해 버렸어. 큐우도 없이 다짜고짜로 말야. 피라므스가 등장한다. 너의 대사는 거기서 일단 중단된다. 알겠나. <지칠줄 모르는> - 그 대목에서 다시 시작이다.

 

[ 플루트] 알겠어. 지칠줄 모르는 말처럼 충성스런 당신.

 

( 퍽 등장. 그 뒤로 당나귀 탈을 쓰고 보톰이 등장)

 

[ 보톰] 내가 아름답다면, 시스비, 나의 아름다움은 당신의 것.

 

[ 퀸스] 귀신 나왔다! 이상한 일이야! 귀신에 홀렸어! 이봐들! 도망쳐! 사람 살려!

 

( 퀸스, 스너그, 플루트, 스너우트, 스타블링 퇴장)

 

[ 퍽] 저놈들 쫓아가야지. 저놈들을 뺑뺑이 돌려야겠다! 늪을 지나, 숲을 지나, 덤불 뚫고, 들장미 사이로, 때로는 말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개가 되기도 하자, 돼지가 되어도 좋다, 목잘린 곰, 불꽃이 되어도 좋다, 말처럼, 개처럼, 돼지처럼, 곰처럼, 불꽃처럼 되어, 히힝, 멍멍, 꿀꿀, 으르렁 으르렁, 활활 해볼테다.

 

[ 보톰] 모두들 왜 도망을 갈까? 요것들 나를 놀라게 해 줄 계략이구나. (스너우트 등장)

 

[ 스너우트] 오, 보톰, 너는 변했어! 웬 일이냐, 머리 위에 있는 것은 무어야!

 

[ 보톰] 그게 뭔데? 너같은 얼간이 당나귀 대가린데?

 

( 스너우트 퇴장)

 

( 퀸스 등장)

 

[ 퀸스] 아, 보톰, 가련하게도, 가련하게도 자네 모습이 깡그리 변했어.

 

[ 보톰] 네놈들 수작을 나는 안다. 나를 얼간이 당나귀로 만들어, 골려주려고 작당들 했지. 허지만, 나는 끄덕도 않겠다. 여기서 이렇게 거닐면서 한바탕 노래나 하련다. 내가 두렵지 않다는 것을 보여줘야지.

 

( 노래한다)

 

[ 노래시작] 황갈색 주둥이에, 검정빛 검은 새, 노래 잘 부르는 티티새, 작은 날개지닌 굴뚝새 -

 

( 타이테니아 노래 소리에 깨어난다)

 

[ 타이테니아] 꽃이불 잠자리에서 나를 깨우는 천사는 누구냐?

 

[ 보톰] (노래한다)

 

참새, 종달새, 단조로운 노래의 회색빛깔 뻐꾹새, 여편네 서방질 소리 들려도, 그래도 남편은 찍 소리 없네 - 어리석은 새에 어리석은 일을 비교해 본들 무슨 소용이 있어. <여편네 서방질 소리 들려도> 라고 불어제낀들, 뻐꾹새 보고 거짓말 집어치우라고 말할 사람 누가 있겠어?

 

[ 타이테니아] 부탁이에요, 점잖은 사람이여, 노래 한번 더 해 줘요. 내 귀는 당신 노래에 홀딱 반했어요, 내 눈은 당신 모습에 홀딱 반했어요. 당신의 아름다움이 나를 몹시 감동시켜 첫 눈에 사랑의 말을, 사랑의 맹세를 하지 않을 수 없네요.

 

[ 보톰] 부인이여, 이성이 있으면 그런 말을 할 수 없을 것입니다. 허지만 솔직이 말해 요즘에는 이성과 사랑의 관계가 썩 좋지 못한 듯 합니다. 성실한 이웃사람들이 이성과 사랑을 결합시키지 않은 것은 참으로 딱한 노릇입니다. 나도 때에 따라서는 이 정도의 농담은 지껄일 수 있죠.

 

[ 타이테니아] 당신은 아름답고, 당신은 현명하오.

 

[ 보톰] 그럴리야 있읍니까. 그러나 나에게 숲으로 부터 벗어나는 지혜가 있다고 한다면, 내나름대로 쓸모있는 행세를 할 수 있답니다.

 

[ 타이테니아] 이 숲에서 나갈 생각을랑 아예 하지 마세요. 가고 싶든 말든, 당신은 이 곳에 있어야 해요. 나는 보통 요정이 아니에요. 여름이 나에게 굽실대며 복종하고 있어요. 당신을 사랑해요, 내 곁에 있어줘요. 요정들에게 당신을 돌보라고 일러 두겠어요. 바다로 부터 진주를 따서 갖다 드리죠, 꽃방석에 누워 잠들면 노래를 불러 드릴께요. 죽어야 하는 당신의 육체를 정화시키고, 당신을 공기의 요정처럼 만들어 드릴께요. 콩꽃, 거미줄, 나방이, 겨자씨!

 

( 콩꽃, 거미줄, 나방이, 겨자씨, 네 요정들 등장)

 

[ 콩꽃] 네, 대령했읍니다.

 

[ 거미줄] 네, 대령했읍니다.

 

[ 나방이] 네, 대령했읍니다.

 

[ 겨자씨] 네, 대령했읍니다.

 

[ 일동] 어디로 갈까요?

 

[ 타이테니아] 이 분을 친절하고, 예절바르고 모시도록 하라. 이 분이 가는 곳마다 춤을 추어라, 이 분 앞에서 뛰며 놀아라, 살구, 나무딸기, 자주빛 포도, 녹색 무화과, 그리고 뽕나무 열매를 잡숩게 하라. 벌집에서 꿀을 따다 드려라. 꿀벌 넓적다리의 촛농을 따서, 개똥벌레 눈에서 옮긴 불을 당겨 침실의 등을 밝히도록 하라. 그 분이 주무시는 동안 얼굴에 비치는 달빛을 지우기 위해 오색나비 날개로 부채질 하라. 요정들아, 그 분에게 절을 하며, 인사 드려라.

 

[ 콩꽃] 안녕하세요.

 

[ 거미줄] 안녕하세요.

 

[ 나방이] 안녕하세요.

 

[ 겨자씨] 안녕하세요.

 

[ 보톰] 실례하겠읍니다. 성함이 무엇이죠?

 

[ 거미줄] 거미줄입니다.

 

[ 보톰] 거미줄요정님, 잘 부탁드립니다. 내가 손가락을 베거든 잘 봐 주세요. 당신 성함은 무엇이죠?

 

[ 콩꽃] 콩꽃입니다.

 

[ 보톰] 잘 부탁드립니다. 콩깍지 양친에게도 제 인사 부탁드립니다. 콩꽃 요정님, 잘 사귀어 봅시다. 당신 성함은?

 

[ 겨자씨] 겨자씨요.

 

[ 보톰] 겨자씨여, 당신은 참을성이 많은 것을 압니다. 겁많은 황소고기가 당신 집 식구들을 많이 잡아먹었죠. 당신 집안 식두들 덕택에 나도 눈물 많이 흘렸읍니다. 잘 사귑시다. 겨자씨 양반.

 

[ 타이테니아] 잘 모셔라, 이 분을 나의 침실로 안내하라. 달이 눈물을 흘릴 듯이 슬픈 표정이로구나, 달이 울면, 온갖 꽃들도 함께 눈물을 흘린다. 더럽혀진 처녀의 순결을 슬퍼하는 것이다. 이 분의 혀를 잡아매고, 조용히 모시고 가거라.

 

( 퇴장)

 

[ 장] 제 二(2) 장

 

( 오베론 등장)

 

[ 오베론] 타이테니아는 눈을 떴을까, 그녀의 눈에 최초로 보였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지금쯤 흘려서 미칠지경일텐데.

( 퍽 등장)

내 심부름꾼이 돌아왔군. 장난꾸러기야, 어떻게 되었는가? 이 숲 속에 무슨 일이라도 일어나지 않았느냐?

 

[ 퍽] 여왕님이 괴물과 사랑에 빠졌읍니다. 인기척 드문 거룩한 여왕님 침실 바로 가까이에서, 여왕님이 단잠에 빠져 주무실 동안, 아테네 거리 노점에서 막일하며 호구지책에 여념이 없는 한떼거리의 어릿광대들, 버릇없는 직공들이 모여들었읍니다. 시시어스 결혼식날에 연극을 보여준답시고 연습하러 모인거죠. 이들 어리석은 녀석들 가운데서도 가장 멍청한 얼간이가 피라므스역을 한답시고 법석을 떠는데, 연습중에 퇴장하여 분장실로 쓰는 덤불 속으로 들어갔읍니다. 소생은 이때다 싶어 뛰어들어 당나귀 머리를 씌워줬죠. 이윽고 시스비와 대사를 주고받기위해 이 허풍선이는 연습장에 등장하게 된거죠. 그의 모습을 힐끗 쳐다 본 녀석들은 몰래 스며든 엽사를 눈치챈 들거위처럼, 또는 총소리에 놀란 팔빛갈 머리 까마귀떼들처럼, 치솟고, 까악까악 울며, 흐트러져, 사방 팔방으로 도망치며 미친듯이 하늘에서 빙글빙글 돌듯이, 이들 멍텅구리들도 그를 보고 걸음아 나 살려라하며, 혹자는 그루터기에 부딧쳐 거꾸로 내동댕이쳐지지 않나, 혹자는 사람살려하면서 아테네에 도움을 청하기도 하는 얼빠진 놈들로서 공포심에 창자가 쑥 빠진 탓으로 산천초목이 이들을 업신여기는 판국이었죠. 가시나무 덤불에 옷이 찢기고, 어떤 놈은 저고리 소매를, 어떤 놈은 모자를 찢기고, 걸리고 야단 법석이었죠. 소생은 공포에 질려 실성한 이놈들을 뒤쫓았죠, 가련한 피라므스는 당나귀 머리를 씌운채 남겨두고요. 그런데 바로 그 순간, 잠에서 깨어난 타이테니아는 당나귀를 보고 죽자 살자 사랑에 빠진 겁니다.

 

[ 오베른] 내가 의도한 것 보다 더 잘 되었다. 허지만 사랑의 묘약을 아테네 사람 눈에 바르라는 나의 또다른 심부름은 잘 되었는가? 잘 됐겠지.

 

[ 퍽] 그 사람이 잠들고 있는 장면을 포착해서, 잘 해냈읍니다. 아테네 여인이 그의 곁에 누워

 

있었죠, 그가 깨어났을때, 그 여인을 안 볼 수 없었겠죠.

 

( 디미트리어스와 허미아 등장)

 

[ 오베론] 모습을 감추어라. 저것이 아테네 사람이다.

 

[ 퍽] 여자는 틀림없는데, 남자는 다른데요.

 

[ 디미트리어스] 당신이 사랑하는 분에게 그런 악담을 하다니? 그런 험담은 험악한 원수놈들에게나 퍼부어요.

 

[ 허미아] 지금은 입으로만 할퀴지만, 앞으로는 더 미워할거에요. 당신은 저주받을만한 일을 했죠. 잠자는 라이센더를 죽였다면, 선혈이 흐르는 강물에 내디딘 발이니, 더욱 더, 깊숙이 빠져들어 이 내 몸도 죽이세요. 태양이 충실하게 한낮을 따라다니듯이 그 사람은 나에게 충실했어요. 그러기 때문에, 그 사람은 잠들고 있는 허미아를 버려두지 않았을거에요. 그 얘기를 믿을 바에는, 차라리 굳어버린 이 대지위에 구멍이 뚫려 달이 그 속을 통과해서 지구 반대편에서 빠져나와, 태양형님을 노하게 만들었다는 얘기를 믿는 것이 차라리 낫겠어요. 당신이 그 사람을 죽였다고 생각해요. 살인자는 언제나 죽은사람 처럼 음산한 표정이죠.

 

[ 디미트리어스] 죽은 사람이 그렇게 보일 것이고, 나도 죽었으니 그렇게 보일 것이다. 당신의 냉혹한 눈에 나의 심장이 찔린 것이다. 당신의 냉혹한 눈에 나의 심장이 찔린것이다. 그런데도, 살인자인 그대의 얼굴은 저 하늘의 비너스처럼, 맑게, 찬란하게 빛나고 있어.

 

[ 허미아] 그 일이 나의 라이센더와 무슨 관계죠? 그 분은 어디 계시죠? 착한 디미트리어스, 그이를 돌려주세요.

 

[ 디미트리어스] 차라리 그녀석의 시체를 사냥개에게 던져주겠다.

 

[ 허미아] 꺼져버려! 개같은놈! 똥개! 처녀의 인내심도 한계가 있다. 그 사람을 죽였지? 너는 인간의 탈을 쓴 늑대야! 꼭 한번이라도 좋다, 나를 위해서라도 진실을 말해다오! 깨어있으면 그의 얼굴을 맞쳐다 볼 수 없을텐데, 자고 있는 그이를 죽였을테지? 참으로 장하시군요! 벌래나 독사라면 그럴 수 있지, 그래, 독사가 한 짓이야, 너는 독사. 두겹 혓바닥 날름대는 살무사도 너만큼 지독하지는 않아. [디미트리어스] 나에게 분노의 독기를 뿜어대지만, 그것은 근거없는 오해요. 나는 라이센더의 피를 흘리게 하지 않았어. 라이센더는 죽지 않았어. 나는 알고 있어.

 

[ 허미아] 부탁이에요, 말해주세요. 그분은 무사하죠.

 

[ 디미트리어스] 말해 준다면, 내가 받는 답례는 무엇이죠? 나를 만나지 않아도 저는 특권을 보상으로 드리죠.

 

[ 허미아] 나는 지긋 지긋한 당신과는 이별이에요. 두번 다시 나를 찾지 마세요, 그분이 살았든 죽었든.

 

( 퇴장)

 

[ 디미트리어스] 저토록 화를 내고 있으니 쫓아가도 소용없겠지. 그렇다면 잠시동안 여기서 쉴 수 밖에 없네. 슬픔의 무게가 가중되는 것은 잠이 모자라는 탓이다, 파산한 잠이 슬픔에 부채를 떠맡기기 때문이다. 지금 여기서 잘 수 있으면, 잠시라도 좋다, 그의 정분에 기대여 슬픔의 부채를 덜자.

 

( 옆으로 누워 잔다)

 

( 오베론과 퍽 앞으로 나온다)

 

[ 오베론] 너, 무슨 짓을 했느냐? 일을 잘 못 했어. 진실한 연인의 눈에 사랑의 묘약을 발랐군. 너의 실수로 큰 일이 벌어지게 됐어. 진실한 사랑은 부실해지고, 거짓 사랑은 진실을 잃었다.

 

[ 퍽] 운명의 여신탓이죠, 진실한 남자는 한사람이요, 나머지 백만명은 거짓 맹세를 늘어놓고 있어요.

 

[ 오베론] 숲 속을 바람보다 빨리 달려라, 헬레나라고 하는 아테네처녀를 찾아라, 상사병 때문에 얼굴은 창백하다. 나날을 한숨으로 지새우기에 생명의 피를 잃고 있다. 환상의 힘을 빌어 그 여인을 이곳에 데려 오너라. 그때까지 이 남자의 눈에 마술을 걸어 두겠다.

 

[ 퍽] 갑니다, 갑니다, 보세요, 날아 갑니다! 타르인의 화살보다 빨리 날아 갑니다.

 

( 퇴장)

 

[ 오베론] 큐피드 사랑의 화살에 묻은 보라빛 꽃물은, 눈동자를 적신다. 그때 뜬 눈으로 그녀를 보았을 때 하늘의 비너스별 처럼 빛나던 여인의 모습이 눈부시게 하늘에 비친다. 눈 떴을 때 곁에 있는 그녀의 사랑을 그대는 얻으리라.

 

( 퍽 등장)

 

[ 퍽] 임금님에게 아뢰옵니다. 헬레나가 바로 옆에 와 있읍니다. 제가 착각한 그 남자도 함께

 

있읍니다. 그는 열렬히 사랑의 보상을 요청하고 있읍니다. 이들의 한마당 장면을 구경이나 할까요? 인간이란 참으로 어리석지요!

 

[ 오베론] 옆에 섰거라. 너의 요란스런 소리때문에 디미트리어스가 잠을 깨겠다.

 

[ 퍽] 그렇다면 둘이서 한사람을 설득하니 점점 일이 재미있네요. 엎치락 뒤치락하는 일보다 더 즐거운 일은 없읍니다요.

 

( 그들은 옆으로 물러 선다)

 

( 라이센더와 헬레나 등장)

 

[ 라이센더] 나의 사랑의 호소를 어째서 모욕이라고 생각하오? 모욕과 조롱에는 눈물이 없소. 보세요, 나는 맹세하며 울고 있오. 눈물에서 태어난 맹세는 진실한 마음의 표시라오. 그런데 이 일이 조롱으로만 비치니 웬 일이요? 성실한 눈물이 진정한 사랑을 입증하고 있는데.

 

[ 헬레나] 온갖 수단을 다 쓰고 계시네. 진실이 진실을 죽이고 있다니, 악랄한 짓이로다! 이 맹세는 허미아를 위한것, 그 여인을 버릴 작정이세요? 맹세로서 맹세의 무게를 달면, 그 맹세는 소멸되죠, 그녀와 나를 위한 맹세를 두 저울에 달면, 피장파장이죠, 거짓말처럼 둘 다 가벼워져요.

 

[ 라이센더] 허미아에게 맹세할 때 나는 분별력이 없었어.

 

[ 헬레나] 그녀를 버린다고 할 때, 지금도 분별력은 없어요.

 

[ 라이센더] 디미트리어스가 그녀를 사랑해, 그는 당신을 사랑하지 않아.

 

[ 디미트리어스] (깨어난다) 오, 헬렌, 여인이여, 숲의 정(精) 이여, 완전하고도, 거룩한 존재여! 님이여, 그대의 눈을 무엇에 비할 수 있으리? 수정도 그에 비하면 진흙이다. 그대 입술은 무르익은 앵두가 서로 입마추려 할 때 처럼 나를 유혹한다! 그대가 흰 손을 쳐들면, 동녁바람을 맞는 토라스산의 눈도 까마귀처럼 검게 보인다. 희디 흰 그대의 손, 축복을 약속하는 손에 입맞추게 해 주오!

 

[ 헬레나] 아, 원통해라! 기막혀라! 알겠어요, 두 사람이 합세해서 나를 놀림감으로 만들고 있죠. 점잖은 사람이라면, 예의를 지키세요, 예절바른 사람이라면 이토록 나를 괴롭히지 않으시겠죠. 나를 미워하고 있는 줄은 알고 있지만, 그것만으로 직성이 풀리지 않으니깐 두 사람이 나를 놀려대고 있죠? 당신네들은 겉으로 보기엔 신사지만 신사가 아니야, 신사라면 숙녀를 이토록 학대할 수 있어요. 사랑의 맹세를 속삭이면서, 나의 장점을 격찬하면서, 두 사람 모두 마음 속으로는 나를 증오하고 있오. 당신네들은 둘다 허미아를 사랑하는 경쟁자인데, 지금은 헬레나를 놀리는 경쟁자가 됐군요. 아주 훌륭한 일이십니다, 사내다운 일이죠, 마음껏 비웃으면서 가련한 처녀의 눈에서 눈물을 짜내다니! 고귀한 사람이라면 처녀의 마음을 이토록 괴롭히거나, 참을 수 없을만큼 상처를 입혀 얼씨구 좋다 즐기지는 않을 겁니다.

 

[ 라이센더] 디미트리어스, 자네 나쁜 사람이로군, 그러지 말게. 자네는 허미아를 사랑하고 있어. 모두 아는 사실이야. 나는 선의와 우정으로 허미아의 사랑을 자네가 받도록 양보하네. 허지만 헬레나의 사랑은 내가 받도록 양보 해주게, 나는 헬레나를 사랑하고 있어. 죽을 때까지 사랑할거야.

 

[ 헬레나] 사람을 골려도 분수가 있지. 엉터리 수작이군.

 

[ 디미트리어스] 라이센더, 자네는 허미아를 차지하게, 나는 괜찮네. 한때 나도 그녀를 사랑했지만, 그 사랑은 사라졌네. 내 마음은 허미아에게 한동안 뜨내기 보금자리를 찾았을 뿐이지. 지금은 헬레나에게 고향집으로 돌아 온 셈이 됐네, 그 곳에 영주하기 위해서지.

 

[ 라이센더] 헬레나, 거짓말이야.

 

[ 디미트리어스] 개뿔도 모르면서, 엉뚱한 말은 집어쳐. 계속하면 네 목숨이 위태롭다. 저것 봐, 너의 연인이 오고 있다. 저기 오고 있어.

 

( 허미아 등장)

 

[ 허미아] 어둠 컴컴한 밤은 사람의 눈으로 부터 움직임을 뺐는다, 그대신 귀의 움직임을 민감하게 만들어 주지. 보는 힘을 빼앗고, 그 분량만큼 듣는 힘을 두배로 늘려 주지. 라이센더, 당신을 발견한 것은 나의 눈이 아니에요, 고맙게도 당신의 목소리로 인도해 준 것은 나의 귀에요, 그런데 어짜자고 나를 그런곳에 내버리셨나요?

 

[ 라이센더] 사랑이 가라고 재촉하는데 그대로 있을 수 있나?

 

[ 허미아] 어떤 사람이 라이센더를 내 곁에서 유인했나요?

 

[ 라이센더] 라이센더의 사랑이다. 네 곁에서 떠나게 한 것은 - 아름다운 헬레나가 나를 잡아 끌었어, 헬레나는 반짝이는 금빛 별들이 밤을 장식하는 것 이상으로 아름다워. 왜, 나를 쫓아왔소? 너를 내버려두고 온 것은 네가싫었기 때문이야, 이젠 알만 할 때가 되었지.

 

[ 허미아] 거짓말이야, 당신은 생각과 말이 달라요.

 

[ 헬레나] 아, 허미아도 한패거리가 되었네! 이제 알겠어, 세 사람이 똘똘 뭉쳐 나를 골탕먹이려고 연극을 꾸미셨군. 야속한 허미아! 의리도 신의도 없는 여자로군! 당신도 한다리 끼여들었죠, 이 두사람과 함께 나를 놀리려고 계획을 세웠죠? 우리 둘만이 나눈 은밀한 얘기, 둘이서 나눈 자매의 맹세, 둘이서 함께 지난 즐거운 시간, 종종 걸음으로 사라지는 이별의 시간이 닥아오는 것을 두사람 사이였는데, 아, 이 모든 것을 잊었어? 학교시절의 우정도, 소녀시절의 천진난만함도 잊었어? 허미아, 우리 둘은 수예품 여신들처럼, 두개의 바늘로 한떨기 꽃을 수 놓았지, 둘이서 똑같은 견본을 보고, 같은 방석에 앉아, 같은 노래를, 같은 박자로, 함께 노래를 불렀지. 마치 우리들은 두개의 손이, 몸이, 소리가, 그리고 마음이, 하나가 된 듯 했어. 그렇게 우리는 자라났지, 마치 두개의 앵두처럼, 겉보기에는 두개로 나뉘어져 있지만, 나뉘어진 부분으로 하나가 되는 것, 가지 하나에 붙어있는 두개의 아름다운 열매였지, 겉 보기에는 몸이 두개였지만, 마음은 하나였어, 두개의 몸이라 하지만 그것은 문장(紋章)에서 처럼 남편의 것과 아내의 것이 하나로 합쳐진 것과 같았다. 이토록 먼 옛날로 부터 결합된 우정인데, 너는 그것을 갈라내어 남자들과 함께 가련한 친구를 놀려대는 일에 합세하고 있느냐? 친구답지 못한 일이야, 처녀답지도 못해, 나뿐만 아니라, 여자라면, 누구나 너를 비난할 것이다. 상처입는 사람은 나 뿐이지만,

 

[ 허미아] 놀랐어, 왜 이토록 화를 내지, 나는 너를 놀려대지 않았어, 네가 너를 놀리고 있는듯 하다.

 

[ 헬레나] 라이센더가 나를 쫓아와, 눈과 얼굴을 칭찬한후 놀려댄 것은 네가 시킨 일이지? 그 뿐이랴, 디미트리어스가 지금까지 나를 헌신짝 처럼 찼는데, 갑자기 나를 보고 여신이다, 숲의 정(精)이다, 천사다, 보석이다 하며 주접을 떤 것도 네가 시킨 일이지? 어째서 나를 증오한다하면서 그런 말을 하지? 어째서 라이센더가 가슴에 끓어오르는 너에 대한 사랑을 부정하면서까지 나에게 애정을 바치고 있느냐 그말이야. 이 모든 일이 너와 합의해서 네가 시킨 일이지? 비록 내가 너만큼 남자들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애인들이 따르지 않고, 행복하지도 않으며, 사랑하면서도 사랑을 받지 못하는 비참한 여인이긴 하지만. 이 일을 네가 동정해야지 경멸해서는 되겠어?

 

[ 허미아] 네가 말하는 내용을 전혀 이해할 수 없구나.

 

[ 헬레나] 그래 좋아! 시치미를 떼고, 억지로 슬픈표정을 지어라. 내가 등을 돌리고 가면 입을

 

삐쭉거리겠지. 서로 눈짓을 주고 받으며 농담을 계속하거라, 잘 꾸민 연극이다. 역사에 남을 일이다. 너에게 티끌만큼의 동정이나, 호의나, 예의가 있다면, 나를 이같은 웃음거리로 만들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도 좋아, 잘 있어, 반은 내 잘못이야, 내가 죽든지, 없어지면, 일은 해결되겠지.

 

[ 라이센더] 기다려, 착한 헬레나, 내 말도 들어다오, 나의 연인, 나의 생명, 나의 영혼, 아름다운 헬레나!

 

[ 헬레나] 아주 능숙하셔!

 

[ 허미아] 제발 저 애를 놀리지 말아요.

 

[ 디미트리어스] 허미아가 부탁해도 안 들으면 주먹다짐으로 입을 틀어 막겠다.

 

[ 라이센더] 허미아의 애원도, 너의 주먹도 다 소용없다, 너의 위협도, 허미아의 기원도 무력할 뿐이야. 헬렌, 당신을 사랑하오, 내 목숨을 걸고 사랑하오. 내 사랑을 부정하는 자는 그냥 두지 않겠다는 것을 당신을 위해서라면 버려도 좋을 이 목숨을 걸어 맹세하오.

 

[ 디미트리어스] 저 녀석 보다 나는 당신을 더 사랑하오.

 

[ 라이센더] 네 놈이 그렇게 말한다면, 칼을 뽑아 입증하라.

 

[ 디미트리어스] 좋다, 덤벼라!

 

[ 허미아] 라이센더, 어떻게 된 일예요?

 

[ 라이센더] 비켜, 에티오피아 여인.

 

[ 디미트리어스] 안 돼, 안 돼. 이 놈은 일부러 당신을 뿌리치는 흉내를 낼 뿐이야. 아무리 앙간 힘을 써도, 너는 나를 따라올 수 없다! 너는 헛개비로구나. 꺼져라.

 

[ 라이센더] 놔라, 요 괭이 같은 것. 성가신 것. 더러운 것 같으니! 놓으라니까, 놓지않으면 뱀처럼 뿌리치겠다.

 

[ 허미아] 어째서 갑자기 난폭해졌어요? 어떻게 이렇게 변했어요, 여보?

 

[ 라이센더] 여보라구? 꺼져라 껌둥이 년, 꺼져! 쓴 약처럼 없어져라! 흉칙한 것!

 

[ 허미아] 당신, 농담이시겠지?

 

[ 헬레나] 아무렴, 농담이지, 너도 농담이고.

 

[ 라이센더] 디미트리어스, 약속은 꼭 지키겠네.

 

[ 디미트리어스] 너의 약속은 신용할 수 없어, 증거가 필요해. 약한 여인이 소매를 끌고 있으니 믿을 수 없어.

 

[ 라이센더] 아니, 이 여인을 때려서, 상처를 입혀, 죽이란 말이야? 아무리 미워해도, 그 여인에 상처를 입힐 수는 없어.

 

[ 허미아] 뭐라구요? 증오이상 큰 상처가 있나요? 밉다구요? 내가! 왜요? 무슨 일이 있었나요? 나는 허미아에요? 당신은 라이센더가 아닌가요? 그 전과 마찬가지로 지금도 여전히 아름답죠. 어제 밤 까지는 사랑해주셨어요. 그러나 어제밤에 제 곁을 떠났죠. 아, 맙소사, 저를 내버린 것이 진정이신가요?

 

 

 

[ 라이센더] 진정이구 말구! 두번 다시 당신 얼굴을 보고 싶지 않았어. 그러니 희망을 버리고, 질문을 삼가고, 의심을 버려요. 이 이상 더 확실한 일은 없어. 농담이 아니야. 당신을 미워 해. 헬레나를 사랑해.

 

[ 허미아] 아, 어쩌면 좋아! (헬레나에게) 요 사깃군! 꽃벌레 해충! 사랑의 강도! 지난밤 몰래

 

기어들어, 내 연인의 마음을 훔쳤지?

 

[ 헬레나] 잘 한다! 부끄러움도 수줍음도 없니? 챙피하지도 않아? 뿔다귀가 나서 성급하게도 내 회답을 듣고 싶지? 너무한다, 너무해, 거짓말장이! 요 꼭둑각시야!

 

[ 허미아] 꼭둑각시? 아, 그래. 그래야 판이 살지! 이제 알았어, 이 여자는 두 사람의 키를 비교하고 있었군. 그리고는 자신의 키 높이를 강조하고 있었네. 그녀의 날씬한 몸매로, 훤칠한 키로, 저분의 마음을 녹였구나. 그때문에 저분에게 높이 평가 되었군. 나는 딸딸이 난장이 같이 생겼거든? 너는 장대같은데, 나는 얼마나 땅딸보냐? 말해 봐, 내 키는 얼마나 작아? 아무리 작아도 내 손톱은 네 눈에 닿을 수 있어.

 

[ 헬레나] 두분 남정네들이 나를 희롱하는 것은 상관없지만, 저 애가 나를 해치지 않도록 부탁합니다. 난, 싸움패가 아니에요. 말괄량이 소질도 없단 말입니다. 겁많은 처녀에 지나지 않아요. 제발 저애가 나를 때리지 않도록 해 주세요. 여러분들은 나보다 저애가 작으니까 내가 저애를 당해낼 수 있다고 생각하시겠지만, 그렇지 못해요.

 

[ 허미아] 내가 작다고? 저 소리 들어보지!

 

[ 헬레나] 허미아, 너무 나를 괴롭히지 마라. 허미아, 나는 언제나 너를 사랑했어, 너의 비밀은 언제나 지켜주었으며, 너를 배반한 적도 없어, 꼭 한가지, 디미트리어스를 사랑한 탓으로, 네가 이 숲 속으로 도망쳤다는 말은 했어. 그는 너의 뒤를 쫓아갔어, 나는 사랑때문에 그의 뒤를 쫓은거야. 하지만 그 사람은 돌아가라고 야단치고, 나무라며, 때리겠다, 걷어차겠다, 죽이겠다고 위협했어. 그러니 지금 나를 조용히 돌아가게만 해 주면, 나는 어리석은 이 몸을 움켜쥐고 아테네로 가서, 이 이상 더 너를 뒤쫓지 않겠어. 가게 내버려 둬. 내가 얼마나 순진하고 어리석은 아인지 이젠 알겠지.

 

[ 허미아] 그래, 어서 돌아가! 누가 너를 붙들겠니?

 

[ 헬레나] 나의 어리석은 마음이지. 그것을 놔 두고 갈께.

 

[ 허미아] 뭐라구! 라이센더에게?

 

[ 헬레나] 디미트리어스에게.

 

[ 라이센더] 걱정하지마, 헬레나. 허미아는 당신을 해치지 않을테니.

 

[ 디미트리어스] 절대 그럴 수 없지, 네가 이 여자편을 들드라도.

 

[ 헬레나] 벌컥 화를 내면, 기민하고 영악해요. 학교때부터 여우처럼 난폭했죠. 몸집은 작지만 앙칼진 성미랍니다.

 

[ 허미아] 또 작다고 하네! 키와 몸둥이가 작다는 타령뿐이구나. 나를 이토록 업신여기니 가만히 있을 수 없네. 요 계집애 맛좀봐라, 덮치자!

 

[ 라이센더] 꺼져라, 요 난쟁이야, 땅딸이, 꼬마, 콩알, 도토리.

 

[ 디미트리어스] 넌 참견이 심해 헬레나는 너의 잔심부름을 탐탁히 여기지 않아. 이 여자에 참견마라. 헬레나 이름을 입 밖에 내지마. 이 여자 편들 것 없다. 알겠는가 이 여자를 사랑하는 체 하지마라, 계속하면 내버려두지 않겠다.

 

[ 라이센더] 이젠 이 여자로 부터 해방이로구나, 자, 따라 오너라, 용기가 있으면, 네놈이냐, 나냐, 누가 헬레나를 품에 안으려는지 칼로 결판내자.

 

[ 디미트리어스] 따라오라구? 안 돼, 어깨를 나란히 해서 걷자.

 

( 라이센더와 디미트리어스 퇴장)

 

[ 허미아] 대단한 여자로군, 이 소동은 너 때문이야. 아아니, 도망칠 필요는 없어.

 

[ 헬레나] 나는 너를 믿을 수 없어. 나는 너와 더 이상 싸우고 싶지 않아. 싸울때 네 손이 나보다 빠르다는 것을 알고 있어, 하지만 도망칠때는 내 발이 더 빠르지.

 

[ 허미아] 놀랐군, 할 말을 잊었어.

 

( 퇴장)

 

( 오베론과 퍽 앞으로 나온다)

 

[ 오베론] 네 놈이 태만한 탓이다. 네 놈은 언제나 실수를 하든가, 장난질 치든가 둘 중의 하나야.

 

[ 퍽] 요정의 임금님, 믿어주세요, 이번만은 실수였어요. 아테네인의 복장을 했으니 척하면 알 수 있다고 임금님께서 말씀하지 않으셨읍니까? 제가 한 짓은 이 문제에 관한 한 무죄올시다. 아테네인의 눈에 사랑의 묘약을 칠하는 문제에 관한한 저는 분부대로 했으니 유쾌하기 그지 없읍니다. 물로 뜯고 싸우는 싸움판은 눈요기감이었읍니다.

 

[ 오베론] 알겠는가, 두 연인들은 결투장을 찾고 있다. 그러니, 퍽, 어서 밤의 장막을 펼쳐라. 별이 빛나는 저 하늘의 지옥의 아케론 산처럼 캄캄한 안개를 뒤 덮이도록 하라. 그렇게해서 저 살기등등한 연적들이 길을 잃도록 하라. 좌우지간에 두 사람이 만나지 않으면 된다. 때로 너는 라이센더 목소리를 흉내내어, 디미트리어스에게 욕바가지를 퍼부어 그를 노하게 만들고, 때로는 디미트리어스의 음색으로 악담을 늘어놓아, 두 사람을 따로따로 떼어놓도록 인도하라. 그러는 동안 죽음같은 깊은 잠이 두사람 눈까풀위에, 납덩이같은 걸음걸이로, 박쥐날개 펴듯이 닥아올 것이다. 그때를 놓치지 말고, 이 풀잎의 즙을 짜서, 라이센더의 눈에 뿌려야 한다. 이 약물이 효험을 발휘해, 그는 잘못 보던 것을 바로 보게 할 것이다. 그리하여 그전 처럼 사물을 보는 힘을 회복할 것이다. 그들이 이번에 눈을 뜨면, 이번의 헛소동이 한낱 꿈이요, 부질없는 환상임을 알게되어, 연인들은 사이좋게 아테네로 돌아갈 것이다. 그런다음 그들의 애정은 죽을 때까지 변함 없으리라. 이 일은, 퍽, 네게 맡겨둔다, 나는 왕비로 부터 인도 소년을 얻으련다. 이 일이 잘 풀리면, 괴물에 홀려 미쳐 있는 그녀의 눈을 정상으로 회복시켜, 세상만사 평화를 얻으리라.

 

[ 퍽] 임금님, 이 일은 급히 서둘러야 합니다. 밤의 여신을 태운 수레를 끄는 용들이 구름을 헤치고 갔기에, 저 하늘 끝자락에 새벽의 여신 오로라가 보이기 때문이죠. 저것이 닥아 오면, 여기 저기 헤매는 유령들이 떼지어 무덤으로 돌아갑니다. 십자로나, 바닷속에 묻힌 떠오르지 못하는 망령들은, 이미 구더기가 들끓는 잠자리로 돌아갔읍니다. 아침 햇살에 그들의 처참한 몰골을 보여주기 싫어서죠. 그들은 일부러 빛을 멀리하고 있읍니다. 영원히 검은 얼굴의 밤과 함께 지나기 때문입니다.

 

[ 오베론] 허지만 우리들은 그들과는 전혀 다른 정령(精靈)이다. 나는 곧 잘 아침의 연인 오로라와 노닥거린다. 마치 숲지기처럼, 숲속을 거닐며 동녁하늘이 붉게 타오르며 빨갛게 물들때, 넓은 바다 암록색 물결이 아름답고 은혜로운 빛으로, 차츰 금빛으로 변하는 것을 바라 보곤 했지. 그건 그렇고, 서둘러, 꾸물대지 말고 아침 해가 떠오르기 전에 이 일을 처리해야 한다.

 

( 퇴장)

 

[ 퍽] 위로 아래로, 위로 아래로, 너희들을 위로 아래로 끌고 다니련다. 들에서나 마을에서나

 

천하장군 퍽 나으리다. 악귀야, 요것들을 위 아래로 끌어라. 한 놈이 오는 군.

 

( 라이센더 등장)

 

[ 라이센더] 어디 있느냐, 디미트리어스? 대답하라.

 

[ 퍽] 여기다, 악당, 칼을 뽑고 기다리고 있다. 네 놈은 어디냐?

 

[ 라이센더] 그래, 곧 가마.

 

[ 퍽] 따라 오너라. 평평한 땅으로 가자.

 

( 퍽의 소리따라 라이센더 퇴장)

 

( 디미트리어스 등장)

 

[ 드미트리어스] 라이센더, 이 놈아! 대답하라, 도망자, 겁쟁이, 어디로 뛰었느냐? 말하라! 덤불 속이냐? 어디다 머리를 감추었느냐?

 

[ 퍽] 뭐라구, 겁쟁이, 너 별 쳐다보고 으시대냐, 덤불상대로 결투하려는가? 이놈, 겁쟁이, 풋나기! 네 놈은 몸둥이 찜질이야, 네 놈한테 칼을 빼 봤자 손만 더럽혀.

 

[ 디미트리어스] 요 놈, 거기 있구나?

 

[ 퍽] 내 목소리를 따라오너라, 여기선 싸울 수 없다.

 

( 디미트리어스 목소리 따라 퇴장)

 

( 라이센더 등장)

 

[ 라이센더] 언제나 앞장서서 도전해 오네. 그 놈이 부르는 곳에 가 보면 흔적도 없어. 요 악당놈 발이 나보다 빠르네, 나도 급히 뒤쫓지만, 더 빨리 도망치니. 꼼짝 못하게 울퉁불퉁한 어둔 곳에서 길 잃었네. 여기서 잠시 쉬었다 가자. (눕는다) 새벽이여, 밝아라. 조금이라도 훤히 밝혀주면, 나는 반드시 디미트리어스를 찾아내어 복수를 해야지. (잠든다)

 

( 퍽, 디미트리어스 등장)

 

[ 퍽] 호, 호, 호! 비겁한 놈, 왜 따라오지 못해?

 

[ 디미트리어스] 기다려, 용기가 있으면. 나는 알고 있다, 네놈이 아까서 부터 이리 저리 피하고만 있지. 멈추어 서서 나와 맞상대하기 싫어서지. 지금은 어디 있냐?

 

[ 퍽] 여기다, 여기 있다.

 

[ 디미트리어스] 요녀석, 나를 놀려대네. 아침녁에 네놈을 만나기만 하면 홀줄을 빼놓을테다.

 

지쳤으니 이 싸늘한 땅 위에서 몸을 쉬도록 하자. 아침이 되면 만날테니 단단히 각오하고 있으라.

 

( 잔다)

 

( 헬레나 등장)

 

[ 헬레나] 아, 지루한 밤이여, 길고 권태로운 밤이여, 그 시간을 축소시켜다오! 동녁 하늘에서

 

태어나는 위안이여, 그 빛을 던져다오. 내가 아침햇살을 받고 아테네로 가도록 해다오. 잠이여, 슬픔의 눈을 감겨주는 잠이여, 살짝 내 눈에 밀려 와 내가 싫어하는 친구를 피하게 해다오.

 

( 옆으로 누워 잠든다)

 

[ 퍽] 아직도 셋뿐인가? 한 사람 더 오너라. 같은 짝 둘이면 넷이 된다. 오는구나, 지쳤네, 슬퍼하네. 큐피드는 심술쟁이 고히 잠들라, 네 눈까풀에 약을 발라주마. 가여운 연인이여.

 

( 라이센더의 눈에 꽃즙을 떨어뜨린다) 그대 깨여나면, 그대 눈동자에 비치는 옛 연인의 기쁜 모습이여, 옛날 옛적 말에도 있듯이 자신의 것은 자기 것. 가련한 여인을 미치게 만들다니!

 

( 허미아 등장)

 

[ 허미아] 이토록 지치고, 이토록 슬픈 적이 없었어, 이슬에 흠뻑 젖고, 장미가시에 찢겼네, 더 이상 길 수도 없고, 갈 수도 없어, 마음은 내키지만, 다리가 말을 듣지 않아. 동이 틀 때까지 여기서 쉬자, 하느님, 만일 결투싸움이 벌어지면, 라이센더를 지켜 주십시요.

 

( 누워서 잔다)

 

[ 퍽] 땅 위에 눈을 뜨면 보이는 것, 그녀는 또다시 그의 것, 그래서 세상은 기쁨인 것을, 남자가 암컷을 품에 안으면, 모든 일은 제대로 풀리는 것을

 

( 퇴장)

 

[ 막] 제 4 막

 

[ 장] 제 一(1) 장 같은 곳

 

라이센더, 디미트리어스, 헬레나, 그리고 허미아 여전히 잠들어 있다.

 

( 타이테니아와 보톰 등장. 콩꽃, 거미줄, 부나비, 겨자씨 및 그 밖의 요정들이 뒤따른다. 오베론이 아무에게도 보이지 않은 상황에서 배후에서 등장)

 

[ 타이테니아] 여기 와서 이 꽃침대 위에 앉으세요. 그러면 나는 당신의 귀여운 뺨을 어루만지며, 당신의 매끄럽고 부드러운 머리에 사향장미를 꽂고, 아름답고 큼직한 귀에 키스를 해 드릴께요.

 

[ 보톰] 콩꽃은 어디 있는가?

 

[ 콩꽃] 여기 있읍니다.

 

[ 보톰] 내 머리를 긁어다오, 콩꽃이여, 거미줄은 어디 있는가?

 

[ 거미줄] 네, 여기 있읍니다.

 

[ 보톰] 거미줄, 너는 무기를 들고가서 엉겅퀴 위에 앉아있는 붉은 엉덩이 벌을 죽여라. 그리고 나서, 꿀단지를 갖다 주게. 허지만 이 일 때문에 너무나 분투노력 안달하지는 말게. 꿀단지가 깨지지 않도록 조심하게. 네 머리위에 꿀단지가 쏟아지면 곤란하네. 겨자씨는 어디 있는가?

 

[ 겨자씨] 여깁니다.

 

[ 보톰] 겨자씨, 악수하자. 인사는 그 정도로 하면 족하네.

 

[ 겨자씨] 용건은 무엇입니까?

 

[ 보톰] 별 일 아니네. 거미줄 양반을 도와서 내 머리 좀 긁어다오. 이발소에 가야겠어. 얼굴이 온통 털부숭이된 느낌이야. 나 이래뵈도 신경이 예민한 당나귀어서 털 때문에 근질 근질해서 견딜 수 없어.

 

[ 타이테니아] 님이여, 음악을 좀 들어 보시렵니까?

 

[ 보톰] 나는 음악을 들을 줄 아는 귀를 지니고 있어. 화젓가락과 뼈다귀를 가져오너라.

 

[ 타이테니아] 아니면 당신 무엇을 좀 잡수실까요?

 

[ 보톰] 여물 한 통 먹어야겠소. 건초 몇다발도 얹혀주시오. 달콤하고, 좋은 건초보다 더 좋은 음식은 없으니까.

 

[ 타이테니아] 용감한 요정을 보내 다람쥐 창고를 뒤지게 해서 새로딴 호두를 가져오게하죠.

 

[ 보툼] 그것보다는 마른 콩을 먹고 싶소. 사실이지 나는 지금 잠이 자고 싶으니, 모두들 조용히 있도록 부탁하고 싶소,

 

[ 타이테니아] 잠드세요, 제가 이 가슴에 안아 드릴께요. 요정들아, 모두들 비켜라, 모두들 가거라.

 

( 요정들 퇴장)

 

이토록 덩굴이 인동덩굴나무를 부드럽게 갈듯이, 담쟁이덩굴이 느티나무 가지에 얽히듯이, 나는 당신을 몹시 사랑해요! 당신을 사모해요!

 

( 그들은 잠든다)

 

( 퍽 등장)

 

[ 오베론] (앞으로 나서며) 이봐라, 퍽, 이 아름다운 광경이 보이느냐? 나는 그녀의 사랑에 대해서 측은한 생각이 든다. 조금전에 숲 속에서 그녀를 만났을 때, 그녀는 이 저주스런 바보를 위해 향기로운 꽃을 찾고 있기에, 그녀를 나무라다보니, 그녀와 싸우게 됐다. 그때에는 이미 이 놈의 털부숭이 이마에, 신선한 향기를 내뿜는 이 화관을 씌우고 있었다. 그리하여 꽃봉우리에 맺혀있는 이슬방울이 동양의 진주처럼 눈부시게 빛나고 있었는데, 지금 그녀의 눈은 작은 꽃들의 눈까풀인양 나의 불명예 예를 슬퍼하는 눈물방울이 되어 떨고 있다. 내가 그녀를

 

조롱대며 책망하였더니, 그녀는 얌전하게 참아달라고 간청했다. 나는 그녀에게 덮쳐 온 아이를 요구했드니, 즉석에서 승락하여, 요정을 시켜서 그 아이를 요정의 나라 내 정자에 보냈다. 지금 이 아이를 수중에 넣었으니, 그녀의 눈으로 부터 마술을 풀어주어야겠다. 그러니, 퍽, 너도 이 당나귀 대가리를 얼간이 아테네 사람의 목에서 떼어주도록 하라. 그리하여 다른 녀석들과 함께 이 놈이 눈을 뜨면, 모두들 아테네로 돌아가서 이 모든 일이 꿈 속에서 일어난 어처구니없는 소동이라고 알려주어라. 우선 내가 타이테니아의 악몽을 풀어줘야겠다.

( 꽃즙을 짜서 그녀의 눈까풀에 떨어뜨린다) 너의 옛날 모습으로 돌아가거라. 너의 옛날 눈으로 돌아가거라. 큐피드의 꽃의 마력 보담은 다이아나의 꽃봉우리에 더 큰 은혜가 있으라. 자, 나의 사랑 타이테니아여, 왕비여, 눈을 뜨고 깨어나라.

 

[ 타이테니아] (깨어나며) 오베론! 나는 이상한 꿈을 꾸었어요! 당나귀에 반해서 들떠 있었어요.

 

[ 오베론] 저기 그대의 연인이 누워있소.

 

[ 타이테니아] 어째서 이같은 일이 일어날 수 있죠? 아, 나는 지금 이 몰골을 쳐다보기도 싫어요!

 

[ 오베론] 잠깐만 조용히하라. 퍽, 그 머리를 빗겨주어라. 타이테니아, 음악을 연주토록 하오. 이 다섯사람을 깊은 잠 속에 빠지도록 합시다.

 

[ 타이테니아] 자, 음악이다! 잠들게하는 음악이다!

 

( 조용한 음악)

 

[ 퍽] (보톰의 머리에서 당나귀 머리를 떼어 놓는다) 네가 깨어나면, 본래 지녔던 어리석은 눈으로 세상을 보라.

 

[ 오베론] 음악을 고조시켜라! 왕비여 손을 잡읍시다. 그리고나서 다섯사람이 잠드는 이 땅을 흔들어 줍시다. (오베론과 타이테니아 춤 춘다) 우리 둘은 사랑 속에서 새로 결합되었소, 내일 밤 앞날을 축복하며, 시시어스 공작 혼례식에서 기쁨 속에 흥청거리며 춤을 추고, 자손의 번영을 축하해 줍시다. 이 두 쌍의 연인들도 시시어스와 함께, 결혼식을 성대하게 하도록 만들어 줍시다.

 

[ 퍽] 요정의 임금님 들어보세요, 아침에 우짓는 종달새 소리.

 

[ 오베론] 왕비여 갑시다. 묵묵히, 신중하게, 사라져가는 밤의 그림자를 쫓아, 흐르는 달보다 더 빠른 속도로, 지구를 한바퀴 돌고 돌면서,

 

[ 타이테니아] 그래요, 갑시다, 날으며 갑시다. 그리고 말해주세요, 어째서 이 밤에 이들 인간들과 이 땅위에 누워서 제가 잠들며 꿈꾸고 있었는지를.

 

( 요정들 퇴장. 네 연인들과 보톰은 잠들어 있다)

 

( 안에서 각적(角笛)소리 들린다. 시시어스, 히폴리타, 이지어스, 그리고 시종들 등장)

 

[ 시시어스] 누구든지 가서 산지기를 불러 오너라, 이것으로 오월제(五月祭)의 행사도 무사히 끝났다. 허지만 오늘 하루도 이제부터이니, 사랑하는 히폴리타에게 사냥개들의 음악을 들려주고 싶다. 서쪽 계곡에 사냥개들을 풀어 놔라. 자, 어서 가서 산지기를 불러 오너라. (시종 퇴장) 아름다운 히폴리타, 우리들은 저 산꼭대기에 올라가서, 사냥개들이 일제히 짖어대는 요란한 소리와, 그 소리에 화답하여 메아리치는 음악을 들어봅시다.

 

[ 히폴리타] 옛날에 나는 허큐리즈와 캐스머드하고 함께 크리트 섬 숲에 가서 사냥개들을 풀어 놓고, 곰사냥을 한 적이 있어요. 그 때 용맹스럽게 짖어대던 사냥개 울음소리를 잊을 수 없어요. 그것은 마치 숲과 하늘과 샘물이 한꺼번에 소리를 지르는 것과 같았죠. 그토록 아름다운 불협화음, 그토록 기분 좋은 우뢰 소리는 한평생 들어 본 적이 없어요.

 

[ 시시어스] 내 사냥개들은 몽땅 스파르타종자이기 때문에, 턱은 늘어지고 털빛깔은 갈색이며, 머리에는 아침이슬을 떨쳐버릴 수 있는 큰 귀가 달리고, 무릎은 굽고, 가슴은 테쌀리 황소처럼 군살이 철렁댔지. 뒤쫓는 걸음은 느렸지만, 짖는 소리는 흡사 각기 다른 대소(大小)의 종(鍾)들처럼 잘 조화를 이루고 있었지. 이토록 높낮이가 맞아 떨어지는 사냥개 무리들은, 크리트, 스파르타, 테쌀리에 있는 어떤 사냥꾼들도 그들의 각적으로 반주해 본 적은 없을 것이다. 들어보면 알 수 있어. 헌데, 누구야, 저 숲의 여신들은?

 

[ 이지어스] 공작님, 이 곳에 잠들고 있는 것은 제 딸자식 입니다. 여기에 라이센더가 있고, 또 저기에는 디미트리어스, 이곳에는 헬레나, 늙은 네다의 딸이 있읍죠. 어째서 넷이 옹기 종기 함께 있는지 저는 알 수 없읍니다.

 

[ 시시어스] 아마도 오월제의 꽃을 따기 위해 일찍 일어나 이 숲에 왔을 것이다. 그러자 우리들 축제에 인사 드리려고 이 곳에서 기다리고 있었겠지.

 

[ 이지어스] 그렇습니다, 공작님.

 

[ 시시어스] 사냥꾼들에게 일러 각적을 불어 네 사람을 깨우도록 하라.

 

( 안에서 각적소리. 네 연인들 잠을 깨며 일어난다) 안녕들 한가. 성(聖)발렌타인 날은 지났는데, 이 숲의 새들은 아직도 연인상대를 찾고 있는가?

 

[ 라이센더] 용서 하십시요, 공작님.

 

( 연인들 무릎을 꿇고 있다)

 

[ 시시어스] 모두들 일어나게. 너희들 둘은 사랑싸움의 적수들이지. 그런데 어찌된 일로 이토록 사이가 좋아졌는가. 서로 증오하면서도 아무런 질투심도 없이, 서로 두려워하면서도 증오하는 원수와 함께 잠을 자다니?

 

[ 라이센더] 어리둥절해서 확실히는 모르지만 답변하겠읍니다. 반은 잠들고, 반은 깬 상태라서, 아직도 어떻게 이곳까지 왔는지 기억이 없읍니다만, 진실을 말씀드리려고 지금 생각해보니, 저는 아테네로 부터 도망가기위해 허미아와 함께 이곳에 왔읍니다. 아테네 법의 위험을 피해보자는 심산이었읍니다.

 

[ 이지어스]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공작님, 그만하면 충분한 증거가 됩니다. 이 사람에게 법의 심판을 청원하옵니다. 두 사람은 사랑의 도피를 꽤하려 했읍니다. 디미트리어스, 너와 나를 빼돌리고 말이야. 그리하여 너로 부터는 아내를, 나로 부터는 허락을, 딸을 너에게 주려는 허락을 탈취코자 했어.

 

[ 디미트리어스] 공작님, 실은 아름다운 헬레나로 부터 두 사람의 사랑의 도피에 관해서, 이 숲에서 서로 만날 약속이라는 얘기를 듣고, 저는 울화가 치밀어 여기까지 뒤쫓아왔던 것입니다. 그랬더니 헬레나도 저를 사모해서 따라 왔읍니다. 허지만, 어떤 힘에 이끌려 왔는지 알 수 없읍니다, - 그러나 어떤 힘이 작용했던 것만은 분명합니다. 허미아에 대한 저의 사랑은 눈처럼 녹아버려, 어릴때 몰두했던 귀중한 장난감이, 지금은 보잘 것 없는 추억에 지나지 않는다는 느낌정도죠. 저의 사랑의 진실은, 제 가슴 속 깊이에 있는 것은, 제 눈이 찾고 있는 것이요, 위안이기도 한 헬레나 입니다. 헬레나는, 공작님, 제가 허미아를 만나기전에 약혼을 약속한 사이 입니다. 병들었을 때 싫어한 음식이, 건강해지니 다시 찾게된 꼴이 되었읍니다. 지금은 이 음식을 찾아, 사랑하고, 그리워하며, 영원히 충실해지고자 하는 일념뿐입니다.

 

[ 시시어스] 사랑하는 젊은이들이여, 잘 들 만났다. 이 얘기는 나중에 천천히 듣도록 하자. 이지어스, 그대의 뜻을 짓누르는 격이 되지만, 나는 이 두 쌍의 연인들을, 우리들과 함께 신전으로 인도해서 영원한 사랑의 맹세를 하도록 하겠다. 아침나절의 시간도 어지간히 지난 듯 하다, 사냥계획은 최소하도록 하겠다. 모두들 함께 아테로 돌아가자, 세 쌍 연인들의 행복한 결연을 축하해서 잔치상을 벌이자. 갑시다, 히폴리타.

 

( 시시어스, 히폴리타, 이지어스, 시종들 퇴장)

 

[ 디미트리어스] 아득한 저 산들이 구름 속에 사라지듯이, 모든 일이 하찮은 일이 되어 가물가물 사라지네.

 

[ 허미아] 지금까지의 일들이 따로 따로 눈에 뛴듯해서, 이중(二重)으로 보이기만 하네요.

 

[ 헬레나] 나도 그래, 디미트리어스는 내가 길에서 주운 보석처럼 느껴져요. 내 것 같기도 하고, 남의 것 같기도 하고.

 

[ 디미트리어스] 확실해? 우리가 깨어있는 것이? 나는 아직도 자면서 꿈을 꾸고 있는 기분이야. 정말로 공작님은 우리들 보고 따라오라 했는가?

 

[ 허미아] 그래요, 아버지도 계셨어요.

 

[ 헬레나] 히폴리타도 있었죠.

 

[ 라이센더] 공작님은 신전으로 오라고 하셨어.

 

[ 디미트리어스] 그렇다면 깨어있는 것이다. 공작님 뒤를 따르자. 걸어가면서 우리들 꿈얘기를 털어 놓자.

 

( 퇴장)

 

[ 보톰] (깨어나면서) 내 차례가 오면 말해달라, 대사를 할테니. 내 대사의 다음 큐우는 <아름다운 나의 피라므스여> 이다. 여봐, 피터 퀸스! 풀무장이 플루트? 땜장이, 스나우트? 스타블링? 이거 웬일이야! 나를 잠들게 해놓구 모두들 뺑소니쳤구나! 세상에도 희안한 광경이었어. 내가 본 꿈 말일세. 그 꿈이 어떤 꿈인지는 인간의 지혜로서는 어림도 없다. 이 꿈을 해몽하겠다고 껍적대는 녀석들은 어리석은 당나귀같은 놈들이지. 내가 어떻게 되었는지 - 무엇이 되었는지 말할 수 있는 작자들이 있을까보냐. 내가 - 내 머리에 - 무엇이 솟아났는지 말할 수 있다고 하는 놈은 얼간이 개뼈다귀다. 일찌기 인간의 눈이 듣지도 못하고, 인간의 귀가 보지도 못한 것이지, 일찌기 인간의 손이 맛보지도 못하고, 인간의 혓바닥이 생각도 못한 일이지. 내가 본 것은 일찌기 인간의 마음이 지꺼려보지도 못한 희귀 망측한 꿈이였다. 피터 퀸스에게 부탁해서 이 꿈이 노래를 부쳐달라고 하자. 제목은 <보톰의 꿈>이다. 밑도 끝도 없는 꿈이기 때문이야. 이 노래를 공작님 앞에서 끝날 때 불러야지. 아니다. 더 재미있게 하려면, 시스비가 죽을 때 부르는 것이 좋겠어. (퇴장)

 

 

 

[ 장] 제 2 장 아테네, 퀸스의 집

 

( 퀸스, 플루트, 스나우트, 스타블링 등장)

 

[ 퀸스] 보톰집에 사람을 보냈는가? 아직도 집에 돌아오지 않았는가?

 

[ 스타블링] 소식이 있을 턱이 없지. 틀림없이 귀신이 되었다니깐.

 

[ 플루트] 그녀석이 돌아오지 않으면 연극은 끝장이다. 해낼 도리가 없어, 안 그래?

 

[ 퀸스] 해 볼 재주가 없어. 아테네를 이잡듯 뒤져봐도 피라므스를 해낼 사람은 달리 없지.

 

[ 플루트] 맞았어. 아테네 직업인 가운데서 그만한 재줏덩어리를 만날 수 없지.

 

[ 퀸스] 풍채도 좋았어. 게다가 목소리 하나는 끝내줬어.

 

[ 플루트] 그럴 땐 <빼어났다> 라고 말하는 법이야. <끝내줬다> 니 글쎄 매사에 꼴찌란 말이냐, 딱하다 딱해.

 

( 스너그 등장)

 

[ 스너그] 여보게들, 공작님이 신전에서 나오신다. 그분 말고도 두 세 쌍의 귀족들이 시집장가든 모양이야. 우리들이 한마당 벌였으면 모두들 출세길에 접어 들었을텐데.

 

[ 플루트] 아, 보톰 나으리가 계셨으면 오죽 좋았을까! 그 양반도 한평생 매일 육펜스씩 척 척 받아 챙겼을텐데. 그의 피라므스를 보고 공작님이 하루 육펜스씩 수당을 내지 않으면 내 목을 댕강 날려도 좋아. 보톰녀석은 그만한 값어치가 있어. 피라므스역으로 하루 육펜스씩 또박또박 거머쥐었을텐데.

 

( 보톰 등장)

 

[ 보톰] 여봐라, 다들 어디 있냐?

 

[ 퀸스] 보톰! 야, 신바람 난다! 얼씨구, 절씨구!

 

[ 보톰] 여보게들, 세상 기막힌 얘기 좀 들어보게나. 허지만 꼬치 꼬치 캐묻지는 말게. 내가 몽땅 말할 수 있다면, 나는 진정한 아테네 사람이 아니네. 일어난 일을 차근차근히 털어 놓겠네.

 

[ 퀸스] 들려다오, 보톰.

 

[ 보톰] 한마디도 할 수 없어.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공작님이 식사를 마치셨다는 것 뿐이야. 여보게들, 의상을 걸치고, 튼튼한 실로 수염을 조여라. 단화에는 새 리봉을 달아야 해. 그리고나서 즉시, 궁전에 집합이야. 각자 맡은 대사를 잘 살피도록. 요약해서 간단히 말한다면 우리 연극이 초청받았다. 이 말씀이야. 하여튼 시스비는 깨끗한 모시옷을 입어야 해. 라이온 역은 손톱을 자르지 말게나. 라이온의 손톱은 길게 뻗었어. 아뿔사, 친애하는 배우여러분, 양파나 마늘을 삼가시도록. 향긋한 입김을 뿜어대야 하기 때문이야. 그렇게 되면, 틀림없이 우리 연극은 달콤한 희극이라는 칭찬을 받게 돼. 내 말은 요것 뿐이다. 자, 가자! 가자!

 

( 일동 퇴장)

 

 

 

[ 막] 제 5 막

 

[ 장] 제 1 장 시시어스의 궁전

 

( 시시어스, 히폴리타, 필러스트레이트, 귀족 및 시종들 등장)

 

[ 히폴리타] 시시어스, 이들 젊은 연인들의 얘기는 정말 이상하군요.

 

[ 시시어스] 너무 이상해서 사실처럼 들리지 않소. 괴상하고 진귀한 얘기라서 믿을 수도 없어요. 연인들과 광인들의 머리속은 끓고 소용돌이 쳐, 있을 수 없는 환영을 만들어낸다오. 그 때문에 냉정한 이성으로는 어림없는 상상을 하죠. 광인과 연인과 그리고 시인은 오로지 상상력 덩어리라해도 무방하요. 넓고 넓은 지옥이 포용도 못할 악귀들을 광인들은 본다오. 연인도 이에 못지않게 미쳐있어서 거무튀튀한 집시 여인 속에서 절세미녀 헬렌을 본다. 시인의 눈은 황홀한 열광 속에서 너울거리기에, 하늘에서 땅을 굽어보고, 땅에서 하늘을 우러러보죠. 상상력이 미지(未知)의 사물을 그려봄에 따라, 시인의 펜은 그것에 대해 확실한 형태를 주며, 있지도 않는 텅 빈 무(無)에 대해 있어야하는 장소와 존재하는 이름을 주고 있어요. 상상력은 그와같은 마술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즐거움을 느끼고 싶다고 소망하면, 그 기쁨을 중개하도록 상상력은 힘을 발휘하죠. 그러기에 캄캄한 밤, 어떤 공포를 상상만 해도, 수풀은 순식간에 곰으로 변한다오!

 

[ 히폴리타] 허지만 어젯밤 얘기를 몽땅 듣고 보니, 모두들 마음이 이상하게 변했어요. 그것은 상상력이 만든 환영 이상의 것, 그 이상의 힘이 현실적으로 작용했다고 보아, 놀랍게도 신비로운 얘기라 아니할 수 없네요.

 

[ 시시어스] 기쁨에 넘쳐, 흥에 겨워 연인들이 오고 있다. 기쁨이여, 친구들이여, 기쁨과 사랑의 청순한 세월이 그대들 가슴에 넘치고, 넘치도록!

 

[ 라이센더] 그보다 더 풍성한 행운이 공작님 가시는 산책길 걸음마다, 식탁에도, 침실에도, 가득히 넘치도록 기원합니다!

 

[ 시시어스] 시작해 보라, 어떤 가면극으로, 어떤 춤으로, 저녁을 마치고 칠실에 들기까지의

 

세시간을, 그 지루하고 따분한 시간을 메워 줄 것인가? 놀이 담당 책임자는 어디 있는가? 어떤 여흥이 준비되어 있는가? 괴로운 시간의 고통을 덜어 줄 연극은 없는가? 필러스트레이트를 불러 들여라. [플러스트레이트] (앞으로 나서며) 여기 있읍니다, 공작각하,

 

[ 시시어스] 오늘 저녁에는 어떤 오락을 마련했는고? 가면극이냐? 음악이냐? 뭣인들 즐거운 일이 없으면, 이토록 더딘 시간의 걸음을 어떻게 잊을손가?

 

[ 필러스트레이트] 준비된 여흥 일람표가 여기 마련돼 있읍니다. 무엇을 먼저 구경하실런지 선택해 주십시요. (일람표를 넘겨 준다)

 

[ 시시어스] (읽는다) <괴물 켄토로스와의 싸움, 하아프 반주에 아테네 한관의 노래.> 이건 사양한다. 내 친척 허큐리즈의 무용담은 이미 내가 히폴리타에게 들려 주었노라. (읽는다) <주신 바카스를 섬기는 무녀들의 분노, 트라키아의 가스 오르페우스에게 폭행한 이야기> ? 이것은 낡은 취향이다. 지난번, 내가 테베를 정복하고 개선했을 때 이 연극을 봤지. (읽는다) <아홉여신 뮤우스들이, 빈곤속에서 병들어 이 세상을 하직한 고명한 학자들을 애도하는 노래> ? 이건 풍자적이고, 날카롭게도 비판적이어서, 즐거운 결혼축하연에는 어울리지 않아. (읽는다) <젊은 피라므스와 그 연인 시스비의 지루하고도 간결한 비극적 희극의 장면> ? 희극적 비극? 지루하고도 간결해? 그렇다면 어름속의 불꽃, 불타는 눈 같은거 아닌가? 이같은 부조화를 어떻게 조화시킨단 말인가?

 

[ 필러스트레이트] 공작각하, 이 연극은 대사가 열마디 밖에 안되는 길이로서, 제가 아는 한 가장 간결한 연극입니다. 그런데 열마디 밖에 안되는 이 연극도 너무 늘어지게 길어서 지루한 연극이 되었읍니다. 그 까닭인 즉, 이 연극 속에는 적절한 대사 한마디 없기에, 역할에 맞는 배우라곤 한 사람도 없읍니다, 공작각하, 확실히 비극적입니다, 피라므스가 자살을 하니까요, 저도 연습할때 보았읍니다만, 솔직이 말씀드려, 이 눈은 눈물바다였죠. 너무나 웃겨, 헛배잡고 대굴 대굴 구르며 웃었읍니다.

 

[ 시시어스] 어떤 패거리들이냐, 이 연극을 하는 사람들은?

 

[ 필러스트레이트] 이 곳 아테네에서 손바닥에 비지땀을 흘리는 직공들입니다. 지금까지 머리써서 일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생전 처음으로 기억력을 가동해서 대사를 암기해서, 공작님 결혼축하연에 연극을 보여드리려고 했읍니다.

 

[ 시시어스] 좋다, 그 연극을 구경하자.

 

[ 필러스트레이트] 삼가하십시요, 공작님이 보실만한 것이 못됩니다. 저도 몇번 보았읍니다만, 참말로 아무것도 아니옵니다. 그저 공작님에게 티끌만한 위안이라도 되었으면 하는 일념으로 대사를 얼기 설기 엮어서 고생해서 암기한 이들의 노고와 의도를 알아주신다면 그것으로 흡족하옵니다.

 

[ 시시어스] 그 연극을 보고 싶다. 순박하고, 충실한 마음이 제공하는 일은 무엇이나, 틀림없는 법이다. 그 자들을 불러라. 부인들도 자리를 잡으시요.

 

( 필러스트레이트 퇴장)

 

[ 히폴리타] 보고 싶지 않아요, 충성심과 의무감으로 일을 하다가 실패하는 가련한 모습을 어떻게 봅니까.

 

[ 시시어스] 염려말아요, 그런 일은 없을테니.

 

[ 히폴리타] 허지만, 그 사람 말로는 별 볼 일 없다잖습니까.

 

[ 시시어스] 별 볼 일 없는 일에도 고마워하는 것이 우리들의 각별한 친절심이오. 이들이 잘 못 하는 일을 좋게 보아주는 일도 흥겨운 일이요. 충성심 갖고도 해낼 수 없는 일을, 결과로서가 아니라 그 열의를 보아 칭찬하는 일이 윗사람들의 기쁨이오. 언제던가, 어느 곳에서 대학자들이 나를 환영해서 미리 준비한 인사말을 하려했는데, 내 앞에 서 보니 몸이 떨리고, 창백해져, 환영사가 갑자기 중단 되었다오. 연습에 연습을 쌓은 말도 겁에 질려 목에 질리고, 소리가 막혀 입밖에 내지 못했어요. 결국 환영사는 사라진거요. 허지만, 히폴리타, 이 침묵 속에서도 나는 환영의 뜻을 건졌어요. 겁에 질려 말한마디 못하는 충성스런 마음의 겸손한 태도 속에, 겁없이 들이대는 혀놀림 이상의 웅변을 읽을 수 있었소. 사랑과 혀가 묶인 순박한 마음은 말 수가 적을 수록 더 많은 것이 내 귀에는 들리죠.

 

( 필러스트레이트 다시 등장)

 

[ 필러스트레이트] 공작각하, 서사역(序詞役)의 등장입니다.

 

[ 시시어스] 시작해 보라.

 

( 나팔소리)

 

( 퀸스가 서사역으로 등장)

 

 

[ 서사역] 저희 연극을 보시고 기분이 상하시면 용서하세요. 우리가 하는 일이 선의의 발로지 악의가 아님을 알아 주세요. 성의를 다하려는 것은 이 연극을 시작한 진정한 목적 입니다. 성가시게 하려고 우리들이 나섰는지 모른다고, 생각하세요 여러분을 만족시키려는 생각도, 없읍니다. 그러나 여러분을 즐겁게, 해드리고싶어요. 여러분이 후회하실 정도라면, 우리들은 여기 오지 않았을것입니다. 배우들은 기다리고 있읍니다, 이들의 연극을 보시면, 여러분이, 알고싶은 모든것을, 알게될것입니다.

 

[ 시시어스] 어디서 어떻게 끝나는지, 이 사람은 구두점(句讀點)에 신경을 쓰지 않는군.

 

[ 라이센더] 성난 망아지처럼 말을 멈추지 않고 속사포처럼 지꺼려대며 달렸군요. 덕택으로 좋은 교훈을 배웠읍니다. 입만 놀린다고 말이 되는 것은 아니죠. 옳게 말을 해야 말이 되는 것입니다.

 

[ 히폴리타] 어린이가 피리를 불듯이 말했죠. 소리는 나지만 무슨 소린지 알 수 없어요.

 

[ 시시어스] 그의 말은 마치 서로 엉킨 쇠사슬과 같다. 쇠사슬 하나 하나는 손색이 없지만 연결이 잘 못 됐어. 다음은 누군가?

 

( 피라므스, 시스비, 담벼락, 달, 라이온 등장)

 

[ 서사역] 여러분, 이 광경을 보면 놀라시겠죠. 사실이 밝혀질 때까지 계속 놀라세요. 이 사람은 여러분이 아시다시피 피라므스입니다. 이 아름다운 여인은 시스비죠. 회칠과 흙벽칠을 한 이 사람은 담벼락입니다. 두 연인 사이를 갈라놓는 원한의 벽입니다. 이 담벼락 갈라진 틈 새로 두 연인은 사랑을 속삭입니다. 그러니 제발 놀라지 마세요. 개와 가시덤불과 등잔불을 든 이 사람은 달빛으로 분장한 것입니다. 두 연인은 달빛을 받으며 나이너스의 무덤에서 만나 사랑을 하며 마음을 털어 놓습니다. 진짜 무서운 존재는 이 라이온입니다. 약속에 따라 시스비가 밀회장소에 오면, 위협하고, 공갈해서 넋을 뺄 뿐 아니라, 도망가면서 그녀가 흘린 만또에 뛰어들어, 라이온은 피묻은 입으로 그 만또를 물고 늘어지죠. 이윽고 그 장소에 날씬하고 잘 생긴 피라므스가 나타나 피묻은 만또를 보고 시스비는 죽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피를 부르며, 피에 굶주린 칼을 뽑아, 피끓고 용솟음 치는 제 가슴을 힘껏 찔렀읍니다. 죽었죠,

 

뽕나무 숲에서 기다리던 시스비는, 이것을 보고 피라므스의 칼을 스스로 목숨을 끊습니다. 나머지 얘기는 달빛과 라이온과 담벼락과 연인들이 무대위에서 자세하게 말해 줄 것입니다.

 

( 서사역, 피라므스, 시스비, 라이온, 달빛 퇴장)

 

[ 시시어스] 라이온이 말을 하는가?

 

[ 디미트리어스] 당나귀들이 설치며 바락바락 입을 놀리고 있는데, 라이온 한마리쯤 말을 해도 이상할 건 없읍니다.

 

[ 담벼락] 지금서 부터 이 연극에서, 어찌된 영문인지도 모르지만, 이몸 스나우트가 담벼락의 역할을 합니다. 어떤 벽이라고 물으신다면, 이런 담벼락입니다, 즉 이 담벼락에는 갈라진 틈새가 있어서, 두 연인 피라므스와 시스비가 이 사이로 불타는 가슴을 은밀하게 털어 놓고 있는 겁니다. 이 진흙과 회칠과 돌멩이가 증거죠. 나는 틀림없는 담벼락이죠, 거짓말은 안 합니다. 좌우에 갈라진 틈새가 있기 때문에, 겁에 질린 연인들이 사랑을 속삭입니다.

 

 

[ 시시어스] 회칠이나 머리털이 이토록 말을 잘 할 수 있을까?

 

[ 디미트리어스] 요렇게 말 잘 하는 담벼락은 처음입니다.

 

( 피라므스 등장)

 

[ 시시어스] 피라므스가 담벼락에 접근했다, 쉬잇!

 

[ 피라므스] 오, 음산한 밤이여, 캄캄한 법이여! 오, 밤이여, 낮이 가면 반드시 오는 밤이여! 오, 밤이여, 오, 밤이여, 어쩌면 좋아, 어쩌면 좋아, 시스비가 약속을 잊었다면, 어쩌면 좋아! 그대 벽이여, 오 그립고 사랑스런 담벼락이여, 그녀 아버지 저택과 내 아버지 저택 사이를 가르며 서 있는 담이여, 이 눈으로 볼 수 있도록 틈새를 보여다오, (담벼락이 손가락을 벌린다) 자비로운 담벼락이여, 감사하오, 신의 은총이 나리소서. 아, 보이는 것이 없네? 아무것도 안 보여, 시스비는 어디냐, 고얀 담이로다, 나의 사랑을 감추다니! 저주 받을지다, 담벼락 들이여, 나를 속이다니!

 

[ 시시어스] 이 담벼락은 인간의 감정을 나타낼 수 있으니 틀림없이 저주의 앙갚음을 할 것이다.

 

[ 피라므스] 아니올시다, 공작님, 그렇게 될 수는 없읍니다. <나를 속이다니> 라는 대사를 계기로 시스비가 등장하면, 소생은 담벼락 갈라진 틈새로 드려다 보게 되 있읍니다. 보고 계십시요. 제가 말씀 드린대로 꼭 될터이니, 그녀가 등장합니다.

 

( 시스비 다시 등장한다)

 

[ 시스비] 아, 담벼락이여, 여러번 나의 한숨 소리 들었을 것이다. 네가 나와 피라므스 사이를

 

갈라놓고 있기 때문이지. 이 입술이 여러번 너의 돌에 닿았다. 회칠과 머리털을 섞어서 만든 너의 돌담에. 않는법, 그래서 최하의 연극도 상상력으로 인생의 그림자 이하는 될 수 없어.

 

[ 히폴리타] 하지만 그것은 당신의 상상력이지, 배우들의 니죠.

 

[ 시시어스] 배우들이 자신의 것을 상상할 정도로, 우리들도 그들을 상상해 주기만 하면 명배우는 탄생하기 마련이야. 아, 멋진 짐승이 나타났네, 달빛과 라이온 아닌가.

 

( 라이온과 달빛 등장)

 

[ 라이온] 귀부인 들이여, 여러분은 마루위를 기는 귀한마리에도, 겁을 낼만큼 양순한 마음씨를 지녔으니, 성난 라이온이 용감하게 울부짖으면 아마 공포에 질려 부들 부들 떨게 되겠죠. 그래서 말씀 올립니다만, 소생은 접합공 스너그, 이 무서운 라이온은 가짜 올시다. 만약에 제가 진짜 라이온이 되어, 이 자리에서, 사람 죽이려 왔다고 한다면 큰일 나게요?

 

[ 시시어스] 아주 예의 바른 짐승이로군. 분별력도 있고.

 

[ 디미트리어스] 짐승으로서는 최고죠, 저도 처음 봤읍니다만,

 

[ 라이센더] 용기로 따지면 이 라이온은 여우입니다.

 

[ 시시어스] 맞았어, 지혜로 따진다면 멍텅구리 거위야.

 

[ 디미트리어스] 그러찮습니다, 공작각하, 저 남자의 용기로서는 지혜를 얻을 수 없읍니다, 허지만 여우는 거위를 손아귀에 넣을 수 있읍니다.

 

[ 시시어스] 허지만 저 남자의 지혜는 용기를 보면 도망갈 것이다. 거위는 여우를 보면 도망간다. 그 일은 저 남자의 지혜로 맡겨두고, 달빛이 하는 말에 귀기울여 보자.

 

[ 달] 이 등잔불은 뿔돋친 초승달 입니다.

 

[ 디미트리어스] 차라리 얼굴에 뿔이 났으면 좋을걸.

 

[ 시시어스] 그는 초승달 얼굴이 아니다. 그의 뿔은 한가위 둥근달 속에 감춰져 있다.

 

[ 달] 이 등잔불은 뿔돋친 초승달입니다. 저는 달 속에 사는 달빛입니다.

 

[ 시시어스] 이건 너무 했어. 지금까지 한 것 속에서도 가장 흉칙한 잘못이다. 이 사람은 등잔불 속에 들어가야돼. 그래야지 달 속에 산다고 할 수 있지.

 

[ 디미트리어스] 안에 들어갈 수는 없겠죠. 촛불이 타고 있으니깐요. 아니, 저 사람도 어찌된

곡절인지 지글 지글 타고 있는듯 합니다.

 

[ 히폴리타] 이 달은 권태로워요, 빨리 사라질 수는 없는가요.

 

[ 시시어스] 저 지혜의 빛이 흐미해져가는 것을 보면, 저 달도 꺼져가고 있소. 그러나 예의로 보나 이유로 보나 사라져버릴때 까지는 기다려만 해요.

 

[ 라이센더] 달님이여, 다음으로 계속하라.

 

[ 달] 소생이 아뢰올 말씀은 이 등잔불은 달이요, 저는 달집에 사는 사람이요, 이 덤불은 저의

덤불로서, 이 개는 우리집 개가 된다는 내용 입니다.

 

[ 디미트리어스] 그것은 몽땅 등잔불 속에 있는 것이지. 모두 달 속에 있는 것이지, 쉬잇! 입을 다물자. 시스비가 오고 있네.

 

 

 

( 시스비 등장)

 

[ 시스비] 이곳이 니니의 무덤이군. 내 님은 어디시냐?

 

[ 라이온] 으르렁 - !

 

( 라이온 으르렁대고, 시스비 망또 떨어뜨리고 도망친다)

 

[ 디미트리어스] 라이온, 잘 짖어댔다!

 

[ 시시어스] 시스비, 잘 도망치네!

 

[ 히폴리타] 달빛이여, 훤히 잘도 밝혀주네.

 

( 라이온은 시스비의 망또를 입으로 물어 흔든다음 퇴장)

 

[ 시시어스] 잘 한다, 라이온, 잘도 문다.

 

[ 디미트리어스] 이렇게 해서 피라므스 등장한다.

 

[ 라이센더] 이렇게 해서 라이온 퇴장한다.

 

( 피라므스 등장)

 

[ 피라므스] 그리운 달이여, 감사하오, 그대의 밝은 빛이여, 감사하오, 달이여, 잘도 밝게 비춰 주었어요, 그대의 은혜로운 황금빛 찬란한 빛으로, 진실로 진실한 시스비의 모습을 보리라. 기다려라, 아 슬픔이여! 기다려라, 보아라, 가련한 기사여, 이곳에 깔린 짙은 슬픔을. 눈이여, 보고 있느냐? 이럴 수가 있단 말이냐? 귀여운 거위여! 사랑스런 거위여! 너의 만또는 산산 조각나 찢기고, 피로 붉게 물들었다. 복수의 신이여, 닥쳐 오너라! 오 운명이여, 닥쳐 오너라, 오너라! 생명의 실오라기를 끊어라. 꺾고, 무찌르고, 결판내어, 가라 앉히라!

 

[ 시시어스] 구슬픈 이 대사도 연인의 죽음을 생각하면 들을만하다.

 

[ 히플리타] 젠장, 저 남자가 불쌍해보이네요.

 

[ 피라므스] 오, 대자연이여, 어찌하여 라이온 같은 것을 창조해냈던가요? 라이온 때문에 연인은 꽃처럼 가셨나이다. 내 연인은 지금 이 순간까지 - 아, 견딜 수 없네 - 이 곳에 살아서, 사랑받고, 귀염받던 미인이었소. 눈물이여 솟아 올라라. 칼이여, 뛰쳐나와 상처를 입혀라. 이 피라므스의 가슴을. 그렇다 왼편 젖가슴이다. 심장이 뛰고 있네. (자신의 가슴을 찌른다) 이렇게 해서 나는 죽어간다. 이렇게 해서 나는 죽는다. 이렇게 해서 나는 떠난다. 내 영혼은 하늘을 나른다. 혓바닥이여, 빛을 꺼라, 달이여, 말하는 것을 멈추라! (달빛 퇴장) 나는 죽는다, 죽는다, 죽는다, 죽는다, 죽는다.

 

( 죽다)

 

[ 디미트리어스] 숱하게 죽는 군, 한번밖에 죽지 못하면서.

 

[ 라이센더] 한번도 못 돼, 죽었으니, 아무것도 없어.

 

[ 시시어스] 의사에게 보이면 살아날 것이다. 그러면 바보는 백번 죽어도 바보인 것이 입증되겠지.

 

[ 히폴리타] 어찌하여 달빛은 사라졌나요? 시스비가 돌아와서 연인을 발견해야 될테니?

 

[ 시시어스] 별빛으로도 찾을 수 있을테죠. (시스비 등장) 여기 오고 있네, 시스비의 슬픈대사로 폐막이로군.

 

[ 히폴리타] 피라므스를 위해 넌덜머리나게 긴 대사를 늘어놓는것은 아니죠, 간단히 끝났으면 좋겠어요.

 

[ 디미트리어스] 피라므스와 시스비를 저울에 달아 비교하면 어느 편이 더 나을 것인가?

 

피장파장일거야, 티끌하나 차이겠지. 남자역으로도 아깝고, 여자 역으로도 징그러워.

 

[ 라이센더] 그 귀여운 눈으로 그 남자의 시체를 보았네.

 

[ 디미트리어스] 연인의 죽음을 슬퍼하며 말했도다 ------

 

[ 시스비] 님이여, 주무시나요? 아니, 돌아가셨어요, 나의 비둘기여? 일어나세요 나의 피라므스! 입어여세요, 말을 하세요! 묵묵부답이셔? 죽었나요, 죽었나요? 무덤 속에 당신의 아름다운 눈이 묻히다니. 백합꽃같은 입술, 붉은 장미같은 콧등, 노랑빛 두 뺨도, 모두, 모두, 사라졌네, 슬퍼하라, 연인들이여, 그의 눈은 부추같은 초록빛. 아, 운명의 여신들이여, 오라, 내 곁으로, 우유빛같은 흰 손을 피로 물들이거라, 가위를 들고, 님의 명주실 목숨을 끊는 그 손을. 혓바닥이여, 한마디말도 하지 마라, 칼이여, 소원들어다오, 이 가슴의 피를 빨아들여라. (칼을 찔린다) 잘 가세요, 친구여, 시스비는 이렇게 죽었거늘, 아디유, 아디유, 아디유! (죽는다)

 

[ 시시어스] 달과 라이온은 남아서 시체를 묻는 군.

 

[ 디미트리어스] 네, 담벼락도요.

 

[ 보톰] (일어나며) 공작님, 두 집을 경계짓던 담벼락은 무너졌읍니다. (플루트 일어난다) 에필로그의 대사를 들으시겠읍니까, 아니면 우리 패거리 가운데 두 사람이 추는 버고마스크 광대춤을 보시겠읍니까?

 

[ 시시어스] 에필로그는 필요없다. 부탁한다. 너희들 연극에는 변명이 필요없다. 배우들이 무대에서 모두 죽었으니, 비난 받을 사람도 없다. 그러니 변명은 무용지물이다. 이 대본을 쓴 자가 피라므스역을 하고, 시스비의 구두끈으로 목을 졸라 죽었다면, 훌륭한 비극작품이 되었을 것이다. 정말이지 탁월한 비극이다. 잘들 했어. 에필로그의 춤을 보도록 하자. (춤춘다) (퀸스, 스너그, 스너우드, 스타블링 등장하고, 이가운데 두 사람이 춤을 춘다. 그런다음 플루트, 보톰 등 배우들 모두 퇴장) 밤의 종소리가 쇠혓바닥으로 열두시를 알렸다. 연인들이여, 잠자리에 들자, 지금은 요정의 시간. 오늘밤 뜬 눈으로 지새운 만큼, 내일 아침 늦잠 들면 안된다. 오늘밤 연극이 엎치락 뒷치락 한마당놀이였지만, 밤의 무거운 발걸음을 잊게 해 주었다, 자, 잠자리에 들자, 앞으로 두주일, 축제를 계속하자, 밤마다 잔칫상 벌여놓고 놀이를 즐기자.

 

( 일동 퇴장)

 

( 퍽 등장)

 

[ 퍽] 이제 굶주린 사자는 으르렁대고, 늑대는 달을 향해 짖어댄다. 고달픈 일에 지쳐버린 농부들은 잠들어 꿈길 구만리. 화톳불, 모닥불 타는불 꺼져가고, 부엉이 울어대는 부엉 부엉 밤 하늘, 죽음의 잠자리에 누워 새우는 죽는이 생각하는 죽음의 수의. 산천의 초목도 잠드는 지금, 무덤은 활짝 문을 열고, 망령들 어둠 속에 가득히 밀려, 헤매고 방황하는 묘지의 길. 우리들 요정은 하늘을 난다. 몸이 세가닥인 헤커티와 함께, 태양의 얼굴을 피해, 꿈같은 밤길을 따라, 장난질 치며, 치며, 하늘을 난다. 쥐 한마리 거룩한 신전에 얼씬거리지 마라, 나는 비

 

들고 왔다. 문 뒤에 쌓인 먼지 좀 털자.

 

[ 오베론] 꺼져가는 불빛이 껌벅이는 이 집 속을 요정들은 덤불 속의 새들처럼 춤추고 노래하라, 요정들이여, 내 노래에 맞춰 춤추고 노래하라.

 

[ 타이테니아] 당신의 노래를 먼저 들읍시다. 우리들은 손에 손을 잡고, 그 노래에 맞춰 춤을

 

추겠어여. 이 집을 우리 모두 축복합시다.

 

( 오베론의 인도에 따라 요정들 춤추고 노래한다)

 

[ 오베론] 요정들이여, 새벽까지 이 집안 구석 구석에서 춤추어라. 우리 둘은 새색시 신방을 축복합니다. 태어날 아이까지도 영원한 행운이 함께 하도록. 세쌍의 신랑신부 백년해로 하고, 이들에서 태어나는 아이들 몸에는, 사마귀 점, 언청이 입술, 흉터등이 없도록. 태어나면서, 세상사람들이 불길하다고 싫어하는 상처 때문에 평생, 애들아, 고통받지 말라. 요정들이여, 제각기 손에 손에 깨끗한 들판의 이슬을 받아 이 집안 구석 구석 방안을 찾아가서 쏟아놓아라, 축복의 이슬을. 그 곳에 잠드는 사람을 찾아가서 쏟아 놓아라 축복의 안식을 빨리 가거라, 어서 날라 가거라. 밤이 새기전에 끝내고 오라.

 

( 오베론, 타이테니아, 요정들 퇴장)

 

[ 퍽] (관객들에게) 우리들은 그림자. 우리들이 때때로 여러분의 기분을 상하게 하드라도, 그것은 잠시 꿈꾸는 동안의 길, 언쨩은 꿈자리 때문이라 생각해서 용서하세요. 이 연극이 초라하고 허황된 것이라 하드라도, 그것은 꿈같은 것이니 꾸지람 마시고, 용서하세요, 앞으로 고쳐 나가겠읍니다. 나는 정직한 요정 퍽이랍니다, 여러분이 칭찬을 해주시면, 격려라 생각해서 더욱 더 분발하죠. 이 말이 거짓이라면, 퍽을 거짓말장이라 부르세요. 그럼 여러분 안녕히 주무세요. 우리 모두 친구가 되었으니 악수 합시다. 요정 퍽이 인사 드리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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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쫑맹 | 작성시간 13.10.10 좋은자료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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